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00화 (200/200)

이렇게 아리raM의 메인 무대가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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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브랜드의 컬렉션이 끝이 나고 이제 결과 발표만 남겨 놓은 상황이다.

“긴장되네.”

“심사위원 평가는 우리가 3위 아직 결과는 몰라.”

현재 심사위원 결과는 발표가 된 상황 1위는 루이바통, 2위 샤네르, 3위 아리raM, 4위가 에르맥스, 5위 인피니티다.

하지만 가장 영향력이 있는 ARS 집계와 인터넷 투표로 진행된 고객의 평가 점수가 70%를 차지하기에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집계 결과의 발표를 위해 브랜드의 대표들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모두 기다리고 기다렸던 발표 시간입니다. 집계 결과 1등 집계 포인트 25.1%로 40점을 가져갔습니다. 우승은 바로 아리raM입니다.”

사회자의 말에 아리raM 직원들은 한순간 소리를 지르며 얼싸안으며 기뻐했다.

그리고 에릭은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버렸고 정희정은 그런 에릭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다니엘은 무대 위에서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뒤이어 사회자의 말이 이어졌다.

“아리raM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엄청난 이변이네요. 최종 집계 24.9%로 2위인 루이바통과 0.2% 접전이었고 최종 점수도 2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았습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아시아의 작은 국가에서 모든 패션 브랜드의 왕이 탄생했습니다.”

사회자의 말에 주변에 있던 관객들과 무대 위의 브랜드 대표들의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리raM 대표는 수상 소감 부탁드립니다.”

다니엘은 기쁜 마음으로 고개를 숙였고 말을 이었다.

“지금 아리raM은 위기를 기회 삼아 한 걸음 내디뎠다고 생각합니다. 대표 디자이너인 차진혁 디자이너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지금 이 자리에 없다는 게 참 아쉽지만 그 친구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해냈다고 내가 보여 준 열정 덕분에 해냈으니 빨리 병상에서 일어나라고요.”

“멋진 말이네요. 직원들과 대표의 유대관계가 끈끈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뒤를 이어 2위, 3위도 발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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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대기실에 모여 축하와 축배를 마시는 그때.

다니엘은 고개를 돌려 가장 이 자리를 빛낼 사람이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근데 에릭은 어디 갔어요?”

“그러고 보니 아까 전부터 안 보이네요. 대회 끝나기 전까지 보였는데 분명 대기실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뭐요!”

다니엘의 버럭하는 소리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놀랐다.

그리고 밀려오는 불안감.

“다니엘, 무슨 일이에요?”

“아르노… 아르노가 이 상황에 에릭을 가만히 둘 리가 없잖아요. 한시라도 눈을 떼면 위험하다고요.”

“네….”

다니엘의 말에 모두가 잔을 내려놓고 에릭을 찾기 시작했다.

임시로 만들어진 대기실들이지만 꽤나 큰 무대였기에 공간이 넓었고 미로 같았다.

모두가 큰소리로 에릭의 이름을 불러보았지만 에릭의 존재를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모두가 에릭을 찾아 헤매는 그때.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악!”

다니엘은 급한 마음에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뛰어갔다.

“뭐야…….”

달려온 곳은 루이바통의 대기실 앞.

하지만 정적만이 가득하다.

“잘못 들은 건가….”

순간 몸을 돌리려다 만 다니엘은 불안한 마음에 루이바통의 대기실 문을 열어젖혔다.

하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무슨 생각을…….”

다니엘은 다시 몸을 돌려 대기실로 돌아왔다.

“못 찾았어요? 어디 간 거지”

“네, 아무리 찾아도 없습니다.”

“저희는 밖에 한 바퀴 돌았는데 안 보여요.”

정희정도 걱정스러운 얼굴로 대기실로 돌아왔고 그 뒤로 직원들도 한숨을 내쉬며 고개만을 가로저을 뿐이었다.

그때 대기실이 갑자기 퍽하고 열리더니.

“에릭!”

“다니엘….”

“무슨 일이야?”

“류 디자이너… 류 디자이너가.”

“류 디자이너가 왜?!”

에릭은 울먹이며 아까 전 있었던 일을 전달했다.

화장실을 가려는 에릭은 아르노의 부하들에게 잡혀 밖에 대기 중인 차량에 갇혀 있었다고 한다.

그때 어딘가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겨우 몸을 뒤척여 차 문을 열고 나왔는데 류미리와 눈이 마주쳤다고 한다.

“그래서 류 디자이너는 어디 있는데?”

“그게 그놈들이 저 대신 데리고 갔어요. 무슨 문서를 가져오면 풀어주겠다고 분명 아르노가 시킨 거 같아요.”

