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91 질투해주겠어! =========================================================================
수혁이 침대에 살포시 내려놓아줬다. 그가 자아낸 므흣한 분위기는 오늘 반드시 거사를 치루겠다는 의지와 함께 로이의 얼굴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캐리어에 십 원짜리를 가득 실고 왔을 때부터 그녀의 집에 들어오면서 뭔가 일을 저지르겠구나 싶기는 했지만, 이렇게 대단한 결심을 하고 오다니. 수혁의 젖은 머리카락에서부터 물이 떨어졌다. 그가 로이 위로 털어진 물방울을 혀로 핥았다. 갑작스러운 스킨쉽 진도에 놀라서 가슴을 밀어냈지만 작정하고 수건만 허리에 두르고 나온 남자라 그의 젖꼭지만 만져질 뿐이고, 그 덕분에 로이는 얼굴이 새빨개진 채 화들짝 손을 뎄다.
그가 그 손을 잡아 다시 가슴에 올렸다.
“만져주세요. 로이.”
아르릉. 사자가 조련사에게 머리를 숙이고 재롱을 부릴 때처럼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 눈빛이 사라지고 무언가의 목적을 위해 침착하게 참아내고 있었다. 도대체 그 사자가 뭘 노리나 머리를 굴려봤다. 답은 하나다. 지금 로이와……그녀가 잘 보던 19금 팬픽을 실현하려고 하는 거다!
생각하지 못한 전개는 아니었다. 사귀던 남자를 집에 끌어들었으니, 이건 그녀의 의도라고 봐도 무방했다. 하지만 느슨해진 수건이 흘러내려갈 때마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불안감에 눈을 둘 데를 못 찾겠다. 그야 당연하다. 이런 건, 수혁처럼 로이도 처음이다. 동정 주제에 왜 이렇게 자연스럽게 그녀를 리드하냐고 화내려다가 귓가에 뜨거운 숨을 뱉어내 꿀꺽 침이나 삼켰다.
“제 젖꼭지를 만지셨으니, 저도 만질 게예요. 그게 공평한 거죠.”
참으로 상큼한 미소다. 그러면서 로이의 티셔츠를 밀어 올렸다.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혀로 젖꼭지를 간지럼 피웠다. 발바닥으로 침대 시트를 움켜잡으며 참아보려고 했으나 너무 간지러웠다. 수혁은 동정이라는 말이 거짓이라는 듯 체리 꼭지를 혀만으로도 묶어낼 남자였다. 어찌나 세밀하게 그녀의 가슴을 희롱해대는지 온몸이 부르르 떨렸다. 팬티가 조금씩 젖어드는 기분이었다. 그 사실을 수혁이 알아차릴까봐 긴장됐다.
그가 티셔츠를 완전히 벗겨내고 그녀의 있지도 않은 가슴을 양손으로 주물러줬다. 키스를 하느라 정신이 없어 말릴 틈이 없었다. 수혁을 밀어내던 손이 어느새 그의 등 뒤로 둘러져 끌어당기고 있었다. 그는 순식간에 로이가 입던 바지까지 벗겨내고 팬티 속으로 손을 넣었다.
“읍!”
키스로 입이 막혀 말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사실을 로이는 다행이라고 여기게 되었다. 안 된다는 말을 하지 못해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다. 수혁의 긴 손가락이 천천히 성행위를 유사하게 흉내 내며 질척거리는 질속에서 헤엄쳐 다녔다. 얼굴의 각도를 바꿔 좀 더 수혁의 혀를 깊게 받아냈다. 그는 순조롭게 애무를 해내 로이의 몸을 젖게 만들어줬다. 수건은 그의 허리에서 사라진지 오래였다. 수혁의 손가락이 빠져나간 그 비좁은 틈으로 그의 페니스가 살짝 들어오려고 했다. 로이는 엉덩이를 뒤로 뺐다가 그가 잡아당겨 처음으로 사내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아악! 아파! 이 바보야, 아프다고!”
그의 등을 때리며 엉엉 울었다. 살아생전 이렇게 생살이 찢기는 고통을 당하기는 처음이었다. 수혁이 당황해서 왜 아프다고 물었다. ‘그걸 내가 아냐, 네가 알지.’하고 화를 내니 그가 곤혹스러운 얼굴로 미안하다면서 그의 사과와는 달리 허리를 마구 흔들어댔다.
