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2화 (172/200)

“더 화려하고 더 찬란하게 만들 생각입니다. 그런 뜻에서 제가 가지고 있는 문서 하나를 내걸 생각입니다.”

“문서라니?”

“곧 알게 되실 겁니다. 제가 파티를 개최할 건데. 그때 공개하죠. 그래서 말인데 한 가지 부탁이 더 있습니다.”

“부탁이라니요?”

“BCA 회장을 제가 주최하는 파티에 초청하고 싶은데 에르맥스랑 거래하고 있는 은행이라고 알고 있어서요.”

“네, 그렇기는 한데 BCA 회장이 그렇게 쉽게 움직일 사람이 아니라.”

“그래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가능하면 BCA 상하이 지부장도 함께요.”

“하… 뭐라고 초대를 해야 할지.”

“제가 분실된 예치증서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세요.”

“알겠습니다.”

타아르는 수화기를 내려놓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은행그룹의 회장을 불러…… 무언가 있긴 한가 본데. 예치증서라….”

고민을 끝낸 타아르는 다짐한 듯 수화기를 들어 올렸다.

“기획팀장 다시 들어오라고 해.”

“예.”

얼마 지나지 않아.

기획팀장이 부랴부랴 다시 타아르의 직무실로 들어왔고 둘은 긴밀한 대화를 이어갔다.

“대회를 더 키워보자고 언론사 잡지사 다 불러들여 그리고 대서특필해 우승자에게 최고의 상을 준다고.”

“네?!”

“참여하지 않는 브랜드는 바보가 될 뿐이라고 흘려보내라고 해. 광고비는 우리 쪽에서 모두 지급하도록 하고.”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지부장님 LVMH 쪽에서 방금 회신이 왔는데요.”

“뭐래?”

“무슨 연유에서인지 소속 명품 브랜드 모두 참여시키겠답니다. 그리고 준명품 브랜드도 전체 내보내겠답니다.”

“그래. 벌써 냄새를 맡았나 보네. 나가봐 시킨 일 제대로 하고 내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해.”

“예, 알겠습니다.”

‘차진혁 회장 정말 대단한 사람이네.’

타아르는 새삼 놀라며 진혁의 능력에 감탄했다.

자신도 어디서 명함 한 장이면 웬만한 일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진혁에게는 전혀 미치지 않아 보였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남다르다고 생각은 했지만, 아르노 회장까지 쥐락펴락할 줄이야.’

패션 세계에서 LVMH와 켈링을 이런 식으로 이용하는 이가 몇이나 있을까.

타아르는 진혁과 절대 척을 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본능적으로 그랬다가는 안 좋은 일이 자신에게 일어날 것만 같았다.

“조심해야겠어.”

파티 2.

* * *

* * *

단 하루 사이 유명 언론사와 잡지사들이 하나같이 특별 호를 인터넷과 우편물을 제작해 배포하며 한층 더 에르맥스 세계대회를 알리기 시작했다.

대회에 숨겨진 상품이 있다는 소문이 패션 시장 전반적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 에르맥스 패션 세계대회 최고의 명품을 가린다.

― 패션 세계대회 우승 브랜드에 주어지는 상?

― LVMH 그룹 샤네르, 루이바통, 다올 참여 확정!

― 켈링 그룹 구짜, 생로, 발렌시, 부테가 참여!

― 명품 모두가 참가하는 세계대회 승자는 누구?

― 에르맥스는 무슨 의도로 이 대회를 주최하였는가?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관심이 생길만한 자극적인 문구.

모두 이 대회에 시선을 집중했다.

“사장님, 에르맥스 패션 세계대회 소식 들으셨어요? 명품 브랜드 모두가 참여한대요.”

“네.”

“왜 이렇게 무덤덤해요. 우리도 신청서 넣어야죠.”

“그러게요.”

“설마… 아리raM은 자격 미달인가요?”

류미리 디자이너는 태블릿을 나에게 내밀며 말을 이었다.

“아리raM도 참여할 수 없나요? 참여 브랜드가 다 세계적인 명품이라.”

“어떻게 될지는 모르죠. 기다려 보는 수밖에 참여하라고 주최 측에서 연락 올 겁니다.”

“참여하고 싶다. 여기서 1등만 하면 아리raM이 세계 최고의 브랜드가 되는 건 한순간일 텐데.”

“그럴 겁니다. 이런 대회는 단 한 번도 없었으니까요.”

이번 대회로 인해.

세계의 명품 시장에 판도가 크게 많은 변할 게 분명했다.

나는 기존에 익숙한 명품이 아닌 디자이너가 명품이 되는 그런 패션 시장이 만들어지길 기대하고 있었다.