“문서… 미친 영감 역시 그게 목적이었어.”

아르노의 목적은 처음부터 에릭이 아닌 금괴 보관증이었던 것이다.

그때 정희정이 옆으로 다가와 말을 이었다.

“그게 뭔데 이러는 건데요. 상으로 받은 게 사람을 납치하고 살해할 정도로 대단한 거예요? 그냥 문화재 같은 거랬잖아요. 실제로 언론에 공개도 안 한 문서를 아르노가 어떻게 알고 이런 짓을 벌여요?”

“알고 있어요. 아르노, 신지혜, 진혁이, 저, 에르맥스의 타아르 정도만 알고 있는 정보예요.”

“네?! 그게 뭐길래.”

다니엘은 고심하다 주변을 돌아봤다.

모두가 적게는 1년 많게는 3년 이상 함께한 동료이자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다.

“제 말 잘 들으세요. 이 말 절대 새어나가면 안 됩니다. 아리raM 직원들끼리만 알고 있어야 합니다.”

다니엘의 이야기를 들은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100조 이상의 가치를 가졌습니다. 아니 그 이상이 분명해요. 고종 황제의 비자금 문서입니다. 수백 톤의 금덩어리와 교환할 수 있는 은행에서 발급된 문서예요.”

“제가 잘못 들은 거죠? 100조?”

“최소 100조일 거예요.”

“그게 말이 돼요?”

“한 나라의 재정금이라고 알고 있어요. 충분히 그 가치를 가지고 있을 거예요. 진혁이는 대회에 우승하면 그걸로 어려운 분들을 돕고 나라에 귀속시키려고 했어요. 대회에 우승할 자신도 있었고요. 그래서 모두에게 비밀로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저는 그런 거 모르겠어요. 류 디자이너부터 빨리 구해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우리 미리 구해줘. 다니엘… 대표가 없을 때는 자기가 대표잖아.”

모두가 다니엘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에릭이 다니엘의 귀에 대고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 * *

“풀어줘! 풀어달라고!”

“아가씨 시끄럽게 굴지 마. 문서만 가져오면 풀어줄 테니까.”

“잘도 그러겠다.”

아르노의 비서는 류미리를 빤히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속고만 살았나. 풀어준다고!”

짝!

비서는 화를 내며 류미리의 볼을 가격했고 그녀는 정신을 잃고 말았다.

“얼마나 기다려야 하지?”

“곧 도착할 거 같습니다. 그놈들 진짜 바보 같습니다. 그 큰돈을 이 여자 하나 때문에 내놓는다는 게 이해가 안 됩니다.”

“그러니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거 아니겠나. 멍청한 놈들.”

아르노는 차량에 앉아 다니엘과 에릭을 기다리고 있었다.

만약 경찰에 알린다면 류미리를 죽이고 자신은 쏙 빠져버리면 그만이라고 경고를 해놓은 상태였다.

“저기 오는 거 같습니다.”

“때마침 지루하던 차에 나타나시는구먼.”

그때 승합차 한 대가 창고 안으로 들어왔고 다니엘과 에릭이 내렸다.

“류 디자이너!”

다니엘은 먼저 류미리에게 달려갔다.

하지만 아르노의 비서에 의해 가로막혀 버렸다.

“문서부터 주시지.”

“개자식이.”

다니엘은 에릭에게 신호를 보냈다.

“에릭 줘버려.”

에릭은 뒷좌석에서 은색 철제가방 하나를 꺼내 아르노 앞에 내밀었다.

“에릭 다시 내 곁으로 올 생각은 없는 거냐? 내가 최고의 디자이너가 되게 해주지.”

“……미친. 그냥 죽여.”

“하하하, 며칠 사이에 늠름해졌구나. 더 탐나게 말이야.”

에릭은 아르노 앞에 던져버리고는 몸을 돌렸다.

그리고 다니엘은 비서의 손을 강하게 밀치고는 류미리에게 다가갔다.

“류 디자이너, 정신 차려봐요. 류 디자이너.”

“아… 윽. 다니엘 씨. 흑흑.”

다니엘의 얼굴을 보는 순간.

참고 있던 감정이 터지며 눈물범벅이 되어 버렸다.

그는 류미리를 묶고 있는 끈을 풀어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니엘은 입술이 터진 류미리를 바라보며 비서에게 말을 이었다.

“야.”

“나 부르는거야?”

“그럼 여기 너 말고 누구한테 말을 걸어. 하나만 묻자. 이 여자 얼굴 누가 그랬냐?”

