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화 〉~낚시를 갑니다~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마왕님...”
“말 그대로의 의미다.... 공주에게 하려던 것처럼 나에게도 키스해라!”
“아니?! 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만?! 그리고 안할 겁니다만?!”
마왕의 말에 당황한 용사가 묻자 용사의 팔에 얼굴을 묻는 듯 꼭 끌어안은 마왕이 용사에게 말하였다.
그런 마왕의 말에 용사는 강력히 태클을 걸었으나 반응은 오히려 반대쪽 공주에게 나타났다.
“아악! 공주?!”
마왕에게 태클을 걸자 갑작스럽게 자신의 팔을 꼬집는 공주에게 용사는 고개를 돌렸다.
“갑자기 무슨....”
“몰라.”
용사가 돌아보자 뾰루퉁한 채 토라지는 공주였으나 용사는 공주는 왜 그런지 알 수 없었다.
“용사는....”
“?”
용사가 공주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자 옆에서 지켜보던 마왕이 용사를 바라보며 말하였다.
“용사는 가사일 보다는 눈치를 조금 더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만...”
“네에?”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용사에게 마왕이 한마디 하였으나 용사는 여전히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였다.
“으음... 됐어! 어차피 용사가 이런 거야 늘 있는 일이고! 그냥 단순하게 물을 테니 대답만 똑바로 해. 알겠어?”
“에...? 아니....”
“대답만 해!!”
“네.. 넵!”
용사의 어리둥절함에 답답했던 공주는 강압적인 태도로 용사에게 대답을 요구하였고 용사는 그런 공주의 기세에 밀려 얼떨결에 대답하고 말았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어. 용사 너는 나랑 마왕님 중에 누구랑 키스할거야!”
“누구랑도 키스하지 않는다고 대답을 한 것 같은데!?!”
“그럼 한명만 골라 키스해야 된다고 하면 누구랑 할 거야!”
“그걸 본인들 앞에서 말하라고?!”
“......”
“........”
공주의 질문에 양팔을 잡힌 채 동시에 느껴지는 시선에 용사는 식은땀을 흘리며 공주에게 말하였다.
그러나 이런 용사의 반응에는 전혀 개의치 않은 채 공주와 마왕은 용사를 바라보았고 용사는 그런 둘의 시선에 식은땀을 흘리며 대체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우선 상식적으로 생각해본다면 공주와 키스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이 올바를 것이다.
공주가 어렸을 때부터 알던 친한 소꿉친구이기도 하고 일단 종족자체로만 따져도 같은 인간이다. 게다가 아무렇게나 키스하는 것이 아닌 공주 스스로가 자신과 하고 싶어 하는 것이라 용사가 공주와 키스하고 싶다거나 키스한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것은 없다.
물론... 용사 스스로가 그런 것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는 것이 첫 번째 문제.
두 번째 문제는....
“........”
용사의 팔을 잡은 채 용사를 노려보고 있는 마왕이 문제였다.
분명히 여러 가지 상황적으로 보았을 때 용사만 결심한다면 곧바로 공주를 선택하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문제로 보였으나 어째서인지 마왕이 용사에게 이해할 수 없는 압박을 넣고 있는 것이 문제였다.
분명 마왕에게 용사 자신은 노예급. 조금 좋게 쳐서 부려먹기 쉬운 하인 또는 가정부 정도일 것이다.
그런데 공주에 대한 대항의식인지 자신의 소유물에 대한 독점욕인 것인지 공주가 용사에게 대시(?) 같은 것을 할 때마다 마왕이 대항의식을 불태우며 지금처럼 자신에게 압박감을 준다.
그렇기에 용사는 공주의 그런 질문에 곧바로 시원스럽게 대답할 수 없었으며, 이런 용사의 우물거림에도 대답을 끝까지 듣고 말겠다는 것인지 용사의 양 쪽의 여성들은 용사가 입을 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게.....”
“....!”
“....!!”
용사가 입을 열자 그 순간만을 기다린 두 여자는 바로 반응하였고 그런 두 여자의 반응에 용사의 부담감은 더욱 증가하였다.
“그, 그러니까....”
부담감 때문이었을까.. 대답을 하려던 용사는 순간적으로 머뭇거리며 말문이 막혔고 그런 용사의 모습에 두 여자는 답답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어서 대답하라는 듯 용사를 노려보았다.
“용사!!”
