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회: 1화 -->
*프롤로그
현 대륙에는 대륙 10강이라는 초인들이 존재한다. 이들 모두 마스터급에 이른 초인들로 대륙의 최강의 10인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물론 마스터에 들어선 초인이 꼭 이 10명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20여 명이 넘는 마스터들 중에서도 최강의 10인. 그중에서 3위에 랭크되어 있는 난 대륙 최강의 제국에 속해 있는 마스터다.
대륙 최강의 제국 마일드 제국의 황실 직속 황궁기사단 부단장 론 클리포드 세이버 백작. 그게 현재 내가 제국에 있는 위치였다.
그리고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일이 발생한다. 내가 3위라면 1, 2위는 누구일까?
1위 마일드 제국 황실 직속 황궁기사단장 미닛메이드 후작. 그럼 2위는 누구냐고? 2위는 없다. 단 마일드 제국을 위협하는 또 하나의 강대한 제국. 프릴로이아 제국의 델몬트 공작이 공동 1위이다.
하나같이 이름은 무슨 내가 즐겨 먹는 오렌지 주스 같은 이름을 가진 녀석들이 세기는 더럽게 세다. 같은 마스터인데 그래도 싸울 만하지 않냐고?
훗, 마스터도 다 똑같은 마스터가 아니다. 나만 해도 마스터 상급에서 거의 최상급에 올라가는 실력으로 대륙에서 알아주긴 하다만…… 내 위에 있는 두 놈은 마스터 최상급으로 조금만 있으면 그랜드 마스터에도 오를 거라고 아주 명성이 자자한 놈들이다.
그런 괴물 같은 놈들에 비하면 나는 아주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이다. 그리고 난 그런 괴물 같은 인간이 아닌 것에 대해서 지금까지 그렇게 불만을 가지지 않고 살았었다.
그래…… 바로 오늘이 되기 전까지는.
“크아아아악! 제길, 빌어먹을 녀석들!”
바로 오늘…… 북방에서 끊임없이 밀려드는 언데드 대군을 맞이해서 마일드 제국의 최후의 방어선에서 황궁기사단을 이끌고 막아 내고 있었다.
그럼 단장 놈은 뭐하냐고? 황제와 황태자를 데리고 도망가고 있을 것이다. 즉! 우리만 남겨 놓고 지들은 안전하게 도망가고 있는 것이다.
제길 더러운 녀석들! 치사하게 기사들만 남겨 두고 지들끼리 도망을 가? 우리는 그냥 시간 벌이용이라 이거지?
“후우, 많긴 많네.”
“클클클, 그렇지? 그러니까 그만 항복하거라. 너 때문에 죽은 네크로맨서가 수십 명이다. 데스나이트만 20여 마리를 죽이다니…… 질린 녀석. 마스터 최상급이라 그런지 마스터급 데스나이트를 그냥 도륙을 하는구만!”
“후후후, 어차피 죽을 거 한 놈이라도 더 저승길 동무로 삼아야지, 안 그래?”
“클클, 뭐 그런 의미로 내 회심의 역작을 보여 주도록 하지.”
네크로맨서의 수장으로 보이는 늙은 마법사의 손짓과 함께 아공간에서 소환되는 검은 갑주를 입고 있는 나이트. 데스 나이트와 같이 죽음의 기운을 뿌리고 있었으나 뭔가 다른 느낌이 기감에 잡혔다.
“뭐……지?”
“큭큭, 너와 네 주위에 있는 기사들이 그렇게도 염원하는 그랜드 마스터에 오른 녀석이지. 뭐, 불완전하기는 하지만 말이야. 이름은 헬 나이트라고 지었다.”
“뭐?”
나와 내 근처에 있던 십수 명의 황궁기사단. 마일드 제국의 로열 나이츠들이 놀란 표정으로 헬 나이트라고 불린 검은 갑주의 기사를 바라보았다.
“그……랜드 마스터라고?”
“클클, 완전하지는 않다. 내가 9서클에 이르지 못했는데 완벽한 헬 나이트를 만들 수 있을 리 없지 않느냐? 단지 수십의 마법사와 성룡급 드래곤 하트 3개 그리고 수천 명의 영혼을 재물로 삼아 생전에 마스터였던 영혼이 깃든 갑주에 봉인시켜서 어설프게나마 만들어 냈지.”
비록 불완전하기는 하지만 헬 나이트를 만든 것에 대해서 자부심이 있는지 나에게 친절히 어떻게 만들었는지 설명까지 해 주는 네크로맨서.
하지만 지금 내 귀에는 그딴 게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그랜드 마스터급 헬 나이트. 그 존재만이 나의 모든 신경을 집중시키게 하고 있었다.
불완전하다고는 하지만 마스터라는 벽을 조금이나마 부수고 그랜드 마스터의 경지에 한발을 걸치고 있는 존재……
“싸워 보면 알겠지. 로열 나이츠들은 들어라!”
“예!”
