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6화 〉~낚시를 갑니다~
“헤헤~”
“에....엘, 엘프!!! 너... 너! 무슨 짓을!!”
“에~ 그치만 저도 하고 싶었다구요~ 다들 저만 왕따 시키고 주인님이랑 키스하려고 한 거잖아요?”
“그.. 그런 적.....!!”
아예 없다고, 완전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한 용사는 그대로 말문이 막혀버리고 말았다.
그러자 뾰루퉁한 표정을 지은 채 투덜거리던 엘프는 용사의 반응에 확신을 하곤 더욱 기세가 등등해져 말했다.
“이것봐요~! 저만 쏙 빼놓고 마왕님이랑 공주님과 키스하니까 그런거라구요~”
“아, 아직 안했느니라!!”
“맞아! 아직 용사가 제대로 정하질 않아서 못했다구!”
엘프가 말하자 억울하다는 듯 항의하는 두 사람.
그러나 항의를 한 이후 두 사람의 반응은 정반대로 엇갈렸다.
마왕은 순간적으로 울컥해 항의를 했으나 그런 자신의 반응이 부끄러운 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공주는 불만어린 표정으로 볼을 부풀린 채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용사에게 다가가....
“에? 공주 잠... 뭘 하려는.....”
“가만히 있어!!”
그대로 용사에게 키스하였다.
“으웁!!”
공주와 횟수로 따지면 이번이 두 번째.
그러나 여전히 이런 것에 익숙지 못한 용사는 방금 전 갑작스러운 엘프의 키스에 대한 충격과 공주의 남성스러울 정도로 강한 박력에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공주와 키스를 하였다.
“어때 용사? 내 키스가 더 기분 좋았지?”
“.......”
저돌적인 공주의 키스에 정신이 없는 용사는 키스가 끝난 후 묻는 공주의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하였다.
“아... 으....”
그리고 그런 갑작스러운 공주의 행동에 마왕역시 당황한 채 엘프와 같이 뾰족한 귀를 추욱 늘어뜨린 채 얼굴을 붉히며 공주와 키스한 용사를 바라보았다.
“자! 그럼 마왕님도 주인님이랑 키스하는 거예요!”
“에...?!”
용사와 같이 당황한 채 용사를 바라보는 마왕에게 엘프가 키스를 제안하자 마왕은 깜짝 놀라며 키스를 제안한 엘프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엘프의 어떠한 흑심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순수한 표정에 마왕은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고민에 빠지고 말았다.
지금 이 흐름을 타서 그대로 용사에게 키스해버릴까? 그렇지만 아무리 흐름대로라곤 하나 자신이 용사에게 키스를 하는 것은 역시 부끄럽다. 기왕이면 용사 스스로가 자신에게 아무도 없는 조용한 무드 있는 곳에서 저렇게 박력 있는 것보단 작은 새같이 귀엽고 얌전한 키스를...
“아..!”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버린 마왕은 다시 정신을 차리며 현실로 돌아왔으나 이미 대답을 우물거린 마왕에게 질린 엘프가 마왕을 용사에게 끌고 간 뒤였다.
“주인님~ 주인님~ 그럼 이제 마왕님이 남았으니 마왕님께 키스해주세요~!”
“무, 무슨?!”
“.........”
엘프가 용사에게 말하자 용사는 조금은 정신이 돌아왔는지 엘프에게 태클을 걸었으나 마왕은 막상 눈앞에 용사가 보이자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곤 흐름에 몸을 맡기기로 하였다.
“마왕님만 키스를 안 해주시고 왕따 시키시는 건 너무하다고 생각해요!”
“갑자기 키스하라고 해도 말이지... 바, 방금 전은 엘프 너랑 공주가 갑자기 강제로 한 거니까 딱히 내가 일부러 안하는 것도 아니고 마왕님 역시 나랑 키스하고 싶다고 생각하시진....”
“아닌 것 같은데요~?”
“?!”
“...........”
용사가 주절주절 말하는 사이 이미 흐름에 몸을 맡긴 마왕은 얼굴을 붉힌 채 양 손을 자신의 가슴 앞에 모아 조금 떨며 눈을 감고 입을 쫑긋 세워 용사에게 내밀고 있었다.
마왕의 그런 행동에 용사는 당황한 채 마왕을 바라보고 있었으나 이미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그러나 자신이 받는 것만은 굽히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마왕의 모습에 용사 역시 고민에 빠지고 말았다.
이것은 해야 하는 것일까...? 그러나 그냥 해버리면 지금은 흐름을 타서 키스를 했다하지만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어딘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닐까?
이미 완전히 모두들 흐름에 몸을 맡겨버린 듯 하였으나 용사는 흐름을 따르기 보단 나중에 대한 걱정에 그런 고민에 빠져들고 말았다.
“마, 마왕님.....?”
그런 고민에 용사가 마왕을 불렀으나 마왕의 대답은 없었다.
이건... 정말로 해야 되는 것인가? 확실히 지금 흐름에 몸을 탔다면 지금을 넘기기 위해선 지금 마왕님께 키스를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왜냐하면 흐름을 탄 지금. 지금 안하면 또 지금 왜 안했냐는 질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한 용사는 확실히 그런 가능성을 고려해가며 지금 질책을 받는 것과 나중이 되어 질책을 받는 것에 대한 경중을 따져 보았다.
지금 키스를 하지 않아 받는 질책. 지금 키스를 하여 받는 질책. 과연 어떠한 것이 더욱 무거운 것인가...?
용사의 상식으로 생각한다면 지금 키스를 하지 않아 받는 질책이 더욱 가벼울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일들과 전개를 생각해본다면 용사의 상식과 생각대로 되는 경우는 얼마 없었다. 게다가 지금 이미 흐름에 몸을 맡겨 제정신이 아닌 상태라 한다면 오히려 그건 그것대로 더욱 어떠한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
점점 더 생각이 복잡해지기 시작한 용사는 도저히 어떻게 해야 할지 고를 수 없었다.
“.......용사”
“?!”
점점 생각이 많아지기 시작한 용사에게 조금씩 몸을 떨고 있는 듯 한 마왕이 여전히 눈을 감은 채 용사를 불렀고 마왕의 부름에 용사는 깜짝 놀라며 마왕의 부름에 대답했다.
“네... 네? 마왕님?”
“해줘........”
“.........!”
목소리가 살짝 떨리며 용사에게 키스를 부탁하는 마왕.
그런 마왕의 부탁에 용사는 속에서 무언가 끓어오름을 느끼며 마왕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