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아이돌이다-70화 (70/104)

00070  아니 뗀 굴뚝에 연기나네   =========================================================================

로이 테일러 여자 사건이 있은 뒤, 사람들의 반응이 뭐 그리 빨리 사라지나 싶을 정도로 순식간에 약빨이 떨어져버렸다. 활동을 어중간하게 쉬는 게 문제인 것 같았다. 그래서 로이는 오랜만에 트위터로 사진을 찍어 올리기로 했다. 연습실에서 춤 연습하다가 트레이닝 바지를 걷어붙이고 늘씬하게 쭉 뻗은 자신의 종아리를 찍어 ‘초 예쁜 미녀의 다리임. 누굴까?’라는 글을 남겼다. 그런 다음 상체까지 찍어 ‘정답은 로순이.’라고 했다.

이제 나이를 먹었는지 이런 장난질도 재미없었다. 로이는 바닥에 꼬물꼬물 기어 다니며 놀다가 요즘 자신이 데리고 다니는 힙합 전사 빅 브라더가 뭐하냐며 연습실 문을 열어, 수건을 목에 걸고 일어나 건들건들 몸을 흔들었다.

“누가 그랬나. 로이가 랩을 못한다고. 아이돌 수명이 고작해야 5년이라고. 근데 난 20년 해먹고 있지. 최강의 수퍼 스타. 로이 테일러~. 하지만 다들 태클이야. 부러우면 지는 거야. 나보고 예쁘다며 뒤에선 썅욕이야.

만약 내가 후져 보인다면, 그건 바로 네 눈깔이 병신이라 그래. 너도 나도 로이가 최강이래. 그러니깐 닥치고 너도 날 좋아해봐. 오 오 오 오! 최강의 수퍼 스타. 로이 테일러. 다 같이 따라해 봐. 사랑해요. 로이 테일러!”

“……로이야, 너 어지간히 심심한가 보구나. 밥이나 먹으러 가자.”

“아, 젠장. 너무 심심해 죽을 것 같아. 미친 사장이 나보고 휴식이 필요하데. 난 일중독자라 하루라도 쉬면 미칠 것 같단 말이야.”

자신의 말에 뽀글머리 힙합전사가 ‘그런 큰 사건 있었는데 좀 쉬어야지.’라고 했다. 하지만 로이는 이대로 아무것도 안하다가는 우울증이 도질 것 같아 한 감독한테 전화 걸었다. 촬영장에 갈 테니 촬영 스케줄 조절해놓으라고 했다. 이놈의 드라마를 괜히 찍었다. 분명 캐스팅할 때는 자신이 주인공이라고 했는데 막상 내용을 보니, 준호가 주인공이고 준호만 나오는 것 같았다.

“감독님, 나 분량 좀 늘려봐. 이제 종방연 얼마 안 남았는데 이게 뭐야. 주연이 쉬는 게 어디 있어. 김수혁 과로로 쓰러져서 링커 투혼 했다는 기사 봤거든? 나 쩌리야? 하나 사면 하나 주는 덤이야? 사람들은 우월하고 사랑스러운 카렌이 잔뜩 나오길 원해. 어두침침하고 총질이나 하는 준호 따위가 아니라. 지금 당장 나의 귀여운 모습으로 시청률을 올려야겠어. 나 언제 나와?”

“……아니, 네 씬이 있어야 널 부르지. 석태 사라지고, 하영이가 과거로 가서 카렌 분량이 전혀 없어. 하영이가 다시 자기 남친 세상에 태어나게 돕느라고, 무지 바쁘다고.”

“그럼 왜 준호는 자꾸 나와. 나 완전 삐짐이야.”

“……그걸 왜 나한테 묻니? 작가한테 물어. 하영이가 카렌이랑 같은 사람이래잖아.”

“뭐? 뭐가 같은 사람? 카렌이 누구랑 같은데.”

“헙. 내가 그걸 말했니?”

자신이 무슨 말이냐고 따지자, 삼촌이 이실직고 했다. 사실 마지막회 때 자신이 여장을 해야 한다고 했다. 무슨 개소리인지 모르겠다. 혹시 지금 자신의 이슈를 이용해 시청률 높이려는 김연진의 발악이냐 화내니, 카렌의 여자화는 원래 정해진 시나리오라고 했다. 물론 이번에 자신의 사건 때문에 다들 여장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도 했다.

삼촌은 오히려 최민이 고맙게 느껴진다고 했다. 사실 자신이 여장을 했다가 성별이 밝혀질까 봐 참 많이 고민하고 걱정했단다. 그런데 이번 기회에 완전히 남자라고 확인 사살을 날려버렸으니, 누가 카렌 보고 여자라고 생각하겠냐고 했다. 한 감독이 이제 걱정할 거 없으니 최대한 카렌을 예쁘게 찍어주겠다 했다.

