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25 사랑이 뭐길래 =========================================================================
꿈속에서 자신은 그녀의 연인이었다. 물론 현실에서도 그렇다지만, 어린 로이의 나이 때문에 항상 슬퍼야했던 자신은 그 세계에서는 마음껏 섹스를 즐길 수 있는 성묘의 주인이었다. 고양이가 야옹야옹 자신에게 우유를 달라고 울어댔다. 빤짝이는 금발머리 사이로 뛰어나온 앙증맞은 귀가 아주 귀여웠다. 자신이 손으로 귀를 만져주자 그녀는 제 손등을 분홍빛 말랑말랑한 혀로 그루밍을 했다. 그런데 손뿐만 아니라 다른 곳도 할짝할짝 핥아대기 시작한 것이다.
오 맙소사!
알몸의 로이가 옆으로 누워 한쪽 다리를 들어 올린 채 제 다리 안쪽을 혀로 닦아내는데 그 분홍빛 속살이 다 보였다. 활짝 벌이진 음부에서 그녀의 붉은 음핵이 수줍게 고개를 들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야옹, 주인님. 배고파요. 우유 주세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자신에게 애교를 부리는 고양이에게 다가가 봤다. 자신이 그녀의 등을 어루만져주자 주인의 무릎에 제 젖가슴을 문지르는 로이는 엉덩이를 치켜든 채 허리를 낮춰 대단히 야해보였다. 그러나 어디서 이런 음탕한 포즈를 배웠냐 그녀를 혼내주기에는 자신의 애완묘는 너무 사랑스러웠다. 그녀가 자신의 바지를 풀러 성기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제 몸을 그루밍하듯 자신의 것을 정성스럽게 핥아주는데 자신의 의지와 배반되게 손이 그녀의 붉은 속살로 다가갔다.
수혁은 하얀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이미 흥건히 젖어든 질에 손가락을 넣어봤다. 뜨거운 그곳이 오물거리며 자신의 검지와 중지를 잡아 삼키더니, 고양이는 ‘아응으응, 주인님 자지로 쑤셔주세용.’라며 색스러운 목소리로 울어댔다. 아아, 이런 발칙한 고양이 같으니라고.
그런데 자신이 아무 대답도 안했건만 배가 고프다며 자신의 물건을 잡아 직접 그 위로 내려앉는 로이였다.
“흐아앙, 너무 좋앙. 야옹. 로이한테 우유주세용.”
고양이가 자신의 페니스를 아랫입으로 물고 쪽쪽 빨아냈다. 그러면서 자신의 위에서 쿵덕쿵덕 뛰어대는데 커다란 젖이 출렁여 침을 꿀떡 삼키고 그녀의 분홍빛 유두를 입에 물어봤다. 그러자 달콤한 꽃물이 쏟아져 내리는 그녀의 질 내벽이 자신의 페니스를 아플 정도로 조이며 고양이는 교성을 질러댔다.
“앗, 앙앙. 로이 갈 것 같아요. 주인님.”
자신의 피스톤질에 허리가 뒤로 넘어가는 로이를 끌어안고 열심히 박아댔다. 아아, 로이 사랑합니다. 어서 나의 아이를 임신해주세요.
“도련님, 전화 받으십시오.”
갑자기 이 중요한 순간에 도련님이라니. 무슨 소리입니까. 로이, 이제 우리는 2차전에 들어가야 합니다.
“도련님, 오야붕이 전화 안 받으면 한국으로 오시겠답니다.”
수혁은 철구의 말에 벌떡 일어났다. 정말 잠이 확 달아나는 말이었다. 그는 그런 자신의 모습에 ‘건강하신 것 같아 이 철구는 마음이 놓입니다.’라며 엄지를 치켜들고 전화기를 넘겨줬다. 뭔가 싶어 그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잠옷바지 위로 자신의 것이 볼록 솟아나 있었다. 수혁은 침대에서 떨어진 이불을 주워 얼른 그곳을 가렸다. 젠장.
“뭡니까.”
한창 좋은 꿈에서 자신을 깨웠으니 합당한 이유가 있으리라 싶었다. 한 달에 한번 연락할까 말까하는 아버지가 애틋함이나 그리움 같은 이유로 자신에게 꼭두새벽부터 연락을 할리 없으니 말이다. 거기다 지금 자신은 배고픈 고양이게 우유를 못 줘서 아주 짜증난다!
{켄이치로, 이 아비가 일본말을 사용하라 했을 텐데.}
수화기 너머로 으르렁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렇다고 무서워서 벌벌 떨 자신도 아니었다.
“전 한국인이라 한국말 사용합니다.”
