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아이돌이다-76화 (76/104)

00076  나도 여자랍니다  =========================================================================

로이는 노란 우비를 뒤집어쓰고 비를 맞고 있었다. 카렌이 준호에게 작별인사를 하는 장면인데 망할 작가가 비가 온다고 써놔서 한 시간째 이 짓이었다. 이가 달달 떨려 발음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비 맞은 강아지처럼 청승맞은 카렌’이라는 수식어를 굳이 작가가 붙여주지 않았어도 자신은 그 꼴이었다.

준호를 기다리고 있는 카렌은 그를 발견하자 벌떡 일어났다. 그러나 그는 카렌을 본체만체하며 지나쳤다. 이 모든 것이 마법사가 일으킨 인위적인 운명의 템페스트가 지나가고 난 후였기 때문이었다. 하영이 과거에 만나 준호의 아빠와 아이를 낳고, 준호는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나게 되었다. 그러므로 더 이상 청부업자가 아니게 된 준호는 카렌을 만나지 않게 되면서 지금의 준호는 카렌을 몰랐다.

카렌의 몸이 작게 들썩였다. 손가락이 점점 투명해져갔다. 사라지는 것이다. 천년동안 잠들어있던 마법사를 깨운 사내는 이곳에 없었다.

“…준호.”

카렌은 그와의 마지막 순간을 이대로 놓치고 싶지 않아 준호의 이름을 불렀다. 준호가 뒤돌아봤다. 그는 웃으면서 위대한 마법사를 끌어안았다.

“스승님은 비에 쫄딱 젖어도 예쁘시네요.”

어째서 자신을 스승이라 부르는 것일까. 자신의 제자는 천 년 전, 자신이 사랑하던 여인을 죽인 그 몹쓸 그 놈밖에 없고, 그 놈은 죽은 지 오래인데 말이다. 카렌은 ‘설마 네가!’ 놀라움의 비명을 질렀다. 배신감에 몸을 가눌 수조차 없었다. 카렌은 우산을 씌워주는 그를 밀쳤다. 우산이 바닥에 떨어졌다. 카메라 앵글이 그쪽을 쫓아가 바닥에 고인 물웅덩이에 떨어지는 물방울들을 잡았고, 천천히 그들의 다리에서 위로 올라와 턱에서 멈춰 섰다.

준호는 마법사의 얼굴을 붙잡은 채 입을 맞췄다. 그렇게 물어뜯듯 거칠었던 키스가 끝나자 혼이 빠져나간 카렌에게 그는 ‘도망쳐보시죠. 다시 눈을 뜨면 절 만날 수밖에 없을 테니깐…. 제가 그랬었죠?’라고 했다.

“스승님, 당신이 잠든 건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그 관을 준비했던 것도, 그 관이 천년이나 멀쩡히 지켜질 수 있었던 것도, 제가 환생하고 당신을 지키고 죽는 걸 반복하며 해낸 겁니다. 애초에 당신이 잠들 수밖에 없도록 만든 요인도 저에게 있었지만 말입니다.”

카렌은 넋이 빠지고 절망스러운 얼굴로 뒷걸음질 치다가 모자가 벗겨져버렸다. 얼굴에 빗물이 흘러내리는 모습이 꼭 눈물 같았다. 그는 지독히도 상처 입은 표정으로 서서 준호를 봤다.

“도대체 왜! 왜 그랬느냐.”

“그 모습으로 옛날 말투는 어울리지 않아요. 절 보세요. 새로운 모습이니 새로운 언어, 새로운 말투, 새로운 옷차림. 완전 새사람 같죠? 왜 그랬냐고 물으셨어요? 그야 스승님을 신의 손에서 빼내오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잖아요. 그러니 플로리아…. 당신의 여신을 죽일 수밖에.”

준호가 바닥에 떨어진 우산을 주워 카렌에게 씌어줬다.

“이제 당신은 비를 맞으면 감기가 걸려요. 조심하세요.”

“놔, 상관없어.”

