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2화 〉~낚시를 갑니다~ (62/81)



〈 62화 〉~낚시를 갑니다~

“안 잡혀어~”
“너무 그러지 말고 조금 여유를 가져봐.”
“와아~ 여긴 맛있어 보이는 풀이 많아 보이네요~”
“먹지마!! 말했어? 다시 말하지만 먹지 말라고 했어. 엘프!”
“이 맑기와 이 투명함. 이 호수 안에는 여신님이 계신 것이 분명해요!”
“없어요!! 없으니까 부디 호수 안으로 뛰어들지 말아주세요! 여기 의외로 깊단 말입니다!!”
“............”
“뭘 조용히 고기가 안 낚인 거에 삐쳐서 호수에 전기를 쏘려는 거야. 법사?! 내가 낚시 도와줄 테니 그런 짓은 그만둬어엇!!”
“....용사.”
“네? 마왕님?”
“그게... 오랜만에 물을 보니 참을 수가 없어서 그런데... 조금 변신해서 호수에 들어가도...”
“안됩니다!!”
“고생이 많구만. 꼬맹이~”
“알면 좀 도와주세요...”
“하하! 무슨 소리래~ 일개 검이  돕는다는 거야~”

아니, 당신 드래곤이잖아...


평범하게 드래곤으로 변신해서 다른 존재로도 몰리모프  수 있으면서 무슨....

왼손에서 울리는 성검의 소리에 용사는 속으로 그런 태클을 걸며 눈앞의 난장판인 상황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처음 호수에 낚시를 하러 오자고  것은 공주.

마왕성의 안에도 이미 충분히 신선한 식재료들이 넘쳐나지만 직접 낚시를 하여 싱싱한 물고기를 먹고 싶다는 공주의 발언에서 나온 제안이었다.

공주의 제안을 들은 용사는 그것도 나름 괜찮겠다 싶어 낚시 도구를 챙겨 모두와 함께 마왕성 근처의 커다란 호수로 향하였고,

그 결과가 지금의 난장판인 것이었다.

“하아....”
“용사아~! 이거 물고기는 안 잡히고 이상한 풀이 딸려왔는데...”
“뭐, 낚시를 한다고 무조건 고기가 잡히는 건 아니니까....”
“먹어도 되나요?”
“먹지 마!!!!”

낚시에 실패한 공주가 투덜거리며 용사에게 다가오자 공주의 낚싯대에 풀을 보며 엘프는 군침을 흘렸다.


용사는 그런 엘프의 목덜미를 잡으며 낚싯대의 풀에 입을 대려는 엘프를 뜯어말렸다. 용사의 제지에 엘프는 귀를 추욱 늘어뜨리며 아쉬운 표정으로 공주의 낚싯대에 걸린 풀을 바라보았다.

아니, 그러니까 어째서 그런 아쉬운 표정인건데...

시무룩한 엘프의 모습에 용사는 속으로 그런 태클을 걸며 공주의 낚싯대에 걸려있는 풀을 떼어 다시 미끼를 걸어주었다. 용사가 미끼를 걸어주자 공주는 심기일전한 모습으로 다시 호수에 달려갔다.


아직도 어린애라니까..

다시 신나게 호수로 달려가는 공주를 보며 용사는 미소를 지었다.

“히잉.. 먹어보고 싶었는데...”
“그러니까 아무 풀이나 먹지 말라고...”

공주가 가고  이후에도 여전히 시무룩한 엘프를 보며 용사는 질렸다는 표정을  채 엘프에게 말하였다. 용사의 태클에도 불구하고 손가락을 빨며 삐친 듯한 모습을 보이는 엘프의 모습에 용사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주머니에서 사과를 꺼내 엘프에게 건넸다.


그러나 평소라면 신나하며 사과를 받아먹을 엘프가 어째선지 이번에는 뾰로통한  사과에서 고개를 돌렸다.


평소와 다르게 사과를 거부하는 엘프의 모습에 용사는 당황한 채 엘프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엘프는 흘깃 사과를 바라본 채 용사에게 투덜거리며 말하길


“평범한 사과는 이제 질렸어요!”

방금까지 잡초 뜯어먹으려던 녀석이 과연 할 말일까...


용사는 엘프의 투덜거림에 잠시 그렇게 생각하였으나 이내 어쩔  없다는  주머니에서 작은 나이프를 하나 꺼냈다.


