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90화 (190/200)

“아니요. 그 사람보다 더 대단한 디자이너가 되겠습니다.”

“좋아 같이 가지. 살 집과 학교는 알아봐 놓았으니 거기로 바로 가면 될 거야.”

아르노는 에릭에게 파리에 있는 주택을 하나 마련해 주었고 사립 디자인 스쿨까지 입학까지 시켜주었다.

선의인지 악의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 시기의 에릭은 이 조건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꿈을 향해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 생각했으니 말이다.

“영감! 이 능력을 알고 나에게 접근한 거였어.”

자신을 자식이라며 따뜻하게 대했던 아르노는 어느 순간 변해 버렸다.

자신을 마치 도구처럼 디자인 상품을 찍어내는 기계로 전락해 버렸다.

신비한 능력이 생기고부터 말이다.

* * *

본선 1차전의 시작을 알렸다.

사회자는 무언가 적힌 카드를 들고나와 모두에게 공표하듯 말을 이었다.

“제가 메일 하나를 받았는데요. 아주 유명하신 분이 보내신 겁니다. 궁금하시죠?”

순간 무대 아래에 있던 관객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네!

“그럼 제가 읽어 드리겠습니다. UN 사무총장입니다. 현재 환경 오염으로 인해 지구의 기후 변화로 세상에는 많은 변화가 찾아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달라져야 합니다. 개인의 변화보다 기업의 변화가 시급합니다. 패션시장에서는 매년 엄청난 물과 에너지를 사용하고 엄청난 이산화탄소를 배출합니다. 더는 이 일들을 간과할 수 없는 실정인 것은 모두가 알고 있을 겁니다. 많은 기업이 환경을 오염시키며 만들어낸 이익을 이제 지구의 환경에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사무총장으로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세계 패션 에르맥스 대회에 참여한 패션을 대표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앞장서서 문제를 해결할 방책을 마련해 주십시오.”

UN 사무총장.

세계의 대통령이라 할 수 있는 엄청난 거물급 인사다.

그가 친히 부탁의 메시지를 보내다니 신기로웠다.

“요즘 UN에서 환경기구를 만들었다고 들었어요. 그래서인지 이번 대회의 이목을 이용하려는 거 같네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뭐 틀린 말은 아니니까요.”

정희정과의 짧은 대화가 끝이 나고 사회자가 다시 말을 이었다.

“여러분 세계가 주목하는 에르맥스 패션대회가 사무총장님의 부탁을 들어드려야 하지 않겠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정한 에르맥스 본선 주제는 바로 ECO 디자인입니다. 저는 패션을 대표하는 브랜드들이 자연 친화적 지식을 가지고 자연을 아우르는 소재로 자연적인 디자인을 선보여 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순간 관객들은 환호했다.

하지만 브랜드 관계자들의 표정은 썩 좋지 않았다.

자연 소재라면 많은 제약이 따른다.

오가닉 소재와 화학 소재는 하늘과 땅 차이의 색상을 보이며 가공 자체도 상당히 까다롭다.

그리고 화학 염색이 된 원단이 사용할 수 없다는 소리이기에 디자인에 제약이 따를 게 분명하다.

이유로는 염색과 제작 과정 중 물과 에너지를 엄청나게 사용하게 된다 이 부분부터 환경이랑은 거리가 멀어지는 것이다.

“발전 중인 사업을 소재를 들고나왔네.”

ECO는 최근에 떠오르는 소재다.

환경 오염으로 인한 기후 변화가 극심하기에 여러 나라에서 ECO 기업을 뽑아 레이블을 달아주기도 한다.

레이블을 단 기업은 브랜드 가치의 상승과 이미지 개선이 되며 소비자의 시선도 달라지기에 기업들도 하나둘 뛰어드는 중이다.

하지만 아직 패션 시장에서는 상당히 난색하다.

이익이 적어지는 부분도 크지만, 염색이 중요한 부분이 주를 이루는 패션에서는 난색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에는 가장 오염이 심한 섬유업체에서 발 벗고 나서서 친환경 소재의 새로운 섬유를 만들어 내는 중이다.

대표적으로 예를 들자면 재활용 쓰레기를 이용한 화학섬유인 폴리와 나일론 등이 있으며 아마와 대마를 이용해 유기농 린넨을 만들어낸다.

한편 친환경적으로 섬유를 제작하는 공정에 공해물질의 배출을 줄이는 생산 방식과 수자원을 사용하지 않은 가공 및 처리, 친환경 염색법이 개발되고 있다.