그는 잠깐 귀에서 전화기를 멀리 떨어트렸다. 자기 아들한테 거시기를 잘라 개한테 먹여버리겠다는 둥, 배때기를 갈라 네 창자로 모쓰나베(소 창자가 들어간 전골요리)를 해먹어버리겠다는 둥, 피부 가죽을 벗겨내 거실에서 카펫으로 사용하겠다며 노발대발을 하고 ‘너는 일본인이다. 이 창피한 것아.’라는 언제나 듣는 단골 멘트를 해, 그러기에 호적을 파라니깐 왜 말을 안 듣냐 하니 네가 내 하나밖에 없는 야마구치라 그런다. 조만간 동생 낳으면 너 같은 건 죽이버릴 테니 걱정 말고, 네 몸에 일본인의 피가 반이나 흐른다는 걸 고마이 여기라 하였다.
“어머니가 들으면 서운해실 겁니다. 제가 군대 갔다 오고 완전한 한국인이라며 무지 좋아하셨는데.”
{뭐 네가 매국노라는 거는 내 익히 아니 더 이상 말 않겠다. 그래. 우사기짱은 잘 있고?}
이게 자신에게 새벽부터 전화를 건 목적인 듯싶었다. 그런데 아직도 나이 50이 넘은 아줌마에게 토끼라 부르는 건 뭐가 싶었다. 이런 한심스러운 팔불출이 자신의 아버지라니 이 몸에서 야마구치 피만 쏙 빼서 버리고 싶었다. 자신이 아무런 대단을 안 해주자 네 엄마한테 큰일이 벌어진 것 같다며 설레발을 쳐댔다. 쿄토 세력의 움직임이 수상한 게 아무래도 네 어미가 납치가 된 거 같단다. 분명 둘이 싸워서 어머니가 전화를 안 받자 자신에게 이러는 모양인데 그런다고 자신이 아버지가 걱정하니 전화 받으라는 말을 그녀에게 전해줄리 없었다. 이양 할 거면 좀 그럴듯한 걸 말하던가. 김문중의 딸을 감히 누가 건드리겠는가.
“걱정 마십시오. 아버지. 어머니는 연희동에서 아주 잘 계십니다.”
{…………그러지 말고 잘 확인해보래도. 이 불효자식아, 네 어미가 위험하다는데 그 따위 말을 해? 내가 자식 농사를 잘 못 지었지. 으이구. 속이 문드러진다. 우사기짱이 잘 못 되면 너부터 포 떠주마.}
아버지의 말에 진짜 어머니가 납치당한 건가 걱정이 되었다. 수혁은 어제 벌어진 로이의 사건도 있어 얼른 카톡으로 ‘어머니 납치 당하셨습니까.’라 연락을 넣었는데 1초 만에 ‘ㅋㅋ’이라 왔다. 다행히 어머니는 건강하신 것 같다.
“예. 아버지, 지금 연락을 해보니 어머니는 납치를 당한 듯합니다. 그럼 이만 전화 끊겠습니다.”
{잠깐, 잠깐! 켄짱. 아빠가 잘못했어. 사실 우사기짱이 화가 나서 내 연락을 안 받네. 아빠 도와줄 거지?}
근엄한 목소리를 버리고 흑룡회의 주인은 평범한 남자가 되어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자신은 하루라도 우사기짱의 목소리를 못 들으면 죽는다며 엄살을 피우며, 엉엉 우는 소리를 냈다. 진짜 입으로 ‘엉, 엉.’이었다. 워낙 낮고 통 울림이 깊은 음성이라 우는 게 아니라 물개가 재주 부리는 줄 알았다. 누가 이런 아버지를 백귀야행 대장 야마구치라 부르나 싶었다. 자신이 보기에는 토끼 바보인데 말이다.
“그럼 제가 로이랑 결혼하는 거 허락해주십시오. 드디어 우리 사귀기로 했습니다.”
{걔가 대가리에 총 맞았냐? 너랑 사귀게? 이제 하다하다 네 망상을 진짜라 믿어버리는 정신병자로 발전하다니. 이 아빠가 무지 슬프구나. 하지만 현실을 직시하렴. 로이 테일러는 세계적인 스타라 너 같은…. 하 참나. 켄짱. 아빠가 네 마음 다 이해해. 이십대까지는 질풍노도의 시기인지. 아이돌이 좋을 수도 있어. 암, 그러니 어서 일본으로 돌아와 후계자 수업을 받으렴. 이제 내일이면 서른인데 그만하고 정신 차려야지.}
“정말입니다. 저 한국에서 유명한 스타가 되었습니다. 물론 일본에서는 아버지 덕을 많이 보기는 했지만 로이랑 같이 드라마 찍는 수준입니다. 어떻게 아들한테 그리 관심이 없을 수 있습니까.”
