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화 〉Prologue
“용사~”
커다란 마왕성 그곳의 중앙 의자에 앉아 있는 한 여상 마왕이 용사를 부른다.
“아, 넵. 마왕님..”
마왕의 부름에 용사라 불린 남성은 마왕의 부름에 한순간에 달려왔다.
“무슨 일이십니까 마왕님.”
용사라 불린 사내는 용사라 하기엔 너무도 주부 같은... 그러니까, 꽃무늬 앞치마에 고무장갑, 거기에 고무장화까지 신고 있는 그의 모습은 마치 주부... 아니, 주부라기 보단 청소부라는 표현이 더욱 어울리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게 말이지.. 여기 바닥이 조금 더러운 것 같지 않느냐?”
“네.. 넵? 무슨 말씀을.. 여긴 방금전 청소한 곳인데...”
마왕의 말에 용사라 불린 사내는 당황하며 말하였다.
용사의 반박에 마왕의 눈썹이 꿈틀거리며 살짝 기분 나쁘다는 기운을 드러냈으나 용사는 그런 마왕의 반응이 억울하기만 하였다.
용사가 방금 전 청소한 구역이 이곳 바닥인데다 객관적으로 봐도 이곳은 바닥에 광이 나고 있었기에 더럽다고 하기엔 조금 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용사 너는 지금 내 발이 더럽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냐?”
용사의 말에 눈썹을 꿈틀거리던 마왕이 용사를 찌릿, 노려보더니 불만어린 말투로 용사에게 윽박질렀다.
용사는 그런 마왕의 반응에 쭈뼛쭈뼛 거리며 식은땀을 흘리면서 마왕의 말을 부인하였다.
그러나 마왕은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은 것인지 하이힐을 신은 매끄러운 곡선이 아름다운 자신의 다리를 허벅지에서부터 쭉 훑어내려 보고는... 이내 씨씩거리던 마왕의 말문이 막혔다.
무슨 일일까.. 용사는 마왕의 반응에 잠시 그런 생각을 하다 이내 마왕이 하는 말에 용사의 의문이 풀렸다.
“흠.. 확실히 하이힐이 더럽긴 하구나. 용사, 얼른 내 하이힐을 닦을 준비를 하거라.”
“네..?”
갑작스런 마왕의 말에 용사는 황당하다는 듯 마왕을 바라보았다.
마왕은 그런 용사의 행동에 윽박 지르며 얼른 준비하라는 명령을 재차 내렸고 마왕의 윽박에 용사는 당장 구두닦이 용품을 가지러 달렸다.
“참. 닦는김에 나 족욕 좀 하게 족욕기도 챙겨서 오도록. 그리고 족욕하면서 마실 오렌지 주스도~ 참고로 나 100%생과일주스가 아니면 안 먹는거 알지?”
싱긋 상큼한 미소를 지으며 마왕은 용사에게 식당에서 물 한잔 더 라고 주문하듯 아주 가볍게 말하였다.
도대체 한 번에 몇 가지나 시키는 것인가 이 여자는... 완전 악마다. 악마... 라며 마왕에겐 욕 아닌 욕을 하며 용사는 마왕이 주문하는 것을 차례차례 준비하여 마왕에게 가져왔다.
“여기 주문하신 족욕기와 오렌지 주스, 그리고 구두닦을 준비를 해 왔습니다.”
“그래. 그럼 당장 시작하거라.”
마왕은 용사에게 그렇게 말한 채 의자에 기대어 앉곤 용사에게 다리를 내밀었다.
아마 자신에게 신발을 벗기라고 말없이 명령하는 것이리라...
마왕의 의도를 파악한 용사는 마왕의 매끄럽고 예쁜 발에서 하이힐을 하나씩 벗겨내었다.
그리곤 하이힐을 벗겨낸 그 발을 챙겨온 족욕기에 넣은 뒤 족욕기에 약간의 마력을 집어넣어 족욕기 안의 물을 따뜻하게 데웠다.
마지막으로 집어넣은 마력을 약간 조작하여 족욕기에서 공기 마사지가 시작되도록 설정하였다.
“하항~ 좋구나.”
용사가 족욕기를 조종하자 마왕은 헤실헤실 풀어진 표정을 지으며 마치 기분 좋아진 고양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마왕의 족욕기 설정을 마친 용사는 그런 마왕의 반응은 일절 신경 쓰지 않은 채 마왕의 발에서 벗겨낸 하이힐을 광나게 닦고 있었다.