“아 시끄러워서 내가 한 대 쥐어박은 거뿐이야 신경 쓰지 마.”

“그래. 미친 소리 존나 시끄럽네.”

퍽!

다니엘은 분노에 가득 찬 주먹을 비서 얼굴에 꽂아 넣었다.

그리고는 류미리를 들어서 차에 조심스럽게 앉혔다.

그때 아르노가 뒤에서 말을 이었다.

“비밀번호.”

“1209, 2343.”

아르노는 다니엘이 말해준 번호를 가방에 입력하자.

가방의 자물쇠가 열렸다.

철컥!

아르노는 다급하게 가방 안에 있는 문서를 확인했다.

“바로 이거야. 드디어 내 손에 들어왔구나. 드디어!”

아르노는 실성을 한 듯이 웃어대기 시작했고 비서는 볼을 쓰다듬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르노는 비릿한 미소로 다니엘과 에릭, 류미리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이제 다 죽을 시간이야. 그동안 재미있었어.”

“약속했잖아. 거래가 끝나면 보내주기로.”

“약속은 어기라고 하는 거야.”

“그렇지 약속은 어기라고 하는 거지. 그럴 거 같았어! 노망난 영감탱이.”

“그래, 죽을 놈이 무슨 말을 못 하겠어.”

다니엘의 의미심장한 한마디에 아르노는 순간 이상한 느낌에 등골이 싸늘해졌다.

무언가가 잘못되었다는 걸.

“설마! 너 이 새끼.”

“그래 그 설마야. 내가 진혁이랑 다니면서 배운 게 있는데 복수는 꼭 해줘야 한다는 거랑 나쁜 놈들은 꼭 더 나쁜 짓을 한다는 거거든 딱 지금같이 말이야. 그래서 나도 약속을 안 지키기로 했어.”

순간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일반적인 경찰차가 아닌 검정색 무장이 되어 있는 SUV 차량과 전략 기동 지프로 RAID[프랑스 경찰청 직할 대테러 특수 부대]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그들은 순식간에 공장 전체를 에워싸고 차에서 내리는 순간 무장 중인 아르노의 부하들을 제압해나갔다.

“신 회장님 대단하시네요.”

“그렇지. 그분 화나면 이렇게 되는 거야. 예전부터 한다면 하는 사람이야. 역시 신지혜 디렉터 스케일이 남달라.”

“경찰 내부에도 아르노 회장이 손 닿는 데가 많아서 걱정했는데.”

“그런 놈들 일 벌어지면 숨기 바쁘지 그리고 신지혜 회장이 얼마나 닦달했겠어. 그리고 프랑스 총리 부인까지 나섰는데.”

순식간에 아르노의 부하들이 특수경찰들에게 사로잡혔다.

“네놈들 내가 누군지 알아! 무슨 혐의로 날 이렇게 잡는 거야.”

“그건 내가 말해줄게.”

다니엘은 건네준 가방에서 여러 장의 문서를 꺼내 그의 앞에 내밀었다.

“어떻게…….”

“그건 에릭이 말해줄 거야.”

“네놈!”

에릭이 아르노의 손에서 벗어나기 위해 훔친 비리 파일 그곳에는 세계 각국의 중요 인사들에게 뇌물을 건넨 정황들이 한가득하다.

그리고 아시아권 나라까지 손이 뻗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였다.

“넌 이제 끝이야.”

다니엘은 손가락으로 목을 긋는 행동을 보이며 아르노를 조롱했다.

유럽권에서 세금 탈세와 뇌물 혐의는 큰 범죄로 여기고 있기에 아르노의 죄가 가볍지 않았다.

최소 몇십 년은 감옥에서 썩게 될 것이다.

“내가 여기서 끝날 거 같아! 개자식들아.”

아르노는 소리를 지르며 경찰차에 올라탔다.

“이대로 끝이겠죠.”

“끝일 거야. 아르노가 잡혀들어가면 그룹 내에서도 주주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테니까. 이제 저 영감도 끝인 거지. 저놈이 저지른 살인사건들도 밝혀질 거니까.”

다니엘과 에릭의 대화가 끝이 날 때쯤.

신지혜가 공장 안으로 들어왔다.

“다들 무사하죠? 류 디자이너 괜찮아.”

“네, 언니… 흑흑.”

“그래, 그래. 속 후련해질 때까지 울어 얼마나 무서웠겠어.”

신지혜는 무릎을 꿇고는 류미리를 감싸 안으며 그녀를 안심시키기 위해 토닥여 주었다.

“에릭 조금 기다리자.”

“네, 물론이죠.”

