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2화 〉엘프의 마을로 떠납니다.
“여신님이다!”
“여신님이야!”
“아아... 여신님...”
“그러니까아~ 여신님은 제가 아니라니까요~”
엘프의 마을.
엄마 엘프의 안내에 들어온 마을광장에서 용사 일행은... 아니 정확히는 성녀가...
숭배‘당하고’있었다.
“그러니까 저는 단지 여신님의 말씀을 들을 뿐이고, 오늘 이곳에는 여신님을 만나러....”
“천족의 여신님 부디 저에게도 신의 축복을....!!”
“와앙~ 그러니까 여신님이 아니라니까요~!”
어째서 상황이 이렇게 되었는가...
여기에 대해서는 꽤나 긴 설명이 필요했다.
사건의 발단은 시간을 거슬러 마왕성이 붕괴된 시점.
✻ ✻ ✻
“박살났네...”
“박살났네요.”
“박살났어.”
“.......박살.”
“박살났어요.”
“...흐윽”
“.......”
붕괴된 마왕성 앞
용사 일행은 박살난 마왕성의 잔해를 보며 서로 자신들이 보고 있는 광경에 대해 다시금 재확인 하였다.
“그래도 아무도 다치지 않은 건 불행 중 다행이야...”
철저히 박살난 마왕성의 잔해를 보며 용사는 방금 전 일어났던 사건에 대해 회상하였다.
“마.....”
콰앙!!
용사가 마왕을 부르기도 전 이미 마왕은 본래의 드래곤 모습으로 변하여 마력을 뿜어내었다.
용사는 그런 마왕의 폭주와 피해를 최소화 시켜 막기 위해 반사적으로 자신의 왼손에 깃든 흑룡을 불러내어 주위에 방어벽을 둘렀다.
“크윽,....”
그러나 성검 흑룡의 힘과 용사의 힘을 웃도는 듯 마왕의 힘에 방어벽은 금이 가기 시작하였고 용사는 재빨리 나머지 일행에게 대피를 지시하였다.
용사의 지시에 법사는 지팡이를 소환시켜 텔레포트의 준비를 하였고 성녀는 모두를 지키려는 듯 양손을 모은 채 용사를 제외한 나머지 모두를 날개로 감싸주었다.
“......용사."
잠시 후 텔레포트의 준비가 끝난 듯 지팡이를 땅에 찍어 바닥에 마법진을 생성한 법사가 용사를 불렀고 그것을 본 용사는 법사의 마법진 범위로 재빨리 뛰어들었다.
“.......텔레포트.”
용사가 뛰어드는 것과 동시에 법사가 주문을 외우자 용사 일행은 법사의 마법에 의해 그 자리에서 사라졌고
콰앙
마왕의 폭주로 인해 마왕성 주변의 모든 것이 붕괴되었다.
“위험했어....”
텔레포트를 타기 직전 용사의 마지막 힘을 짜내어 만든 또 하나의 방어벽 덕분이었는지 마왕의 폭주로 인한 파괴는 마왕성 영역뿐 다른 곳은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물론 그것 때문에 마왕성은 모두 붕괴되어 버렸지만.....
“마왕님....”
회상이 끝난 용사는 붕괴된 마왕성 앞에 주저앉아 있는 마왕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
“마, 마왕님....”
“...............”
용사가 말을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절한 듯 멍하니 붕괴된 마왕성만을 바라보는 마왕의 모습에 용사는 조금 섬뜩함을 느끼며 조심스럽게 마왕을 다시 불렀다.
“저기... 마왕..... 님.....”
“용.....사아.....”
용사가 다시 부르자 마왕은 무표정을 유지하면서도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는 것인지 붉게 물든 눈망울에서 눈물을 뚝뚝 흘려댔고 용사는 그런 갑작스러운 마왕의 모습에 당황한 채 자리에 앉아 마왕과 마주하였다.
“마, 마왕님.... 왜 그러십니까?”
“용사..... 나.. 어째서 이런 짓을....”
뚝뚝 조금씩, 그러나 끊임없이 떨어지는 마왕의 눈물에 용사는 마왕을 끌어안아 등을 토닥이며 마왕을 달랬다.
“괜찮아요. 그럴 수도 있는 거죠... 마왕성은 다시 지읍시다. 뭣하면, 법사에게 건물을 지을 마법은 없냐고 물어볼까요? 전보다 더 화려하고 웅장하게 짓도록 하죠.”
