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7화 〉성검의 봉인을 풀었습니다.
“아아... 역시 여신님은 틀리지 않으셨어요..”
법사의 파이어볼을 갑자기 파이어볼을 흡수한 중식도가 갑자기 말을 하게 되자 용사는 자칭 성검이라 하는 이 검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중식도를 성녀에게 가져왔다.
그러자 용사가 가져온 중식도를 본 성녀는 감격한 듯 눈물을 흘리더니 두 손을 모아 기도를 시작하였다.
“........”
용사는 그런 성녀의 모습에 당황하여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성녀를 바라보았고 성녀는 양손을 모은 채 잠시 기도문을 외우더니 이내 자리에 무릎을 꿇고는 본격적으로 기도를 시작하였다.
“저기... 성녀님?!”
완전히 기도에 빠지기 시작한 성녀의 행동에 용사는 당황하여 성녀를 불렀으나 성녀는 기도에 완전히 빠진 듯 고개를 숙인 채 가만히 기도를 하였고 용사는 불러도 반응이 없는 성녀의 모습에 자신을 봐 달라는 의미로 성녀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저기, 성녀님??”
“아......!”
용사가 어깨를 두드리자 기도에 빠져있던 성녀는 그제야 용사를 보더니 이내 해맑은 미소와 함께 용사에게 말하였다.
“용사님도 함께 기도해요!”
“............네?!?!”
성녀가 말하자 용사는 성녀의 말에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성녀에게 대답하였으나 성녀는 그런 용사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다시 두 손을 모은 채 고개를 숙이며 기도에 들어갔다.
“하...”
용사는 그런 성녀의 모습에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자리에 한 쪽 무릎을 꿇은 채 묵념을 시작하였다.
‘이 기도가 빨리 끝나기를..........’
용사가 묵념하자 여신이 용사의 묵념을 알아준 듯 용사가 묵념하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성녀의 기도가 끝났고 마침내 용사는 성녀와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아무튼, 이거... 성검이 맞는 건가요?”
“지금 여신님을 의심하는 거예요!?”
용사가 묻자 성녀는 지금까지완 다른 기세로 용사를 노려보며 질문하는 용사에게 날카롭게 말했다.
“아, 아니....”
용사의 질문에 강렬한 기세로 용사를 노려보고 있는 성녀에게 기가 죽은 용사는 마을 더듬거리며 식은땀을 흘렸다. 그러자 성녀는 양손을 모으며 등에 붙어있는 날개를 펼치고는 용사에게 말하였다.
“정말이지... 용사님은 용사면서 너무 여신님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요.”
“죄, 죄송합니다....”
‘어째서 사과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걸까....’
불만어린 표정으로 용사를 노려보며 투정부리듯 말하는 성녀에게 사과하며 용사는 그런 생각을 하였다.
“맞아. 맞아. 저런 예쁜 누님이 믿으라면 믿을 것이지. 무슨 말이 많아 네놈은.”
성녀의 투정에 속으로 한숨을 쉬고 있던 용사는 들고 있던 중식도가 말하자 눈썹을 꿈틀거리며 입을 열기(?) 시작한 중식도를 노려보았다.
“정말이지... 위대한 날 바닥에 집어 던진 것도 그렇고 이 예쁜 누님의 말을 안 듣는 것도 그렇고, 도대체 네놈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 거냐?”
중식도가 비꼬는 듯 말하기 시작하자 벌써부터 짜증이 오르기 시작한 용사는 중식도를 쥐고 있던 손에 힘이 들어갔으나 중식도는 그런 용사의 반응을 눈치 채지 못한 듯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미안해~ 예쁜누님~~ 이 녀석이 답답해서 누님도 힘들지~~?”
“아니예요~ 성검님. 용사님이 금방 여신님을 믿지 않는 것도 다 여신님이 제게 내린 시련. 전 이 시련을 이겨내고 더욱 더 성숙한 성녀가 되겠어요!”
“헤에~~ 멋진 누님인데~~!”
용사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가만있자 성검과 성녀는 죽이 맞는 듯 서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풍기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용사는 그런 둘을 보며 질린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무튼 이 검이 성검이 맞다는 이야기죠..?”
서로의 이야기에 맞장구를 치며 계속해서 담화를 나누는 둘을 보며 얼른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은 용사가 결론을 내기 위해 말했고 그런 용사의 질문에 성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지금까지 뭘 들은거냐? 네 머리에는 돌이라도 들었냐? 아님 금붕어의 친척이라ㄷ...오오오오오!!!”
콰직
성녀가 용사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려하자 그런 성녀의 대답중간에 끼어든 중식도가 용사를 비아냥거리자 용사는 짜증을 이기지 못하고 중식도를 바닥에 내다 꽃아버렸다.
그러자 중식도는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꽃혔고 용사는 바닥에 꽃힌 중식도를 잠시 바라보다 문득 든 저녁 생각에 부엌으로 저녁 준비를 하기 위해 발걸음 옮기려 하였다.
“으... 우와아...”