어쩐지 콘티만 주고 시놉시스를 안 주더니만, 이런 식으로 뒤통수를 치다니…. 애초에 캐스팅 때부터가 이상했던 템페스트였다. 그러고 보니 리딩도 이상했고, 촬영도 이상했고, 드라마 내용도 이상했다. 삼촌 말대로 카렌은 여자가 될 운명이었던 거다.

카렌은 하영의 남자친구에게 질투를 느껴 없애버렸다. 그 때문에 하영은 과거로 날아가 석태가 태어날 수밖에 없도록 석태의 엄마와 아빠의 만남을 돕고, 그러다 석태의 아빠가 되는 남자와 사랑에 빠져버린다. 그녀는 미래로 돌아가길 포기하고, 그 남자와 결혼한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존재가 준호이고, 결국 카렌에 의해 사라진 한석태의 빈자리는 신의 인과율 조율에 따라 원래 그랬던 것이 되고 만다.

문제는 미래세계에서 하영이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분명 하영의 엄마 아빠는 딸을 낳았고, 그럼 존재해야했다. 카렌은 하나를 맞추니 또 다른 하나가 엉켜버린 운명의 실 때문에 하영과 석태의 아빠 민성의 만남을 방해하려고 한다. 그런데 그럼 미래에서 준호가 사라져버리는지라 결국 카렌은 하영의 새로운 사랑을 받아들이고, 준호의 행복을 기원해주기로 한다. 준호에게 부모가 없고, 그가 신의 영향을 받지 못하는 ‘캄’이었던 이유가 바로 자신의 실수로 인해 엄마가 되는 하영이 동시대에 있다는 복잡한 얽힘 때문이니 말이다.

카렌은 생각한다. 어쩌면 그와의 만남과 자신들의 관계가 이렇게 되어버린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신이 정해놓은 필연이었을 거라고. 그렇게 대마법사는 진정한 의미의 ‘인연’의 뜻을 알게 되고, 카렌은 마지막 결정을 내린다. 자신의 질투로 인해 틀어져버린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그는 캄(신이 버린 인간.)이 되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지금 나중에 카렌이 하영이로 태어나니깐, 하영이가 나오는 게 카렌이 나오는 거라는 개소리야?”

“어. 로이야, 그러니깐 김작가한데 뭐라고 하지 마. 아무리 그래도 요즘 잘나가는 작가잖아. 우리 드라마 완전 대박났단 말이야.”

“헐~. 지금 나 보고 작가 눈치나 보라고? 경력이고 뭐로 봐도 대선생인 나보고? 지 드라마 뜬 거 내가 나와서 그런데, 그런 나를 보고?”

물론 김연진은 이 작품 전부터 잘나가는 작가였다. 그러나 자신 덕분에 한층 업그레이드 된 것도 사실이었다.

“물론 삼촌도 알지. 우리 로이를 함부로 대할 수 있는 작가는 대한민국에 딱 한분밖에 없고, 그분은 방송국 국장도 고개 숙이는 위대한 46년 경력의 김 선생님뿐이라는 거. 우리 로이가 SS급인 거, 삼촌도 아는데. 그래도 촬영 얼마 안 남았는데 좋게 좋게 하자. 다들 막바지라 초죽음이야.”

뭐 자신도 잘나가는 작가랑 척져서 괜히 김연진 작품 못 나오고 싶지는 않았다. 로이는 회사 식당으로 걸으며 힙합 형에게 눈짓으로 식판 들라고 했다. 데뷔 10년차 후배 빅브라더가 식판 두 개를 들고 한쪽에는 치킨볼을, 다른 쪽에는 샐러드를 담았다.

“형, 요즘은 힙합도 비주얼이야. 살 빼! 아무리 캐릭터가 중요하고, 예능이 대세지만 너무 뚱뚱하면 비호감인 거 알지? 요즘 뚱보 캐릭터들도 다 살 무지 빼고 있어.”

그가 슬그머니 치킨볼을 돌려놓았다. 로이는 수화기 너머로 삼촌에게 ‘삼촌도 살 빼! 장가  가야지 언제까지 노총각으로 살 거야?’라고 잔소리했다. 차마 암 걸린 민호에게 다시 예전처럼 장난칠 수 없어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 아니었다. 거기다 주안은 어찌된 영문인지 다리가 부러져 매니저 노릇도 못하고, 자신도 함께 쉬고 있었다.

