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51 다 보여줄게 =========================================================================
누군가가 자신에게 일어나라는 소리를 했다. 로이는 ‘어….’라 대답했지만 그냥 이불을 뒤집어쓰고 다시 잠들려고 했다. 그러다 벌떡 일어나 ‘기상했습니다. 촬영 들어가죠.’라며 정신을 바짝 차렸다. 자신 때문에 다른 스텝들을 기다리게 할 수는 없었다.
조감독이 카렌 일어났다며 감독에게 손짓을 보내자, Reve의 스타일리스트가 달려와 자신에게 노란 후드티와 롤업된 청바지를 줘 갈아입고 나왔다. 화장실 문 앞에 서있던 검은 정장 차림의 수혁이 ‘카렌, 밤늦게까지 만화를 보는 건 나쁘다.’라며 준호처럼 말했다. 벌써부터 배역에 몰입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자신도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 바보 펭귄이 하루 종일 나오는 아주 특별한 날이었단 말이야.’라고 제법 어린 아이 말투를 사용하게 된 마법사 캐릭터를 연기해줬다.
정우가 그 모습에 ‘준호, 카렌 까까 먹자.’라며 혹시 이거 PPL(간접 광고.) 아닐까 싶을 정도로 바닥에 과자들을 늘어놓고 간식 먹는 씬을 준비시켰다. 자신은 소파에 누워 발을 수혁의 허벅지에 올려놓고 TV 보면서 과자를 먹으면 됐다. 참으로 인간적으로 변한 마법사였다.
이게 아마 다음화 뒤쪽에 쓰일 내용일 것이다. 이 촬영 끝나면 시간상으로는 앞에 해당되는, 쇼핑몰에서 준호랑 카렌이 지금 입고 있는 옷을 사러 가는 장면과 자신이 길거리에서 플로리아 만나는 야외 씬을 찍으러 이동해야 했다.
로이는 슬레이트 소리를 듣고 한 손 가득 과자를 움켜쥐고 와작와작 먹었다. 그러면서 눈을 텔레비전에서 못 떼는 전형적인 상꼬마를 연기하니, 수혁이 밥 먹어야한다며 그만 먹으라고 했다. 그런 그의 말에 카렌은 ‘지금 내가 제정신이 아니야. 내 연인이 딴 놈이랑 팔짱을 끼고 있었다고.’라 격분에 찬 목소리로 울먹이고 짭짤한 스낵을 먹어댔다. 여기서 자신은 ‘과거를 회상한다.’라는 짧은 지문을 얼굴로 표현해내야 했다.
시청자들은 자신이 촬영 기구에 둘러싸여 있는 걸 이성적으로는 알지만, 머릿속으로는 떠올리지 못했다. 물론 그들이 드라마 보면서 ‘어 저기쯤에 감독이 있나 보군.’이라 생각하게 만드는 배우였다면 자신이 이 작품에 캐스팅 안 됐을 테지만, 템페스트를 보는 순간만큼은 로이가 아닌 카렌이라 감정이입하고 있는데 그의 감정을 자신이 끄집어내지 못한다면 시청자들은 드라마에 나오는 게 로이였다는 걸 알게 돼 앵글에서 벗어난 촬영팀을 떠올리게 되고 말 것이다.
연기력 논란은 얼마만큼 정확한 발음과 대사 실수가 없느냐가 아니었다. 그건 기본 중의 기본이었다. 진정한 연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만들어진 세트장을 실제라 여기게 하고 극 속 캐릭터와 사건이 진실이라 믿게 하느냐가 관건이었다.
고개를 옆으로 떨구고 멍하니 번쩍번쩍 빛나는 텔레비전의 화면이 바닥에서 맺히는 걸 봤다. 길게 내쉬어진 숨으로 아릿한 심정을 토해내고, 액자 형식으로 사건 전개를 시키는 템페스트의 장점인 사물의 프레임을 보다가 장면을 변환시키는 기법을 위해 고개를 들어 하얀 드레스를 입은 드라마 속 여주인공을 쳐다봤다. 이 장면은 조금만 쓰고 플로리아의 과거 회상으로 바로 넘어갈 것 같다.