“너희들은 지금 당장 헬 나이트의 뒤에 있는 네크로맨서들을 쓸어버려라. 난 내 눈앞에 있는 이 녀석을 시험해 봐야겠다!”
내 말에 그 즉시 부복하고는 순식간에 헬 나이트를 넘어서서 네크로맨서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마법사의 약점. 즉 근접전에 약하다는 것으로 우위를 잡기 위해 끝까지 살아남은 슈페리얼급 이상 마스터 초급 2명으로 이루어진 로열나이츠 십수 명 전원인 8서클 마스터의 네크로맨서에게 달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그냥 방관할 리 없는 헬 나이트.
콰아아앙!
“어딜 가시나?”
“……비……켜……라.”
“미안하지만 네 상대는 나다.”
어설픈 상대가 아니므로 처음부터 모든 전력을 다해 눈앞의 헬 나이트를 베어 들어갔다. 그리고 그 순간 헬 나이트의 전신에서 어두운 기운이 폭사되기 시작하더니 한 순간에 온몸에 상흔이 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칠 것 같은 고통을 참고 검을 들고 오러를 폭사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몸에 수많은 상흔이 다시 한 번 온몸에 나면서 나의 몸이 바닥으로 쓰러졌다.
“비…… 켜…… 라…….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여전히 무미건조한 음성으로 말하는 헬 나이트를 향해 울부짖은 나는 곧바로 아직 상상으로만 만들어 뒀지 정확한 오러 경로와 검술과 연계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던 그것을 사용하기 위해 헬 나이트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비…… 켜…… 라. 마…… 지막 경…… 고다.”
헬 나이트가 마지막 경고라는 말과 함께 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미 살기를 포기한 나이다. 고작 헬 나이트가 경고한다고 그대로 들어 줄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 어차피 지금 비켜 준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네크로맨서의 명령에 의해 내 목숨은 죽을 게 뻔하다.
“광……풍…….”
마지막 목숨을 걸고 날린 나의 일격. 나의 내부가 전부 진탕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이 공격이 성공하지 못하면 나는 죽을 게 뻔했다. 몸 내부가 찢겨지는 고통이 들었지만 고통을 참고 그대로 나의 검을 통해서 온몸을 휘젓는 오러를 일시에 날려 보냈다.
상상으로만 생각하던 그 검술…… 내 몸의 오러를 바람을 휘감는 듯한 검술로 적에게 날려 보내는 검술. 그리고 그것을 끝으로 내 몸은 쓰러져 버렸다.
상당히 커다란 폭발음이 들려왔지만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 버린 몸이라서 그런지 헬 나이트를 볼 수가 없었다.
“크흐……. 내 갑옷을…… 부수다니…… 그랜드…… 마스터?”
헬 나이트의 음성에 무거운 눈을 간신히 뜨고서 앞을 보니 왼쪽가슴에 마치 돌풍에 찢긴 듯 망가져 있는 헬 나이트가 보였다. 그리고 그것을 마지막으로 나의 무거운 눈은 더 이상 뜨지 않고 완전히 감겨 버렸다.
*환생
‘으음…… 죽었나?’
어두운 공간…… 빌어먹을 헬 나이트에게 한방 먹인다는 일념으로 모든 힘을 다한 일격을 먹인 후에 장렬하게 죽었다.
아, 그러고 보니 생각할수록 열 받는 일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순간이나마 그 녀석의 갑주를 짓이겨 놓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한순간 내 몸 주위를 감싼 검은 기운을 바람의 기운이 몰아치면서 돌풍과 함께 나의 오러가 헬 나이트를 향해 날아간 것까지만 확인했으니까……
어쨌든 마지막 순간 헬 나이트에게 치명타를 날린 것에 만족한다.
‘그건 그렇고…… 여긴 어디야? 도대체 뭔놈의 사후세계가 이따구야! 온통 깜깜한 게 움직일 수도 없고…… 끄으응, 답답하네. ’
몸을 움직일 수는 있었다. 그렇다고 생각대로 자유롭게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기껏해야 있는지 없는지도 모른 발이랑 손을 움직여보겠다고 바둥바둥 대는 수준? 그것도 무언가 물같은 것 때문에 힘들기만 했다.
내가 생각해도 참 엿같은 상황에 처해진 것 같다. 도대체 여기가 어디지? 사람을 너무 많이 죽여서 지옥에 떨어진 것인가?
그렇다고 보기에는 마지막 전투에서 언데드로 변한 많은 불쌍한 영혼들을 성불시켜줬으니 대충 어떻게 되지 않았을까?
지옥이라고 보기에는 특별히 고통이 느껴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또 신성왕국이 주장하는 천국이라는 곳에 떨어진 것 같지도 않다.
뭐랄까…… 그냥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만 있으라는 것 같은 느낌이다.
‘가만히 있기는 그렇고…… 뭐라도 하고 싶은데. ’
가만히 있는 것도 한순간이지 나중이 되면 돌아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흠…… 그렇다고 그냥 있기에는 그래서 마지막 순간에 헬 나이트에 일격을 먹인 나의 검술을 분석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