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화 〉용사를 찾으러 왔습니다.
“자! 이제 건강체크 완료!!”
“큐웅~”
슬라임을 하나하나 검사해준 뒤 마왕은 기지개를 켜며 말하였고 슬라임은 그런 마왕에 반응하듯 몸을 움직이며 큐웅거렸다.
용사는 마왕과 슬라임의 그런 모습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도 마지막 슬라임의 체크를 끝낸 후 지금까지 자신의 어깨에 올라와있던 슬라임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자, 그럼 건강 체크도 다 했겠다 점심이나 먹도록 할까요?”
슬라임을 바닥에 내린 용사는 자연스럽게 주머니에서 앞치마를 꺼내 돌려 매었다.
마왕은 자연스러운 용사의 행동에 자신도 모르게 넋을 놓은 채 바라보다 용사가 그 시선을 눈치 채곤 마왕에게 무슨 일이냐 물었다.
용사의 질문에 마왕은 슬라임 한 마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용사에게 말하였다.
“아니... 용사 이제 완전히 익숙해졌구나.... 싶어서.”
“누가 익숙하게 만드셨는데요....”
마왕의 말에 용사는 앞치마의 매무새를 정리하며 용사가 말하였다.
“사, 상관없지 않느냐 그런거. 오히려 용사 너는 내게 감사해야 하는게 아니냐? 내 덕분에 용사 너는 어디가서 식량만 있다면 굶어죽지 않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아니 원래 음식만 있다면 안 굶어 죽는 것 아닙니까.....
마왕의 말에 용사는 당장 태클을 걸 뻔 하였으나 아슬아슬하게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을 틀어막았다.
“아, 아니면 용사는... 역시 다른 사람이 요리해주는게 좋은건가....?”
고개를 숙인 채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용사에게 묻는 마왕의 모습에 용사는 순간 귀엽다는 생각을 하다 애써 고개를 저으며 그 생각을 머릿속에서 떨쳐내었다.
“아, 아.... 뭐, 매일 요리하다보면 가끔 정도는 남이 해준 요리를 먹고싶다고는... 생각합니다..”
잔뜩 움츠러든 귀여운 마왕에게서 시선을 돌린 용사가 마왕에게 말하자 마왕은 용사에게 들키지 않을 작은 목소리로 중얼 거렸다.
“역시 그런가.. 하지만... 하지만.... 나도 요리해주고 싶지만 실력이 안되는걸 어떡하느냐....”
마왕이 고개를 숙인 채 슬픈 듯 중얼거렸으나 그런 마왕의 행동에 전혀 이상함을 느끼지 못한 용사는 그런 마왕을 뒤로한 채 슬슬 요리를 위해 부엌으로 향하였다.
“우아아앙!! 살려줘 용사아~!!”
용사가 부엌으로 향하는 중 갑작스레 들리는 자신을 부르는 비명소리에 용사는 반사적으로 비명소리가 들린 방향을 바라보았다.
용사가 비명소리가 들린 방향을 바라보자 소리가 났던 곳이 다시 잠잠해져 용사는 기분 탓으로 여기고는 다시 부엌으로 향하려 하였다.
“꺄아아앗!!”
그러나 그 순간 다시 한 번의 비명소리가 들렸고 용사는 자신의 귀를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만일 자신의 기억이 맞다면 이 비명소리의 주인은 단 한사람 밖에 없다.
그리고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자신이 구하려던 그녀.. 공주였다.
하지만 어째서 공주가 여기에? 용사는 비명이 일어난 곳으로 달려가며 잠시 그런 의문을 품기도 해보았으나 금세 그런 의문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아무튼 지금 중요한 것은 공주로 추정되는 여자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는 것.
단지 그 사실 하나로도 용사는 자신이 비명소리가 들린 곳으로 달려가는 이유는 충분하다.
용사는 그런 생각으로 비명소리가 난 곳까지 전력질주하였다.
“공주!!! 이 비명소리... 공주야?!”
용사가 비명소리가 들린 곳으로 달려오자 그 곳에는... 용사가 그토록 찾던 공주가 있었다.
“공주..... 정말 공주야?!”
“용.....사?”
슬라임들에게 둘러싸여 울음을 터뜨린 공주에게 용사가 다가가 묻자 공주는 슬라임의 점액과 눈물을 닦으며 눈앞의 용사를 바라보았다.
“용사.... 정말, 용사야?”
“그래.. 진짜 용사야.”
“용사....... 우아아아앙!! 용사아~!!”
공주의 물음에 용사가 답하자 눈앞의 용사를 바라보던 공주는 곧바로 용사의 품에 안겨들어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용사는 자신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리는 공주의 등을 토닥이며 훌쩍이는 공주를 진정시켰다.
“그래... 그래.... 이제 괜찮으니깐....”
“훌쩍.... 훌쩍.... 무서웠어어어~ 갑자기 이 녀석들이 나한테 달렫ㄹ어서는.....”
“뭘... 슬라임은 기본적으로 공격성이 없는 마물들인데.”
“아니야~ 진짜로 달려들었단 말이야.....”
공주의 말에 용사는 의아함을 느끼며 공주의 등에 아직 달라붙어 있던 슬라임을 떼어내어
슬라임의 상태를 확인해 보았다.
“뀨우우웅~~”
“........”
“뀨웅!! 뀨우우웅..... 뀨우우....”
용사가 슬라임을 바라보자 슬라임은 용사의 손 위에서 마치 무언가를 호소하는 듯 한 느낌
으로 마구 울부짖기 시작하며 반짝거리는 눈빛으로 용사를 바라보았다.
“음.... 그래... 그러니까....... 그냥 공주랑 놀고 싶었다는 거?”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슬라임이 호소하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던 용사가 슬라임에게 묻자 슬라임은 용사가 한 말이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뀨웅하고 소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