처음엔 하이힐을 닦아본 적이 없어 마왕에게 수도 없이 혼났던 용사였으나 최근 구두닦이에 능숙해진 용사는 이제 마왕에게 혼나지 않고 곧잘 구두를 닦았다.
잠시 후 용사가 능숙하게 구두닦이를 끝내자 편하게 의자에 앉아 오렌지 주스를 마시며 족욕을 즐기던 마왕이 용사에게 말하였다.
“아참. 용사.”
“무슨 일이십니까.”
“기왕 이렇게 족욕하는거 차라리 발을 씻는게 낫지 않을까?”
“그렇습니까..”
마왕의 말에 용사는 크게 반응을 보이지 않으며 말하는 용사에게 마왕은 족욕기 안에 들어있던 자신의 발을 들어올려 용사에게 가까이 대며 말하였다.
“씻겨줘.”
“네?”
방금까지 심드렁하게 반응하던 용사가 살짝 놀란 듯 살짝 눈동자를 크게 뜨며 마왕에게 말하였다.
용사의 이런 반응에 마왕은 마치 벌레를 보여주며 여자아이를 놀래키는 남자아이 같은 미소를 지으며 용사를 바라보았다.
용사는 마왕의 그런 표정에 눈을 잠시 감은 뒤 다시 심드렁한 표정으로 돌아와 마왕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잠시만 기다리라며 용사는 마왕의 발을 씻을 용품을 가지러 갔다.
“늦어.”
“죄송합니다..”
용사가 용품을 가져오자 마왕은 불만스런 투로 용사에게 말하며 발로 물을 찰박거리고 있었다.
마왕의 말에 용사는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이며 마왕에게 사과하였다.
마왕에게 사과한 뒤 용사는 익숙한 듯 용품을 내려놓고 마왕의 발을 잡았다.
“....”
“왜그러느냐 얼른 시작하거라.”
마왕의 발을 잡은 용사는 잠시 머뭇거리며 마왕의 발을 잡은 채 가만히 굳어 있었다.
마왕은 용사의 그런 반응에 얼른 발을 씻기기를 재촉하였고 용사는 작게 한숨을 쉬며 굳은 결심을 하곤 마왕의 발을 어루만지기 시작하였다.
“흐읏.... 흐앙...”
사실 마왕이 용사에게 발 씻기기를 시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오히려 바닥 청소만큼 자주 시키는 일이 발 씻기기라 용사에게 마왕의 발 씻기는 익숙하며 능숙한 일 중 하나였다.
그러나....
“하아아....”
아무리 해도 용사가 발을 어루만질 때마다 들리는 마왕의 소리는 익숙해 질 수가 없었다.
마왕은 발이 민감한 것인지 발을 마사지할 때나 발을 씻겨줄 때 등 용사가 마왕의 발을 어루만질 때마다 마왕은 이런 듣기 민망한 소리를 내었다.
용사는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며 마왕의 발을 최고급 영양 비누를 이용해 발가락 구석구석까지 깨끗하게 비누칠 한 뒤 마왕의 발을 씻었다.
그리고 다음으로 바닥에 내려놓았던 각질 제거 도구를 이용해 마왕의 다리를 문질렀다.
“흐으... 후아앙..”
참고로 이 각질 제거를 시작할 때 마왕의 색기 넘치는 소리는 최고조에 이른다.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면 차라리 본인 스스로 하거나 이렇게 꼼꼼히 시키지나 말 것이지....
용사는 그렇게 생각하며 계속 평정심을 유지한 채 마왕의 발을 씻어내었다.
“후우....”
고난했던 각질 제거가 끝나고 용사는 가져온 대야에 물을 따뜻하게 데운 뒤 마지막으로 마왕의 발을 헹구며 마사지를 하였다.
“하아.... 햐응..”
물론 마사지를 하는 와중에도 묘하게 색기 있는 소리는 계속되었으나 아까 전 각질 제거에 비하면 나은 편이라고 용사는 스스로를 다독이며 마사지를 이어나갔다.
“....끝났습니다.”
“후아... 상쾌하다.”
그렇게 힘들었던 마왕의 발 씻기가 끝나고 용사는 마왕의 발을 가져온 수건으로 닦아준 뒤 발이 편한 샌들을 신겨주었다.
용사의 행동에 마왕은 좋은 센스! 라며 다리 한 쪽을 들어 용사를 칭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