{뭐? 네가 그렇게 유명해졌다고?………그래서 우리 우사기짱은 어떻게 됐는데? 아침 반찬으로 뭐 먹었데.}
수혁은 모든 대화의 흐름이 어머니로 흐는 것 같아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아버지의 성화에 못 이겨 그녀에게 카톡으로 물어보니 ‘안 먹었음.’이라 와 그렇다 말해줬다.
{아니, 이 시간까지 밥도 안 먹고 이러다 네 엄마 영양실조로 쓰러지는 거 아니야? 켄, 어서 내가 한국으로 가야되겠구나. 끊어라.}
새벽 5시에 밥 먹는 인간이 비정상이지.
수혁은 어떻게 해서든 한국으로 오려드는 남자를 말렸다. 일본 최고의 야쿠자는 나라의 치안 문제는 물론, 대외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지만 일본 왕실에게 의뢰를 받아 그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나랏일의 궂은일을 대신하고 있어 쉽사리 움직여서는 안 되는 자였다. 거기다 할 것도 많으면서 어떻게 한국에 온단 말인가.
“아버지 진정하시고 제가 어머니께 잘 말씀드릴 테니 일본에 가만히 계시죠.”
{그래, 어서 전화해봐. 내가 절대 네 삼촌을 무시했다는 게 아니라 꼭 전해라.}
“삼촌은 왜요?”
{아니 그 게이놈이 남자한테 미쳐서 폐인이 됐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네 엄마가 건강 상하게 우리 태형이 어떻게, 라며 너무 걱정하는 하는 거야. 그러니 이 아빠는 귀여운 우사기짱이 아플까봐 그런 놈은 신경 끄라고 했는데 어쩜 그럴 수 있냐 화를 내를 거 있지? 하여간 이참에 내가 네 삼촌한테 예쁜 계집애라도 밀어 넣어줘야지. 왜 사지 육신 멀쩡한 사내자식이 더럽게 비역질이야? 애인 놈 하나 도망갔다고 죽는다고 난리를 친단다. 내 원 상스러워서…. 우리 우사기짱만 아니었어도 조 패서 정신 차리게 해줬을 텐데 이 놈의 처가가 늦둥이라면 끔찍이 알니 그 모양 그 꼴로 자란 거지. 개 패듯 패면 다 해결될 일을 네 엄마는 뭘 그리 걱정해서 그러나 싶다.}
“맞습니다. 그런 건 매가 약인데 말입니다.”
확실히 김가네 늦둥이로 태어난 막내아들은 지나칠 정도로 어머니와 외할아버지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었다. 자신이 보기에도 삼촌 같은 인간은 조 패면 정신 차리는 텐데 말이다.
{…그래서 네가 로이랑 사귄다고?}
“네!”
잠시 딴 생각에 빠져있던 수혁은 그녀의 이름에 정신이 번쩍 들어 답했다. 그러자 안 돼, 란다.
“지랄…이 아니라. 아버지, 돌으셨군요? 반대하셔도 전 상관 안 합니다. 저 로이가 20살 되면 무조건 결혼합니다.”
{너야 말로 돌았구나. 켄이치로. 남자랑 남자는 결혼할 수 없단다. 거기다가 네 삼촌이 게이라 김씨 가문의 대가 끊길 걸 걱정한 우사기짱이 네 소꿉친구랑 닥치고 결혼하래.}
“로이는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저의 신부가 될 겁니다.”
{…그래 네 망상 속에서겠지. 조만간 네 엄마가 병원에 데려가서 그 병 치료해줄 테니깐 걱정 말고 결혼해. 너 연예인 놀이하는 거 이 아비는 더이상 지켜볼 수 없다. 어서 일본에 돌아와 결혼하고 후계자 수업 받아.}
“싫습니다! 저 야쿠자 안합니다. 로이가 야쿠자를 얼마나 싫어하는 줄 압니까. 아버지야 말로 닥치고 어머니한테 이혼 당하십시오. 전 한국인이라 로이랑 결혼하렵니다.”
수혁은 새벽부터 자신의 속을 뒤집어놓은 아버지 때문에 뭐처럼 좋은 꿈으로 행복했던 기분이 와장창 깨져버렸다. 그는 얼른 전화를 끊어버리고, 폰으로 어머니에게 ‘아버지가 삼촌 보러 게이 새끼라 했습니다. 개 패듯이 패버리고 싶답니다. 완전 상스럽다 했습니다.’라 카톡을 보냈다. 그러자 바로 전화가 왔다.
“알려줘서 고맙다. 아들. 네 아빠는 이 엄마가 처단해주마.”
그는 그녀에게 웃으며 ‘어머니 제게 여자친구가 생겼는데 말이죠.’로 네코짱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아버지를 싫어하면서 팔불출인건 똑 닮은 아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