“디자인 중에 청원단 소재도 있는데 못 쓰겠네요. 환경오염에 취약한 원단이라….”

“뭐 다른 방법이 있긴 하지만 가급적이면 안 쓰는 게 좋겠죠. 인식이 있으니. 오가닉 원단이라 해도 비치는 건 청바지 원단일 테니까요.”

청바지 한 장을 만드는데 7000리터의 물이 소요된다고 한다.

화학 약품으로 입히고 탈색을 하고 약품을 중화해 나가는 과정에서 굉장히 많은 물이 사용된다.

물론 아까 내가 말한 거처럼 친환경적인 방법도 있는데 물이 훨씬 덜 들어가지만 엄청난 비용이 든다.

“리버이스의 Waterless jean 말씀하시는 거죠?”

“맞아요. 획기적이긴 하나. 사람들 인식에는 없으니 사용하지 않는 게 좋아요.”

리버이스에서는 제조 과정에서 28%에서 90%까지 물을 절약하는 Waterless jean을 개발했다.

Air dye는 특허받은 염료를 열을 이용해 종이에서 패브릭으로 전사시키는 방법인데 염색의 액체 상태를 완전히 건너뛰어 그야말로 물 없이 염색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Air dye 공법으로 인해 물은 95%, 온실가스 84%, 에너지 86%가 절감되었다.

엄청난 발전이자 신기술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많은 비용이 들기에 기업들은 이 원단을 구입하지 않는다.

값싸고 질 좋은 원단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환장하겠네!”

“하…….”

“재료는 대회 측에서 지극하겠지.”

“무슨 수작이 있을 거야.”

브랜드들은 대회 특성상 화려하고도 자신의 브랜드의 색을 화려하게 입힌 이색적인 디자인을 많이 준비했을 것이다.

우리 아리raM도 마찬가지다.

“대표님….”

“괜찮아요. 친환경 소재가 많이 개발된 상태니까. 주최 측도 충분히 준비했을 겁니다. 오가닉 소재를 알린다는 명목도 있을 겁니다. 진짜 문제는 다른 데 있어서.”

“네?!”

가장 큰 문제는 가죽이다.

가죽을 얻기 위해서는 소나 가축을 키워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도 엄청난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그리고 가죽을 생산하는 과정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 무두질이다.

이 무두질을 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화학 염료가 사용되며 환경 오염이 엄청나게 발생한다.

물 사용량도 청바지의 만드는 과정보다 더 많이 들 때도 있기에 환경과는 상당히 멀다고 볼 수 있었다.

“다니엘 네 생각은 어때?”

“어려워. 무늬가 들어가는 가죽은 사용할 수 없다는 소리이기도 하고….”

“악어나, 타조는 어때 본연의 무늬가 있는 가죽들은 사용할만하지 않아.”

“악어는 패스. 가공 과정에서 많은 화학 약품이 들어. 타조는 염색하지 않으면 상당히 불쾌한 가죽이야.”

다니엘과 나는 머리를 맞대며 대화를 이어갔다.

그리고 나온 결론은 단 한 가지였다.

“가죽 카빙 공예로 대체할 수밖에 없겠는데 오가닉에 가장 이상적인 방법인 거 같아.”

“카빙이라… 일이 많은데 시간이 얼마나 주어지는지에 따라 완성도가 달라질 거야. 염색도 해야 하고.”

“어쩔 수 없지. 디자이너들도 투입시켜야지.”

염색이 되어있지 않은 아이보리 색상의 천연 민가죽에 무니 있는 타공을 직접 찍어 가죽에 타공해 일정한 패턴을 만드는 공예가 카빙이다.

펀칭의 여러 무늬에 따라 개성적인 디자인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무두질과는 다르게 염료를 직접 가죽에 흡수시킬수 있기에 친환경적이라 볼 수 있었다.

가죽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는 그때 사회자가 다시 말을 이었다.

“브랜드의 관계자들은 굉장히 곤란해하는 표정이네요. 이래야 세계대회라고 할 수 있죠.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야 최고가 되지 않겠습니까. 이제 주최 측에서 여러분에게 제공하는 원단과 가죽을 선보이도록 하겠습니다.”

사회자의 말에 특수하게 만들어진 엄청난 크기의 이동식ROOM 박스가 무대 오른쪽에 아래에 나타났다.

유리관처럼 투명한 소재로 만들어진 거대한 박스.