카렌은 준호의 손에서 우산을 빼앗아 다시 바닥에 던져버렸다. 제자는 그런 스승의 히스테리에 아무렇지 않게 떨어진 우산을 미끄럼이 보다가 웃었다.

“우리가 사랑에 빠진 건 필요할 수 없는 운명이었습니다. 그러기에 길거리에서 굶어죽게 놔두지 왜 저 같은 걸 주웠습니까. 이건 당신의 나약함이 불어 일으킨 폐해입니다.”

“그래서……그래서, 그녀를 죽인 것이냐? 정말?”

카렌은 준호를 올려다봤다. 제자는 마법사의 뺨에 손을 얹고 눈물을 닦아주듯 매만져댔다. 검은 눈동자가 집착으로 번득이다가 다정하고 달콤한 눈빛으로 변해 마치 연인을 보듯 카렌의 금빛 속눈썹에 매달린 눈방울들을 쳐다봤다.

“그런 선택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녀의 뱃속에는 영원히 당신을 제게서 빼앗아갈 사악한 괴물이 들어있었으니깐요. 제가 당신의 아이를 죽였다고 생각합니까. 어찌 사랑하는 당신의 아이를 제가 죽일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제 아이였습니다. 그녀는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정숙하고 사랑스러운 여인이 아니었습니다. 스승님……. 애초에 당신이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이라는 걸 아시지 않았습니까.”

준호는 울먹이는 듯 왜 그런 그녀의 거짓말에 속아줬냐는, 원망어린 어리광쟁이 목소리로 카렌에게 물었다.

“아니야. ……아니라고. 그 아이는 내 아이였어.”

위대했던 마법사는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카렌은 더 이상 불멸자도, 신과 인간의 중재자도, 뭣도 아니었다. 그저 사랑하는 여자에게 배신당하고, 믿었던 제자에게 배신당한 평범한 인간이었을 뿐이었다.

그는 머나먼, 천년도 더 된 그날을 떠올렸다. 잠깐 카렌이 집을 비운 사이 어땠던가. 연인의 제자와도 뒹군 창녀 주제에 그 사람의 아이를 가졌다고, 이제 결혼할 거라고, 뻔뻔하게 자신에게 ‘이제 카렌은 이만 포기해주세요.’라고 했지.

“플로리아가 여전히 당신에게 여신입니까. 그렇다면 전 다시 그녀를 죽이러 갈 수밖에 없습니다. 제 이런 반응을 원하신 겁니까? 아니, 전 그녀를 죽이지 않을 겁니다. 물론 이건 그녀가 제 어미가 되어 눈곱만치의 연민이 생겨서 그런 게 결코 아닙니다. 그저…….”

준호는 카렌의 양팔을 붙잡고 일으켰다. 그리고 사라져가는 그에게 마지막으로 입을 맞췄다가 입술을 물어 뜯겼다.

“당신이 절 기억하지 못하게 될 테니, 그럴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잘 가세요. 내 사랑. 좀 있다가 보죠.”

준호는 손을 놓았다. 카렌은 사라져있었다. 그는 자신의 입술을 매만지며 키득키득 웃었다. 준호의 머릿속으로 하영으로 환생한 카렌과 데이트하는, 키스하는, 결혼하는 장면들이 빠르게 스쳐지나갔다. 그는 바닥에 떨어진 우산을 주워들고 오피스텔로 들어갔다. 벨을 누르니, 앞치마를 맨 하영이 문을 열고 나왔다가 흠뻑 젖은 남편의 모습을 보고 놀랐다.

“여보, 어쩌다가 이렇게 젖었어요. 어서 들어와요.”

그녀는 뒤돌아 집안으로 들어갔다. 수건을 가지고 달려온 하영은 준호에게 건네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괜찮냐고 물었다.

“하영아, 사랑해. 사랑해. 내 예쁜 마누라, 한번 안아보자.”