해외촬영은 아무래도 한번 가면 완전히 뽕빨을 뽑아야 한다는 특성이 있어 미리 배우들과 스텝들이 방송 편성 전에 사전 촬영을 해 그동안 자신이 촬영한 드라마 중 템페스트가 시간적으로 제일 부담이 적었다. 천 년 전 과거와 현대의 사건이 겹쳐지며 진행되는 스토리 구조에서 그 절반을 이미 찍어놓았으니 시간에 쫓길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다른 작품들도 이렇게 사전 촬영을 하면 한국 드라마 퀄리티를 더 높일 수 있을 텐데, 방송 날짜랑 촬영날짜가 아슬아슬해 배우들은 매일 밤샘 촬영이고 작가들은 쪽대본이고, 스텝들은 한 겨울에도 땀냄새 쩌는 개고생들을 하고 있으니 그런 촬영현장의 실정 때문에 배우도 힘들고, 스텝도 힘들고, 작가들도 힘들었다. 그래서 나오는 쪽대본이었고, 그것 때문에 자기가 무슨 내용을 찍는지도 모르고 실력파 배우들이 감정 이입도 제대로 안 된 채 대사를 읊다가 가끔 발연기라 욕을 먹기도 하지만, 자신은 현실을 바꿀 수 없다면 그것들 또한 자신들이 감수해내야 하는 몫이라 생각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템페스트는 쪽대본도 아니건만 자신이 이렇게 힘든 건 역시 하수연 탓이었다. 드라마는 혼자 만드는 게 아니라서 배우들 간의 관계가 아주 중요했다. 파트너랑 호흡이 잘 맞으면 그게 다 화면에서 드러나니 자신으로서도 그녀에게 친절하게 대해줄 수밖에 없었다.
그때를 잊을 수가 없다. 물론 좋은 의미로 잊을 수 없다는 게 아니다. 템페스트를 위해 영국으로 해외촬영 갔을 때가 바로 하수연의 거머리 짓의 시발점이었다. 오래된 고성에서 하얀 베일을 쓴 플로리아의 손등에 자신이 입을 맞췄던 로맨틱한 장면과 양산을 쓴 아름다운 여인이 바람에 휘날리는 긴 머리카락을 귓가에 넘기며 자신에게 ‘카렌.’이라 부르는 아련한 장면, 자신이 보름달이 뜬 밤에 발코니 밑에서 날아올라 잠자리에 든 연인의 머리맡에 장미를 선물하는 장면 등을 찍느라고 꽤나 장시간 그곳에 머물렀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둘이 하루 종일 붙어 다녔는지라 무지 친한 누나동생 사이가 됐었다. 그런데 어느덧 너무 플로리아 배역에 푹 빠진 여배우는 자신을 자기 연인이라 착각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부터 팔에 들러붙기 시작했다.
자신도 잘 나가는 그녀와 척을 질 일은 없으니 오냐 오냐 했는데 그게 도가 지나쳐, 템페스트 촬영하다가 성질을 부렸었고 여배우 도망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거였다. 그래도 하루만 병결을 내고 다시 현장으로 나왔으니 그 프로 정신은 칭찬해줄만 했다.
로이는 감독의 컷, 소리에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녀는 ‘짜잔. 이건 내일모레야.’라며 시청자들에게 시간 변화를 알릴 수 있는 새옷을 입고 나타났다. 작가와 합심한 스타일리스트는 자신의 안티팬이 불명했다. 고양이 귀가 달린 후드티는 세기의 섹시 아이콘 로이 테일러를 엿 먹이려는 동인녀들의 불온한 사상이 담긴 의상이니 말이다. 수혁은 단일신사라 참 좋을 듯싶었다. 자신이 처음 돼지 털보에게 템페스트 설명 들었을 때만 해도 분명 이게 왕 진지한 드라마라 생각했는데 아무리 봐도 자신이 속은 것 같다는 느낌이 마구마구 들었다.
뭐 카렌의 지속적인 귀요미짓과 냉혈 킬러 준호의 아빠 미소는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건 게이삘 충만하게 둘만 주구창장 나오고, 여배우는 쩌리로구나 싶어 한 감독에게 따졌지만 삼촌은 ‘어허허. 로이야. 이 드라마에는 반전이 있어. 결코 남남 커플이 안 될 테니 참고 기다려.’라고만 말하니 앞으로 받아먹을 출연료를 생각해 꾹 참는 중이었다. 그나마 조금이라도 다행이라면, 시청률 떨어지는 순간 바로 카렌을 죽여 하차시키라 난리를 피우려 했던 자신의 계획이 무산되어버렸다는 점이었다. 개막장 드라마에서 초개막장 드라마가 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조금 아쉬웠다.
그렇게 준호 오피스텔이 나오는 씬을 한꺼번에 몰아서 찍고, 처음 그의 집에 놀러왔을 때 입었던 망토로 갈아입었다. 다음 촬영은 번화가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이었다. 그런데 사람이 너무 많아 구경꾼들 조용히 시키느라 스텝들의 목청은 터져 가는데 촬영은 30분째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고 말귀를 알아들으면 왜 한국 아줌마들이 억세졌겠는가. 저들은 다 누군가의 자식이었고, 말 더럽게 안 드는 아들딸들을 거치고 거치는 과정의 사람들이었다.
