<-- 2 회: 2화 -->
그냥 모든 것을 건다는 일념으로 모든 오러를 모아서 헬 나이트에게 날린 것뿐이었는데 주변의 대기와 마나가 나의 오러에 동조해서 광풍을 만들어낸 느낌이었다.
그리고 헬 나이트의 기술…… 나의 몸에 엄청난 상흔을 만들었던 기술…… 한순간에 내 주위를 어둠으로 뒤덮은 검은 오러.
무언가 알 수 없는 현상 때문에 가만히 나의 검술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차분히 생각을 하기 시작하자 의외로 나의 검술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어째서 빌어먹을 델몬트와 미닛메이드에게 허구한 날 지기만 했는지도 알 수 있었다.
‘흠…… 그렇구만. 그 녀석들은 이미 그랜드 마스터에 한발자국 걸치고 있던 거였어. 개자식들. ’
그렇다. 그 빌어먹을 놈들은 내가 마지막 순간에 내 일생의 모든 것을 걸고 한 일격 덕에 알게 된 깨달음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제길…… 동갑내기 녀석들인데 왜 난 항상 그 녀석들한테 밀려야 되는 것인지 죽고 나니까 더 열 받는 것 같다.
어쨌든 그렇게 한동안 내 검술에서 미친 듯이 생각하다 보니까 어느새 헬 나이트가 썼던 기술에 대해서도 대략적인 감이 오기 시작했다.
만약 내가 살아 있었다면 단순히 내 검술수련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닥치고 수련만 했을 것이다. 그렇데 되었다면 헬 나이트의 기술을 파악하는 데 몇 년은 더 걸렸을 거라고 생각했다.
뭐…… 지금도 시간의 흐름이 어느 정도 지났는지는 몰랐지만 적어도 몇 년 정도는 흐르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나름대로 그랜드 마스터라는 경지에 대해서 대충이나마 감을 잡고 있는데 갑자기 한쪽에서 엄청난 흡입력으로 나와 함께해 오던 포근한 물같은 액체들이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
그와 더불어 나 역시도 좁은 구멍으로 미친 듯이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 드디어 빠져 나갈 수 있다는 생각에 그 구멍을 향해 미친놈처럼 돌진하니까 입구가 너무 작아서일까? 머리가 엄청나게 아파왔다.
‘아악, 입구한번 더럽게 작게 만들어놨네. 아놔, 사후세계를 만들려면 좀 제대로 만들어놔라! 뭐 이따구로 만들어놨어!’
속으로 불만불평을 해대면서 어떻게든 빠져 나가려고 용을 썼다. 그렇게 한참을 바둥바둥거렸을까? 어느새 머리가 빠져 나갔다. 그리고 그 순간 나머지 몸뚱아리는 어떡하지?라는 걱정도 잠시……. 내 머리가 유난히 컸던 것일까? 머리가 빠지니까 나머지 몸뚱아리는 쑤욱,빠져 버리는 것이 아닌가?
‘헉! 내…… 머리가 이렇게 컸었나? 그나저나……. 눈부시네,’
찰싹!
‘아악, 뭐야! 아파죽겠네. ’
찰싹! 찰싹!
볼기짝 맞는 소리와 함께 엄청난 고통이 밀려드는 느낌. 마지막 순간에 온몸에 상처를 입었을 때보다도 지금 아픈 것이 더 짜증나는 것같은 느낌이 들면서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제…… 젠장! 그래도 기사가 되서 겨우 이까짓 아픔때문에 울음을 터뜨릴 수는 없어!’
아직 눈부셔서 눈도 제대로 못뜨고 있는 순간에도 자꾸 이곳저곳에서 볼기짝 맞는 소리와 함께 엄청난 고통이 밀려들고 있었다. 그럴때마다 눈가에 눈물이 맺히는 나였지만 기사가 되서 울음을 터뜨릴 수는 없다는 각오로 간신히 참고 있었다.
‘아아악! 작작 좀 해라! 어떤 놈이야, 신이든 뭐든 이젠 못참아!’
“웅얼 웅얼, 우아아앙!”
“어…… 어머? 이게…… 무슨…….
‘응? 이게…… 무슨 소리지?’
갑자기 어디선가 익숙한 음성이 들려온 듯한 느낌에 아직도 너무 밝은 빛에 의해 잘 떠지지 않는 눈을 억지로 뜨고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깨달았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안겨있었고 누군가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호오, 이 녀석! 웅얼대기는 하지만 울지는 않는데? 그런데 울지 않으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닌가?”
