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98화 (198/200)

다니엘은 에릭을 데리고 잠시 무대 뒤로 이동했다.

“네 마음 모르는 거 아니야. 우리를 믿으라고 입에 발린 소리 하는 것도 나는 좋아하지 않아. 하지만 네 실력을 믿어! 우리가 아니라 네 실력이면 자기 자신 정도는 지킬 수 있어. 쫄지 마! 그걸 저놈들이 더 바라는 거야. 그러니 보여줘 네 진짜를 그리고 빠져나와. 혼자서도 해낼 수 있다고 이제부터 너는 총괄 디자이너로서 우리를 잘 사용해 봐.”

“다니엘. 감사해요.”

에릭의 눈빛이 바뀌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잡다한 생각을 집어 던지고 드디어 대회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에릭의 욕심.

남을 위한 디자인이 아닌 자신의 디자인을 하고 싶어 위험을 무릅쓰고 놈들의 손에서 도망쳐 나온 소년이다.

불안한 감정만큼 욕심이라는 감정도 비례하게 가지고 있을 거라고 다니엘은 생각했다.

그리고 적중이라도 한 듯 에릭의 눈빛이 달라졌다.

최고의 기술자들이 모여있는 대회에서 모두를 이용해 자신을 빛내라는 말이 얼마나 달콤한 말인가.

“내가 한 말이지만 소름이었어. 역시 다니엘 너라는 녀석은.”

다니엘은 흡족한 미소를 머금고 다시 제작 부스로 돌아왔고 뒤를 이어 에릭이 무대에 나타났다.

순간 아리raM 제작 부스의 공기가 일순간에 바뀌어버렸다는 걸 모두가 알 수 있었다.

그만큼 에릭의 분위기가 일순간에 변한 것이다.

“다니엘 무슨 소리 한 거예요. 갑자기 분위기가.”

“당근을 좀 줬죠. 매번 채찍만 받던 소년에게 달콤하기 그지없는 당근 맛 사탕을 먹여줬거든요. 믿어보죠.”

“사탕이라.”

류미리는 무슨 소리인지 금방 알아들을 수 있었고 바로 에릭에게 다가가 지시를 내려달라고 말을 이었다.

사실 준비해 놓은 디자인으로 제작에 들어가면 된다.

하지만 그날의 상황과 대회의 분위기에 따라 총괄의 역할이 빛을 발하기에 이 작은 소년에게 기댈 수밖에 없다.

“총괄 디자이너. 이제 지시 내려야지. 다들 기다리고 있다고.”

“네, 디자이너님.”

결승의 주제는 자유로 중복 재료를 제외한 재료 모두 승인, 형태, 디자인 모두 자유롭게 허용된다.

모든 게 허용된다 해서 모든 걸 해서는 안 된다.

절제의 미를 함께 보여 주며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키고, 브랜드 색과 디자인을 잘 녹여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경계선을 잘 넘나들 수 있는 디자인이 이 대회에 정점에 올라설 것이다.

“류미리 디자이너님. 한국 전통 의상 전문이라고 하셨죠.”

“그런데 그건 왜?”

“디자인을 조금 바꿔볼까 해서요.”

“응? 시간이 부족할 텐데.”

“기존의 디자인을 변형시킬 겁니다. 늘 그래 왔으니까 가능합니다. 메인 의상을 뒷받침해줄 의상은 기존대로 가고 원단만 변형하겠습니다.”

류미리는 살짝 놀랐다.

진혁이 하던 행동을 그대로 에릭이 하고 있었기에 에릭에게서 진혁의 모습을 본 것이다.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건가.’

에릭이 진혁과 같이 최선을 찾아가는 디자이너의 능력을 지니고 있을지 없을지는 미지수이지만 믿고 따를 수밖에 없다.

모두가 선택한 총괄 디자이너이기에.

“가장 아름답게 생각하는 한국 의상 세 가지만 스케치해주세요.”

“알겠어. 조금만 기다려줘.”

“네.”

류미리는 그의 지시대로 한복 스케치를 이어갔다.

에릭은 그 틈에 모든 작업자에게 하나하나 세부적인 지시를 이어갔고 작은 시간도 헛되게 사용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주최 측과 사회자가 다가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아리raM 부스로 다가왔다.

“무슨 일이세요. 왜 작업을 멈추는 겁니까?”

에릭은 천천히 마이크에 말을 이었다.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변경할 생각입니다. 자유라는 주제를 최대한 활용하고 싶어서요. 양해 부탁드립니다.”

에릭의 말에 모두가 환호하며 박수갈채를 보내기 시작했다.