남편이 젖은 채 안으려고 해 하영은 ‘꺄아~ 싫어.’ 비명을 지르며 피하다가 그의 품에 안겨 따뜻한 입김을 뿜으며 차갑게 식은 준호의 입술을 녹여줬다. 그녀는 정말 아무 일 없냐고 커다란 눈망울을 끔뻑이며 물었다. 준호는 고개를 저으며 하영의 정수리에 입을 맞췄다.

“오늘…….”

그녀는 심각한 이야기를 할 듯 목소리를 낮추고 진지한 표정을 짓는 준호의 변화에 침을 꿀꺽 삼키며 긴장했다가 그가 하는 말에 ‘이게 뭐야?’라는 표정으로 토라져서 볼을 부풀렸다.

“네가 너무 보고 싶어 그만 달려오느라 다 젖었지 뭐야. 우산 써도 소용없더라.”

“난 또 무슨 대단한 이유라도 있는 줄 알았네. 알았으니깐, 어서 씻고 와요.”

준호는 그녀의 떠밀림에 욕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문이 열렸다. 알렉스는 다급하지만 기쁨에 찬 표정으로 집안을 살폈다.

“스승님! 드디어 제가 엘릭서(현자의 돌, 생명의 약)의 비밀을 풀었습니다. 그건 육신이 죽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었습니다. 기억을 전승한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러나 알렉스는 자신이 찾던 스승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햇빛을 받으며 성스러운 성모 마냥 의자에 앉아있는 플로리아를 발견하고 곧바로 얼굴을 굳혔다. 그녀는 그런 알렉스를 발견하고선 반갑다는 듯 웃었다.

“어서 와요. 알.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대가 왜 날 기다리지? 또 내 위에서 그 방탕한 허리를 놀리기 위함인가?”

플로리아는 자신의 인사에 잔뜩 가시를 세운 채 대꾸하는 알렉스를 보며 귀엽다는 듯 살포시 웃었다. 그리고 그건 마치 그의 경계심이 무엇으로부터 시작되었고, 그건 절대 이뤄질 수 없다, 나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그녀의 미묘한 눈과 입술의 곡선이 말하는 듯해 알렉스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제 우리들의 관계를 이만 정리해야할 것 같아요. 임신…했어요. 카렌이 돌아오면 말하려고요. 그와 결혼할 거예요. 아이가 있다고 말하면, 분명 그는 자신이 불멸자라는 사실 때문에 저와의 결혼을 더 이상 망설이지 않을 거예요. 이제 카렌은 이만 포기해주세요.”

그 마지막 말만 하지 않았어도 죽이지는 않았을 거다. 자신의 마음을 알면서도 그가 떠난 침대의 온기 위에서 섹스를 하고, 자신이 불쌍하다며 보듬었던 여인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단 한순간이라도 사랑을 느꼈냐고 물으면 아니, 절대 아니었다. 자신의 아이를 밴 저 창녀를 미친 듯이 증오할 뿐이었다. 알렉스는 고민할 것도 없이 손을 뻗어 그녀의 가느다란 목을 움켜잡았다. 플로리아의 머리카락이 햇빛에 너무 반짝여 눈살이 찌푸려졌다. 그녀의 배에 올라탄 그는 어서 죽으라고 온 힘을 다해 플로리아를 눌렀다.

숨을 헐떡거리던 그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신에 대한 연민 가득한 눈으로 ‘불쌍한….’이라는 단어를 지껄이다가 숨을 거뒀다. 알렉스는 일어났다. 밖에는 여전히 비가 오고 있었다. 현실의 준호도 샤워기 밑에서 흠뻑 젖은 채 고개를 떨궜다. 두 팔로 벽을 짚은 준호는 우울한 낯으로 한참을 그렇게 서 있었다.

“모든 것이 완벽한 세상이 되었다. 나의 계획은 무르익어가 위대한 마법사의 마법을 깨고 폭풍을 일으켰으며 그것이 걷힌 다음, 햇살이 이토록 따사로운 데 왜 나는 여전히 길거리에 버려졌었던 그때의 추위밖에 느끼지 못하는 걸까.”