“윽. 그만해. 아프다고 했잖아. 빼! 당장 빼라고!”
수혁이 동작을 멈췄다. 동영상 속 여자들은 이러면 다 좋아하던데 왜 그러냐고 그녀에게 물어왔다. 성교육을 야동으로 배워서 온 남자라 로이가 제대로 섹스를 해야 되는 법을 가르쳐줘야 할 판이었다. 그렇다고 그녀도 딱히 경험이 없고, 글로써 배운 것이 다여서 지금 자신들이 하는 방법이 맞는 건지 아닌지 알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둘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기로 했다.
그곳에서는 수혁의 페니스가 꽂힌 채 미끄덩거리는 애액이 흘러내렸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마냥 기다릴 수는 없었다. 로이는 이를 악물고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고 그에게 말했다. 수혁도 동의했다. 그가 다시 허리를 쳐올리며 그녀의 안으로 깊숙이 들어오기 위한 시도를 했다. 로이는 골반 뼈가 떨어져나가는 기분이었지만 그 속에서 쾌락을 느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녀와는 달리 수혁은 별다른 노력 없이도 그의 성기가 움직일 때마다 조여 대는 그녀로 인해 환희를 맞이한 듯 보였지만 말이다.
추적추적. 질펀한 소리와 그의 헐떡임이 방을 가득 메웠다. 로이는 그녀의 가랑이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일에만 집중하는 수혁을 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역시 처음이라 로이를 느끼게 해주기에는 무리였다. 거기다 체력만 좋아 그녀가 처녀라는 사실마저 잊은 듯 자기만 좋아라 박아대고 있었다. 제정신이 아닐 테니 일단 오늘은 받아주기로 했다. 다음에 할 때 이 따위로 했다가는 어림도 없지만 처음부터 섹스 문제로 남자친구의 기를 죽일 생각은 없었다.
사정을 끝낸 수혁에게 수고했노라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침대에 누우라고 했다. 그가 로이의 옆에 찰싹 달라붙어 그녀의 젖꼭지를 만지작거렸다. 아쉽다는 듯 반대 손으로 그가 나온 여성을 향해 뻗었다. 피가 베어든 정액을 본 그는 아이 마냥 활짝 웃었다.
“전 너무 좋았어요. 로이는요?”
형이 동정이라는 말이 진짜였다는 걸 느낄 수 있던 뜻 깊은 경험이었어, 라는 가시 박힌 말이 목구멍에 박혀서 나오지 않았다. 저렇게 좋아하는데 이런 말을 들으면 트라우마가 되지 싶었다. 그녀도 그랬노라 응수해줬다. 마찰열 때문에 따끔거리는 그곳이 신경 쓰였다. 춤 연습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한숨이 세어 나왔다.
“……별로였습니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 그래도 나쁘지는 않았어. 앞으로 더 잘하면 되지. 뭐.”
그냥 넘어가려고 했건만 계속 로이의 눈치를 보며 솔직함 감상을 듣고야 만 수혁이다. 그녀의 말에 충격을 받은 듯 수혁의 환하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그가 등을 돌렸다. 혹시 우나 얼굴을 돌려봤다. 그는 어두운 낯빛으로 풀이 죽어있었다. 다 큰 남자가 참 귀엽다. 로이는 수혁의 등을 토닥여주며 나름 잘했다고 칭찬해줬다.
“……정말요? 진심이세요?”
“그럼 처음인데 그 정도면 잘한 거야. 원래 남자 보다 여자가 느끼기 힘들다고 하더라고.”
“네. 우리 매일 연습해요.”
“……그건 아니고. 당분간은 좀 쉬자. 나 피나. 이게 얼마나 아픈지 형이 알아?”
그가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했다. 잠깐 쉬고, 내일 다시 하자고 했다. 어린 아이를 키우는 것이 덜 머리가 아플 것 같았다. 이렇게 섹스가 좋은 건 줄 알았으면 진작 했어야 했다며 뒤늦은 후회까지 할 정도로 수혁은 이번 관계가 좋았었나 보다. 로이의 알몸을 끌어안고 수혁이 눈을 감았다. 엉덩이를 찌르는 성기의 딱딱한 감촉이 신경 쓰였으나 지금 그녀의 몸은 두 쪽이 난 것처럼 아팠으며, 더 나아가 그녀가 좋아하던 김수혁의 예쁜 얼굴을 꼴도 보기 싫을 정도로 피곤했다. 그의 페니스가 허벅지 안으로 파고들었다.