저 어린 소년의 목소리에는 어떠한 떨림도 불안도 묻어있지 않았기에 모두의 응원을 받은 자격이 있었다.

말을 남기고 마이크를 다시 사회자에게 건넨 에릭의 뒷모습에서 차진혁이 모습이 비쳐 보이는 건 우연일까?

“와우. 대표님 돌아오신 줄 알았네.”

“그러게 멋지다. 작은 거인이야 아주.”

“짜식이. 다들 긴장하라고 리틀 진혁이 뭘 시킬지 모르니까.”

10분 남짓을 소비하고서야 류미리가 한복 스케치 세 종류를 완성했다.

“다 됐어. 확인해 봐.”

에릭은 건네받은 스케치를 보더니 옆에 놓인 다른 용지에 또 다른 디자인을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다.

“어때?”

“잠시만요. 이 조끼 디자인에 활용하면 좋을 거 같아요.”

“배자 말하는 거지. 어떻게 사용할 생각이야?”

“이 배자라는 걸 가죽과 라쿤 털을 이용해서 가방을 만들 겁니다. 의상과 하나된 숄더백으로요. 조금 더 고심한다면 여러 방향으로 디자인을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거 같아요.”

류미리 눈에 에릭이 한국의 전통을 정확히 알고 있다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에릭이 생각하는 디자인에 흠칫 놀라게 하는 요소들이 많았다.

정통을 무너트리며 새로운 디자인을 만드는 건 또 다르게 생각한다면 어려운 문제다.

틀에 박혀있는 생각을 버려야 하고 의상과 디자인에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

그 일을 이 짧은 시간에 에릭이 해내고 있었다.

“이런 새로운 접근도 재미있네.”

“그럼 이대로 제작 진행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메인은 이 가방과 디자인한 의상으로 가고 다른 건 기존에 준비한 걸로 가겠습니다. 약간의 변형만 줘도 한복의 느낌을 줄 수 있을 거 같아요.”

“알겠어.”

에릭은 가방 총괄인 다니엘에게 다가가 변경된 가방 디자인을 내밀었다.

“벨크로도 들어가 있네. 시간이 상당히 소요될 거야. 만약에 완성을 못 한다면 문제가 커지는데.”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니엘 씨 말고도 다른 장인들이 있으니까요.”

“그렇긴 하지. 다들 믿을 만한 분들이니까.”

“부탁드릴게요. 메인 가방 외에는 크게 변화시키지는 않았습니다. 기존의 온리원 백 업그레이드판에 한층 한국적인 느낌을 준 거예요. 시크릿 백도 마찬가지예요.”

“어쩔 수 없지 최대한 맞춰 빨리 제작해볼게.”

“감사합니다.”

에릭이 내민 가방 디자인은 완전한 형태의 조끼 모양 가방 하나와 기존의 온리원 백을 업그레이드한 데에 한층 더 한국적 이미지를 심어 넣은 디자인.

그리고 시크릿 백 시리즈를 완전하게 변형시킨 디자인 3종을 다니엘에게 부탁했다.

메인으로 선정된 벨크로로 연결할 수 있는 형태 부분이 복잡하기에 이 부분만 빠르게 처리한다면 시간적 싸움에서 유리해질 게 분명했다.

에릭은 다니엘을 믿고 의상 제작에 들어갔다.

이제 주어진 시간 동안 완성시키는 게 관건인 상황.

모두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제작 시간이 모두 지나가고 이제는 컬렉션만이 남은 상황.

이번 본선은 어떠한 특수 효과도 사용하지 못하게 규제에 들어갔다.

바로 뒤에 랜드마크인 에펠탑이 있었고 특수한 일에 문화재가 손상되는 걸 파리시청에서 예민하게 받아들인 듯 보였다.

오로지 브랜드가 준비한 의상과 화려한 조명 그리고 음향만이 컬렉션의 모든 것을 보여 줄 예정이다.

1차전 최종 순위 1위인 샤네르를 선두로 5위인 인피니티가 차례대로 무대를 장식할 예정이다.

“샤네르 무대 시작이에요!”

정희정 디렉터의 말에 모두가 부스를 빠져나와 무대를 바라봤다.

“와아….”

“의외네요. 더 화려하게 갈 줄 알았는데. 평범한 거 같아요.”

류미리에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에릭이 말을 이었다.

“가장 이상적인 디자인으로 표를 가져가려는 전략인 거 같아요.”

“그렇다고… 샤네르가 데님이라니. 너무 이질적이지 않나. 자신들의 색이 여기서 가장 강한 브랜드인데.”