주안은 사장님이 되어 하루 종일 서류에 싸인하고 기획서 받고 회의하고, 같이 놀 분위기가 영 아니었다. 수정 누나야 그 미친 ‘쭈우우운~’이라 하고 다녀 자신이 너무 짜증나 그냥 확 결혼하라니깐, 진짜로 하겠다며 혼수 물품을 사러 돌아다니고 있었다. 노처녀가 드디어 시집가서 기쁘지만, 말하는 내는 쭌 쭌 거려서 왕 역겨웠다.

로이는 이게 외로움인가 싶었다. 하나뿐인 친구인 리나는 다리털과 팔털, 거시기 털까지 싹 다 밀어버린 빨간 머리랑 전국 모텔 투어 다니고 있어 웬만한 연예인 보다 만나기 힘들었다. 연락할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그렇게 오래 연예계 활동을 했는데 다들 인맥 관리 차원에서 만나는 사람들이랑 편히 놀 수 있는 친구도 하나 없고, 이게 진짜 외톨이인가 싶다.

그나마 만만하던 남친 김수혁은 자신이 갈기갈기 마음을 찧어놓은 상태라 양심이 찔려 먼저 아무렇지 않게 전화 걸기가 좀 뭐했다. 삼촌을 살짝 떠보니깐 ‘그냥 이상해. 너무 완벽해서 위태로워 보여.’라는 알 수 없는 말이나 해대, 생각 보다 자신과 헤어지고 잘 지내고 있는 수혁 때문에 열불 났다. 자신은 전혀 안 그런데 말이다.

덕분에 Reve에서 제일 잘 안 나가서 한가한 힙합 형을 데리고 노는 중이었다. 빅 브라더가 자신이랑 놀면서 참 많이 다이어트에 성공해서, 앞으로도 이 형의 건강을 위해 함께해주기로 했다. 자신에게 고마워해야 할 것이다.

“……로이야. 나 밥 반공기만 먹으면 안 될까?”

“그래, 먹어. 먹고 돼지 되서 평생 루저로 지내.”

자신의 독설에 그가 양상추를 입에 넣었다. 하지만 자신이 이렇게 구박한다고 떨어져나가진 않았다. 그야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황금 동아줄을 잡은 건데 무명 랩퍼가 이런 기회를 얻은 걸만으로도 영광, 그 자체이지 않는가. 굳이 빅 브라더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옆에서 같이 식사를 하고 싶은 하이에나들은 많았고, 그도 그걸 아니 뭐라 하는 자신이 없음에도 집에 가서도 식단 조절을 하는 거겠지 싶다. 자신에게 잘 보이려고 말이다.

조금만 더 지켜보고 사람 괜찮다 싶으면 같이 앨범 작업할 거다. 이게 다 자신이 사람 골라내는 방법이었다. 괴롭혀서 떨어져나가면 바로 아웃이었다. 이 정도 끈기도 없이 험한 연예계 생활을 견딘다고 하는 건 어불성설. 빅 브라더는 자신에게 고마워해야 할 게 참 많은 늙은 후해였다.

“선배님, 안녕.”

“안녕하십니까.”

어째서 다른 소속사 연예인이 남의 식당 와서 밥 먹는지 모르겠다. 버릇없이 인사한 건 뇌출혈의 호영이고, 그 뒤는 영준이었다. 식권 어디서 받았냐니깐 예능에서 경매로 샀다고 했다.

“선배 보고 싶어서 무려 20만원이나 주고 샀어요.”

미친놈.

로이는 5천 원짜리를 20만원 주고 샀다는 호영에게 본전 뽑고 싶으면 에스프레소에 바닐라 아이스크림 넣어서 아포카토 20잔 만들어 먹고 가라고 했다. 둘이서 나눠 먹으면 10잔 정도니 충분히 가능할 듯싶었다.

“선배 그거 알아요? 선배는 농담이 진담처럼 들려서 가끔 오해하게 되요. 저 순간 진짠 줄 알았잖아요.”

농담 아닌데 말이다.

로이는 바가지를 잔뜩 쓰고 온 불쌍한 호구에게 오늘의 메뉴 중 제일 비싼 꽃게 튀김을 집어 식판에 올려줬다. 그런데 식당에 와놓고는 식사할 생각이 전혀 없는지, 호영은 자신이 집어 준 것만 먹고 더 안 먹었다.

“그나저나 나 벌써 우리 로순이 반전매력에 푹 빠져버린 것 같아요. 책임져요, 선배.”

트위터를 본 모양이었다. ‘그래서 어쩌라고’라는 시선으로 호영을 쳐다보자 그가 자기 바라봐줬다고 좋아라 했다. 하여간 미친놈인 건 틀림없었다. 그나저나 회사 식권이 돈이 된다는 건 처음 알았다. 이걸로 사업 하나 해볼까 싶다. 로이는 식권 한 줄을 꺼내 후배들 앞에 꺼내보였다.

“깎아줄게. 한 달 치. 백만 원.”

