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화 〉용사를 찾으러 왔습니다.
“고.. 고고.. 공주!! 가, 갑자기 무슨?!”
“새삼스럽지만 오늘 용사가 둔감한 걸 다시 한 번 느꼈어.. 이 정도로 직접적으로 말했는데도 이런 반응이라니...”
“둔감하다니? 내가? 무슨 소리야. 내가 어디가 둔감하다고...”
“이미 그 말을 하는 시점부터 글러먹었어. 용사.”
당황한 용사가 공주에게 말하자 공주는 용사를 지그시 바라보며 용사에게 말하였다.
공주의 말을 인정하지 못하던 용사는 지긋한 공주의 시선에 저도 모르게 시선을 피하고 말았다. 용사가 시선을 피하자 지그시 용사를 바라보던 공주는 양손으로 용사의 얼굴을 잡고는 억지로 서로의 시선을 맞추었다.
“저.. 저기... 공주? 이, 이러면 조금.. 부담스러운데?”
“용사는 내가 부담스러운 거야?”
“아, 아니.. 그러니까 공주 네가 부담스럽다는 게 아니라....”
“그럼 내가 추녀라는 거야?”
“아니.. 어째서 갑자기 그런 말이......”
“그럼 내가 싫은거구나?”
“그러니까 어째서 그런 쪽으로 빠지냐니깐? 공주?!?!”
용사가 말할 때마다 점점 더 울상이 되어가는 공주의 모습에 용사는 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 그럼.. 용사. 내, 내가 좋아?”
“응? 아, 물론이지. 좋아하고말고.”
물론 단순한 소꿉친구 사이로서의 의미였다.
그러나 공주가 물은 좋아해는 역시 여자로서 자신을 좋아하느냐는 의미였고 좋아한다는 말을 들은 공주는 자신감을 얻어 용사에게 물었다.
“그럼 나랑 결혼할거야?”
“에? 아, 아니... 그건 조금...”
한창 들뜬 공주가 용사에게 묻자 볼을 긁적이며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이는 용사. 공주는 그런 용사의 태도에 불만스러운 듯 용사의 옆구리를 꼬집었다.
“악! 무슨 짓이야 공주...”
“용사야말로 결혼할건지 안 할 건지 확실히 해! 그런 미적지근한 태도 보이지 말고!”
“아, 아니... 솔직히 말해서 결혼이라는 거 나한테 조금 와 닿지 않는 이야기인.....”
“으우우우우우....”
“........데”
공주의 말에 대답하던 용사는 자신의 말에 울상을 지으며 노려보는 공주의 얼굴을 보고 그만 말을 멈추고 말았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연애는 하고 싶지만 결혼은 하고 싶지 않다는 말이지?”
“아, 아니!! 그런 의미로 한 말이...”
“흐아아아앙!! 용사 이 난봉꾼!! 바람둥이!! 절제를 모르는 짐승!!”
용사는 자신의 말을 오해하며 듣는 공주에게 어떻게든 오해를 풀기위해 변명(?)하려 하였으나 그럴 기회도 없이 공주는 울음을 터뜨리며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리고 말았
다.
너무나도 당황스러운 상황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는 공주의 모습을 본 용사는 도무지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에?”
울음을 터뜨린 공주를 보며 도대체 어떻게 공주를 달래야 할지 고민하던 용사의 어깨에 누군가의 손이 올라왔다. 용사는 어깨에 느껴지는 손의 감촉에 고개를 돌려 손의 주인을 확인하였다.
“그 말이 정말인가.... 용사?”
“에? 에?! 뭐, 뭐가 말입니까? 마왕님..”
고개를 돌려 어깨 위 손의 주인을 확인하자 그 손의 주인공은 바로 마왕 서열 제 1위, 즉.. 마계 1위의 레비아탄이었다. 차갑고 날카로운.. 무언가 폭발하기 직전 인 듯 한 레비아탄의 얼굴. 용사는 레비아탄의 그런 얼굴을 본 순간 그 위압감에 그 자리에 굳어버리는 듯하였다.
“용사가 난봉꾼에 절제를 모르는 짐승이라고 하는 것 같던데....”
“아니, 지금 그게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는 중입니다만?!”
레비아탄이 용사에게 말하자 당황한 용사는 얼른 레비아탄에게 말하였고 레비아탄은 그런 용사의 말에 잠시 용사를 의심스럽다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용사는 그런 레비아탄의 눈에 자신이 어째서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이 상황을 모두 지켜본 마왕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용사의 모습에 한숨을 쉬며 사람이 저렇게 둔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용사는 자신에게 씌어진 오명을 벗기 위해 얼른 울고 있는 공주를 달래고자 하였으나 이미 공주의 귀에는 그 누구의 말도 들리지 않는 듯하였다. 공주가 울고 있으니 레비아탄은 여전히 용사를 노려보고 있고... 마왕은 그런 용사의 모습을 보며 한숨만 쉴 뿐 어떤 상황인지 솔선수범해서 설명해 줄 용기가 전혀 없었다.
그렇게 용사는 난감한 상황에 혼자 고립되어 대체 어떻게 이 상황을 해쳐나가야 할지에 대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저기... 요, 용사......”
“네? 마왕님?”
용사가 고독감을 느끼며 이 상황에 대한 대처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때 쯤, 용사를 노려보고 있던 레비아탄이 용사를 불렀고 용사는 그런 레비아탄의 부름에 곧장 반응하였다.
“그.... 요, 용사는 내 노예인데.. 역시 결혼도 내, 내 허락을 맡고 해야 되지 않겠어?!! 요, 용사의 신부가 된다는 말은 즉 용사의 아내 역시 내 노예가 된다는 말이니까!”
“에에에엣?!?! 그, 그런 건가요?”
“그, 그런게 당연하잖아! 누가 뭐래도 용사는 ‘나만의! 소유물!’ 이니까 말이야!”
레비아탄의 말에 용사가 놀라 묻자 레비아탄은 마치 누가 들으라는 듯 나만의 소유물을 강요하며 용사에게 말하였다. 레비아탄의 발언에 당황한 용사는 ‘그, 그럼 앞으로 결혼도 내 마음대로 못한다는 말ㅇ...’ 라 중얼대며 적잖게 당황하고 있었다.
용사가 당황하자 레비아탄은 용사의 당황한 모습을 보며 잠시 헛기침을 하고는 용사에게 말하기를...
“크, 크흠... 그... 저, 요, 용사가 아내를 내 노예로 만들기 부담스럽다면 나한테 한 가지 좋은 해결책이 있긴 한데...”
“네? 있나요? 도대체 그게 뭐죠? 마왕님?”
레비아탄이 용사를 한 번 슬쩍 떠보듯 말하자 순식간에 걸려든 용사는 레비아탄에게 그 방법을 물었다. 레비아탄은 용사의 반응에 다시 한 번 헛기침을 한 뒤 크게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 그게 그러니까 말이지 용사.. 아무리 용사와 결혼을 한다 해도 결코 내 노예가 될 수 없는 존재.. 즉 다시 말해 이 나오ㅏ....”
“나랑 결혼하는거야!!”
“....!!”
레비아탄이 말하는 중 주저앉아 훌쩍이던 공주가 말의 중간에 끼어들어 용사에게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