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8화 〉~낚시를 갑니다~ (68/81)



〈 68화 〉~낚시를 갑니다~

“하아.... 어쨌든 성녀님이 찾으시는 여신님이 아니니 다시 돌려보내드려도 괜찮죠?”


성녀에게 태클을 건 용사는 무슨 일을 겪었는지 호수 안에서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는 운디네를 측은하게 바라보며 성녀에게 말하였다.


“으응~ 아쉽긴 하지만 여신님이 아니라니 어쩔 수 없죠....”
“처, 처음부터 아니라고 했는데에...”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며 용사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는 성녀. 그런 성녀를 부들부들 거리며 노려보는 운디네.

그런 둘의 모습을 보며 용사는 다음에 진짜 여신이 나타나면 대체 어떻게 되는 것일까....?

하는 약간의 호기심과 정체모를 여신에 대한 측은함이 일었다.


“뭐, 그렇게 되었으니 운디네씨. 지금까지 죄송하게 됐.....?!”
“꺄아앗!!”


성녀와의 이야기가 끝난 뒤 용사는 호수 쪽 운디네에게 사과하며 이제 다시 본래의 장소로 운디네를 보내주려 하였으나 갑작스럽게 운디네가 호수에서 펄쩍 뛰어오르며 용사의 품안에 안겼다.


“우, 운디네씨?!”


갑작스러운 운디네의 행동에 용사는 당황하고 말았고 용사의 품안에 안긴 운디네는 어째선지 몸을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품안에 안긴 운디네의 떨림을 느낀 용사는 무언가 의아함을 느끼곤 운디네의 얼굴을 바라보았고 용사가 바라본 운디네는 금방이라도 울 듯 눈물이 글썽글썽한 채 울상이 되어 있었다.

“우, 운디네씨....?”
“흑.... 흐에에엥.....”

울상이 된 채 용사에게 안긴 운디네에게 용사는 진정하라는 의미로 등을 상냥하게 토닥이며 운디네를 달랬고 그런 용사의 행동에 운디네는 긴장이 풀린 듯 눈물을 물에 관련된 정령을 증명하듯이 콸콸 쏟아내었다.


“저, 저기 운디네씨..?”
“흐아앙!! 오늘 대체 이게 무슨 일이예요오... 오늘 갑자기 호수에 전류가 일어난다 싶더니, 전류를 피해 도망쳐 잠시 육지에 나오니 여신님이라고 끌려가질 않나... 다시 물속으로 도망치니까 잠잠해졌다 싶은 전류가 갑자기 다시 흐르질 않나... 오늘은 저에게 있  저주의 날이예요. 근처에 강한 마족이 기운을 뿜어내서 저를 저주하고 있는거예요....”
“.........”

운디네의 말에 용사는 옆에 있는 마왕을 힐끔보며 살짝 뜨끔하는 기분이 들었으나 마왕이 운디네에게 저주를 걸 리 없다고 생각하며, 울고 있는 운디네를 달래주었다.

“흐윽.... 저주가 아니면 대체 뭐가 문제인 건가요.....”

눈물을 훔치며 운디네가 용사에게 묻자 용사는 호수에 흐르는 전류에 대해 잠시 생각하다....

“설마......”

짐작가는 것이 있는지 중얼거리며 식은땀을 흘렸다.

“뭔가 아시나요?”


짐작가는 것이 있다는 반응에 운디네는 곧바로 용사의 옷을 잡아당기며 물었고 용사는 흐르는 식은땀을 닦지도 못한 채 품에 안긴 운디네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에, 에에?”
“죄송합니다.......”
“에?”

.
.
.


용사의 짐작에 법사가 있는 곳으로 돌아와 보니 낚시가  되지 않는지 여전히 낚싯대를 잡은 채 호수를 노려보고 있는 법사가 있었다.


“법사.....”
“.........”

용사가 법사를 부르자 법사는 아무런 말도 없이 용사에게 달려와 용사의 품에 안겨 용사를 올려다보았다.

그런 법사의 모습을 보니  티는 나지 않지만 평소보다 확실히 기분이 나쁜 듯 볼도 살짝 부푼 채 용사를 바라보는 법사의 얼굴이 보였다.

아마 표정을 보아하니 낚시가 제대로 되지 않아 전류를 흘려보낸 것이리라...
그런데 어째서 전류를 흘려보냈는데도 물고기를 잡지 못한 것일까?

그런 의문이 용사의 머릿속을 맴돌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용사.”
“응.”
“............안 잡혀.”


그런 것 같았어....

용사는 법사의 말에 그런 생각을 하였으나 진지하게 말하는 법사의 모습에 차마 그걸 입 밖으로 꺼내지는 못하였다.


“그, 그랬어? 많이 아쉬웠겠네..”


끄덕


용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열망의 눈빛으로 용사를 바라보는 법사. 아마도 다시 한  용사에게 물고기를 잡아달라는 의미인  같았다.

법사의 시선에 용사는 낚싯대를 집어 물고기를 낚아줄까 하였으나 우선 지금은 그런 일에 현혹될 때가 아니었다.