샤워기의 물줄기는 보드라운 분홍색 꽃잎으로 바뀌어있었다. 준호는 알렉스가 되어 앞을 쳐다봤다. 자신의 스승이 마차에서 내려 비가 온 다음 더러워진 진흙 길 위로 고운 신이 더러워지는 것도 아랑곳 않은 채 어린 거지에게 다가왔다.

“이름이 뭐니?”

“……없어.”

마법사는 두르고 있던 망토를 어린 자신에게 둘러줬다.

“그럼 앞으로 네 이름은 알렉스야. 알렉스, 나와 함께 가지 않을래? 난 네가 꼭 필요하단다. 네가 위대한 마법사가 되는 걸 방금 봤어. 그건 내가 해내지 못한 아주 엄청난 발견이었지. 넌 분명 훌륭한 마법사가 될 거야. 사실 여자아이면 ‘엘릭서’라고 이름 붙여주고 싶은데. 너 딱 봐도 너무 남자야. 쿡쿡. 나보다 키가 커지다니, 조금 슬픈 걸.”

마법사는 말과는 달리 무척 즐거워보였다. 알렉스는 그가 내민 손을 잡았다. 뗏국물이 줄줄 흐르는 자신의 거친 손과는 달리 마법사는 보드랍고 하얀 고운 손이었다. 준호는 타일을 짚은 자신의 큰 손을 보다가 샤워기를 끄고 욕실에서 나왔다.

문이 열렸다. 하영의 웃는 모습이 보였다. 어쩐지 조금 괴로워 보이는 준호의 얼굴이었다. 그의 등 뒤로 문이 열리고, 카렌의 뒤를 따라 집안으로 들어온 과거의 알렉스가 보였다. 아이의 활짝 웃는 얼굴은 무척 행복해 보였다. 빛을 중심으로 두 개의 문이 서로 맞닿아져 열려있었다.

***

로이는 템페스트의 마지막 방송을 보고 저게 뭔가 싶었다.

“설마 이게 끝? 아니지? 뭐야. 이 거지 같은 내용은!”

자신이 찍고도 믿기지 않는 결말이었다. 그래서 어쩌라고! 홍 작가의 멱살을 잡고 달달 흔들고 싶었다. 편집할 때는 뭔가 다르겠지 싶었지만 결국 똑같이 거지같은 내용이었다. 아니, 해피엔딩 같기는 한데 이 찜찜하고 더러운 기분은 뭐란 말인가.

병실 침대에 앉아 귤을 까먹던 민호가 ‘로이야, 넌 여장도 참 잘 어울리는 거 같아. 예쁘다.’라며 뻘소리를 했다. 그러자 그 옆에서 김태형이 ‘우리 강아지가 여장하는 게 더 어울리고 예뻐.’라는 미친 소리를 했고, 백게이는 ‘아잉, 몰라. 몰라. 미노 부끄럽잖아.’라며 토 나오는 애교를 부려 로이는 주변에 있던 귤을 민호에게 던져버릴까 싶었다가 그렇게 하면 다시는 김태형이 못 오게 할 것 같아 귤을 손안에서 짜부러트렸다.

“으악! 괴롭다. 괴로워. 하여간 지들만 하는 연애질이지”

그런 자신의 외침에 민호가 ‘수혁씨 만나러 가봐.’라고 했다. 로이는 풀이 죽어 고개를 저었다. 김수혁은 바람둥이라 안 된다. 역시 반반하고 섹시하고 성격 좋고 부자고, 인기 많으면 사람이 변하는 것이다. 헤어지기가 무섭게 스캔들이 터지만 쫑파티 때는 일본 여자 끌고 와서 콩을 볶아댔다. 자신과의 짧은 연애도 그의 수많은 여자 목록의 하나밖에 지나지 않는 것 수도 있다. ……물론 그가 그렇게 나쁜 남자가 아니라는 걸 안다. 그래서 더 괴롭다. 김수혁은 자신을 진지하게 만나줬고, 그러니 그 일본 여자랑도 진지하게 만나는 걸 거다.

“몰라. 다시는 안 만날 거야.”

