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화 〉마왕성에 마법사가 나타났습니다.
“뀨웅~!!”
용사가 마왕과 공주 사이에 껴 괴로워 하고 있을 때 슬라임 한 마리가 다급한 울음소리를 내며 용사에게 통통 튀어왔다.
갑자기 나타난 슬라임 덕에 용사의 대답에 쏠려있던 관심이 슬라임 쪽으로 옮겨졌다.
슬라임의 등장에 위기를 모면한 용사는 슬라임에게 감사함을 느끼며 자리에서 통통 튀고 있는 슬라임을 안아들었다.
“뀨웅~! 뀽!”
용사가 슬라임을 안아들자 슬라임은 급히 용사에게 따라오라는 듯 다급하게 울음소리를 냈다.
슬라임의 울음소리에 슬라임 관리를 맡아하던 용사는 울음소리의 의미를 대강 파악한 뒤 슬라임의 안내에 따라 슬라임 관리 구역까지 달렸다.
“뀨웅! 뀽!!!”
슬라임 관리 구역까지 오자 크게 울려퍼지는 슬라임의 비명소리. 그 소리에 놀란 용사는 황급히 슬라임의 비명 소리가 있는 곳까지 빠르게 달렸
고.... 보았다.
“하움....”
“뀨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웬 은발의 마법사 복장의 소녀가 슬라임을 무자비하게 씹고 있는 모습을!
“.......질겨.”
“뀨우....우.....”
“냠.....”
“뀨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우우우!!!!”
그 소녀는 슬라임을 한 입 베어물곤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슬라임에게서 입을 떼었다.
고통에서 벗어난 슬라임이 잠시 숨을 돌리자 소녀는 곧바로 아까 전 물었던 곳을 다시 무는 소녀. 실로 무자비한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방심한 틈에 물었던 곳을 다시 한 번 무는 소녀. 슬라임은 그런 소녀의 깨물기의 격한 고통에 몸부림치다 결국 사력을 다한 듯 탱글했던 몸이 축 늘어지며 녹색이었던 피부가 하얗게 변했다.
“뀨우우우우우우우우우!!!!”
소녀의 손에 들린 슬라임이 하얗게 변하자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슬라임들이 비명같은 울음소리를 냈다.
“........변했다. .........냠.”
슬라임의 색이 변하자 그것을 신기하게 바라보던 소녀는... 다시 한 번 슬라임을 입에 물었다.
“.....맛없어.”
하얀 슬라임을 맛 본 소녀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손에 들린 슬라임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대체 뭐하는 짓이야.”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용사는 슬라임을 바닥에 내려놓은 뒤 쭈그려 앉아 있는 소녀에게 다가가 물었다.
“너 누구야?”
“....................”
용사가 소녀에게 묻자 바닥을 보며 멍때리고 있던 소녀가 용사를 올려다 보았다.
“.........”
“...........”
무표정한 얼굴로 용사를 올려다보는 소녀. 그러나 소녀는 용사를 지그시 바라보기만 할 뿐 용사의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
“.............”
“..........저, 저기 얘야?”
“.................”
“....................아, 하하...”
“...............훌쩍.”
“아니, 잠깐만?!”
용사를 지그시 바라보는 소녀를 용사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어떻게든 대화를 하려 하였으나 너무나도 정적인 소녀의 질문에 어쩔줄 몰랐다.
어쩔 수 없이 용사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소녀를 보며 식은땀을 흘렸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갑자기 무표정이던 소녀의 눈망울에 눈물이 맺히며 소녀가 울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