용사가 바닥에 꽃힌 중식도를 둔 채 부엌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용사의 뒤에서 성녀가 바닥에 박힌 중식도를 꺼내기 위해 안간힘을 주다 단단히 꽂힌 중식도를 보며 놀라고 있었다.
“저기.. 용사님. 이거 빠지지 않아요.”
바닥에 꽂힌 중식도를 뽑으려던 성녀가 용사에게 말하자 용사는 잠시 뒤돌아 바닥에 꽂혀있는 중식도를 바라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성녀에게 말하였다.
“괜찮아요. 그냥 그대로 두세요.”
“네?”
용사가 말하자 성녀는 용사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뜨며 놀랐으나 용사는 그런 성녀의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이며 성녀에게 말하였다.
“원래. 성검은 바닥에 꽂힌 검을 선택받은 용사가 뽑아내는 것이 원칙이잖아요. 그러니 혹시라도 누군가 여기를 지나갈 때 뽑아가는 사람이 다음 그 검의 주인이예요. 이른바 세대교체? 라고 할까요?”
“무슨...!! 이런 거대한 성을 우연히 지나가는 인간이 있을 리 없잖아!! 게다가 네가 날 가지고 뭘 했다고 벌써부터 세대교ㅊ...”
“그렇군요!”
“?!”
용사의 설명에 중식도는 헛소리라는 듯 짜증이 섞인 목소리롤 용사에게 말하였으나 이내 용사의 말에 납득하는 성녀의 모습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위험하다... 이러다간 꼼짝없이 이곳에 꽂혀버리고 말겠어..!’
성녀의 납득에 그런 불안감이 머릿속을 스쳐간 중식도는 용사에게 협상을 구하기 위해 ‘저기...’ 하며 운을 띄웠으나 이미 용사는 성녀와 함께 저녁 준비를 위해 부엌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중이었다.
“자, 잠깐만..!! 잠깐마아안!!! 기다려주세요오오오오오오오오!!!”
용사가 부엌을 향해 걸어가자 여유가 없어진 중식도는 용사에게 소리쳤으나 용사는 그런 중식도의 비명을 못들은 척 계속해서 부엌으로 걸어갔다.
“내가 잘못했으니까 제발 부탁이야!!!”
부엌을 향해 걷는 용사에게 중식도가 그렇게 빌었으나 용사는 일부러 귀를 파는 시늉을 하며 중식도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다는 식의 행동을 하며 계속 나아갔다.
“잠까아아아아안!! 그, 그럼 제안을 하나 할게!! 잠시만 내 이야기를 들어줘!!”
“제안..?”
제안이라는 이야기에 드디어 용사가 관심을 가지며 뒤를 돌아보자 중식도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필사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그, 그래!! 제안!! 이건 너한테도 나쁘지 않은 제안이라고!!”
필사적으로 말하기 시작한 중식도의 이야기에 용사는 부엌을 향하던 발걸음을 뒤로 돌려 다시 바닥에 박힌 중식도 쪽으로 다가왔고 용사가 돌아오자 중식도는 계속해서 필사적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하였다.
“나, 나를 뽑아준다면!! 너한테 걸린 그 봉인!! 내가 풀어주도록 하겠어!!”
“봉인...?”
중식도의 봉인이라는 말에 용사는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는 듯 잠시 봉인이라는 단어에 생각에 잠겼고 그런 용사의 반응에 중식도는 봉인에 대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 봉인!! 너.. 지금 마력을 봉인당해 있잖아! 너의 그 팔에 걸려있는 마력제어 수갑을 내가 풀어주도록 할게! 그 목에 걸려있는 위치추적 목걸이도 함께 말이지!!”
“....!!”
중식도가 말하자 용사는 잠시 잊고 생활하던 팔에 걸린 마력제어 수갑을 실체화 시켰고 중식도는 용사가 실체화 시킨 마력제어 수갑을 보며 ‘바로 그거’ 라며 용사에게 소리쳤다.
“그래! 그거!! 바로 그걸 내가 풀어줄게!”
“무슨 수로...?”
중식도가 자신만만하게 소리치자 용사는 못 미더운 표정을 지으면서 중식도를 바라보았고 그런 용사의 반응에 중식도는 ‘후후후’ 하며 나지막한 웃음을 흘리며 용사에게 말하였다.
“후후후... 그런거야 이 위대한 성검님께 걸리면 바로 한 순ㄱ.... 잠깐!! 내가 잘못했으니까!!”
용사의 질문에 웃음소리를 흘리며 다시 한 번 자아도취에 빠져든 중식도를 보며 용사가 다시 자리를 뜨려하자 중식도는 그런 용사의 행동에 다급히 사과하였다.
“크... 크흠.. 그게 말이지. 나는 위대하고도 멋진 성검이잖아.”
“................”
다급히 사과를 한 뒤 다시 말하는 중식도는 여전히 자아도취의 느낌은 없어지지 않았으나 계속 태클을 걸다간 이야기가 진행이 되지 않을 것 같아 용사는 일단 무시한 채 다음이야기를 듣기로 하였다.