경찰들이 주변의 상황을 정리했고 뒤이어 달려온 구급차에 류미리와 신지혜가 이동했다.

“근데 아르노한테 전해준 문서도 프랑스 경찰에 넘어갔는데 괜찮겠어요?”

“아 그거. 어딨더라.”

“네?!”

다니엘은 자켓을 벗어 내부 속피를 강하게 뜯어냈다.

“와… 거기 숨겨두신 거예요?”

“당연하지. 그건 복사본이야. 그놈들한테 전화 오기 전부터 준비해뒀지, 파리가 왜 예술의 도시겠어. 카피는 순식간이야.”

“역시. 다니엘 대단하시네요.”

“칭찬이지?”

둘은 장난스럽게 차에 올라탔다.

* * *

“이거 보이시죠?”

“아리raM이 우승했군요.”

“맞아요. 아리raM이 에르맥스 세계대회 1회 우승 브랜드가 되었어요.”

류미리가 내게 내민 작은 문서.

기억 속에서 이 문서는 엄청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이거 어디다 쓰실 거예요?”

“네?”

“다니엘 씨한테 문서에 대해서 다 들었어요. 엄청난 가치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요.”

“그렇죠. 엄청난 가치를 가지고 있죠. 근데 우리 것이 아니에요. 그리고 이미 써야 할 곳을 정했습니다.”

내 형이라 칭했던 타인은 이 문서를 이 나라를 지키고 이 나라로 인해 희생된 사람들을 위해 기증하려 했다.

몇백조의 가치를 가진 엄청난 문서.

욕심이 생기지 않는다는 건 거짓말이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한다면 내 것이 아닌 모두의 것이기에 당연히 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돌려줘야죠.”

“그래야 되는 거겠죠. 이게 있으면 그룹의 확장도 가능해요. 입지를 더 단단히 할 수 있어요. 그래도 하실 거예요?”

“네.”

“그러실 줄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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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의 시간이 지나고 아리raM 직원들 모두가 넓은 단상 위에 올라섰다.

그리고 나는 이들을 대표해서 마이크를 잡았다.

무대 아래에서는 독립운동가의 후손들과 일본에 의해 피해를 입은 위안부, 강제 징용 피해자, 방사능 피폭 피해자들이 아리raM이 만든 의상을 차려입은 채 우리를 바라봐 주고 있었다.

그 뒤로는 정치인들과 사회 중요 인사 그리고 대통령과 영부인도 이 자리 참석해 주었다.

나는 모두에게 인사를 전하고 말을 이었다.

“아리raM 모든 직원을 대표해 제가 전달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아리raM은 세계 에르맥스 대회 우승으로 얻은 큰 이익 모두를 독립운동가 후손, 위안부 피해자, 강제 징용 피해자분, 방사능 피폭 피해자분들에게 모두 돌려드리려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사회 약자들에게 이 혜택을 전달할 생각입니다. 투명하게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이 말은 저희 가죽 총괄이 꼭 해야 한다고 했는데 안 할 뻔했네요. 여기 모인 의원님들과 당 대표님들 그리고 대통령님까지 정치적으로도 꼭 이분들을 도와주셨으면 한다고 말하라더군요.”

인사말을 마무리하고 무대 아래로 내려왔다.

“휴, 긴장했네.”

무대 아래에는 나를 보며 웃고 있는 아리raM 직원들과 류미리, 다니엘, 정희정, 김형준, 안정원, 김상진 팀장이 나를 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삼촌!”

그리고 나의 형인 김서진의 아들인 에릭이 나를 보며 환하게 웃어주었다.

‘형이 바랐던 게 이것이려나.’

나는 아직 모른다.

형인 김서진에 대해서도, 이 회사를 이끌어 나아갈 사람이 나라는 사람이 맞는 건지도 아직도 모른다.

하지만 현재에 놓인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형만큼의 능력이 있는 건 아니지만 나에게는 이 많은 사람들이 있기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났다.

《눈 떠 보니 패션디자이너》 완결

* * *

― 작가 올림

눈 떠 보니 패션디자이너는 작가로서 참 부족함을 많이 느낀 작품입니다. 패션 관련 경험이 부족해 글로 펼쳐내기에 많이 부족했다는 걸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하지만 잊혀 가는 한국의 전통과 나라를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분들의 이야기, 어린 소녀들의 꿈을 앗아간 위안부 이야기, 가난한 나라에 태어나 돈을 벌고 배를 곯지 않는다는 이야기에 시작한 강제 징용 노동자 이야기는 늘 작가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그래서 패션이라는 소재와 제 글에 녹여보고 싶었습니다.

제 글을 1년 가까이 읽어주신 독자님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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