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화 〉용사의 일을 도와줍니다!
“우와~ 오늘은 색다른 메뉴가 추가 돼 있네. 용사~“
“응. 아무래도 오늘 마왕님 기분이 별로 신 것 같아서 조금 기분을 풀어드리기 위해 색다른 메뉴를........ 응? 공주 왜 그런 눈으로 노려보는 거야?”
“........용사는, 머릿속에 마왕님 생각밖에 없나봐?”
“에? 그럴 리가 없잖아. 나는 단지 마왕님 기분이 안 좋으시면 그 피해가 곧장 나에게 넘어오니까 그럴..........”
“우.......................”
용사가 아침상을 차린 뒤 마카롱이 추가 돼 있는 식탁을 보던 공주는 마카롱 메뉴를 추가시킨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용사를 노려보았고 그런 공주의 표정에 변명을 하던 용사는 자신의 설명에도 여전히 날카로운 눈으로 노려보는 공주의 반응에 한숨을 쉬며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하아..... 네. 그래서 제가 뭘 해드리면 되는 건가요? 공주님.”
“어머~? 뭔가 해주게? 용사~?”
‘그렇게 노려보는 건 결국 뭔가 해주길 원한다는 거잖아!’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뺨에 손을 대는 공주의 모습을 보며 용사는 속으로 그렇게 울부짖었다.
“그럼~ 용사 다음에 나랑 ‘단 둘’이서만 산책가자.”
“산책이라고 해봤자 마왕 성 정원정도까지 밖에 안 되는데......”
“그런 건 상관없으니까 ‘단 둘’이 산책가자구!”
어째 아까부터 단 둘이라는 단어에 힘을 주는 공주의 말에 살짝 무서움도 느껴졌으나 뭐 그 정도는 아무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 용사는 산책 때 필요한 것이 뭐가 있을지 머릿속으로 구상해보기 시작했다.
“주인님~!! 저도 산책가요!!”
“............용사. ..........나도!”
산책의 계획을 구상하는 중 옆에서 공주와의 대화를 듣고 있던 엘프와 법사가 산책 이야기가 부러웠는지 자신들도 끼워달라는 말을 하였다.
“안 돼! 이건 용사와 나 ‘단 둘’ 만의 산책이라구!”
그러자 엘프와 법사의 부탁에 ‘단 둘’이라는 말을 강조하던 공주가 둘을 가로막으며 말하였고 엘프와 법사는 그런 공주의 횡포에 항의하기 시작하였다.
뭐가 뭔진 모르겠지만 일단 귀찮아 질 것 같으니 빠지자고 생각한 옆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용사는 아직 자리에 없는 마왕을 찾기 위해 그 자리를 일찍 떴다.
“그러고 보니 오늘 마왕님이 조금 늦으시네.”
마왕을 데리러가기 위해 부엌을 나선 용사는 평소 자신이 만들지 않던 디저트로 조금 늦어진 식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오지 않은 마왕을 생각하며 마왕의 방으로 향하였다.
“으음....... 대체 어떻게 해야 용사가 날 안아줄 만큼의 상처를 만들 수 있는 겐가.”
그리고 마왕의 방. 마왕은 자신의 침대에 앉아 어떤 식으로 상처를 입어야 용사가 자신을 공주님 안기로 안아 줄 수 있는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었다.
“뭔가....... 안아줄 수밖에 없는 곳에 상처를 내야 용사가 안아주겠지?”
“뀨우~!!”
마왕이 말하자 마왕의 품에 안겨있던 슬라임이 힘찬 목소리로 답하였다.
“안아줄 수밖에 없는 상처라.... 그런게 뭐가 있는 걸까..?”
“뀨.........”
마왕이 고민을 하자 마왕의 품에 안겨있던 슬라임도 잠시 고민을 하는 듯 묘한 소리를 내며 마왕과 함께 고민하였다.
“........뀨?! 뀨! 뀨뀨!!!”
마왕과 함께 고민하던 슬라임은 무언가 방법이 생각났는지 마왕의 품에서 폴짝폴짝 뛰며 소리를 냈다.
