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5화 (155/200)

“그렇게 말해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아무도 안 알아준 기계를 그렇게나 좋게 말씀해 주시다니.”

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우리 둘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많은 고생을 했다는 건 알 수 있었다.

의류 시장의 자수 기계 수요는 그리 많지 않은 데다가 그가 만드는 자수 기계는 공간과 금액 때문에도 찾는 이가 없었을 것이다.

“고생하셨습니다. 제가 사겠습니다. 저번에 주문했던 수량만큼 맞춰주세요. 그리고 제가 사장님에게 투자하겠습니다.”

“네?! 투자라니.”

“특허부터 개발 지원까지 제가 하겠다는 소리입니다. 기계를 업그레이드해서 기업으로 키워보시죠.”

그는 놀란 얼굴로 대답도 하지 못한 채 내 얼굴만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 기계에서 많은 것을 보고야 말았다.

여러 버전으로 소프트웨어가 업그레이드된다면 의류, 가방, 구두, 스니커즈 등 의류산업 전면에 사용할 수 있다.

당연히 표적은 명품 브랜드로 CEO건 디자이너건 이 기계를 본다면 너 나 할 것 없이 달려들 게 눈에 훤히 보였다.

‘이걸 독점하면 엄청난 이득이 생길 거야.’

“제가 박태식 씨 미래에 투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는 다시 한번 내 손을 강하게 부여잡고는 고개를 연신 숙여댔다.

“투자금은 따로 상의하시죠. 자수 기계 10대분의 가격은 바로 지급해 드리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절대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습니다.”

“빠르게 부탁드립니다. 일정이 빡빡해서요.”

기계가 옮겨질 곳은 미국의 뉴저지로 타미의 생산 설비가 집결된 곳이다.

10대 분량을 항공편으로 옮기기엔 부담이 있기에 배로 이송시켜야 했고 기계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교육도 이루어져야 했기에 그에게 재촉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되면 자수를 더 디자인에 채용해야겠네.’

생각이 정리되는 순간.

디자인 대부분이 변경되었고 고급스러운 자수를 프리미엄 브랜드 JK앤더슨 런칭에 이용할 수 있었다.

JK 앤더슨 6.

* * *

컬렉션이 드디어 막바지에 이르러 의상 4종만이 남겨진 상태.

순간 나를 스치듯 지나가는 모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눈빛이 갸름하게 떠졌다.

“신 디렉터님 이제부터 눈 크게 뜨고 보세요.”

“네?! 아, 네.”

나를 바라보고 있던 그녀가 내 말에 무대로 눈을 돌렸다.

모델이 입고 있는 의상은 데님 원단으로 만들어진 노퍽 재킷이다.

노퍽 재킷은 19세기 말 영국의 노퍽공작 사냥복으로 디자인된 것에서 유래되었으며 등과 가슴에 주름을 잡고 그것을 허리띠로 누른 남성용의 스포티한 재킷이다.

이 남성스러움이 가득 묻어 있는 노퍽 재킷을 명주 천과 한국의 자수를 사용하여 여성스럽게 변형시켰다.

그리고 바지는 페그드 형식으로 허리와 허벅지에서는 넓게 퍼져 보이지만 서서히 발목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바지로서 슬랙스와 흡사하며 전체적으로 깔끔하면서 캐쥬얼한 느낌을 준다.

모델이 걸어 나가는 순간부터 관객들의 탄성이 메아리치듯 서서히 커져만 갔다.

남성과 여성의 경계선을 아주 적절하게 표현한 젠더리스를 강조한 의상.

젠더리스 의상은 보는 이에 따라 호불호가 상당히 갈리지만 이 의상만큼은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대박이잖아! 노퍽 재킷을 이런 식으로 표현하다니.”

“JK앤더슨 디자이너 누구야? 타미의 스타일과 너무 다르잖아.”

“소문 못 들었어? 샤네르 수석디자이너였던 레이첼이 총괄디자이너잖아.”

“뭐?! 레이첼은 오픈 화이트에 있잖아! 그 자리를 버리고 신생브랜드로 옮겼다고?”

“그렇다니까. 들리는 소식으로는 엄청난 계약조건으로 왔다더군. 안 그러면 이런 도박을 할 리가 없지 않아?”

“그렇긴 하지. 하지만 이거 대박인데. 기존의 레이첼의 능력을 한 단계 뛰어넘은 거 같은데.”

