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화 〉성검을 찾으러 갑니다.
“용사님. 용사님은 왜 용사인데 여기서 설거지를 하고 계신가요?”
아침식사시간 모두들 아침을 먹은 뒤 용사가 나머지 식기들을 정리해 설거지를 하고 있자 옆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성녀가 용사에게 물었다.
“.......그러게나 말입니다.”
성녀의 질문에 용사는 식기를 닦으며 왠지 모르게 울적해져 기운 빠진 목소리로 성녀에게 대답하였다.
그러자 성녀는 그런 용사의 대답에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이며 용사에게 말하였다.
“저는 그 답을 알고 있어요!”
“예?”
성녀가 말하자 식기를 닦고 있던 용사는 그런 성녀의 말에 식기를 닦던 손을 멈추곤 성녀를 바라보았다.
용사가 성녀를 바라보자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이던 성녀는 자신의 가슴 앞에 양손을 모으고는 등 뒤에 날개를 살짝 펄럭이며 말했다.
“바로 여신님에 대한 믿음이 부족ㅎ...... 제 말을 끝까지 들어주세요!”
성녀가 말하자 식기를 닦던 손을 멈추고 있던 용사는 다시 설거지에 집중하기 시작하였고, 아직 말이 끝나기도 전 말이 무시당한 성녀는 용사에게 울상을 지으며 자신의 말을 끝까지 들어달라 부탁하였다.
“예~ 여신님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서 죄송합니다. 다음에 아침에 이불빨래 하기 전에 기도라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 말이 아니라니까요오~~~ 제 말을 조금 더 끝까지 들어보세요~”
성녀의 말에 용사는 여전히 식기를 닦으며 대충 대답하였고 그런 용사의 태도에 여전히 울상인 성녀는 용사의 팔을 잡아당기며 얼른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달라 떼를 썼다.
결국 설거지 하는데 방해 받지 않기 위해 용사는 설거지를 하던 손을 멈추곤 앞치마에 손을 닦으며 떼를 쓰는 성녀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로 했다.
용사가 설거지를 멈추자 울상이던 성녀는 이제 들어줄 마음이 생긴 용사의 태도에 안심했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헤에.... 용사님은 너무 짓궂으세요. 결국 이야기를 들어주실거면서 이렇게 튕기시다니... 믿음이 부ㅈ....... 알았어요오~~ 제대로 이야기 할게요...”
성녀의 쓸데없는 이야기에 용사가 다시 설거지를 하려는 태도를 취하자 그런 용사의 행동에 기겁한 성녀는 얼른 이야기의 본론을 꺼내었다.
“그러니까.. 용사님에게 성검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던 거예요.”
“성검?”
성녀가 말하자 성녀의 이야기에 흥미를 보이기 시작한 용사의 모습에 성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래요. 성검. 전설 속의 용사님이 마왕님을 물리치고 마왕님께 납치당한 공주님을 구해올 때 필요한 바로 그 성검~! 만약 용사님이 성검이 있으셨다면 벌써 마왕님은 물리치시고도 남았을걸요~!”
“........아닐걸요.”
성녀가 자신만만하게 말하자 용사는 자신이 납치당했던 때를 회상하곤 성녀에게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하였다.
그러자 성녀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어째서냐 물었으나 용사는 차마 애초에 납치당한 건 용사 본인이라고 답할 용기가 나질 않았다.
“아무튼 그래서 말이죠~ 저희 성검 찾으러 가요~”
“네.....?”
갑작스런 성녀의 제안에 용사가 황당함을 감추지 못한 표정으로 성녀를 바라보았으나 성녀는 그런 용사의 모습은 개의치 않은 채 이미 용사가 대답이 Yes 라 확정되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성검을 찾으러 가자니.. 성검이 어디 있길래 저한테 그런 제안을....”
“그게 말이죠~ 저도 깜짝 놀랐는데~ 무려 여기 지하실에 성검이 있다는 소식을 여신님께 전해 들었어요!”
성녀가 힘차게 말하자 용사는 그런 성녀의 말에 조금 미심쩍은 기분이 들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정체도 알 수 없는 여신. 그런 여신의 말을 전해 들었다는 성녀의 말을 용사가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을 리 없었다.
“이 마왕성 지하에 성검이 있다고요?”
게다가 이곳은 마왕성. 본래 성검이라 하면 신성력의 집합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강력한 신성력을 지니고 있는 물건.
그런 물건이.. 교회나 성당이 아닌, 이 마왕성의 있다니 보통의 사람이라면 믿음이 잘 가지 않을 것이다.
“네. 여신님의 전언이니 틀림없어요!”
그러나 여신님의 말이라면 굳게 믿는 (애초에 어디서 들은 말인지도 모르겠지만) 성녀에겐 믿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오히려 반드시 이 마왕성의 지하실에 성검이 존재할 것이라 굳게 믿고 있는 눈이었다.
“.......네. 알았어요. 그럼 같이 찾으러 가도록 해요.”
그런 굳은 믿음을 가진 성녀의 모습에 용사는 차마 못 믿겠으니 알아서 찾으러 가라며 매정하게 성녀를 내칠 수 없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용사는 성녀의 성검을 찾는 여행(?)에 동행하게 되었다.
“아, 그 전에 일단 설거지 좀 끝낼게요.”
물론 그 전에 마왕성의 일들은 모두 끝내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