“1960년대풍 점프슈트나 태피터 스커트, 데님팬츠, 오픈숄더 드레스 현재 가장 떠오르는 패션 트렌드예요.”

“그러고 보니.”

“샤네르는 진부한 디자인에 자기만의 색으로 백 년에 가까운 시간을 이어왔으니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를 하고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은 거 같네요.”

심사위원들의 평가보다 고객들의 평가 점수가 더 높은 걸 감안했을 때.

샤네르의 전략은 흠잡을 데가 없다.

평범해 보이지만 샤네르의 액세서리와 가방이 결합됨으로써 평범함을 뛰어넘으니 말이다.

“액세서리!”

“맞아요. 저 무늬 하나로 모든 걸 표현할 수 있죠. 그게 오래된 브랜드의 힘이죠.”

“역시 샤네르네. 로고 하나로 평범함을 명품으로 바꿔버리다니.”

두 번째로는 에르맥스가 런웨이를 장식했다.

고급 가죽 상품과 브랜드 특성이 물씬 묻어있는 실크 스카프가 주력인 에르맥스에서 어떤 의상을 선보일지 모두 기대하고 있었다.

“에르맥스도 의외네.”

“가장 잘하는 걸 했네요.”

에르맥스는 가죽을 얇게 피할해 원단으로 사용했다.

가죽 치마, 가죽 자켓 등 여러 형태의 의상을 가죽으로 선보였고 노출이 되는 부분에 에르맥스만의 패턴을 가지고 있는 실크 스카프를 활용했다.

“바느질이… 미쳤네.”

“에르맥스를 보여 주고 있는 거죠. 바로 저 바느질로.”

“나도 그렇게 생각해. 에르맥스만이 가능한 방법이네.”

다니엘을 놀라게 한 건 모든 의상의 박음질 부분을 견고하고 튼튼한 새들스티치[saddle stitch 새들은 안장이란 뜻으로, 안장에서 연유된 명칭이다.] 바느질 기법을 이용했다.

엄청난 시간이 들었겠지만 그만큼 상품의 품질에서는 최고일 수밖에 없었다.

가장 에르맥스다운 방식이었다.

앞에 나온 두 브랜드 모두 순위를 걱정하기보다는 자신의 브랜드의 미래와 지향하는 목표를 보여 주고 있다.

그때 의아함을 느낀 류미리가 말을 이었다.

“욕심이 없는 거야 뭐야? 더 화려하고 뛰어난 디자인들이 많았을 텐데.”

“순위는 문제가 아닌 거죠. 5위 안이면 자신들의 위치는 입증한 거고 이제는 자신들이 나아가야 할 미래를 보여줘야겠다 생각한 거 같습니다. 100년 기업이 아닌 200년, 300년을 바라보는 거죠.”

“그런가… 그럼 우리는.”

“우리도 보여 주고 있잖아요. 한국의 아름다움과 서양의 조화로 아리raM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에릭의 말에 정희정과 류미리가 완성된 의상을 바라봤다.

“그러고 보니….”

“그러게.”

두 여자는 에릭을 바라보며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 작은 소년이 거대한 샤네르와 에르맥스의 디자이너들과 생각을 함께한 것이 아닌가.

“미리 생각하고 바꾼 건 아니지?”

“네…. 뭐 그래야 할 것 같았거든요. 욕심과 절제는 종이 한 장 차이라서요. 하나를 포기하면 더 큰 걸 얻을 수 있죠. 샤네르와 에르맥스처럼 백 년 기업이 될 수 있는 그런 거요.”

에릭의 말처럼 하루에 수십 개씩 사라지는 게 패션 브랜드다.

하지만 그 사이에서 오랜 역사를 가지며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들이 있다.

그곳에 모여 있던 아리raM의 직원들은 속으로 이 아이와 진혁만 있다면 아리raM이 이런 기업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르맥스의 무대가 마무리되고 아리raM의 차례가 다가왔다.

모두가 기다리고 기다린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드디어!”

조마조마한 마음에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바랐던 사람도 존재할 정도였다.

그만큼 설레임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대회가 아닐 수 없었다.

“다들 고생했어요. 이제 우리가 세계로 나아갈 첫걸음이자 이 대회의 마지막 걸음이에요. 파이팅합시다!”

“아리raM 파이팅!”

“파이팅!”

모든 준비가 끝이 났다.

아리raM은 7종의 의상과 5종의 가방, 7종의 구두를 제작.

이제 이것들을 보여 줄 시간이다.

“준비 다 되었나요?”

모델들이 의상을 착용하고 무대 뒤에서 컬렉션에 발을 디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스탠바이 3, 2, 1, GO!”