“기사는 내려놓고 이번에도 리조트 컬렉션은 못 할 거 같으니까. 계절 시즌 의상에 더 힘을 실어주세요. 준비 확실하게 그리고 이 가방 디자인도 다니엘과 상의해서 샘플 만들어 주시고요.”

“계절 의상 디자인은 벌써 끝냈어요. 디자인 회의에서 끝내면 바로 제작에 들어갈 겁니다. 그리고 저번에 연락드렸을 때 말씀드린 디자인팀 분할문제도 모두 끝냈습니다. 안정원 씨랑 김형준 씨 둘을 스니커즈팀 팀장으로 승진시키고 안산으로 사무실 이전시켰습니다.”

“잘하셨네요. 곧 본사 건물 이전할 때까지는 고생 좀 해주세요.”

아리raM도 이전과는 다르게 점점 시스템화되어 가고 있었고 분할 체계가 만들어졌다.

MD팀 산하 광고, 판매, 해외, 바이어, 원단, 가죽, 부자재로 7팀이 이루어졌고 경영팀, 회계재무팀, 디자인팀, 인사팀, 법무팀, 무형문화재 전담팀까지 6팀이 존재했다.

현재는 총 13개의 팀이 아리raM의 본사를 움직이고 있었다.

여기에 노다 헤이치로 회장이 나에게 상속한 7개의 계열사는 각각 분할된 시스템으로 분기별 보고만 경영팀에 넘어오는 상황이다.

이들 모두 아리raM 그룹 일부이지만 개별적인 발전으로 시장을 확장하기로 각 회사의 대표들과 이야기를 끝내놓은 상태다.

“대회 시작 전에 건물을 옮기기는 해야겠군.”

현재는 기존의 아리raM 본사 옆 건물 전체를 임대해 사무실로 이용하고 있다.

업무상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바이어 초청에 꽤 애를 먹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었다.

바이어들을 초청해 본사를 보여줌으로써 브랜드 가치와 평가가 매겨지는 경우가 많기에 이른 시일 내로 본사 이전을 결정 내려야 했다.

“김상진 팀장 들어오라고 하세요.”

“네.”

“아 죄송해요. 다니엘도 불러주세요.”

해외에 나가 있는 동안 밀려있던 업무로 인해 눈코 뜰 새가 없는 상태다.

메일과 전화로 업무 지시만을 내려놓은 상태이기에 일일이 확인이 필요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회계재무팀 김상진 팀장이 두꺼운 서류 뭉치들을 들고 나타났다.

“오랜만입니다. 회장님.”

“회장이라니 어색하네요. 제가 없는 동안 애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별말씀을요. 제가 해야 하는 일인데요. 어디서부터 시작할까요?”

김상진은 적극적으로 내가 내린 업무 보고를 시작했다.

“가장 시급한 부분부터 시작하죠. 본사 이전문제는 어느 정도 진행되었죠?”

“회장님이 고르신 그 건물 최근에 계약 마무리시켰습니다. 현재는 내부 인테리어 중입니다. 지하 2층은 가죽, 원단 저장고로 온도, 습도, 먼지까지 모두 잡아주는 시스템을 완비할 예정이고 1층은 가방 제작실로 다니엘팀장과 협의 중입니다. 상층부는 기본적인 사무실 형태로 만들 예정이고요.”

“얼마나 걸리죠?”

“2주면 마무리될 거 같습니다. 회장님이 급하다고 하셔서 3개 업체 선정해서 풀 가동시켰습니다.”

“완공식 끝나는 즉시 파티 개최할 겁니다.”

“준비하겠습니다.”

잠시 후.

다니엘이 회의실로 들어왔다.

“차 회장!”

“다니엘 팀장님 회사에서는 격식을….”

김상진 팀장은 같은 직급인 다니엘을 바라보며 꾸짖듯 말을 이었다.

“차 회장이 회장이면 나는 부회장이에요. 김상진 팀장님.”

“누구 마음대로?”

“신 디렉터 없으면 내가 이인자니까!”

“마음대로 해라. 일단 앉아.”

김상진은 다니엘의 행동을 못마땅해했지만 오랜 세월 함께한 사이이기에 이해하려 노력했다.

“보고서 받았어. 이건 허락할 수 없을 거 같은데.”

“왜?!”

“아리raM은 한국 브랜드야. 장인들과 협업으로 만들어진 브랜드라고 새로 지을 가죽공장을 해외에 만든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대외적인 이미지를 생각하면 해외에 공장 건립은 무모해.”

“말이 되게 만들어야지. 이제 수요와 공급의 격차가 너무 벌어졌어! 한국에서는 감당이 안 될 지경이라고.”

“보고 받기는 했는데 장인들 더 섭외해. 아니면 해외에서 스카우트하던지.”