“그…… 그게…… 울어야 문제가 없기는 하지만 공자께서는 입을 벌리고 자꾸 웅얼대면서 숨을 쉬는 것을 보니…… 딱히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이…… 이분은?’
어렵게 뜬 눈으로 나를 가까이서 바라보고 있는 큰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매우 익숙한…… 어렸을 때 이후에 보지 못했던 매우 익숙한 얼굴이 나의 눈에 비쳤다.
‘아…… 아버지?’
“허허허, 그놈 내가 네 애비라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냐?”
‘그…… 그럼!’
억지로 고개를 돌려 한 곳을 바라보자 지친 듯한 얼굴이었지만 얼굴에 환한 웃음을 짓고 있는 1명의 여인이 보였다. 매우 그리워했지만 어렸을 적 이후에 다시는 보지 못했던 얼굴. 그리고 그 순간 지금의 나의 처지가 어떻게 된 것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아…… 기인가? 그럼…… 과거로 회귀한 것인가? 아님…… 사후세계나 다른 세상에서 다시 나의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것인가?’
아직 정확하게는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자신의 현재 상태가 아기라는 것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깨달았다. 그리고 지금 자신의 앞에는 어렸을 적 8살 때 잃은 나의 친부모라는 것을……
내가 환생(?)이라는 것을 한지도 1년 정도가 지났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느냐? 흠…… 솔직히 말하면 딱히 별거 없었다. 1년이 지나면 뭔가 달리질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아기 몸으로 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냐? X도 혼자 못싸서 맨날 질질 세는…… 흠흠…… 어쨌든 대 소변도 혼자 못가리는 아기가 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오산이다.
솔직히 나도 가려서 누고 싶었지만 나중에는 그냥 포기하고 그냥 푸직, 싸 버렸다. 어쨌든 그 이후로는 그냥 내 몸이 하고 싶은 대로 두고 있다.
뭐…… 지난 1년 동안 그래도 뭔가 한 게 있다면 환생전에 구상했던 나의 미지근한 검술에 대한 구상안 정도를 세운 정도랄까?
마지막 순간에 헬 나이트와의 전투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내 검술을 좀 더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었다.
뭐…… 그래도 단순히 상상만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그것이 온전하게 제 기능을 할지는 조금 생각해 봐야 할 문제였다.
‘뭐…… 그렇다고 검술만 가다듬은 것은 아니니까. ’
말 그대로 내가 1년 동안 한 것은 단순히 검술만 가다듬은 정도가 아니었다. 그동안 언데드와의 전투와 38살이 될 동안 치른 수많은 전투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나만의 전술전략. 10대에는 단순히 혈기만으로 돌격하는 것이 내 전술의 전부였다면 20대에서는 그래도 기본 전술?전략을 통해서 돌격진형을 업그레이드 시켜 보려고 노력했었다.
그리고 마지막 30대…… 내가 전생에 가장 후회되는 점이 있다면 바로 이 점이다. 왜 30대에 들어서야 최소한의 희생으로 이기려는 생각을 했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어쨌든 30대에 들어서야 기사로서 그리고 무인으로서 10대 초인에 들어서서인지 몰라도 약간은 노련해진 전술?전략 그리고 수많은 전투들로 얻어진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적어도 젊었을 때처럼 상대 참모가 던진 낚싯바늘을 물지 않을 정도는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30대 후반에 들어서서야 겨우 나만의 전술을 펼칠 줄 아는 경지가 되었다.
뭐…… 그것도 마지막에 북부에서 몰려온 수많은 언데드들로 인해서 인간들을 상대로 하는 나의 전술전략을 개나 주게 되었지만.
‘뭐…… 그나마 다행이라는 것은 언데드들이 무식해서 의외로 빠른 시간 내에 언데드를 상대로 한 전술?전략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었달까?’
전생에도 사람들이 가끔 대륙 3강에 들어선 강력한 무인이면서 어째서 전술?전략에 집착하냐고…… 전술?전략은 참모들에게 맡겨 두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하나만 알고 둘은 잘 모르는 것 같다. 똑똑한 작전 참모진들은 내가 겪었던 대륙전쟁과 암흑군단 출현으로 인한 전쟁들로 인해서 대부분 죽어 버렸다는 것을…….
그리고 수많은 인재들이 죽어나가고 나서 참모진들이라고 나타난 놈들은 권력한번 잡아보려고 이미 과거에 써먹었던 전술들을 암기해 온 놈들에 불과한 놈들이 참모자리 앉아 있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