스스로 말하면서도 울컥했다. 로이는 토라진 아이 마냥 툴툴거리는 소리를 내고 말았다.

“아, 씨발. 양년아, 왜 자꾸 우리 강아지 집에 기어와서 지랄할래? 확 같다가 대가리를 까버릴까 보다. 우리 아기가 귤 씹을 때 횟수 세야 하는데 헷갈리게 그만 좀 짖어. 의사가 50번 이상 씹으라고 했거든. 민호야, 아~.”

변검술을 하는지 자신을 향해서는 야차 같던 김태형이 고개를 돌리자 ‘우쭈쭈, 우리 아기’하는 팔불출로 변해있었다. 그가 귤 하나 떼어서 민호 입에 넣어줬다. 김주안이랑 헤어진지 얼마나 됐다고 저러나 싶을 정도로 민호는 다른 놈이랑 게이짓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로이는 입 벌려 귤 받아먹는 민호를 보며 아기새 마냥 귀엽다는 태형과, 그 앞에서 귀여운 척하는 민호가 가증스러워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 얼마나 김 주안이 괴로워하는지 배신자 백민호는 모른다.

“나 간다.”

“어? 로이야, 가지마아~. 나 심심하단 말이야. 울 아저씨가 뭐라고 해서 그래?”

가라고 할 때는 언제고 진짜 간다니깐, 가지 말라고 앙탈이었다. 할 것도 없는데 여기서 더 놀다갈까 싶었다가 김태형이 어서 꺼지라는 듯 째려봐 그냥 간다며 나왔다. 문이 닫히자마자 ‘이리와, 강아지. 오랜만에 찌찌 좀 만져보자.’라는 변태 같은 소리가 들리고 ‘꺄아앙. 씨쪄.’라고 하더니 낑낑거리는 개소리가 나오는 게, 어째서 김태형이 백민호에게 ‘강아지’라고 하는지 알겠다.

“아, 외롭다. 외로워. 우리나라에 게이가 너무 많아 출산율이 없는 거야. 망할 게이 같으니라고.”

선글라스 끼고, 보디가드들에게 둘러싸여 병원에서 나왔다. 그리고 임시 매니저가 모는 밴을 타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가면 혼자라는 생각이 들어 별로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로이는 하나밖에 없는 친구, 망할 털 혐오자 리나에게 전화를 걸어봤다. 털만 없으면 남자랑 잘 수 있다니. 리나도 백민호 같은 배신자다. 물론 실연의 아픔으로 자신을 다른 매니저에게 맡긴 김주안도 배신자고, 여자랑 놀아나는 김수혁은 더더욱 배신자였다.

“하이롱~. 로리로리.”

하이 텐션의 리나가 전화를 받은 걸 듣고 그냥 끊어버렸다. 로이는 오늘 왜 이렇게 우울할까 싶었다. 괜스레 눈물이 나 훌쩍이며 울었다. 매니저가 눈치를 보며 조용히 차를 몰았다. 집으로 돌아와 씻고 자려는데, 팬티에 피가 묻어나 있었다. 생리가 터진 거였다. 이것만 아니었으면 자신은 스스로를 남자라고 착각하고 지낼 터였다.

로이는 거울 속 자신이 이제 브래지어를 하지 않으면 티가 날 정도로 가슴이 커졌다는 걸 알아차렸다. 생리 중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손으로 잡으면 잡을게 있었다. 앞으로 맨몸에 티셔츠는 못 입게 생겼다. 그래도 자신이 여자는 여자인가 보다.

============================ 작품 후기 ============================

우하하하..드디어 제게 휴일이...ㅜㅠ아..월화수목금금금...그래서 금요일에 하루 쉬라고 한 듯. 이번주 토요일 일요일에는 야근해야 해서 추사랑도 못 본다는..우리 추블리가 요즘 잘 크고 있는지요? 아님 혹시 '아빠 어디가' 보시나요?^^

친구가 밥 사준다고 해서 잠깐 나갔다가 저녁에 아저씨 쓰겠습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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