용사의 그런 행동에 고개를 돌리고 있던 엘프는 귀를 쫑긋 세우며 용사를 바라보았다. 용사는 자신의 행동에 흥미를 가진 엘프에게 미소를 지으며 주머니에서 꺼낸 나이프로 사과를 토끼모양으로 깎아 주었다.

“오오~ 사과가 토끼예요!”
“자. 이러면 평범한 사과는 아니지?”
“역시 주인님이예요! 대단하세요!‘
“아니, 뭐.. 그렇게까지 칭찬할만한 건 아니지만..”

엘프의 감탄에 용사는 볼을 살짝 붉히며 쑥쓰러운  머리를 긁었다.

“으응....”

토끼모양 사과에 감탄하며 먹지는 않고 지그시 사과를 바라만 보는 엘프.


그런 엘프의 행동에 용사는 의아함을 느껴 엘프에게 물었다.

“안 먹는거야?”
“으응... 너무 귀여워서 먹기 힘든데 어떡하죠? 주인님!!”
“........”


사과를 눈앞에 둔  계속해서 고민만 하는 엘프의 모습에 용사는 그만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사람들을 봐주러 가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지금 눈앞의 사과를 두고 먹을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으니 조금 다른 곳에 신경 쓴다한들 갑자기 여기저기 풀을 뜯어먹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귀찮다.
그렇게 마음먹은 용사는 얼른 문제가 많은 다른 인원들을 둘러보았다.


“........”
“법사. 도와줄 테니까 일단 마력 거두자~?”


묵묵히 호수를 바라본  입질이 전혀 오지 않는 낚싯대에 화가 났는지 마력을 모으기 시작한 법사에게 말하며 용사가 다가갔다.


“............”

말은 하지 않지만 법사의 무표정에서 어느 정도의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된 용사는 지금 법사에게 불만이 있다는  정도는 눈치 챌  있었다.


“자. 그럼 일단 다시 낚싯대를 올려볼까?”

상냥한 목소리로 법사에게 말한 용사는 법사가 들고 있던 낚싯대를 받아 줄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법사의 낚싯대에는 끼워있던 미끼는 사라진 채 허공에 흔들거리는 줄과 바늘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


낚싯대의 모습을 보자 물고기가 미끼만 먹고 도망간 것이 충격이었는지 법사는 흠칫 놀라며 비어있는 바늘을 보았다. 용사는 그런 법사의 반응에 다시 미끼를 끼워주며 법사에게 낚싯대를 건네고선 말하였다.

“자, 그럼 이제 다시 한 번 던져보자. 미끼를 먹고 갔다는 건 고기가 있다는 거니까 아까 거기에 다시 던져볼까?”


낚시대를 건네며 상냥하게 말하는 용사의 말에 법사는 콧김을 뿜으며 다시  번 힘차게 미끼가 걸린 낚싯줄을 호수에 던졌다.


“잘 던지는데 법사. 그럼 이제 입질이 올... 왔다?!”

법사를 칭찬하며 가르치는 와중 던지자마자 온 입질에 놀라며 용사는 얼른 법사에게 외쳤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법사는 당황하면서도 용사의 말대로 힘차게 낚싯줄을 당겼으나 꽤나 힘찬 녀석인지 법사와 힘겨루기를 하며 낚싯줄이 팽팽하게 당겨졌다.

“법사 조금만  힘내! 할 수 있어!!”
“........라이트닝..”
“아니! 그러니까 마법은 쓰지 말고 잡으라니깐 법사?! 힘들면 내가 도와줄 테니까!!”

낚싯줄을 잡아당기며 법사가 다시 한 번 마법을 사용하려하자 용사는 급히 법사를 말리며 법사의 뒤에서 법사와 함께 낚싯줄을 잡아당겼다.


그러나 법사의 미끼를  녀석이 워낙에 큰 놈 인 것 인지 아니면 힘이 센 것인지 용사가 합세함에도 불구하고 낚싯줄은 팽팽하게 당겨진 채 도무지 법사 쪽으로 끌려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법사 어쩔 수 없으니 이럴  조금 힘을 뺐다가...”
“.......!”


그렇게 말하며 법사의 낚싯대를 잡은 손에 힘을 살짝 빼는 용사.

그러자 팽팽한 균형을 유지하던 것은 대부분 용사의 힘이었는지 용사가 힘을 빼자 곧바로 법사의 손에서 낚싯대가 빠져나가 호수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

멍하니 점점 가라앉는 낚싯대를 바라보며 아무런 말도 없는 법사.