에펠탑 앞 잔디를 빙 두르고 있는 야외 무대.

무대를 기준으로 대형스피커 4대가 설치되어 있다.

4D 기반의 사운드는 이곳을 대형 홀처럼 사운드를 가득 머금을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었고 정희정은 시작 전 기능을 습득해 대회에 사용하게 되었다.

“사운드!”

순간 미세하게 흘러나오는 국악기의 소리와 아름다운 소프라노의 음성이 무대 주변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언제 이런 무대를….”

“섭외하느라 힘들었어요. 어제 바로 섭외하고 절차 밟았거든요.”

무대 바로 옆에서는 한국 국악단과 한국을 대표하는 소프라노 한영미가 그 자리를 빛내준 것이다.

“4D 사운드 틀어주세요.”

그녀의 메시지가 전달되는 순간.

설치된 마이크를 통해 스피커가 울려 퍼졌다.

순간 소리로 만들어진 가상의 공간 속에서 사람들은 가장 한국적인 악기의 소리와 성악이 섞이며 세련된 음악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모두가 잔잔하면서도 마음을 울리는 천상의 목소리에 심취해가던 그때.

조명이 화려하게 비쳤다.

순간 무대 위에 서 있는 6명의 모델!

“조명! 채도 UP!”

수백 개의 할로겐 등이 비쳤다.

가장 태양광과 흡사한 등으로 원단의 본연의 색을 가장 잘 표현해준다.

어두운 밤이었기에 최고의 특수 효과였다.

모델 여섯은 런웨이를 하지 않고 그 자리에 멈춰 포즈를 취하기 시작했다.

아리raM의 컬렉션은 하나하나의 의상을 보여 주기보다 하나하나가 뭉쳐 하나가 될 때 더 아름다운 한국의 미를 보여 주고 있었다.

쾅! 쾅!

쨍! 쨍!

무대 옆에서는 단신으로 커다란 북을 쳐대는 모습이 비쳤고 옆에서는 커다란 징 하나를 아주 일정한 간격으로 조선시대 군복을 입은 사내가 힘껏 쳐대기 시작했다.

징과 북소리에 사람의 심장이 함께 뛰며 혼연일체 하는 듯 특수한 효과 없이 최고의 효율을 끌어올렸다.

“저 소리에 심장이 같이 떨리네요.”

“그걸 노린 거예요. 떨림이죠. 마치 설레게 하는 효과를 강제로 주입하는 거처럼.”

“신기하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예전부터 생각했던 아이디어인데. 오늘에야 써먹네요.”

류미리는 무대를 꾸미고 만들어가는 총괄 디렉터인 장희정의 성장에 혀를 내둘렀다.

신지혜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던 그녀가 오늘따라 엄청나게 거대해 보였다.

“무대 어때요?”

“완벽해요. 정말 놀라울 정도로요. 의상과 무대가 너무 잘 어울려요.”

“다행이네요. 마음에 든다니.”

“네, 은근히 에릭이랑 잘 맞는데요. 질투 나게.”

“질투까지야. 서로 최선을 다했다는 거뿐이죠.”

“디렉터님은 아직도 에릭한테 화나 있는 거예요?”

“화는 무슨. 잘되면 좋은 거죠. 그리고 에릭한테 화난 게 아니라 다니엘 씨한테 화난 거예요. 그날 너무 단독 행위였어요. 그런 건 좀 제 스타일이 아니라서….”

“아…. 화살이 그쪽으로 향한 거구나.”

그때 뒤에서 갑자기 나타난 다니엘이 말을 이었다.

“뭐야. 나 때문이었어. 그럼, 말을 하지.”

“다니엘 씨….”

당황하는 정희정 앞으로 다가온 다니엘이 살짝 웃어 보였다.

“장희정 디렉터님 죄송합니다. 제 단독 행위에 대해 대회가 끝나면 꼭 처벌받을게요. 그러니 화 푸세요.”

“아니…. 그런 게 아니고.”

“아리raM에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그런 느낌이 들었거든 저 녀석이라면 그놈을 대신할 수 있겠다 하는 그런 촉이랄까?!”

“알고 있어요. 누구보다 회사를 위한다는 거 근데 그냥 마음이 그랬어요. 사과는 받을게요. 대신 한국 가면 엄청 비싼 소고기 사주세요.”

“에?”

“사줄 거예요. 말 거예요.”

“당연히 사줘야죠.”

이야기를 듣고 있던 류미리는 이상한 기류에 기침하며 말을 이었다.

“대회에 집중하시죠.”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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