“내가 왜 그런 위대하고 멋진 성검이 되었느냐면, 사실 나에게는 엄청난 능력이 있기 때문이지!”
“저기.. 본론만 빨리 말해줄래요?!”
계속해서 자아도취한 채 늘어지는 서론을 펼치는 중식도에 결국 폭발한 용사가 태클을 걸었고 그런 태클에 중식도는 드디어 본론을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나한테는 마법 해체, 마력 흡수의 능력이 있어.”
“마법 해체와 마력 흡수....”
중식도가 말하자 용사는 아까 전 법사의 파이어볼을 흡수한 중식도의 모습을 생각하며 마력 흡수의 말을 거짓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파이어볼의 마력을 흡수하면서 뜨거워 하는 건 효율적인 면으로서는 어떨까 싶기도 했지만...
그러나 확실히 마력 흡수의 이야기는 거짓이 아닐지 몰라도 마법 해체의 이야기는 어떨지 모른다. 심지어 마법의 해체는 웬만한 마법사 클래스가 아니고서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 마법을 검. 그것도 중식도가 사용한다는 것을 믿기는 힘들다. 물론 그 중식도가 말을 하고 자칭 성검이라 한다지만....
게다가 그 마법을 사용한 대상이 마왕이어서야.. 마왕과 비슷하거나 한단계 위의 마법사가 아닌 이상 마왕의 마법을 풀어버린다는 것은 어떨지 알 수 없다.
“믿지 못하는 모양이로군...”
용사가 잠시 생각에 잠기자 용사의 모습을 바라보던 중식도가 용사에게 말하였고 그런 중식도의 말에 용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뭐, 지금까지 날 대하는 태도로 봐선 내 말을 믿기 어려울 거라는 건 잘 알고 있었어....... 그러니 특별 서비스를 하마!! 자! 내 손잡이를 잡아봐라!! 내 어디한번 그 망할 봉인을 풀어볼 테니까!!”
용사의 반응에 중식도는 예상했다는 반응을 보이며 담담하게 말하더니 이내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용사에게 소리쳤고 용사는 그런 중식도의 강한 기세와 모습에 속는 셈치고 조심스럽게 중식도의 손잡이에 손을 뻗었다.
“자! 꽉 잡았겠다!! 간다아아아아아아아!!!!!”
파아아아아아앙
용사가 중식도의 손잡이를 잡자 중식도의 외침과 함께 중식도에서 새하얀 빛이 퍼져나가기 시작하였다.
중식도에서 퍼져나가기기 시작한 빛에 용사는 눈이 부신 듯 한쪽 팔로 얼굴을 가리며 다른 손으로 중식도의 손잡이를 꽉 붙잡았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중식도의 빛에 용사의 팔에 있던 마력의 수갑이 점점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
쨍그랑!!
중식도에서 퍼져나오는 빛에 점점 희미해지던 수갑은 이내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쨍그랑 유리가 깨지는 소리를 내며 용사의 손에서 사라졌다.
“이... 이건!!”
용사의 손에서 마력제어 수갑이 사라지자 용사가 눈을 커다랗게 뜨며 자신의 팔을 바라보았으나 아직 거기서 끝이 난 게 아니었다.
용사의 손에서 수갑이 사라진 후 이제 중식도의 손잡이에서 손을 놓으려던 용사는 자신의 목에서 덜덜덜 떨리고 있는 목걸이에 느슨해지던 손에 힘을 다시 꽉 주어 중식도의 손잡이를 붙잡았다.
“으오오오오오오오오오!!!”
용사가 중식도의 손잡이를 꽉 붙잡고 있자 계속해서 이어지는 중식도의 외침과 함께 용사의 목에서 떨리던 목걸이가 공중으로 찢겨나갔다.
“우와 이거 대단...”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목걸이가 공중으로 찢겨나가자 감탄한 용사가 중식도에게 말하였으나 중식도의 외침은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어 용사는 몸 주의를 살펴보았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용사가 마왕에게 당한 것은 양 손의 수갑과 목의 목걸이 뿐 그 이외에는 아무런 이상도 없었을 것이었다.
“저기.. 이제 무슨.....”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용사가 중식도에게 묻자 중식도는 다시 한 번 커다란 기합과 함께 녹색의 빛을 내뿜었고 중식도가 내뿜는 녹색의 빛에 용사는 다시 왼팔로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파아앙
이윽고 중식도의 외침이 끝난 뒤 중식도에서 나오는 빛이 완전히 멎자 용사는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있던 팔을 내리고 바닥에 꽂혀있는 중식도를 바라보려 하였다.
“......에엣!?”
용사가 바닥에 꽂혀있던 중식도가 있는 장소를 보자 그곳에는 바닥에 꽂혀 있어야 할 중식도가 사라진 채였다.
“이게 무슨...”
갑자기 사라진 중식도의 행방에 놀란 용사가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주변에는 방금 전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성녀이외에 아무것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