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78화 〉엘프의 마을로 떠납니다. (78/81)



〈 78화 〉엘프의 마을로 떠납니다.
콰아앙!!


“무슨 일이야?!”

마왕과의 훈련(?)을 마친 후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운 용사는 갑작스러운 폭발음에 놀라 복도로 나왔다.


“폭발음.....”

복도로 나오자 법사 역시 같은 것을 들었는지 지팡이를 잡은  주위를 경계하며 복도에 서 있었다.

“무슨 소란인가요?”

복도에서 용사와 법사가 마주치자 엘프 역시 폭발음을 들었는지 오이를 먹던 중 복도에 나와 먼저 주위를 경계하는 둘에게 물었다.

“엘프 너도 들은 거야? 잘못들은 건 아닌가보네..”
“엘프의 귀는 강아지만큼이나 뛰어나요. 잘못 들었을 리 없어요.”
“.......큰소리였어.”

복도에서 법사와 엘프를 만난 용사는 자신이 들은 폭발음이 무언가 잘못들은 것임이 아님을 확인하고 서둘러 폭발음이 들린 장소를 향해 달려갔다.

제발  좋은 일만이 아니기를.....


폭발음에 왠지 모를 불길함에 휩싸인 용사는 폭발 장소를 향해 달리며 그렇게 기도하였다.

“여긴가?”

폭발음이 들린 장소에 도착하자 그곳에는 마치 여기서 폭발이 일어났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무너져 내린 벽이 있었다.


“이건......”

무너진 벽을 발견하자 용사 일행은 황급히 주위를 둘러 벽을 폭파시킨 범인을 찾으려 하였으나 주변인 먼지로 뒤덮여 시야도 좋지 못할뿐더러 열심히 고개를 돌려보아도 주변에 인기척이라곤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것도 없..”


콰앙!!


주변을 둘러보던 법사가 확인을 마치고 용사에게 말하는 와중 방금 전 들었던 폭발음과 같은 소리와 함께 법사의 주변에 폭발이 일었다.

“법사!!!”
“꺄아앗!”


갑작스럽게 일어난 폭발에 대처를 하지 못한 용사와 엘프는 비명을 지르며 폭발에 휘말린 법사를 찾았고 흩날리는 먼지연기 속 웃음소리와 함께 무언가 다가오는 듯 누군가의 실루엣이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우선 하나 제거”


웃으며 하는 누군가의 목소리에 용사는 소리가 난 곳을 응시하였고 그곳에는...

“하이...엘프씨?”


흩날리는 금발머리. 엘프족 특유의 길다란 귀와 다른 엘프와 비교해도 눈에 띌 정도의 새하얀 살결에 어째서인지 정신을 잃은 채 추욱 늘어진 성녀를 어깨에 메고 있는 하이엘프가 용사와 엘프를 비웃고 있었다.

“하이엘프님?!”

눈앞에 나타난 하이엘프의 모습에 용사가 당황하자 엘프 역시 예상하지 못한 존재에 당황했는지 놀라고 있었고 하이엘프는 그런 용사와 엘프의 반응을 보며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


“크하하! 뭐냐 너희들! 이 녀석이 이런 짓을 하는 게 당황스럽기라도 한 거냐?”
“이 녀석....?”


자신을  녀석이라 부르며 몸을 두어 번치고는 허리에 손을 올리는 하이엘프의 모습에 용사는 무언가 위화감을 느껴 하이엘프를 자세히 바라보았다.

“너는 대체....?”


용사가 하이엘프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기색을 보이자 하이엘프는 그런 용사에게 씨익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하였다.


“뭐야. 의외로 감이 좋잖아?”
“무슨...... 커억!”

갑작스럽게 용사에게 파고들어 날린 하이엘프의 주먹에 용사는 얻어맞은 복부를 감싸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러자 마무리를 하려는 듯 하이엘프는 수도를 머리 위로 올렸고 그대로 무방비한 용사의 머리를 가격ㅎ...


휘익!


려 하였으나 빠르게 하이엘프의 눈앞을 지나간 마력의 화살에 하이엘프는 동작을 멈추었다.


“갑자기 무슨 짓인가요.”


화살이 날아온 곳을 바라보자 활시위를 당긴 채 하이엘프를 겨냥하고 있는 엘프.

“방해군.”

엘프를 보자마자 하이엘프는 중얼거리며 곧장 엘프에게 다가가 주먹을 내질렀고

“샐러맨더!”

화륵


하이엘프의 주먹이 닿기 전 엘프가 불러낸 불의정령 샐러맨더가 엘프의 주위를 불로 감싸 하이엘프의 주먹을 저지하였다.

“치잇.”

공격이 막힌 하이엘프는 혀를 차며 엘프를 노려보았고 엘프 역시 기세에 밀리지 않으며 하이엘프를 겨냥한 채 말하였다.

“걸어온 싸움이라면 피하지 않아요.”


평화를 사랑하며 싸움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엘프의 의외의 투쟁심에 조금 의외라는  눈썹을 꿈틀거리는 하이엘프.


“하아앗!!”


그러나 그런 놀라는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 하이엘프의 등  다시 일어난 용사는 하이엘프를 향해 달려들었다.

