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화 〉용사는 치킨입죠~
“용사~”
용사가 중얼거리며 주위를 둘러보자 이미 잠옷으로 갈아입은 마왕이 용사의 품에 안겨들었다. 정확하게는 마왕이 용사를 품에 안으려 했으나 용사와의 몸집의 차이로 오히려 마왕이 용사의 품에 안긴 꼴이 되어버렸다.
“으웅~ 언제 안아 봐도 좋구나....”
“치, 칭찬은 감사합니다만... 마왕님 저기... 조금만 떨어지시는게....”
“어째서냐?”
용사가 말하자 마왕은 정말로 이유를 모르겠다는 듯 순진한 얼굴로 용사를 올려다보았다. 마왕의 순진한 표정에 용사는 저도 모르게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어쩌지...? 사실대로 마왕님이 부담 되서 그렇습니다.. 라고 말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그렇다고 마왕님 가슴이 닿아서... 같은 말로 떨어지게 한다 해도 그건 그거대로 더 문제가 될지도..... 아아! 도대체 어떻게 해야....
용사는 마왕의 질문에 대한 답을 끊임없이 머릿속으로 생각하였다. 그리곤 그렇게 한 생각들을 다시 머릿속에서 수정, 재수정의 과정이 끝없이 이어졌다.
“그러니까 말이죠....”
결국 용사의 머릿속에서 수없이 다듬어지고 수정에 수정을 거친 말이 용사의 입 밖으로 흘러나왔다.
“마, 마왕님 같은 고귀하신 분이 이런 미천한 노예인 저한테 달라붙어 계시는 건 조금 아니라고 생각되서 말이죠....”
“후훗~”
용사의 말에 마왕은 이미 용사의 그런 변명쯤은 예상했다는 듯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용사를 바라보았다. 마왕은 그런 표정에 용사는 괜히 불안한 기분이 들어 이어서 마왕의 입에서 흘러나올 말을 긴장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용사~ 용사는 말이야....”
마왕이 말을 시작하자 용사는 마왕의 말을 긴장하며 이번엔 과연 마왕이 자신을 어떤 말로 당황시키려는가에 대해 생각함과 동시에 최대한 동요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하였다.
“자기 애완동물을 데리고 논다고 자기 자신이 애완동물과 동급이 된다고 생각해?”
“저는 애완동물인겁니까....”
“음~ 조금 더 낮을 수도?”
“........”
용사의 질문에 마왕이 잠시 고민하며 말하자 용사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용사가 아무런 할 말을 잃고 그 자리에 굳어버리자 마왕은 그 때를 노렸는지 더욱 더 용사의 품으로 파고들어 용사를 끌어안았다.
뭐, 마왕님께 이런 식으로 취급당하는 거야 당연한 거겠지... 아니, 그런데 그런 취급이라기엔 왠지 모르게 사랑받는 느낌이... 아니, 애완동물 같은 거니 당연한 건가? 그건 그렇고 진짜로 마왕님... 부담된다고요...
용사의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왕은 용사를 커다란 곰인형을 껴안듯 꼭 끌어안으며 기뻐하였다. 물론 마왕이 이렇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도 용사는 마왕의 그런 기뻐하는 모습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였지만...
“마왕님.. 그럼 얼른 주무시지요..”
결국 마왕이 껴안는 것을 저지하는 걸 포기한 용사는 체념한 말투로 차라리 잠이나 자자는 생각을 하며 마왕에게 말하였다.
“우~ 용사...”
“네?”
용사가 말하자 마왕은 왠지 뾰루퉁한 표정을 지으며 껴안고 있던 용사를 더욱 더 끌어당겨 용사의 귀에 대고 말하였다.
“오늘밤은 재우지 않을 거야..”
“...네?!!?!”
마왕이 용사의 귀에 대고 말하자 용사는 당황하여 눈을 커다랗게 뜬 채 얼굴을 붉히며 마왕을 바라보았다. 용사가 바라보자 마왕은 살짝 애절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용사를 올려다보았고 마왕은 그런 얼굴에 더더욱 당황한 용사는 마왕에게서 시선을 피하며 말하였다.
“무무무무.... 무슨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마, 마마마... 마왕님.....”
“........푸훕...”
당황한 용사가 말을 더듬거리자 용사의 말을 듣고 있던 마왕은 마치 용사를 비웃듯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마왕이 웃음을 터뜨리자 마왕의 웃음소리에 마왕에게 시선을 피하고 있던 용사는 다시 마왕은 그런 용사를 바라보며 배를 잡고 터져 나오는 웃음을 살짝 참고 있었다.
“후후후....하하하하하!! 용사~ 당황하는 모습 너무 웃겨~!! 설마 내가 진심으로 용사에게 그런 말을 할 거라고 생각한 거야?”
웃음을 참고 있던 마왕은 결국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곤 한바탕 크게 웃으며 용사에게 말하였다.
마왕이 그렇게 크게 한바탕 웃으며 말하자 당황했던 용사는 그런 마왕의 모습을 보곤 마음이 차분해져 냉정하게 마왕에게 말하였다.
“절 갖고 논 것이군요...”
“푸훗... 당연하잖아. 애초에 재우지 않는다는 말이 오늘 하루 종일 괴롭히겠다거나 갖고 논다는 말일수도 있잖아. 용사는 어째서 그 말에 당황한 걸까? 응?”
“큭...”
장난스러운 표정의 마왕이 용사를 바라보며 말하자 용사는 한방 먹었다는 얼굴을 하며 창피함에 붉어진 얼굴을 하며 마왕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마왕은 그런 용사의 얼굴을 한 손으로 잡아 자신과 시선을 다시 마주치게 하며 재밌다는 표정으로 재차 용사에게 물었고 용사는 그런 마왕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용사.... 야해.”
“..........”
마왕이 말하자 용사는 여전히 마왕과 시선을 마주치지 않은 채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혹시 용사 요즘 욕구불만?”
“아, 아닙니다!!”
“뭔가 강하게 부정하는게 수상한데~?”
“강한 부정은 부정이라는 말이 있죠.”
“부정이 아니라 긍정이겠지.”
“절대 아닙니다....”
마왕의 질문에 용사는 마왕의 에게 적극 부정하며 어떻게든 이 화제를 돌릴 방법을 생각하였다.
“뭐....뭐....... 나중에 용사가 완전히 도망갈 생각도 하지 못하고 완전히 내 것이 된다면 용사의 그.... 요, 욕구불만을 풀어줄 생각도 없는 건 아니지만... 나중에 용사와 나 사이의 아이도 낳아야 할 거니까...”
용사가 이 화제를 돌릴 방법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는 중 갑작스럽게 얼굴이 붉어진 마왕이 용사에게 작게 중얼중얼 말하였으나 생각에 너무 빠진 용사는 마왕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