로이는 자신의 이름을 불러대는 팬들을 한눈에 내려다보기 위해 분수대 턱에 올라가 섰다. 조금이라도 시선이 높아졌다는 게 연설에서 얼마나 큰 효력을 발휘하는지 아는 아이돌이 또 누가 있을까 싶었다. 자신이야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직종의 종사자로서 사람들 심리를 연구하기 위해 심리학책도 읽고 팬픽도 일고, 기사의 댓글도 살펴보지만 보통의 아이돌은 그런 거까지 안 했다.
그냥 생각 없이 주어진 스케줄 소화하다 보면 삶의 주체는 자신이 아니라, 일이 되고 회사가 되고 팬이 되어버렸다. 뭐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자아를 잃고 슬럼프에 빠지는 건 결국 나락에 빠지는 결과를 초래하니, 겉이 화려해질수록 속도 그만큼 채워 넣는 자기계발을 하는 게 외모치장만큼 중요하다는 게 연예계 경력 19년차 로이 테일러의 말씀이시다.
“여러분, 쇼핑하시느라 많이 힘드셨죠? 일부로 힘든 발걸음 해 저희 촬영 구경하러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지금 저희가 촬영이 많이 지체되고 있으니 조금만 조용히 해주시면, 멋진 드라마 찍어서 그 관심과 사랑에 보답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허리를 90도로 숙여 폴더 인사를 하자, 구경꾼들이 더 이상 자신과 수혁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최대한 메시지는 간결하게, ‘그런데, 하지만.’ 같은 부정적 접속사가 없는 게 호감 연설의 키포인트였다.
“감독님, 이제 촬영 들어가시죠.”
분수대에서 내려와 정우에게 그리 말하니 스텝들이 로느님의 위엄에 감탄했다며, ‘역시 보통 아이돌은 아니야.’란다. 뭘 당연한 거 가지고.
로이는 사람들의 소란을 잠재우고 곧바로 카렌이 되어 문제의 병아리 후드티와 청바지를 사러 다니는 씬을 찍었다. 사람이 워낙 많아 1시간만에 후다닥 찍었지만, 옷 갈아입으며 준호 앞에서 패션쇼 하는 장면이 있어 피로감이 장난 아니었다.
그 다음은 남친이랑 팔짱 끼고 걷는 플로리아 환생체를 잡기 위해 길에서 준호 버리고 열나게 뛰는 장면을 찍었는데, 하도 뛰어 가로수 붙잡고 아침부터 들입다 먹은 과자를 다 토해내고 말았다. 그러자 뭐 좋은 장면이라고 템 찍느라 잊고 있던 KISS ME 카메라가 가까이 들어와 제발 이딴 거는 찍지 말라고 했다.
어차피 본방 때 다 편집해주겠지만, 그래도 방송사 테이프에 이 굴욕사가 남을 테니 찍히지 않는 편이 더 좋았다. 지금이야 KISS ME가 잘나가니 안 쓰겠지만, 조금 약빨 떨어진 것 같으면 ‘비하인드 장면 공개.’라며 써먹는다는데 자신이 전재산을 걸 수 있었다. 시청률이라면 자기 아내 자식 장모 사돈 친구 연인 다 팔아먹을 몬스터 99들이 모여 있는 사는 방송국이니 말이다.
“로이, 아픈 거야? 감기 걸렸다고 하던데….”
“괜찮아요. 좀 열이 나서 그렇지.”
리얼 예능에도 어느 정도 대본이 있었다. 하지만 예전만큼 시나리오 그대로 스토리를 전개시키지는 않았다. 하다못해 다큐에 나오는 아주 작고 사소한 장면조차 다 설정이니 할 말 다한 거 아닌가. 리얼 예능이란 시청자들에게 ‘진실.’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는 다큐처럼 실제사항임을 강조하지만 결국 알맹이를 포장하는 방법의 차이일 뿐, 연예인들의 진실된 모습을 보고 싶다는 팬들의 욕망을 이용해 먹는 프로일 뿐이었다.
오늘 KISS ME의 포인트가 ‘감기 걸려 아픈 로이. 보호해주고 싶어.’이니 PD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자신을 병자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일에 협조해주는 게 자신의 역할이니 안 아파도 아픈 척해주기로 했다. 방송국 사람처럼 끼어 맞추기를 잘하는 자들을 자신이 본 적 없다. 촬영 기다리며 자는 것조차 자신이 아파서 그런 거라 자막 나갈 확률이 99%였다. 1%는 혹시 모를 PD의 콘셉트 바꾸기를 고려해 빼는 거였다.
