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70화 〉엘프의 어머니가 오셨습니다. (70/81)



〈 70화 〉엘프의 어머니가 오셨습니다.
우물우물....

마왕성의 부엌


아직 아침 준비가 이른 시각 용사는 아침 식사를 준비할 겸, 정원에서 처음만난 엘프에게 사과할 겸, 엘프를 부엌에 데려와 샐러드와 과일을 챙겨주었다.

“뭔가 이런 일이 전에도 있었던 것 같은데.....”


엘프를 처음 만났을 때를 생각하며 용사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오물오물...

그리고 처음 보는 엘프 역시 그 때의 엘프와 같이 샐러드의 야채를 오물거리며 맛있게 먹고 있었다.

설마 이번에도 샐러드를 만들어 줬다고 주인님이 되어 달라든가 하지는 않겠지...?
엘프와 비슷한 만남에 엘프와 비슷한 전개.

아마 이대로라면 그 때의 전개는 엘프가 갑자기 자신을 주인님 취급하는 것이었으니 용사는 그런 불안이 들었다.

뭐, 그래도 우리 엘프가 특이한 것이지 설마 종족 전체가 그렇겠어?

아까 전 말을 걸었을 때 곧장 경계심을 보이며 도망친 것도 있고 우리 엘프와는 다를 것이다.

아침 식사를 준비하며 용사는 그렇게 스스로를 납득시켰고 그런 용사의 고민을 아는지 모르는지 처음 보는 엘프는 여전히 샐러드의 야채를 오물거렸다.


 때의 샐러드를 먹는 엘프가 생각날 정도로.....

“하암~ 용사 아침 준비하고 있어?”
“.......!!”
“아.”

용사가 아침 준비를 하고 있자 웬일로 일찍 일어난 공주가 눈을 비비며 부엌으로 걸어왔다.

그러자 공주에 놀란 엘프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용사의 뒤로 숨었고 재빠른 엘프의 행동에 용사와 공주 모두 벙진채 멍하니 엘프가 순식간에 사라진 자리를 바라보았다.

“저기... 엘프씨?”
“............”


엘프가 용사의 등 뒤에 숨자 용사는 자신의 등을 꽉 붙든 채 오들오들 떨고 있는 엘프를 불렀으나 엘프는 용사의 등에 붙은  떨어지지 않았다.


“아. 엘프 뭐하는 거야. 아무리 엘프라도 그런 식으로 용사를 독차지 하면 안 되지.”
“..........!”

용사의 등에서 엘프를 떼어내기 위해 공주가 다가오자 엘프는 겁을 먹었는지 용사의 등에 얼굴을 파묻고 더욱 오들오들 떨기 시작했다.


“용사...?”

그러자 그런 엘프의 낯선 행동에 공주 역시 당황했는지 용사를 바라보았고 용사는 그런 공주의 시선에 상황을 설명하려 하였다.

“그게 말이지, 공주. 실은 엘프가.....”
“왔어요~! 오늘에야말로 여신님의 계시가 내려왔어요!!”
“...!!”

공주에게 엘프를 설명하려하자 성녀가 큰소리를 내며 부엌으로 달려왔고 안 그래도 겁에 질려있던 엘프는 더욱 용사에게 파고들어 안겼다.

“어라~? 오늘 엘프는 유독 용사님꼐 달라붙어 있네요~?”
“아니, 그게 말이죠...”
“.......용사아”


성녀의 질문에 용사는 공주에게 하려다 만 설명을 하기 위해 운을 띄웠으나 이야기 도중 법사가 들어와 용사에게 다가왔다.

“아. 법사. 잘 잤어?”
“.........”
“...?”


용사의 아침인사에 법사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용사의 등 뒤에 달라붙은 엘프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대답도 없이 멍하니 용사와 엘프를 바라보는 법사의 모습에 용사는 머리에 물음표를 띄웠으나 법사는 여전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어? 법사?”

용사의 품에 점프해 안겨들었다.


“아니 무슨.....”

