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4화 〉고양이를 주웠습니다. (54/81)



〈 54화 〉고양이를 주웠습니다.

“......”
“.......”


마왕의 비장한 각오와 함께 결국 마왕의 모습을 평가하게  용사는 턱에 손을 올린 채 진지하게 마왕의 모습을 감상하기 시작했다.


우선 마왕의 모습을 머리부터 천천히 내려가기 시작하자 가장 먼저 태클을 걸고 싶은 것은 마왕의 머리에 있는 복슬복슬해 보이는 고양이 귀. 공주나 엘프처럼 머리띠 형식의 엑세서리가 아닌 법사처럼 마법으로 만든 것인지 움찔움찔 움직이는 본인의 귀였다.


“그 고양이 귀는.....”
“귀, 귀엽느냐...?”
“.............”

용사가 지적하자 마왕은 마치  지적을 기다렸다는 듯 귀를 벌떡 세우며 용사에게 질문하였고 고양이 귀의 정체를 질문하려던 용사는 자신의 질문 방향과 완전히 다른 곳으로 간 마왕의 질문에 당황해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마왕의 질문에 용사가 침묵하자 마왕은 그런 용사의 행동에 기대하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하며 힘이 점점 빠지는 듯 벌떡 서있던 고양이 귀가 힘없이 축 늘어졌다.


“아닌 것이냐...”


마왕이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리자 당황한 용사는 손을 절래 내저으며 재빨리 마왕에게 말하였다.

“그, 그렇지 않습니다! 마왕님! 그게.. 저...”

황급히 마왕에게 말하던 용사는 잠시 뜸을 들이며 살짝 말하기 쑥쓰러운 듯 볼을 살짝 긁적이고는 마왕에게 말하였다.


“귀, 귀여워요.. 엄청..”
“......!!”

귀엽다는 용사의 말에 마왕은 힘없이 축 늘어져있던 귀를 벌떡 세우며 입 꼬리가 조금씩 올라가며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졌다.

용사의 칭찬에 마왕은 표정이 풀어지자 용사에게 그런 모습을 숨기려는 듯 양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며 용사에게서 시선을 돌렸고 용사는 왠지 모를 부끄러움에  분위기를 무마시키려 헛기침을 하며 다시금 마왕의 모습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머리위의 고양이 귀를 지나 자신에게서 고개를 돌린 마왕의 얼굴을 지난다. 얼굴을 지나자 보이는 것은 마왕의 목덜미. 평소에는 딱히 신경 쓰지 않는 부위지만 이렇게 한 번 자세히 관찰해보니 무언가 색다른 느낌이 드는 부위였다.


의도하지는 않았으나 용사에게서 고개를 돌린 채 있는 지금의 마왕 포즈는 마치 용사에게 자신의 목을 어필하는 듯한 모습이 되었고 마왕의 모습을 자세히 살피던 용사는 마왕의 목에서부터 쇄골까지 이어지는 섹시함에 잠시 침을 꿀꺽 삼켰다.


어째서 흡혈귀 종족들이 다른 곳도 아닌 목덜미 쪽을 깨물려는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용사였다.

“요.. 용사....”


용사가 마왕의 목덜미를 감사하고 있자 마왕은 용사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떨리는 목소리로 용사를 불렀다.


마왕의 부름에 마왕의 목덜미를 감상하고 있던 용사는 정신이 드는 듯 잠시 눈을 두어번 깜빡이고는 자신을 부른 마왕의 얼굴을 보았다.

“..........”


용사가 마왕을 보자 마왕은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본 용사의 시선이 부끄러웠는지 마왕의 얼굴은 조금 붉어져 있었다.

“크,크흠.”

그런 마왕의 표정에 용사는 다시 정신을 차리기 위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마왕의 복장을 찬찬히 바라보았다.


목덜미와 쇄골 아래쪽으로 내려가자 아까  바로 눈앞에서 흔들렸던 마왕의 가슴. 크기로만 따지자면 엘프에게 조금 뒤처지나 평균적인 여성의 크기를 생각한다면 마왕의 가슴도 커다란 편이었다.

그러나 지금 중요한 것은 크기 같은 그런 소소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용사의 눈앞에 있는 마왕의 가슴을 가리고 있는 화려한 레이스가 달린 섹시한 검은 란제리. 속옷 자체도 충분히 화려하고 섹시하였으나 그런 속옷을 마왕의 크기와 모양이 훌륭한 가슴에 착용하니 더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거기다 지금 눈앞의 이 가슴을 저 얇은 천 하나에 의지하고 있다는 생각. 그런 생각이 들자 용사는 아까 전 마왕의 목덜미를 보았을 때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킨 것처럼 다시   크게 침을 꿀꺽 삼켰고 마왕 역시 용사의 그런 시선이 느껴졌는지 자신도 모르게 슬쩍 몸을 움츠리며 자신의 양 팔로 가슴을 감쌌다.

“뭐, 뭐하시는 겁니까? 마왕님..”

마왕이 자신의 가슴을 양팔로 감싸자 가만히 마왕의 가슴을 감상하고 있던 용사가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였고 가슴을 가린 마왕은 이제는 완전히 붉어진 얼굴로 눈물을 흘릴 듯 한 얼굴을 하며 용사에게 말하였다.


“그... 요, 용사.. 이, 이제 여기서 그, 그만....”
“그렇게 가리시면 제대로 평가를 못합니다만? 마왕님?”
“그.. 아니이.. 저.. 이제...”
“얼른 팔을 풀어주시죠..?”
“그.....”
“얼.른. 팔을 풀어주시죠?”
“으... 으우으으으으....”


부끄러워 하며 이제 그만 두려는 마왕에게 용사가 강압적으로 말하자 마왕은 처음 보는 용사의 강압적인 태도에 기가 눌린 채 자신의 가슴을 가리고 있던 팔을 풀었다.


“..........”
“..........”


마왕이 팔을 풀자 다시금 마왕의 가슴을 감상하기 시작하는 용사의 모습에 마왕은 왠지 기쁘기도 부끄럽기도  복잡 미묘한 기분이 들었다.


“이, 이제 다 보지 않았으냐...”
“...아직 멀었습니다.”
“으우우우우.....”

용사가 계속해서 마왕의 가슴을 감상하고 있자 이미 부끄러움이 절정에 달한 마왕이 용사에게 말하였으나 용사는 들은 척도 하지 않은 채 계속해서 마왕의 가슴 쪽 복장을 주시하였다.


“으...으우우으으..”
“...............”
“아우으으으...”
“...............”
“더, 더는 안된다아아아아!!!”
“....?!”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용사의 감상에 인내심이 폭발해버린 마왕은 결국 몸에서 마기를 뿜어내어 용사를 자신의 방에서 날려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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