“안 돼... 그래서는... 그래서는 의미가 없단 말이다아...”
마왕을 안심시키기 위해 용사가 말했으나 마왕은 오히려 그런 용사의 말에 안겨있는 용사의 품을 적시며 오열을 하였고 용사는 더욱 품에 안긴 마왕을 토닥이며 다시 이야기를 꺼냈다.
“그, 그럼 전이랑 같은 모습으로 짓도록 할까요.....? 아, 혹시 마왕성에 중요한 물건이라도 있던 건가요? 그런 거라면 제가 여기 전부를 뒤져서라도 찾아내도록...”
“........니다.”
“예.....?”
“그런게... 아니다. 저 성은...........와의 약속으로 ...........의 의미랑 추억이...... 훌쩍...”
우는 와중 코맹맹이 소리와 용사의 품에 안긴 채 중얼거리는 마왕의 말이라 정확하게 이해하지는 못하였으나 대략의 문맥을 파악한 용사는 마왕이 붕괴 전 마왕성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해 할 수 있었다.
“.........훌쩍”
“저기 흑룡아저씨..?”
“상황은 대략 파악했다.”
훌쩍이는 마왕을 보며 용사는 자신의 왼손에 있는 흑룡에게 말을 걸었고 평소와 달리 사뭇 진지한 태도의 흑룡은 용사의 부름에 한 손 크기의 작은 사이즈로 소환되어 팔짱을 낀 채 대답하였다.
“즉, 저 붕괴된 마왕 성을 다시 원상복귀 시켜달란 말이지?”
“네. 그냥 모양만 같은 게 아닌 의미를 되살린다거나 그런 쪽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건 없을까요?”
“........딱 한 가지. 방법이 있긴 해.”
“그게 뭔가요?”
용사의 질문에 골똘히 생각하던 흑룡은 용사의 질문에 무언가 떠오른 듯 말하였고 용사는 얼른 흑룡에게 대답을 요구하였다.
“대신 이 방법은 사용하는데 굉장한 마력과 시간, 체력이 요구되는 방법이야. 웬만한 녀석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은 것인데....”
“그래도 일단 방법이라도 알려줘 보세요. 지금 이렇게나 슬퍼하고 있는 모습이 안보이세요?”
“뭐, 확실히 그렇긴 하군.... 어이. 레비아탄. 지금 내가 하는 이야기 집중해서 들어.”
용사가 방법의 설명을 재촉하자 뜸을 들이던 흑룡은 마왕의 이목까지 집중시켰고 훌쩍이던 마왕이 흑룡에게 집중하자 흑룡은 우선 마왕에게 질문을 던졌다.
“듣자하니 레비아탄, 마왕성에 대한 애착이 상당한 것 같은데.”
끄덕
흑룡이 말하자 마왕은 고민하는 기색하나 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그런 마왕의 반응에 흑룡 역시 마왕이 마음을 납득하였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질문을 이어나갔다.
“그렇다 해도 단지 마법으로 외형만 복구가 된다거나 이런 건 싫은 거 아냐.”
끄덕끄덕
계속되는 흑룡의 질문에 어린아이처럼 용사의 품에 안긴 채 고개를 끄덕이는 마왕.
그런 마왕의 모습을 보며 용사는 조금 귀엽다는 생각이 들어 자연스럽게 머리를 쓰다듬으려하였으나 상대가 마왕이란 것을 다시금 자각하고는 마왕의 머리를 쓰다듬기 위해 올린 손을 다시 내려놓았다.
“그렇다면 조금 힘들겠지만 시간마법을 사용해보는 게 어때?”
“시간마법?”
“그건...... 전설로 남은 마법 아닌가요?”
흑룡의 제안에 용사는 개념 자체를 모르겠다는 듯 흑룡에게 물었으나 마왕은 개념은 알고 있으나 사용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는 뉘앙스로 흑룡에게 물었다.
“그게 말이지, 나. 사용할 수 있거든.”
그렇게 말하며 스스로를 가리키는 흑룡의 모습에 마왕은 놀랍다는 듯 눈을 크게 뜨며 흑룡을 바라보았고 그 의미를 모르는 용사는 그런 둘을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정말이세요? 그 흑마법 중의 정점이라고 불리는 시간마법을 흑룡아저씨가 사용할 수 있다구요?”