“응? 뭔가 좋은 방법이라도 생각난겐가. 슬라임?”
“뀨! 뀨뀨!!!”
마왕의 품에서 폴짝이던 슬라임이 마왕의 품에서 벗어나 바닥에서 폴짝이자 마왕은 그런 슬라임을 잡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바닥에서 폴짝이던 슬라임은 마왕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마왕의 다리를 힘차게 들이받았고 하이힐을 신고 있던 마왕은 금세 중심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무슨 짓을 하는 게냐! 슬라임!”
“뀨~!!! 뀨우~!! 뀨!!”
슬라임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바닥에 쓰러지고 만 마왕은 자신을 넘어뜨린 슬라임을 노려보며 소리쳤으나 슬라임은 오해하지 말라는 듯 바닥을 폴짝이며 변명하듯 뀨뀨하며 울었다.
그런 슬라임의 모습을 보며 마왕은 하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였으나 그런 마왕에게 슬라임은 다시 한 번 마왕에게 태클을 걸어 마왕을 바닥에 넘어뜨렸다.
“뭐 하느냐! 슬라임!!”
“뀨우우~!!!!”
다시 한 번 바닥에 넘어진 마왕은 자신을 넘어뜨린 슬라임을 보며 물었으나 슬라임의 뀨우하는 말을 이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정말이지.. 이제 슬슬 아침 시간도 되었으니 그만하거라.”
“뀨우!!!!!!!"
또 한 번 자리에서 일어서려는 마왕을 슬라임은 이번에도 역시 용납할 수 없다는 듯 마왕의 다리에 박치기를 하며 마왕을 넘어뜨렸다.
“아으...... 대체 왜그러느냐아~!!! 슬라임!!!”
세 번.. 세 번 연속으로 넘어진 마왕은 결국 발목을 삐끗하였고 발목을 삐끗한 마왕은 자신의 부어오르는 발목을 붙잡은 채 울상을 지으며 슬라임에게 소리쳤다.
“뀨우~!! 뀨뀨!!!”
그러나 울상을 지으며 원망스럽게 슬라임을 노려보는 마왕에게 슬라임은 바로 이거다! 라는 듯 한 울음소리를 내며 바닥을 폴짝폴짝 뛰어 마왕의 방문을 열려 하였다.
“아, 슬라임! 날 이렇게 두고 어딜 가려 하느냐!!”
“뀨웅~!! ㄲ...!!!!!”
슬라임이 방문을 열려하자 마치 그에 맞춘 듯 용사가 방문을 열며 들어왔고 방문을 열기 위해 폴짝 점프를 한 슬라임은 그대로 마왕의 방문에 부딪히고 말았다.
“아!! 슬라임?! 괜찮아?”
“뀨우으으으~~”
마왕의 방문을 갑작스럽게 부딪힌 슬라임의 모습에 용사는 당황하며 슬라임에게 물었고 슬라임은 그런 용사의 질문에 휘청거리면서도 괜찮다는 듯 용사에게 대답하였다.
“뀨... 뀨웅!! 뀨뀨!!!”
그렇게 잠시 휘청거리며 어질어질한 정신을 다시 잡은 슬라임은 자신이 아닌 마왕을 신경 쓰라는 듯 뀨뀨 울움소리를 내며 마왕을 가리켰고 용사는 그런 슬라임의 행동에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마왕을 바라보았다.
“아. 마왕님. 바닥에는 왜 주저앉아 계신지...?”
“으..... 용사. 그게........ 다리를 삐어서............”
바닥에 주저앉은 마왕을 본 용사가 묻자 마왕은 자신의 부어오른 발을 가리키며 말하였고 용사는 마왕의 그런 부어오르는 발을 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꽤 심하게 삐셨나 보네요. 혼자 일어서실 수 있으시겠어요?”
“아무래도 힘들 것........!!”