“어서말해!!”
“아, 아니....”
“누구랑!!”
“키스할거야!!”
용사의 답답한 반응에 마왕과 공주가 죽이 척척 맞게 동시에 용사를 쏘아붙이며 말하였고 그런 둘의 압박에 용사는 눈을 딱 감고 말하자는 생각으로 심호흡을 한 뒤 말하려...
“주인니이이이이이임!!!”
“뭐, 뭐야아아앗?!!?!”
하였으나 어디서 점프해 왔는지 저 멀리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며 용사를 부르는 엘프에 용사는 큰소리로 태클을 걸고 말았다.
“토끼사과 엄청 맛있어요~~~!!!!”
“으웁!!!”
하늘에서 돌진하여 용사를 끌어안은 엘프의 행동에 용사의 자세가 무너지며 양쪽에서 마왕과 공주가 용사에게서 떨어졌다.
마왕과 공주가 떨어지고 엘프의 돌진에 비틀거리던 용사는 무너진 자세를 잡기위해 주위를 주춤거리다 이내 중심을 잡아 그 자리에 섰다.
“오오!! 주인님! 엄청난 운동신경이예요!”
“으우으읍우!!”
감탄하라고 하는게 아니야!! 라고 태클을 걸고 싶은 용사였으나 엘프의 몸에 가로막혀 그런 용사의 태클을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꺄항! 간지러워요~ 주인님~”
“나와아앗!!”
엘프의 몸에 느껴지는 용사의 숨결에 움찔거리는 엘프에 용사는 힘으로 자신에게 붙은 엘프를 떨어뜨리며 태클을 걸고 말았다.
“하아... 하... 갑자기 뭐하는 짓이야...”
“에~ 그치만 토끼 사과를 먹으니까 갑자기 토끼처럼 점프하고 싶어졌는걸요?”
“응.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어.....”
전혀 이상함을 느끼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말하는 엘프의 말에 용사는 오히려 냉정해져 담담히 태클을 걸 수밖에 없었다.
도무지 엘프는 어떤 생각인지 모르겠다. 그러니 그냥 이해하는 것을 그만두자...
방금 전 엘프의 대답을 듣자마자 용사가 내린 결론이다.
“그건 그렇고~ 방금 전 키스가 어떻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건 무슨 이야긴가요~?”
“........”
“크흠.....”
엘프가 말하자 마왕과 공주는 다른 사람 앞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창피한 것인지 고개를 돌리며 모른 체하였고 직접적으로 질문은 받은 용사만 곤란하게 되었다.
“드, 들렸어?”
“자세하게는 모르겠지만~ 키스를 한다던가~ 누구한테 한다던가~ 뭐 이런 이야기를 언뜻 들었던 것 같은데 맞나요?”
핵심 내용은 전부 들었는데요?! 천진난만한 얼굴로 용사에게 질문하는 엘프에게 용사는 속으로 그런 태클을 걸었으나 우선은 시치미를 떼기로 하였다.
“크, 크흠... 키, 키스라니? 그런 이야기는 한 적 없는데...?”
“에~? 그럴 리가 없다구요~! 제 귀는 엘프족 중에서도 특히 잘 듣는다고 장로님께 칭찬까지 받은 귀인걸요~!”
“..........”
엘프의 말에 용사는 시치미를 떼는 것은 글렀다고 생각하여 그냥 더 이상 엘프가 엮이지 않게 하기 위해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마음먹곤 엘프에게 말하였다.
“됐어! 엘프 너는 몰라도 되는 이야기야.”
“에~ 저도 알고싶다구요~ 키스라니~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던거예요~”
“몰라도 된다니까. 딱히 별다른 내용도 없고, 그냥 변변찮은 이야기야”
“으우.... 저는 왕따시키는 건가요....”
용사가 이야기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자 엘프는 먹이를 빼앗긴 강아지 같이 귀가 축 늘어져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별로 왕따시키거나 그런 이야기는....”
“에잇!!!”
“으웁!!”
“!!!”
“?!!”
울상이 된 엘프가 용사에게 말하자 엘프의 표정에 마음이 약해진 용사는 조금 달래주려 말을 이어가려 했으나 갑작스럽게 이어진 엘프의 행동에 그만 입이 다물어지고 말았다.
아니, 정확하게는 입을 다물어지게 되었다.
엘프의 갑작스러운 키스에 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