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화 〉고양이를 주웠습니다.
“하아... 대체 무슨 꼴을...”
엘프가 만든 슬라임 꿀에 마비된 용사의 몸은 다행히도 시간이 지나자 서서히 풀리기 시작하였다.
몸의 마비가 풀린 용사는 아무리 합법이라도 이런 짓은 하지 말라고 엘프에게 당부를 준 뒤 늦은 아침식사 준비를 하고 마왕을 부르러 가는 중이었다.
“하... 아침 식사가 늦었다고 화내지는 않으시겠지....?”
엘프 때문에 늦은 아침식사시간에 용사는 살짝 불안감을 느끼며 마왕의 방 앞에 서서 노크를 하였다.
“마왕님. 들어가도 괜찮겠습니까?”
“......................”
“..?”
용사가 노크를 하였으나 들려오지 않는 대답에 용사는 의문을 느끼며 다시 한 번 마왕의 방 문을 두드렸다.
“.................”
그러나 또 한 번의 노크에도 여전히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고 용사는 그런 반응에 의문을 느끼며 잠시 생각에 빠졌다.
지금 이 시간에 마왕이 딱히 갈 곳은 없다. 애초에 평소 마왕은 이 성을 자주 나가는 편도 아니며 나간다고 한들 거의 마당한정인데다 이상하게 어딘가 갈 때는 용사를 항상 데리고 다닌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나오는 결론이란...
“아직 주무시고 계신건가.”
그렇게 생각을 마친 용사는 늦어진 아침에도 불구하고 아직 주무시고 있다니 희한한 일이네.. 라고 생각하며 마왕의 방 문고리를 잡아 돌렸다.
“마왕님. 아직까지 주무시고 계시....”
“아.......”
용사가 마왕의 방 문을 열자 그곳에는 면적이 적어 마왕의 풍만하고 섹시한 몸매를 과감히 드러내는 검은색 란제리 속옷에 마왕의 각선미를 강조하듯 쭉 뻗은 다리를 감싸고 있는 가터벨트.....
콰앙
거기까지 확인하자 용사는 마왕이 무언가 말을 할 새도 없이 당장 방 문을 세차게 닫았고 용사의 그런 행동에 마왕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닫힌 자신의 방 문을 멍하니 응시하였다.
똑똑
그러자 세차게 닫힌 마왕의 방 문에서 노크소리가 들려오더니 문 너머로 용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왕님.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없던 일로 하는 것이냐?!”
용사가 말하자 멍하니 방 문을 응시하던 마왕은 그런 용사의 행동에 태클을 걸었으나 용사는 그런 마왕의 질문에 헛기침을 하며 대답하였다.
“크... 크흠.. 무, 무슨 말을 하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아무것도? 아, 아무것도 말이죠!”
“게다가 엄청 당황하고 있고!”
용사가 대답하자 당황한 채 더듬거리며 말하는 용사의 모습에 마왕은 다시 한 번 태클을 걸었고 용사는 그런 마왕의 태클에 얼른 화제를 돌리려는 듯 마왕에게 말하였다.
“마왕님. 그럼 아침식사 준비가 다 되었으니 얼른 식당으로 오시기 바랍니다. 그럼 저는 이만.....”
“자, 잠깐만 기다리거라!!”
용사가 도망치듯 마왕에게 속사포로 말하고 가려하자 마왕은 그런 용사의 행동에 당황하며 얼른 용사를 불러 세웠다.
마왕이 불러 세우자 창피함에 얼른 식당으로 도망가려던 용사는 크윽... 하고 신음하며 그 자리에 멈춰섰고 마왕은 그 자리에 멈춰선 용사에게 말하였다.
“자, 잠시 할 말이 있으니 드, 들어오거라..”
“그, 그냥 문 밖에서 들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아, 안 된다!! 주, 중요한 이야기란 말이다....”
마왕이 말하자 용사는 마왕에게 알겠다고 대답한 후 마왕이 옷을 입을 시간을 생각하여 잠시 문 앞에 서서 기다리다 마왕의 방 문을 열었다.
“왜 곧장 들어오지 않고 이렇게 늦게 들어오느....”
콰앙
마왕이 옷을 다 입었다고 생각한 용사가 방 문을 열자 아까 전과 달라진 모습이 없는 마왕이 침대에 앉아 용사에게 말하자 용사는 아까 전과 같이 마왕의 말이 끝나기도 전 마왕의 방 문을 세차게 닫았다.
그러자 이번엔 마왕은 아까 전과 같이 멍 때리는 것이 아닌 용사가 쾅 닫은 문을 잽싸게 열어 식당으로 달리는 중인 용사를 붙잡아 용사를 자신의 방에 억지로 집어넣었다.
“갑자기 뭘 그렇게 도망치는 것이냐!! 용사!!”
식당으로 도망치던 용사를 붙잡아 자신의 방으로 내던진 마왕은 여전히 자신과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있는 용사에게 울상을 지으며 말하였고 용사는 그런 마왕의 외침에 조심스럽게 대답하였다.
“아, 아니... 그.. 마왕님의 복장이 너무 자, 자극적이라.. 차마 눈을 맞대고 이야기 할 수 없어서...”
용사가 얼굴이 붉어진 채 마왕과 시선을 피하며 말하자 마왕 역시 얼굴이 붉어져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나... 나도 별로 아무렇지 않은 게 아니란 말이다. 부, 부끄럽단 말이다아...”
작은 목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용사의 눈치를 보던 마왕은 다시금 마음을 다잡곤 헛기침을 하며 용사에게 말하였다.
“흐...흐흠!! 큼... 무, 무슨 소릴 하는 게냐 용사. 지, 지금부터 용사가 할 일은 지, 지금 내.. 내내... 복장을 평가해주는 것이란 말이다아...”
“네.... 네???!”
헛기침을 하며 마음을 다잡아 본 마왕이었으나 역시나 부끄러움에 붉어지는 얼굴과 더듬거리는 말투를 숨길 수 없었으나 마왕의 복장에 시선을 피한 채 사실상 조금씩 흘려듣고 있던 용사가 그런 마왕의 반응을 눈치 챌 리 없었다.
아무튼 마왕의 말이 끝나자 용사는 마왕의 말에 몸을 흠칫 떨며 놀란 반응을 보이면서 마왕에게 소리쳤고 마왕은 그런 용사의 반응에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얼굴을 붉힌 채 다시 한 번 용사에게 말하였다.
“요.. 용사.. 네, 네가 지금부터 할 일은..... 내, 내가 지금 입고 있는 복장을 평가하는 것이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