갑작스럽게 앞뒤로 안긴 엘프와 법사에게 당황한 용사는 준비하던 아침식사를 멈추고 자신의 품에 안긴 법사와 등에 매달린 엘프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저기, 엘프씨.. 이제 놓아주시지 않을래요?“

도리도리

용사가 정중히 엘프에게 부탁했으나 엘프는 절대 놓지 않겠다는 듯 필사적으로 용사의 등에서 얼굴을 가로저었고 귀가 축 늘어진 채 떨고 있는 엘프의 모습에 우선은 가만히 두기로 하였다.

“저기, 그럼 법사. 아침 준비를 해야 하는데 조금만 비켜줄 수 있을까?”
“.............”


엘프를 포기한 용사는 품안에 매달린 법사를 보며 말하였으나 법사 역시 용사의 품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아니... 둘 다 이렇게 하면 아침식사 준비가  되는데...”
“........”
“........”


법사와 엘프가 떨어지지 않자 난감하게 된 용사가 아침식사를 빌미로 떨어지라 말하였으나 엘프와 법사 모두 반응이 없었다.


“용사...”
“아, 공주. 저기 말이야 여기 둘 좀 떼어줄....”
“에잇~!”
“어째서 공주까지 붙는거냐고!!”

공주가 다가오자 용사는 공주에게 엘프와 법사를 떼어줄 것을 부탁했으나 공주마저 용사의 오른팔을 붙잡아 용사의 몸에 붙었다.

 그래도 꽉 달라붙은 엘프와 법사 때문에 정신이 없는 상황에 공주마저 달라붙으니 용사는 난감해 미칠 지경이었다.

“저기... 성녀님...?”

결국 자신의 품에 달라붙은  떨어지질 않는 세 여자들에 의해 용사는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남아있는 성녀를 바라보며 도움을 요청하였으나

“저도 달라붙으면 되는 건가요~?”

일이 그렇게 제대로 풀릴 리가 없었다.


“아니! 그런  아니고...!”


성녀의 질문에 용사는 태클을 걸며 다시 도움을 요청하려 하였으나 용사의 말을 듣는둥 마는둥 성녀는 남아있는 용사의 왼 팔을 부여잡고는 그대로 용사의 품에 달라붙었다.


“대체 어쩌다 아침식사 준비가 이런 일이 돼버린 거지...”
“용사가 마성의 남자니까 그런 거지~ 역시 내 남편~”
“갑자기 결혼시키지 말아줄래?! 공주!”

모두가 달라붙자 한숨을 쉬며 용사가 중얼거리자 용사의 오른팔에 붙어있던 공주가 자랑스러운 태도를 보이며 용사에게 말하였다.

“뭐가 불만이냐~ 그림 좋구만. 휘우~!”


지금 이 상황과 공주의 대답에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한 용사에게 또 하나의 골칫거리가 용사에게 말을 걸며 용사의 왼 손등 문양에서 빛을 발하며 나왔다.


“좋은 그림인데~ 아주 남자들이 부러워하겠어. 크하하하!”
“흑룡 아재는 들어가!!!!”
“끄어어어어어어어아!!”

용사를 놀리며 호탕한 웃음을 짓는 흑룡을 용사는 단 한방의 외침으로 흑룡을 자신의 왼 손등에 봉인시켜버렸다.

“하아.... 하... 아무튼, 저기 이제 다들 나와 주시지 않겠습니까? 정말로 아침 준비해야 된다고요....”

변명거리가 그리도 없는지 스스로 무언가 아침식사에 집착하는 남자가 되어버린 기분이 든 용사였으나 아무튼 아침을 준비해야 되는 것은 사실이었다.


“우으...”
“...........”
“싫어~ 다른 애들이 나가면 나도 나갈 거야~”
“후후”


그러나 이러한 용사의 진심어린 부탁에도 불구하고 엘프는 여전히 겁에 질린 채 떨어지질 않았고, 법사는 전혀 반응이 없으며. 공주는 대항의식을 불태우고 있는데다 성녀에 이르러선 아무런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자꾸 그러면 아침식사 제때 못합니다만....? 게다가 너무 우리끼리 이렇게 달라붙은 모습을 마왕님이 보시기라도 했다간.....”
“용사..... 나, 잠이 덜  것 같은.......”
“........!!”
“데......?”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고 했던가, 용사가 아침식사 준비 걱정과 함께 마왕님께 이렇게 달라붙은 모습을 보여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걱정하는 찰나 마왕이 잠이 덜  듯 눈을 비비적거리며 부엌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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