“너 요즘 너무 밖으로 다녀서 하는 소리야. 한국에 장인이 씨가 말랐어. 능력 없는 사람 쓸 수도 없는 일이고 장인이라 할 정도의 사람들은 다 아리raM 가방 물량에 치여있다고.”

“하… 그래.”

“보고한 것보다 더 심해. 오늘 데이터 보니까 불량이 생각 이상으로 늘어나고 있고 고객 불만도 같이 늘어나는 형태야.”

“가죽장인을 피렌체 학교에서 스카우트 하는 쪽은 어때?”

“억지야. 편한 길을 두고 왜 돌아 갈려고 해. 그리고 이미지도 중요해. 세계 수출이 늘어난 지금 made in Korea가 아닌 made in Italy이길 바라는 고객도 많아졌다고 가죽 사치품은 made in Italy여야 한다고 어차피 피렌체에 가죽 회사도 운영할 거잖아.”

다니엘의 말도 일리가 없는 건 아니다.

가죽 제품의 특성.

백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명품제품 대부분이 made in Italy를 품고 태어난다.

벌써 인식이 박혀있는 고객들의 생각을 바꿀 수 없는 일이기에 고민해볼 수밖에 없는 사항이다.

나는 김상진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재무 상황은 어때요?”

“충분한 여력이 있습니다. 다니엘 씨 말을 듣고 경영팀과 해외 영업팀을 통해 공장용지도 알아봐 뒀습니다. 한국보다 더 값싸게 지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물류도 훨씬 좋아지고요. 충분히 좋은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가죽 회사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작은 중소 가죽 회사 하나를 사들일 생각입니다. 다니엘 씨 조언을 바탕으로 선택했습니다.”

“잘하셨네요. 그럼 그 부분의 보고서를 따로 받아보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빠듯하게 돌아가네.’

“근데 그 많은 돈 어디다 썼냐?”

“내가 돈이 어딨어?”

“노다. 회장님한테 받은 거.”

“네가 알 거 없어. 다음 이야기나 이어가자.”

노다 헤이치로 회장에게 받은 상속은 이브와 타이거 그리고 계열사에 모두 투자했다.

한층 더 성장하고 키워 어려운 분들을 위해 기부할 것을 다짐했다.

“의류 공장이랑 스니커즈 공장도 차질없이 증설 준비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회의를 마무리하고 김상진을 돌려보냈다.

그리고 다니엘과 단둘이 이야기를 이어갔다.

“피렌체에 공장 개설되어도 너는 여기 남아. 어디 갈 생각하지 말고 내가 네 머리 위에 있어.”

“그게 무슨! 내가 피렌체를 맞아서 키워야지 그럼 누굴 나 대신 보내려고.”

“한국 장인들이랑 친분이 있는 네가 피렌체로 떠난다는 건 허락할 수 없어. 지금 신 디렉터님도 없는데 너라도 장인님들 잘 챙겨 드려야지.”

“아니 무형문화재 관리팀 있잖아.”

“그건 어르신들 복지나 제작환경 개선으로 만든 거고.”

“하…… 미치겠네.”

다니엘은 자신이 짜놓은 계획이 모두 틀어졌다며 머리를 헝클였다.

“아… 내 금발의 미녀들….”

“허 휴…. 강남클럽으로 만족이 안 되냐. 그리고 처음부터 가죽 회사 운영은 전문 경영인에게 맡길 생각이었어. 그런데 네 계획대로 가죽 제품 공장이 피렌체에 생기면 그곳도 함께 맡겨야겠지. 그 말은 네가 거기 갈 필요가 없다는 소리고.”

“그래, 오케이. 그럼 피렌체에는 누굴 보내려고?”

“네 형.”

“존 커터! 왜 하필 그놈이냐고.”

다니엘은 불만 가득한 얼굴을 하며 소리 질렀다.

“왜 하필 그놈이냐고. 말해 봐.”

“피렌체 장인학교 출신이기에 인맥도 두터울 테고 예일대 MBA 곧 졸업이라고 들었거든 가장 적절한 사람 아니야?”

“그걸 어떻게… 언제 그놈 만났냐?!”

“어. 미국에 있을 때. 너희 부모님도 만나러 가니까 거기 있더라고.”

“거길 왜?”

“너 잘 있다고 말씀드리러 갔지. 존 커터 보기보다 모범생이던데. 누구와는 다르게.”

“재수 없는 엄친아 새끼…….”

나는 미국에 머무는 동안 존 커터에게 연락했다.

처음에는 다니엘의 부모님을 만나.

꽤 오랜 시간 함께한 동료이자 친구인 다니엘의 부모님에게 직접 고마움을 전달하고 싶었다.

‘그때는 그랬지.’

하지만 그곳에 있던 존 커터와 오랜 시간 대화를 이어가는 와중에 마음이 바뀌었다.

