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화 〉나와 소꿉놀이를 하자꾸나! 용사여!
“....사, 사번으로 그, 그냥 무난하게 당신이라고 해주시면 아, 안될까요?”
잠시간의 침묵 후 용사는 손가락을 펼쳐들며 마왕에게 말하였고 용사의 제안에 고개를 숙이고 있던 마왕이 고개를 들며 용사에게 말하였다.
“그, 그건 안 돼!! 설정이 우린 이제 결혼한 지 한 달밖에 안 된 신혼부부니까 말이야. 그런 단순한 호칭으로는 전혀 설정에 따라올 수 없잖아!! 오히려 원래는 더 유치하고 오글거리는 호칭을 써야하지만 용사는 내 가정부니까.. 주, 주인과 가정부의 선을 긋기 위해 일부러 무난한 것 중에 고르라고 하는 거라고?”
고개를 치켜들어 강한 의지를 보이며 말하는 마왕의 기세에 눌려 용사는 살짝 몸을 뒤로 빼며 마왕에게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나 설정을 중요시 여기다니 마왕은 언제나 진지한 사람이구나..
용사는 강하게 말하는 마왕을 바라보며 그런 생각을 하곤 역시나 가장 무난한 1번을 선택하였다.
“으우... 역시 1번인가..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역시 1번을 보기에 넣으면 안 되는 것이었구나...”
용사가 1번을 선택하자 마왕은 고개를 숙여 실망한 표정을 지으며 용사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용사는 그런 혼자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마왕을 바라보며 지금 무슨 계획을 짜서 자신을 괴롭힐 것인가 하는 불안함을 느꼈다.
“그, 그럼 이제 용사가 날 어떻게 부를지 정해야 겠구나.”
“에.. 그냥 저도 여, 여보라고 부르면..”
“안 된다!! 신혼부부라는 설정도 있는데다.. 요, 용사 너는 나만을 생각하는 팔불출 남편이라는 설정이 있기 때문에 절대 그런 호칭은 안 된단 말이다!!”
나도 이 이상은 양보할 수 없단 말이다.. 라며 마왕은 작은 목소리로 눈앞의 용사에게 들리지 않을 작은 목소리로 혼자 중얼거렸다.
“그, 그런 설정이란 말입니까..”
용사는 마왕이 말하는 팔불출 남편이라는 설정에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끼며 우선 마왕이 정해주는 마왕을 부를 호칭을 기다렸다.
마왕은 그렇게 호칭을 기다리는 용사의 눈앞에서 혼자 우물 쭈물거리는 태도를 취하기를 잠시 이내 큰 결심을 하며 눈앞의 용사를 강하게 가리키며 용사에게 소리쳤다.
“그, 그래!! 용사! 너, 너는.. 지금부터 나.. 나나나를... 애, 애기라고 부르도록 해라!!!”
“하아아?!!?!?!”
용사에게 크게 삿대질을 하며 얼굴이 완전히 붉어진 채 말을 더듬으며 말하는 마왕의 말에 용사는 그만 크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마왕의 발언에 너무 크게 놀란 나머지 용사는 지금 마왕의 반응에는 신경 쓰지도 못해 도대체 왜 이런 일을 시키는 거지? 하는 의문 밖에 들지 않았다.
혹시.. 마왕님, 팔불출 남편이라는 설정도 그렇고 애기라는 낯부끄러운 호칭을 부르게 하는 것 보니 날 부끄러워 죽게 만들 셈인가? 아니면, 그렇게 하게 만들어 자신과의 스킨쉽을 늘려 서큐버스처럼 나에게 무언가 할 작정인가?
마왕의 말에 용사는 불길한 상상밖에 하지 못하며 어쩔 수 없다는 듯 입을 꾹 다문 채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켰다.
“그, 그그그.. 그럼 이제부터 소꿉놀이 시작이다!! 요, 용사는 이제 문 밖으로 나갔다 약 5분 뒤에 들어오도록 하여라. 나는 잠시 준비할 것이 있어 준비 좀 하도록 하겠노라.”
“예, 옙..”
마왕의 말에 용사는 당장 이 부끄럽고 어색한 분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방문을 열어 나갔고 마왕은 그런 용사를 바라본 뒤 붉어진 얼굴을 식히려는 듯 연신 자신의 손으로 부채질을 하였다.
“아.. 아우으으으..”
용사가 나간 뒤 마왕은 창피함으로 인해 얼굴에 붉어지고 달아오른 얼굴의 열을 식히기 위해 연신 손으로 부채질을 한 뒤 용사와의 소꿉놀이를 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자! 이, 이제.. 문을 열고 들어오거라! 용사여!!”
준비가 모두 끝난 후 마왕은 방문을 열고 나간 용사에게 그렇게 말하였고 밖에 있던 용사는 마왕의 명령에 불안한 느낌을 마음 속 깊이 묻어 애써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갔다.
“다, 다녀왔....”
“아, 어, 어서오세요.. 여, 여보오~”
방문을 연 용사는 마왕의 복장을 본 순간 그대로 굳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였다.
그도 그럴게 지금 마왕의 복장은 이제까지 마왕이 입고 있던 고귀함 넘치는 드레스를 벗고 어깨가 완전히 드러나는 오프숄더니트에 마왕의 자랑인 매끈하고 예쁜 다리가 드러나는 미니스커트를 입어 고귀함은 사라지고 뛰어난 몸매의 아름다움과 노출로 인한 색기가 넘쳐 흐르게 되었다.
게다가 그런 느낌에 약간의 사랑스러움과 귀여움을 더하듯 그 복장위에는 핑크빛 하트모양의 장식이 붙어있는 하얀 앞치마를 걸치고 있었다.
“어, 어때요..? 이, 이번에 새로 산 앞치마인데.. 어, 어울리나요?”
마왕은 처음으로 입어보는 앞치마의 느낌에 어색함을 느끼며 새하얀 앞치마를 살짝살짝 만지며 어느새 소꿉놀이 설정에 맞춰 용사에게 묻고 있었다.
그러나, 용사는 마왕의 그런 질문에도 아직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입을 살짝 벌리고 마왕의 모습을 바라본 채 넋을 놓고 있었다.
“저, 저기.. 여보..”
넋을 놓고 바라보는 용사의 반응에 마왕은 살짝 걱정된다는 표정을 지으며 용사를 흔들었고 용사는 그제야 다시금 제정신을 차린 듯 고개를 흔들며 다시 한 번 눈앞의 마왕을 바라보았다.
“어, 어때요? 어울려요?”
“....아, 아아. 어, 엄청 잘 어울려ㅇ.... 마... 애, 애기야.. 와, 완전 귀, 귀여...”
마왕이 말하자 용사는 평소 마왕에게 말하는 말투로 하려다 마왕이 노려봐 어쩔 수 없이 마왕의 설정에 맞춘 말투로 말하다 말을 끝내기 창피한 지 말을 더듬거리며 말을 잇지 못하였다.
마왕은 그런 용사에게 기대한다는 표정을 지으며 용사를 올려다보았고 용사는 그런 마왕의 표정에 창피함을 무릎 쓰고 계속해서 더듬거리던 말을 마쳤다.
“귀여워....”
“............”
말을 마치며 용사는 창피한 듯 고개를 숙였고 마왕도 용사의 말에 창피한 듯 얼굴을 붉히며 입가에 맺히는 웃음을 가리기 위해 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고는 용사와 함께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