그 안에는 세계의 원단 제조사들의 모든 원단이 들어 있는 듯했고 가죽 또한 피렌체의 명품 가죽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관계자 여러분 이제부터 제 이야기를 잘 들어 주십시오. 저 박스 안에는 친환경 소재와 화학 소재가 한데 뒤섞여 있습니다. 아주 교묘하게 바꾸어 놓은 것도 있으니 유의해야겠죠. 각 브랜드의 대표 1명만이 저 룸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오가닉에 지식이 있는 디자이너를 추천합니다. 저곳에서 나온 물건에는 점수가 매겨질 예정입니다. 시청자분들에게는 주최 측에서 화면으로 알려드릴 예정이니 투표에 신중을 기해주시기 바라며 세계를 이끌어갈 기업인 브랜드가 친환경에 얼마나 많은 지식을 가졌는지도 디자이너의 자질을 알 수 있는 부분이 될 겁니다! 이제부터 재료를 선택할 시간입니다. 재료 선택 순서는 제비뽑기로 정하겠습니다.”

신선했다.

얼마나 많은 고민과 크기에 맞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는지 엿보일 정도였다.

‘친환경 소재를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이라. 대단한 발상이네.’

어쩌면 이 부분에서 벌써 판결이 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업들 대부분이 원단과 가죽을 아웃소싱해 제조하기에 디자이너들과 생산기술자들도 생소한 오가닉 소재에는 난색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특정 오가닉 의류를 생산하는 업체가 아닌 이상은 말이다.

에르맥스 세계 패션 대회 본선 1.

* * *

에릭의 눈앞에 거대하고 투명한 룸이 드리웠다.

그 룸 안에는 수많은 원단과 가죽이 무수히 전시되어 있었다.

이 순간 에릭의 눈에는 빛의 소용돌이가 일렁였다 그 정도로 전 세계 좋은 소재의 원단과 가죽이 들어 있다는 소리였다.

에릭은 이 순간.

이 좋은 재료를 사용해 최고의 디자인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에 사로잡혔다.

“하…….”

하지만 그의 얼굴에는 일순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그가 귀에 꽂고 있던 무선 이어폰에서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고부터 말이다.

“어때 에릭? 오가닉 원단이랑 가죽 골라낼 수 있겠어?”

조용한 목소리로 들려오는 한은샘의 목소리.

에릭은 무대 위의 그를 바라봤다.

조심스레 한쪽 손으로 입을 가리고 이어폰으로 몰래 자신에게 말을 하고 있는 역겨운 모습.

‘실력도 없는 새끼가… 내 자리를 가지다니.’

한은샘은 아르노에게 들러붙어 기생하는 기생충에 불과했다.

에릭의 눈에는 그가 구역질이 날 정도로 비겁해 보였다.

그리고 끊임없이 저 자리가 자신의 것을 되새김질했다.

하지만 아르노가 지켜보고 있기에 자신은 아무 짓도 할 수 없다는 것 또한 알 수 있었다.

“에릭?”

“오른쪽 상단에 민자 무늬 가죽, 왼쪽 상단에 있는 HJU사 원단, 정면에 들어가서 바로 앞 바닥에 있는 ooG사 원단…… 그리고 왼쪽 중간에 블루 원단과 레드 원단은 화학염료를 가득 쓴 겁니다. 그리고 가죽도 왼쪽 위에는 중간에는 그렇고요.”

에릭의 입에서 끊임없이 원단사와 가죽 업체의 이름이 외쳐졌고 그 모두가 오가닉 브랜드들로 유명한 회사들의 제품들이었다.

“이 능력만 아니었어도!”

에릭의 능력.

진혁의 능력과 비슷하지만, 사뭇 다른 면이 있다.

좋은 디자인을 판가름해 주고 안 좋은 일을 대비하게 해주는 어두운 빛이 나는 진혁의 능력과는 다르게 좋은 소재와 적재적소에 사용할 수 있는 재료를 알아본다.

그리고 여러 재료와 소재를 모아 좋은 디자인을 판가름한다.

어쩌면 한층 더 높은 단계의 능력이었다.

그는 이 능력의 리스크를 최대한 줄일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소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고마워. 에릭”

“…….”

에릭은 아무 말 없이 이어폰을 귀에서 떼내어 버렸다.

“X발!”

무대 위에서 환하게 미소짓고 있는 한은샘을 보자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방해해주겠어. 이까짓 목숨.”

에릭의 화가 극에 치달았다.

어차피 평생 아르노에게 끌려다닐 바에야 자신의 손으로 모든 걸 끝내야겠다는 생각이다.