로이는 모른 척 자는 연기를 했다. 그가 그녀의 가슴을 주무르며 목덜미에 키스를 했다.
“로이, 사랑해요.”
“……….”
그는 대답 없는 그녀에게 다시 한 번 사랑한다고 했다. 로이는 수혁의 손등을 토닥여주며 이만 자라고 했다. 컴백이 코앞이니 춤 연습은 하늘이 두 쪽 나도 해야 했다.
그것을 끝으로 둘은 정말 잠이 들었다. 둘 다 처음이라 정신적으로 알게 모르게 힘들었던 거다. 푹 참을 잔 로이는 생리를 하고 난 후처럼 피로 젖어든 침대 시트를 확인하고, 수혁에게 화를 냈다.
“형이 주안 형 쫓아버려서 빨래 못하잖아! 어쩔 거야!”
그의 하얀 정액과 로이의 피로 더러워진 시트를 수혁이 걷어서 자기가 갖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로이는 내가 제명에 못 산다며 그에게 얼른 씻으라고 내쫓았다. 혹시 그가 샤워하는 동안 로이가 시트를 세탁기에 돌릴까봐 수혁은 기어코 침대 시트를 들고 나갔다. 새로운 시트를 사주겠단다. 더러워서 못 살겠다.
어쨌든 수혁의 태도는 밤새 다운되었던 로이를 조금 회복시켜주었다. 그곳이 아파 움직이지 못하겠다고 하니 수혁이 죽을 끓여 침대까지 가져와 줬다. 그가 환자에게 먹이듯 수저를 뜬 죽을 후후 불어 그녀에게 먹여줬다. 로이는 넙죽 넙죽 받아먹으며 형이 동정이어서 자신이 아프게 했다는 것에 대해 반성하라고 했다. 하도 아프다는 그녀의 말에 저자세로 굴어 어디 가서 연습이라도 하고 오라는 말을 실수로 해버리니, 그가 로이를 향해 손안에 병아리를 올리고 보듬듯 보던 눈빛을 굳혔다.
“절대 그럴 수 없습니다. 다른 여자 따위, 절대로 안을 수 없어요. 로이가 참으세요. 제가 잘 할 테까지.”
하도 살벌하게 말해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젠 농담도 못하겠다. 수혁이 다시 생끗 웃으며 로이에게 너무 장한 일을 해냈다고 칭찬해줬다. 도대체 뭐가 장한 일인지 싶다. 죽을 삼키기 힘들 정도로 로이를 보는 수혁의 얼굴이 부담스러웠다. 당장이라도 한 판 더 하자고 할 기세였다.
“나 아파.”
“네. 알고 있어요.”
“그래. 잘 알고 있으라고. 잊지 마. 나 지금 무지 아프다는 거.”
“예. 안 잊을 게요. 빨리 나으세요.”
수혁이 죽을 다 먹은 로이를 번쩍 안아들었다. 아프다고 소리를 지르니 아무 짓도 안 할 거라며 그녀를 안아서 욕실로 데려갔다. 왠지 모를 두려움이 밀려왔다.
============================ 작품 후기 ============================
라라크로프트windy님 그렇지요? 아저씨도 보셨죠? 오홍홍>< 자, 뽀뽀 쪽!
네...그 아저씨에 나오는 김태형이 김수혁 삼촌이고, 두 소설이 서로 연결되어있었답니다^^
너는샛별님...사장님이셨다닝~~>< 이 오르긴, 너는샛별님께 시집가겠습니다. (와락 안김)
그런데 정말 대단하시네요...사장님이라니...여자 사장님..멋짐>< (꺄아)
울 너는샛별 사장님이 직원들 월급도 줘야하고, 자진 야근도 하고, 여러모로 힘든 일을 많이 하시니 앞으로 제가 마구 재롱떨면서 너는샛별님의 업무 스트레스를 풀어드리도록 할게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