휘익

기합과 함께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내며 용사가 성검을 휘둘렀으나 하이엘프는 마치 뒤에 눈이 달리기라도 한 듯 여유롭게 용사의 공격을 피하였다.


“어이! 용사 뭐하는 짓이야! 성검으로써  화려한 활동인데 첫발부터 빗맞추면 어떡해!”
“시끄러우니까 다음 공격이나 준비하세요!”
“나  참. 이런 녀석이 용사라니. 나 같은 위대한 성검을 뽑는 용사라면 세계멸망에 대항할 만큼의 실력과 인성을 두루두루 갖췄으며 유명해질만한 요소를 여러 가지 갖춘......”
“시끄러어어어엇!!!”
“으오오오오오오!!!”


성검이 징징대자 짜증이  용사는 당장 성검을 하이엘프에게 휘둘렀으나 분노로 단순한 궤도로 휘두른 덕분에 하이엘프는 가볍게 용사의 공격을 피할 수 있었....

퍼억

“커억!!”


다고 생각하였으나 갑작스럽게 성검에서 튀어나온 흑룡의 주먹에 하이엘프는 그대로 복부를 맞은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크윽.... 뭐냐! 그 검은!”
“흥! 이 꼬맹이 녀석의 공격이 맞는 걸 기대하느니 차라리 난 나를 믿겠어!”

자리에 주저앉은 하이엘프가 말하자 용사의 성검에서 팔짱을 낀 흑룡의 상체가 튀어나오며 하이엘프에게 말하였다.

“흑룡?”
“...........어스 퀘이크”
“우왓!?!”


하이엘프가 흑룡에 놀라자 갑작스레 땅이 흔들리기 시작하고는 하이엘프가 서 있는 지면이 무너져 그대로 하이엘프의 하체가 지면에 박히고 말았다.

“...........복수”
“법사!”
“안 다쳤네요~!”
“.........흥!”


챙이 넓은 모자를 잡은 채 한껏 멋을 부리며 마법을 사용한 법사에게 용사와 엘프가 반갑게 맞이하자 법사는 콧김을 내뿜으며 자랑스러운 듯 지팡이를 바닥에 꽃았다.

“자. 이걸로 당신은 포위됐어요. 이제 어서 뭐가 어떻게 된 일인지 차근차근 설명해 보시죠.”
“흥. 하찮은 것들이.. 고작 이런 걸로 이겼다고 생각하는 거냐?”
“물론 단순히 이겼다고 생각하진 않죠. 하지만....”

용사가 말하며 성검을 바닥에 꽂아 마력을 불어넣자 하이엘프가 박혀있던 지면이 더욱 단단해져 하이엘프가 옴짝달싹할 수 없게 되었다.


“그쪽도 그냥 빠져나갈 수 없을 텐데요? 게다가 주위는 이미 저희 동료가 막고 있고 말이죠. 어서 무슨 일이 있던 건지, 왜 성녀님이 기절해서 그쪽에게 매달려 있었는지 차근차근 설명해보시죠.”
“흥. 하찮은 것들이.”
“그런 하찮은 것들에게 포위당한 당신은 뭘까요?”
“쳇. 도발이냐? 뭐, 고작 그런 도발을 해봐야 고작 지나가는 개가 짖는 걸로밖에 들리지 않는다만.”
“그런가요. 그렇다면 굳이 강압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아아. 나도 말이지.”
“에.....?”

쿠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궁


용사의 말에 하이엘프는 그렇게 웃으며 말하고는 자신이 박혀있던 땅에 지진을 일으켰다.

“무슨?!”

하이엘프가 박혀있던 땅이 흔들리며 쩌적쩌적 금이 기 시작하자 용사는 부서져가는 바닥을 바라보며 당황하였다. 그런 용사의 당황하는 모습이 즐거운 듯 하이엘프는 씨익 미소를 지어보이며 용사를 바라보았다.

“거 봐라.”


쩌적.. 콰지직!

당황하는 용사를 비웃던 하이엘프는 방금 전까지 보이지 않던 등 뒤의 순백의 날개를 펼치며 바닥을 부수고 나왔다.


“너희 같은 지상의 하찮은 것들이 날 붙잡아  수 있을  없잖아.”


바닥을 부수고 하늘로 날아오른 하이엘프는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는 용사일행을 바라보며 그리 말하였다.


“너는 대체...?”

날개를 펼친 채 자신들을 내려다보는 하이엘프의 모습에 상황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 용사는 다시금 하이엘프의 정체를 물었다.

제아무리 하이엘프라도 저런 천사의 날개를 가질  있을 리 없다. 그렇다면 어깨에 들쳐 멘 성녀의 힘인 것일까? 하지만 아무리 천사의 힘을 끌어쓴다한들 그 힘은 단순한 마력일 뿐 물리적인 형태로 드러나는 것이 아닌 것이다.


물론 그것이 완전한 물리적인 형태로 드러나게 할 수는 있으나 그것은 완벽한 힘의 흡수.  성녀가 완전히 죽어 마력화가 되어 하이엘프에게 흡수되었을 때의 이야기이다. 지금은 단지 쓰러져 있을 뿐 죽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어째서? 용사는 여전히 하이엘프의 날개에 대한 의문을 가진 채 눈앞의 하이엘프를 바라보았다.