용사의 말에 대답을 하던 마왕은 슬라임의 목적을 눈치 채곤 뒤에서 둘을 지켜보고 있는 슬라임을 바라보았고 슬라임은 그런 마왕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뒤에 뭔가 있습니까?”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 그건 그렇고 용사.... 이, 일단 혼자서 일어나지 못하겠으니 말이지.....”
“알겠습니다. 부축해드리도록 하죠. 자, 어서 제 손을 잡고.....”
“아냐!!!!”
“에, 에.......?”
다리가 부어 제대로 일어서지 못하는 마왕을 위해 손을 뻗던 용사는 갑작스러운 마왕의 날카로운 외침에 당황하며 멀뚱멀뚱 마왕을 바라보았고 소리쳤던 마왕은 순간적으로 소리친 자신이 부끄러워져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마, 마왕님.....?”
용사는 그런 마왕의 모습을 보며 오늘 마왕의 기분이 하루 종일 별로였던 것 같은데 혹시 화라도 난 것인가 싶어 마왕의 눈치를 보았고 마왕은 그런 용사의 모습을 보며 애써 침착을 유지하기 위해 헛기침을 하였다.
“으... 으흠!! 그, 그게 말이지 용사... 나, 나는 지금 다리가 너, 너무 아파서 부축을 해줘도 제대로 일어나지 못하겠단 말이야.”
아니, 딱히 그렇게까지 큰 상처는 아닌 것 같.....다는 말을 하려던 용사는 오늘 왠지 기분이 별로인 마왕을 생각하며 애써 그 말을 참으며 마왕의 말을 잠자코 들었다.
“그, 그러니 요, 용사. 용사 넌 날 공주님 안기로 안을 필요가 있다는 말이지.”
“아니, 딱히 공주님 안기가 아니어도 상관없지 않.....”
“안 된다!! 꼭 공주님 안기여야 한다!!”
“그, 그런가요.......”
마왕의 말을 잠자코 듣던 용사는 마왕의 말에 잠시 반론을 하려 했으나 강력한 기세로 말하는 마왕에 기가 눌려 하는 수 없이 마왕을 공주님 안기로 안아들었다.
“읏차.”
“무, 무겁지는 않느냐?”
“아뇨. 별로. 딱 안기에 적당합니다.”
“그, 그러느냐..”
용사가 마왕을 공주님 안기로 안아들자 자신의 무게가 살짝 불안해진 마왕이 용사에게 물었으나 딱히 마왕의 무게에 별 감흥이 없는 용사는 무심한 듯 그렇게 말하였다.
마왕은 용사의 그런 반응에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쉰 채 자신을 안고 있는 용사의 목에 팔을 둘렀다.
“에... 에?? 마, 마왕님?”
“왜 그러느냐. 공주님 안기를 하면 넘어지지 않기 위해 이러는 건 당연하지 않느냐.”
“아, 아뇨... 뭐, 그렇기야 하지만.......”
‘왠지 조금 부끄럽습니다만....’ 용사는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한 채 마왕을 안은 채 의료실로 걸어갔다.
“용사의 품... 포근하고 듬직하구나..”
“네? 마왕님 방금 뭐라고...?”
“.......!!! 드, 들었느냐?!?!”
용사의 목에 손을 두른 채 용사의 품에 기대있던 마왕은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중얼거렸고 그런 자신의 말을 다시 되묻는 용사의 질문에 마왕은 얼굴이 확 붉어지며 용사에게 물었다,
“아뇨, 잠시 딴생각을 한다고 제대로 못 들었.....”
“그럼 평생 모르거라!! 혹시나 들은 단어가 있더라도 잊어버리거라!!!”
“아니 대체 무슨 말씀을 하셨.....”
“그러니까 그냥 신경 끄라고 했지 않느냐!!!!”
의료실을 향해 걷는 중 용사는 얼굴을 붉힌 채 발버둥치는 마왕을 의아하게 느끼며 마왕이 최대한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마왕을 더욱 더 몸에 밀착시키며 이동하였고 마왕은 용사가 더욱 더 꽈악 안아 밀착시키는 것을 눈치 채곤 부끄러움에 붉어진 얼굴을 더욱 더 붉히며 용사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