“어이어이. 날 뭘로 보는 거야? 지금은 성검이라고 하지만 이래봬도 흑마법의 정점을 찍은 드래곤. 흑룡이라고.”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이며 흑룡이 말하자 마왕은 눈을 반짝이며 존경의 눈빛으로 흑룡을 바라보았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용사는 시간 마법의 정확한 위대함은 알지 못하였으나 마왕 서열 중 1위라는 눈앞의 마왕조차 사용하지 못하는 마법이라면 엄청난 것이겠구나. 라는 짐작은 할 수 있었다.
“뭐. 말은 그렇게 해도 이 마법의 사용에는 엄청난 마력이 필요해서 말이지.... 사용하려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할거야.”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데요?”
“음. 레비아탄 너의 풀 차지 마나 일주일분......”
“그렇게까지 많이 사용되는 않는 것 같네요.”
“이 마법의 발동 자체에 소비되는 최소한의 마력이다.”
“그렇다는건.....”
“제대로 효과를 발동하기 위해서는 또 레비아탄 너의 풀마력 일주일분이 필요하지. 거기에 시전 규모에 따라 추가마력이 들텐데 마왕성의 크기와 상태를 봐선 또 추가 마력 일주일분. 총 3주 분의 풀 차지 마력이 들겠군.”
“그런.....”
✻ ✻ ✻
그렇게 된 용사 일행은 마왕의 마력 충전을 위한 시간 동안 거처할 장소의 해결과....
“그러고 보니 여신님께서 엘프의 마을에 가면 무언가 알 수 있다고 하셨는데 이참에 엘프씨 댁에 신세 좀 지면되지 않을까요!”
“흐에에.....?”
갑작스러운 성녀의 제안에 조금 싫은 기색의 엄마 엘프의 반응에도 불구하고 엘프의 마을, 엘프의 집에서 신세를 잠시 지기로 했다.
그렇게 급작스럽게 엘프의 마을로 온 용사일행은 무언가 사고가 있었는지 다쳐 쓰러진 엘프가 있었고 성녀는 힐에는 자신 있다며 자랑스럽게 쓰러진 엘프에게 다가가 등에 달린 날개를 펴고 하늘에서 무언가 성스러워 보이는 빛을 내뿜으며 쓰러진 엘프를 치료하였고....
“여신님! 저에게 가호를!!”
“저도!! 저에게도!!”
“제게도 부탁드립니다! 여신님!”
“으아앙~ 그러니까 여신이 아니라니까요~!”
지금 여신이라 숭배 받는 상황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용사니임~ 용사님이 설명해 주세요. 진정한 여신님은 제가 아니라 다른 존재라는 걸.”
“아니... 그렇게 말씀하셔도... 딱히 제가 진짜 여신님을 만나본 적이 없어 설명하긴 힘든데요..”
“지금 절 배신하시는 건가요?”
“이야기가 어떻게 그렇게 됩니까?! 그리고 방금 그런 모습을 보여 놓고 어떻게 여신이 아니라고 금방 부정해요!”
“평범한 힐일 뿐이잖아요!”
“아니! 전혀 평범하지 않았거든요! 힐 주제에 쓸데없이 웅장했거든요! 하늘에서 무언가 내려오는 줄 알았잖습니까!”
성녀의 외침에 용사는 태클을 걸며 성녀에게 소리쳤고 그런 용사의 태클에 기세가 눌렸는지 말문이 막힌 성녀는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용사를 바라볼 뿐이었다.
“하아... 그리고 일단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습니까.”
그런 성녀의 표정에 용사는 한숨을 쉬며 성녀에게 말하였고 좀비처럼 성녀에게 축복을 바라는 엘프들의 모습에 용사일행은 모두 용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어서 도망치도록 하죠.... 어머님. 어머님의 자택은 어디에 있죠?“
“에....? 저기... 그러니까... 그게...."
".......좌표. .....실례.“
성녀의 질문에 당황한 엄마 엘프가 대답을 제대로 못하자 법사는 재빨리 바닥에 생성한 텔레포트 마법진을 발동시키기 위해 엄마 엘프이 손을 잡아 좌표를 얻은 뒤 마법을 발동시켰다.
“.......텔레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