“<알브>라는 존재를 알고 있나?”
“알...브..!”


하이엘프의 말에 용사는 흠칫 놀라며 알브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하였다.


알브라는 단어는 아까  저녁식사 때 하이엘프에게 들은 단어. 잊지 않았다.

고대의 엘프족. 엘프족의 시초라 불린다는 종족 알브.


그런데 갑자기 그 이야기가 여기서 왜?


하이엘프의 말에 의문을 가지면서도 용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료스알브가 어떠한 존재인지도 알겠군.”

하이엘프의 말에 용사는 눈앞에 날개달린 하이엘프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료스알브란 신들의 낙원 알브헤임에서 지상에 내려와 어떠한 과실로 인해 신의 자격을 박탈당한 추방자. 또한 고대의 엘프족 알브의 완전한 시초라 전해지는 엘프의 신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들 지금 눈앞에 있는 인물은 오늘 낮에 보았던 하이엘프다. 물론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성녀의 힘을 빼앗아 날개를 달고 있는 것 같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날개를 제외한  다른 부분들 모두는 하이엘프 바로 그녀이다.


“지금 당신이 료스알브라고 말하고 싶은거야?”
“역시 눈치가 빠르군. 뭐, 굳이 말하자면 본인 그 자체는 아닌 몸을 빌렸다고나 할까.”
“이를테면 빙의했다는 말이군..”
“하하. 그런 거지! 그리고 마침 이 빙의한 몸에 천족. 그것도 고위급의 천사가 달라붙어 있었으니 어떻게 힘을 흡수하지 않고 버틸 수 있지?”
“이 자식이.... 하지만 완전히 힘을 흡수하지 않았다면 날개는 만들 수 없을 텐데?”
“흥. 하찮은 지상의 것들의 상식을 이 위대하신 알브헤임의 신에게 들이밀지 말도록. 물론, 지금 완벽히 이 천족의 힘을 흡수한건 아니다만 신에게는 완전히 힘을 흡수하지 않더라도 마력뿐 아닌 힘과 능력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거든.”
“그런....”


그렇다는 것은 지금  료스알브가 날개를 펼치고 있는 동안 성녀의 힘을 계속해서 흡수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렇다면...”

료스알브의 말을 파악한 용사는 빠르게 성녀를 구하기 위해 성검을 집어 료스알브에게 달려들었다.


“어이쿠. 신에게 그런 하찮은 공격이 통할 거라 생각하나?”
“크읏..!”

료스알브에게 달려든 용사가 성검을 휘두르자 다시 한 번 가볍게 용사의 검을 피하였고 아까처럼 빗맞은 성검에서 흑룡의 팔이 나와 료스알브를 공격하였으나 같은 공격에 두 번 당하지는 않는다는 듯 가볍게 흑룡의 주먹을 받아내었다.

“공격이 너무 단조로운 것 아니냐?”
“........플레임 샷.”


용사의 공격을 받아내고 기고만장하는 료스알브에게 법사가 뒤에서 불길을 날렸다. 그러나 료스알브는 이 공격 역시 가소롭다는  가볍게 날개를 휘둘러 튕겨내었다.

기습이 막히자 법사는 분하다는 듯 료스알브를 노려보았으나 료스알브는 오히려 그런 법사의 반응이 즐겁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법사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이번에도 역시 빈틈을 노린 듯 엘프의 화살이 료스알브를 향해 날아갔고 이번에는 정말 방심하고 있던 듯 급히 피하였으나 엘프의 화살은 료스알브의 얼굴을 스쳐지나갔다.

“............”
“아까워요!”


불의의 기습이 결과적으로 실패하자 아쉽다는 듯 팔을 휘저으며 말하는 엘프. 그런 엘프의 모습에 료스알브는 피가 흐르는 자신의 뺨을 잠시 훑고는 엘프를 노려보았다. 그러자 이번엔 다시 용사가 사각에서 들어와 료스알브에게 검을 휘둘렀고 엘프에게 완전히 정신을 빼앗겨있던 료스알브는 용사의 공격에 등을 베이고 말았다.


“이것들이......!!”

용사가 등을 베자 완전히 화가 난 료스알브는 인상을 찡그리며 용사를 째려보았고 그 순간 법사의 마법이 료스알브에게 직격했다.

“............그래비티”
“우왓!!”


콰앙!

법사의 마법에 의해 료스알브는 그대로 바닥에 처박혔다.


“엘프! 이틈에 성녀님을!!”
“네!”

료스알브가 바닥에 끼인 틈을 타 엘프는 특유의 재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료스알브 어깨의 성녀를 빼왔다. 용사는 엘프가 성녀를 빼오는 것을 보자 준비되어있던 검기를 곧장 료스알브에게 날렸다.

콰과광!!


큰 폭발음과 함께 용사의 공격이 꽂히자 법사는 마법을 중단하였다.

“나이스 콤보였어.”
“멋진 연계였어요!”
“...........흥!”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