“어머니 죄송해요. 이대로는 안 될 거 같아요.”

하지만 어린 에릭에게는 두려움이 자리하고 있었다.

매번 이런 다짐을 하지만 용기가 생기지 않았고 이곳을 빠져나갈 만한 동기부여가 더 필요해 보였다.

* * *

투명한 원통이 무대 위로 올라왔고 이 안에서 프로펠러가 돌아가며 속에 든 동그란 공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브랜드의 대표들이 차례대로 앞으로 나와 공을 순차적으로 뽑기 시작했다.

사회자는 마이크를 들어 올려 순서를 발표했다.

“첫 번째 주자는 샤네르입니다. 룸으로 향해주세요.”

샤네르는 의상 제작자가 앞장서서 앞으로 걸어 나왔다.

디자이너보다 의상 원단을 오랫동안 만들고 지은 사람의 안목과 손의 촉감은 무시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거 같았다.

“제가 미리 말씀드리지 않았네요. 룸과 밖은 소리로 단절되어 있습니다. 어떠한 소리를 지른다 해도 들리지 않으니 관계자 여러분들은 부정한 행위를 하지 않기 바랍니다.”

어떠한 부정 행위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

그리고 샤네르의 의상 제작자가 여러 원단과 가죽을 고르기 시작했다.

그 순간 사회자가 말을 이었다.

“MYYU의 원단을 골랐네요.”

그 말에 샤네르의 총괄의 인상이 찢어졌다.

MYYU는 청색의 실크 원단으로 유명한 원단사로 밝으면서 몽롱한 이 원단을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화학약품이 들어가는지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였다.

“속은 거네요.”

“네, 사회자의 말대로 오묘하게 숨겨뒀네요.”

룸 밖에서 본 그 모습은 누가 보아도 오가닉 원단을 모아둔 곳이었다.

하지만 화이트 톤의 실크 원단이 모여있는 곳으로 누구나 속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자연산인 실크 원단에 흰색을 내기 위해서도 염색을 한다.

룸 안의 채도와 명도에 따라 아주 비슷하게 보일 확률이 높았다.

“샤네르의 순서가 끝났습니다. 대단한데요. 화학 원료를 사용한 원단을 대부분 피해갔습니다. 원단 제작자의 안목과 지식이 빛나는 순간이네요.”

샤네르는 다행히 하나의 실크 두루마리와 포인트를 주기 위해 가져나온 가죽만이 오가닉이 아닌 소재였다.

그렇다고 이 소재를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최종적인 디자인은 친환경에 가까운 의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인피니티입니다.”

인피니티의 대표는 한은샘이였다.

‘이상한데… 원단에 대한 지식이 많이 부족할 텐데.’

한은샘은 디자이너다.

분명 원단에 대한 지식이 많기는 하나 그렇다고 전문적이지는 않다.

보통은 의류제작자를 보내는 게 답이라 할 수 있었다.

한은샘은 자신감 있게 계단을 내려와 룸으로 발을 내디뎠다.

“뭐야…….”

한은샘은 룸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기다렸다는 듯이 물건을 집어내기 시작했다.

아무리 밖에서 원단과 가죽을 보았다 해도 가까이서 보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발생하며 질감을 만지는 순간부터 다음 갈등이 시작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빠르게 자신이 원하는 원단과 가죽을 고르기 시작했다.

“엄청납니다. 인피니티의 한은샘 디자이너 고르는 물건마다. 오가닉 제품들입니다. 엄청나네요!”

그 모습을 지켜보던 관객과 브랜드의 관계자들도 모두 놀란 표정을 지으며 감탄사를 뱉어냈다.

하지만 나는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대단하네요.”

“이상해요. 아무리 전문가라고 해도 자신의 회사 물건이 아니면 절대 저럴 수 없는데.”

“그럼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거예요?”

“그건 아닐 텐데….”

의심할 여지가 없는 공정한 방법이다.

“뭘까?”

고민을 이어가는 그때 이상한 감정이 소용돌이치며 내 고개를 돌리게 했다.

‘저 사람은?!’

이질적인 감정이라고 해야 할까.

잠시 스치듯 눈앞에 영상이 흘러갔고 순간 눈앞에 서 있는 소년 한 명이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심장 뜨겁게 뛰기 시작했고 등줄기에 식은땀 한줄기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뭐야….”

“왜 그러세요. 대표님!”

“아 별거 아니에요.”

은은하게 빛이 피어나는 소년.

나는 눈을 의심하며 그 소년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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