로이는 다크써클이 내려앉은 기분이었다. 수혁이 물병을 건네 입을 헹궈내고, 수정에게 토하느라 지워진 립 메이크업을 다시 받았다. 그리고 곧바로 하수연 잡기 위해 달리는 장면을 또 찍었다. 돼지 털보가 ‘아니지, 죽었다 살아난 연인을 보는 얼굴은 그게 아니라고! 그 복잡 미묘한 사랑의 감정을 왜 모르냐. 너 연애 안 해봤어?’라며 자신이 뻔히 제대로 된 연애 못한 거 아는 주제에 화를 내 ‘그래!!’라 성질을 냈다. 그러자 KISS ME PD가 깜짝 놀라 한 감독님한테 왜 그러냐고 말렸다. 그러자 정우가 그녀에게 걱정 말라며 자신의 목에 헤드락 걸고 ‘이게 우리의 애정 표현이지. 울 조카 진짜 연기자 만들려는 스파르타 교육법이랄까.’라며 낄낄거렸다.
“예에에~? 로이랑 감독님이!!”
왜 템페스트 스텝까지 놀라나 싶었다. 분명 자신이 ‘삼촌, 삼촌.’이라 쉬는 시간에 무지 불렀던 것 같은데 말이다. 조명 감동이 ‘돌연변이.’라며 작게 속삭여 자신이 ‘울 삼촌 총각 시절에 짱 잘생겼었습니다.’라 변호해줬다. 하지만 아무도 믿는 것 같지 않았다. 심지어 김수혁마저 웃으며 ‘한감독님이……참 잘생겼습니다. 네. 제 눈에도 잘생겼어요.’라고 간신배가 되었는데 왠지 모르게 그 온화한 목소리 속에서 비꼼이 들리는 것 같아 다시 한 번 진짜라고 외쳤다. 아무리 자신이 먹을 것을 갈망하는 배고픈 아역 배우였다 할지라도, 어린 꼬꼬마 시절 알사탕 하나에 넘어갈 위인은 아니었다. 그 시절 청년 정우는 쉬는 시간마다 여배우들이 ‘감독님~.’하며 달려드는 턱수염이 멋진 섹시남이었다.
“아, 진짜라고. 왜 다들 사람 말을 안 믿어. KISS ME 자료화면 띄어주시죠! 자, 봤지? 류혜미, 차혜련, 조수영, 심혜진 등 당대 내놓으라 한 여배우들이 내 외숙모가 될 뻔 했다는 거 아니야.”
그런 자신의 외침에 스텝들이 허망한 웃음과 함께 분주하게 카메라 선 정리하는 척 했다. KISS ME PD는 ‘이거 편집해줄까요?’라고 물었다.
“…………그래주면 고맙고요.”
로이는 돼지가 되어버린 멋쟁이 삼촌의 옆구리를 손가락을 푹푹 찔렀다. 아주 쏙쏙 들어가는 게 이 지방만큼 울 삼촌이 열심히 살았구나 싶어 마음이 짠했다. 방송국 PD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감독 되고는 명감독 되겠다고 밤샘 촬영하느라 술 마시느라 연애 안 한번 못 해보고, 이 나이 이때껏 모태솔로라 참 안쓰러웠다. 그러고 보니 이 아저씨야 말로 진정한 연애 한번 못 해보고 지금 자신더러 연애 감정 모르냐고 나무라는 거였다. 이례 뵈도 자신은 완전 짱짱한 게이인 척하는 남친이 있는 데 말이다.
조카는 한 정우 감독의 등에 올라타 ‘삼촌, 그런데 심혜진 선배님한테 전화 안 와?’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가 택도 없는 소리 말라며 자신의 궁둥이를 두툼한 손으로 팡팡 때렸다.
“그런데 로이야, 너 정말 몰라?”
“응 뭐가? 나 표정 연기 그렇게 구렸어?”
“………아니. 그냥 그런 게 있어. 에구, 하여간 아직도 꼬맹이지. 난 네가 19년 동안 이 바닥 구른 게 신기하다.”
“뭐! 내가 뭐가 어때서! 이 돼지삼촌이!”
그녀는 털보 돼지의 머리카락을 움켜잡았다가, 그의 머리털에 너무 머릿기름이 좔좔 흘러 ‘흐어어억.’하는 비명과 함께 손을 놓고 미친 듯이 정우의 옷에 손바닥을 닦았다. 그러자 수혁이 ‘그것이 로이의 매력이지요.’라 했고, 다른 스텝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베베가 귀여우니 동참하는 거라 했다. 하여간 이상한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