“콜! 대신 식당에서 밥 먹는 때 알려줘요.”

이러다가 은퇴하면 개털 날리게 생긴 호영이었다. 빅 브라더에게 형 밥 먹을 때 연락주라니깐, 호영이 폭탄머리가 아니라 선배님 식사 시간을 알고 싶은 거라고 했다. 빅 브라더도 선밴데 워낙 인지도가 없다보니 개싸가지 없는 후배의 드립에 아무 말도 못했다. 역시 인기는 있고 봐야 했다. 근데 어차피 인기는 한순간이니 짬밥이 갑이라는 걸 이 건방진 후배에게 알려 줘야할 것 같다.

“난 회사 식당 잘 이용 안 해.”

“그럼 주로 어디서 식사하세요?”

“그냥 도시락 먹어. 너희도 그럴 거 아니야. 스케줄 때문에 잘 오지도 못할 거면서 이거 백만 원 주고 사지마. 돈 지랄 떠는 것도 인기 있을 때나 가능하지, 끝나면 빚만 남아. 돈 관리 잘해.”

“어? 설마 저 걱정해주시는 거예요. 히히. 걱정 마요. 선배. 울 아빠가 초대박 부자라 돈 걱정할 필요 없단 말씀. 그나저나 그거 먹고 되겠어요? 배고프겠다.”

호영이 자리에서 일어난 자신에게서 식판을 뺐어들더니 어깨를 감싸 안았다.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왔다. 어디 감히 후배놈이 하늘같은 선배를 어깨동무 하나 싶어 손을 떼어내고, 어디 도망 못 가게 손을 잡고 연습실로 끌고 갔다. 재수 없는 뇌출혈 리더가 싱글벙글하며 좋아했다. 부르지도 않은 영준이 조용히 따라왔지만, 같은 그룹이니 세트로 오나 보다. 문을 닫자마자 호영에게 엎드려뻗치라고 했다.

“네?”

“너 엎드려뻗치라고.”

자신의 지시에 그가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 존재감 없던 영준이 갑자기 돌변한 것은 그 순간이었다. 미쳤는지 자신을 벽으로 밀치고 개새끼 마냥 그르렁거렸다.

“도련님한테 무슨 짓이야.”

“헐~. 야, 주호영. 너 도련님이었냐? 근데 갑자기 나 얘가 돌변해서 참 당혹스럽다. 영준이 너 나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

“……좋아합니다. 선배님.”

영준이 부끄럽다는 듯 고개를 살짝 돌리더니 자신의 멱살을 놓아줬다. 그래봤자 이미 자신은 삐질 만큼 삐졌다. 지금 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너도 기합.’이었다. 로이는 건방진 후배들을 엎드리게 하고 ‘내가 만만하니?’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다.

“아니요. 사랑하는데요.”

역시 호영은 자신을 만만하게 보는 게 틀림없었다. 머리 박고 있는데도 좋다고 방실거렸다. 너무 쉬운 건가 싶어 허리에 올라타 주자 그가 바닥에 드러눕더니 어느새 뒤돌아 자신의 위에 올라타 버렸다. 허리 안 나갔나 걱정됐다. 무대 위에서 곡예를 하는 그룹인데 다치면 큰일 나지 않는가.

“선배, 그거 알아요? 선배는 기합 주는 목소리도 너무 섹시해서 엎드려 있으면 섹스하는 것 같아요.”

미친놈을 상대로 규율을 타질려고 한 자신의 잘못이었다. 로이는 아예 뇌출혈 놈들이랑은 상종도 하지 않아야겠다 싶었다.

“닥쳐. 나 게이 아니라고 했지.”

“알아요. 그래도 좋은 걸 어떻게요.”

호영이 지 멋대로 주둥이를 드밀라고 했다. 로이는 그의 얼굴을 멀찌감치 밀어내버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진짜 도련님 맞는 것 같다. 지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는 게 딱 제2의 김수혁이었다. 앞뒤 생각 안하고 자기감정만 중요시 여기는 게 도련님들 특징인가 보다. 자신과 헤어진 수혁은 무려 여배우 5명과 연애설을 터트렸고, 파파라치들은 그가 데이트하는 사진을 찍어냈다. 결혼 못한다고 한 거지 사랑 안한다고 한 건 아닌데 말이다.

“우리 앞으로 얼굴 보지 말자.”

“싫어요. 이제 선배 얼굴 앞으로 더 자주 볼 거란 말이에요.”

영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라는 끔찍한 소리를 했다. 로이는 뭐 이런 후배들이 다 있나 싶었다. 일단 자신이 상대하기 버거운 존재들이라 지금 이 자리만 피하기로 했다. 남의 식구이니 다시는 회사에서 마주치는 일이 없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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