용사는 오히려 그런 아무런 반응이 없는 법사의 모습에 더욱 당황하였다.

꼬르르륵... 완전히 낚싯대가 호수에 잠기자 조용히 고개를 돌려 용사를 바라보는 법사. 그런 법사의 모습에 용사는 식은땀을 흘리며 법사를 보았고 법사는 그런 용사를 무표정하게 계속 바라만 볼 뿐이었다.


“저, 저기 법사...”
“............”
“그, 그러니까 말이지.. 그게.. 일부러 그런건 아니고...”
“..............”
“죄, 죄송합니다....”
“............”

용사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용사를 무표정으로 용사를 바라보는 법사의 모습에 용사는 식은땀을 흘리며 법사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그러나 이런 용사의 행동에 법사는 자리에서 두둥실 날아올라 고개를 돌린 용사의 눈앞에 다가가 시선을 맞추었고 용사는 그런 법사의 눈빛에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법사에게 소리쳤다.


“그만둬!! 그런 눈으로 날 바라보지 말아줘!! 내가 잘못했으니까!! 내가 어떻게든 물고기 잡아줄 테니까아아!!”

살짝 눈물이 흐를  같은 용사는 그렇게 소리치며 낚시도구를 뒤적거려 찾은 뜰채를 법사에게 쥐어주었다.

뜰채를 쥔 법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용사를 바라보자 용사는 팔과 다리의 옷을 걷어붙이며 법사에게 자신을 따라오게 하였다.


“어디보자... 여기가 바위가 많으니까 아마 이쯤이면....”


호수에 발을 담근 채 주위를 서성이던 용사가 바위가 많은 곳으로 오자 그렇게 말했다.


여전히 용사의 행동을 알  없던 법사는 그런 용사를 보며 답답하다는 듯 뜰채를 붕붕 휘둘렀고 용사는 그런 법사에게 자신만만한 태도로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걱정 말라고 법사. 확실하게 고기를 잡게 해 줄 테니 말이야.”


자신만만한 태도의 용사에 법사는 뜰채와 고기잡이용 통을 손에 꽉  채 눈을 반짝였다.


“어디보자 그럼 이 정도의 돌이면...”


주변의 바위들을 둘러보면 용사는 법사의 머리 크기 정도는 되어 보이는 묵직한 돌을 들어올렸다.


“그럼 간다!!”


바위를 들어 올린 용사는 힘차게 외치며 그 묵직한 돌을 바위에 내려찍었다.

갑작스러운 용사의 행동에 흠칫 놀란 법사는 몸을 움츠리며 용사가 던진 돌에 힘차게 흩날리는 물을 맞았다.

“......”


용사의 행동에 깜짝 놀란 법사는 불만이 있는  볼을 살짝 부풀리며 용사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용사는 그런 법사에 개의치 않은  방금  날린 돌과 부딪힌 바위를 밀어 바닥을 살짝 들어 올려 확인하고는 법사에게 말하였다.


“법사! 여기야! 여기   뜰채로 떠봐.”
“.........?”

용사가 기뻐하며 말하자 용사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은 법사는 우선 용사가 하라는 대로 뜰채를 이용해 용사가 가리키는 장소를 한 번 휘적였다.

“.........!”
“어때? 잡혔지?”

뜰채를 들어 올리자 뜰채 안에 보이는 것은 팔딱이지 않은 채 추욱 늘어져 생기가 보이진 않지만 확실히 살아있는 생선이었다.

뜰채에 잡힌 생선을 보자 눈을 반짝이는 법사는 용사를 올려다보았고 용사는 코를 쓰윽 닦으며 괜한 자신감에 가득 찬 모습을 보였다.


“잡아준다고 말했지? 어때? 멋지지 않아?”
“...........”


끄덕 용사가 묻자 고개를 끄덕이며 용사의 질문에 동의를 표하는 법사.


그런 법사의 행동에 용사는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그러나 잠시간 멍하니 뜰채의 물고기를 바라보던 법사가 던진 질문에 용사는 잔뜩 힘이 들어갔던 어깨가 축 늘어지며 힘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싱싱한 건?”
“에...? 그게.....”
“.........낚싯대로도 ........잡는 거지?”

눈을 반짝이며 기대에 가득 찬 법사의 순수한 눈빛에 용사는 어쩔  없이 낚싯대를 다시 꺼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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