“그래서 그놈이 같이하겠데?”

“뭐… 가죽 회사라니 하고 싶어 하는 눈치던데. 너만큼이나 가죽을 좋아하는 사람 같더라. 눈빛이 꼭 시켜줬으면 좋겠다는 그런 눈빛이던데.”

“하… 젠장! 마음에 안 들어.”

“둘이 화해한 거 아니야?”

“화해는 했지. 근데…… 왜 하필 그놈이냐고 왜 형이랑 같은 회사에 다녀야 하냐고 가죽 파트면 나랑 맨날 부딪힐 텐데.”

“뭐 좋잖아. 형제가 같이.”

“안 좋아!”

나는 미소 지은 얼굴로 커피잔을 입으로 가지고 갔다.

그리고 잔을 내려놓으며 다니엘에게 말을 이었다.

“다니엘 본사를 잘 부탁한다.”

“아 씨!”

* * *

광명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KTX역이 인접해 있고 공항과 서울이 가까운 거리기에 선택한 곳이다.

“파티 일정은 2주일 뒤입니다. 회장님이 말씀해 주신 분들에게 초대장 모두 전송했고 무형문화재 선생님들과 한국 유명인사 모두 초대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언론사랑 잡지사 디렉터들도 모두 불러주세요.”

“네.”

나는 아리raM이 얼마큼 성장했고 또 얼마큼 성장해 나갈지 모두에게 알릴 것이다.

그리고 이 파티를 이용해.

아리raM의 가치를 한층 더 끌어올릴 것이다.

“한국기업의 파티에 패션기업의 거물들이 모두 모여든 다라… 대단한 수완이네요.”

그때 귀에 익은 목소리가 내 뒤에서 들려왔다.

파티 3.

* * *

음침한 기운에 고개가 돌아갔다.

“왜 움찔거려요?”

“오셨어요. 신 회장님. 너무 조용히 다가오셔서….”

“아, 죄송해요. 근데 신 회장이라고 부르지 마세요. 그냥 신 디렉터라 해 줘요, 그게 편해요. 대표님이 저한테 그렇게 부르니까 진짜 오글거리네요.”

“보는 눈도 있으니까요.”

신지혜는 아리raM 본사 이사를 계획 소식을 들은 바로 다음 날 한국에 귀국했다.

“어제 통 크게 쏘셨던데요. 죄송해서 어떻게 해요.”

“죄송은 아리raM 직원이면 가족인데요. 뭐 그 정도는 껌이죠.”

그녀는 5성급 호텔 라운지 전체를 대여해 아리raM 식구들에게 회식 자리를 마련해주었다.

그녀와 함께 일했던 경험이 있는 직원들은 그녀에게 다시 한 가족이 된 거 같다며 기뻐했고 신지혜 또한 그 순간을 즐겼다.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뜬금없이 무슨 생각이요?”

“보물도 찾았으니 일부 목적은 이룬 거 같고 다음 계획이요.”

“다음 계획이라… 저는 늘 그날의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 중인걸요. 앞으로 걸어 나가야죠 다 같이!”

신지혜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내 얼굴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차 회장님 은근 츤데레네요. 잊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걸 어떻게 잊어요. 삼겹살집에서 했던 그 약속을 평생 기억해야죠. 그날 얼마나 떨리고 설렜는데요. 이 위치까지 오는데 신 디렉터님 없었으면 힘들었을 겁니다.”

“알아주신다니 고맙네요. 아 맞다! 그리고 어제는 경황이 없어서 못 물어봤는데 소문으로 들리는 부상은 뭐예요? 궁금해 죽는 줄 알았는데 어제 류 디자이너가 달라붙어 있어서 못 물어봤어요.”

“그 소문은 아직 비밀입니다. 준공식 파티 때 알려드릴게요.”

“아 궁금한데. 저한테까지 비밀이에요?”

“그럼요. 기다리면 더 달콤한 법이잖아요. 오늘도 한잔하실 거죠?”

“당연하죠! 오늘은 한 사장님 만나기로 했는데 같이 만나실래요?”

“한은샘 사장님이요?”

“네. 오랜만에 보고 싶어서 연락드리니 오늘 바로 보자고 하더라고요. 저도 바빠서 연락도 못 하고 식사 대접 한번 해야죠.”

“그러게요. 저도 마찬가지네요. 그럼 시간 빼보도록 하겠습니다.”

“네, 그럼 조금 있다가 연락할게요. HJ호텔 라운지에서 봐요.”

“네.”

차진혁의 몸에 들어와 처음으로 내 디자인을 인정해준 사람이자 나를 믿어준 한 회사의 CEO.

그를 오랜만에 만난다니 왠지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내 능력을 믿어준 그에게 작은 보답을 해 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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