“저기.. 그런데 법사.”
“.............”

물고기를 낚아주고 싶은 욕망을 참으며 용사가 법사를 부르자 여전히 용사의 품에 안겨있는 법사는 용사의 부름에 고개를 갸우뚱 거렸고 용사는 그런 법사에게 바로 본론을 말하였다.


“혹시 말이지, 내가 없는 사이에 호수에 전류 흘려보낸 적 없어? 마법을 썼다던가 무언가 이용했다던가 말이지...”
“.............”
“아야. 아파. 법사”

용사가 법사에게 묻자 용사의 말을 들은 법사는 곧바로 팔을 휘두르며 용사의 배를 두드렸다.

아마도 억울하다는 것을 몸으로 표현하는 것 같았다.

“.........고기”

용사를 때린 법사는 자신의 낚싯대 주위를 가리키며 말하였고 용사는 그런 법사의 낚싯대 주변을 바라보았고, 역시나 한 마리도 낚은 것 같지 않았다.


“..........못 잡았어.”


용사가 낚싯대 주위를 살피자 분하다는 듯 조금은 울먹이는 투로 법사가 말하였고, 용사는 그런 법사의 모습에 미안하다고 사과하였다.

“아니, 그런데 그게... 여기 운디네라는 정령이 호수에서 전류가 느껴진다고 했거든.... 아무래도 아까 전 이 주변 호수에서 전기를 쓴 게 법사뿐이니까...”
“.........”

용사가 변명하자 법사는 여전히 볼을 부풀린  용사를 노려보았고 그런 법사의 모습에 용사는 차마 얼굴을 마주할 수 없었다.

“........탐색”
“응?”
“..........마력 탐색.”

어지간히도 억울했는지 법사는 지팡이를 소환한  주변의 마력을 탐지하기 시작하였다.

눈을 감은 채 몸에서 빛을 내며 무언가 중얼중얼 거리는 법사. 그런 법사의 모습에 모두들 이목이 집중되었으나 법사는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마력의 탐지에 집중하였다.


“............반응.”

중얼거림을 멈춘 법사는 이윽고 눈을 뜨며 반응을 찾은 듯 말하였고 그런 법사의 반응에 용사는 법사에게 물었다.


“반응이 있어? 어디에?”
“........전송.”

용사가 묻자 법사는 지팡이로 바닥을 한 번 톡 치고는 이내 주변 바닥에 마법진을 생성하여 모두를 마력의 반응이 있는 곳으로 전송시켰다.


.
.
.


“우하하하하!! 역시 잡은 뒤 싱싱한 물고기를 먹는게 가장 맛있지~!”
“......................”

법사가 전송하자 눈앞의 광경을 본 용사는 그대로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왜냐하면, 바로 그 눈앞에 있던 것은 바로......

용사의 몸에 깃들어 있어야  자칭 성검, 흑룡이 꼬리로 호수에 전류를 흘려보내 물고기를 낚는 낚시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체 지금 뭘 하고 계십니까아아아!!!!”
“응? 보면 모르냐? 낚시지. 낚시.”
“뭘 낚시야! 당신 내 손등에서 언제 빠져나갔어!!”
“응? 그거야 네가 너무 뒤치다꺼리만 하러 다니니 지루해서 몰래 빠져나왔지.”
“뭘 그리 당당해!  계약 검이!!”
“검에게도 자유가 있는 법이야!!”

사실 검이라기보단 드래곤이지만 굳이 이 부분에 대해서는 누구도 태클을 걸지 않았다.


“후우.. 그리고 어딜 봐서 낚시야!! 그냥 건져먹는구만!!”
“내 낚시 실력이 너무 뛰어난가보구만~”
“비열하다고 하는거야아!!”
“오~ 이게 누구신가~?  호수의 정령 운디네 아닌가~? 조금 배  채우고 있었어~ 괜찮지~? 조금 따끔거리긴 하겠지만 맞다보면 기분 좋아질 수도....”
“무시하지마!! 그리고 알면서 그랬냐아!! 이 답 없는 흑룡!! 게다가 무슨 난데없는 성희롱이야아!!!”
“넌 왜 갑자기 흥부ㄴ..........으갸아아아아아악!!!!”


흑룡에게 태클을 걸며 용사는 당장 자신의 왼손을 펼쳐 흑룡에게 들이대었고 그와 함께 어리둥절하던 흑룡은 용사의 왼 손등의 무늬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계약이 계약인지라 아무리 흑룡이 방대한 힘을 가지고 있고 마음대로 나왔다 들어갔다 할 수 있더라도 용사가 강한 의지를 가지고 흑룡을 자신의  손등에 봉인하려하면 봉인이 된다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된 용사가  행동이었다.

“하아.....”


흑룡을 왼 손등에 봉인한 용사는 주위를 잠시 둘러보고는 그대로 한숨을 쉬며 생각하였다.


‘다시는 이 모두를 데리고 외출 따위 하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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