누구를 이야기하는 것인지는 모르나 극찬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고 의상의 움직임을 담기 위해 끊임없이 카메라 플래시가 터트렸다.

“대단하네요.”

“아직이죠.”

두 번째 모델이 다시 런웨이를 이어갔다.

이번 의상은 원피스로 상위는 데님, 하의는 명주 천, 경계선 가이드로 크로스된 10cm의 자수라인을 집어넣었다.

자수로 인해 더욱 뚜렷해진 경계선이 1:1.618의 황금비율을 만들어 준다.

크로스 된 오른쪽, 왼쪽이 다른 상하에서 황금비율을 만들어 낸다.

이 의상을 보는 누구라도 황금비율에 의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1:1.618의 황금비율은 비너스상과 파르테논신전에도 사용되었으며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치는 카드, 엽서, 명함에 이르기까지 다채롭게 사용이 되고 있다.

“아름다워요. 언밸런스한데 너무 편안해 보이는 의상이네요.”

“그렇죠. 아름답고 보는 이가 편해지는 의상이에요. 프리미엄 메인 의상에 걸맞은 조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네크라인을 쥬얼 형식으로 채용했다.

쥬얼은 일반적인 쇄골 위에 둥근 형태의 네크라인으로 목걸이나 펜던트가 잘 들어내는 방식형태를 갖추고 있다.

그리고 하의는 명주 천을 이용한 패널드 방식.

패널드는 수직적인 재봉선을 가진 치마로 허리는 딱 맞고 단 끝으로 갈수록 넓게 퍼지는 형태의 디자인이다.

“사장님 저 목걸이 설마?”

“네, 아리raM에서 이번에 런칭한 목걸이에요. JK앤더슨 런칭에 사용하려고 아리raM F/W 컬렉션에는 올리지 않았습니다.”

“대단하시네요. 홍보가 제대로 되겠어요.”

“노린 거죠.”

그녀는 내 얼굴 앞에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역시 생각 이상이네요.”

“칭찬이죠?”

“그럼요. 칭찬입니다.”

서울이 아닌 뉴욕에서 아리raM의 액세서리 라인을 알릴 방법을 구상하다가 이 방법을 택했다.

이 많은 유명인과 셀럽 세계적인 잡지사들이 모인 이곳에서 아리raM의 액세서리를 알린다는 건 한순간 파급력 있는 홍보 효과를 가져온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다음 의상도 기대되네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세 번째 모델이 무대를 걸어 나가자.

터져 나오던 목소리가 일시적으로 약속이라도 한 듯 멈추었다.

마치 너무 놀라서 말문이 막혔다는 표현이 더 정확했다.

“뭐에요. 그냥 민짜 드레스에요? 왜 아무것도 없어요?”

무대를 걸어 나가던 모델의 의상을 바라보던 신 디렉터의 질문에 눈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궁금해 죽겠네.”

천천히 무대를 즐기던 모델이 메인 스트레이트에 도착하는 그 순간.

홀 전체에 있던 스포트라이트가 움직이며 모델이 입고 있는 의상을 비추기 시작했다.

정적이 흐르던 관객석에서 터져 나올 거 같은 함성이 들려왔다.

“와! 아….”

“대박! 저게 뭐야!”

“그러게 말이야. 이게 특종감이네.”

“의상 하나로 이번 달 메인호 실어야 할 거 같은데.”

이번에 소개된 의상은 올 블랙 드레스로 아주 특별한 실을 사용해 만들었다.

“사장님 저게 뭐예요? 대박인데요.”

“빛을 더 발하는 형광물질을 합성한 겁니다.”

“그래서 안 보였던 거구나.”

스판 폴리에스터 형광과 은사를 조합해 만든 드레스다.

강한 빛에 발해 나타나는 실을 사용하여 자수가 가득 들어간 원단을 제작했다.

“이번에 사슴! 어… 이번에는 꽃이네.”

“나는 나무도 본 거 같은데.”

천장에서 차례대로 쏟아내는 빛에 의해 의상에 수놓은 형태가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었다.

이 의상을 만든 이유는 올드한 사교 파티가 아닌 젊은 층의 화려한 클럽파티를 떠올리며 만들었다.

클럽이라는 협소하고 어두운 공간에서 쏟아지는 빛에 돋보이는 드레스라 할 수 있다.

드레스의 네크라인은 프리세스로 고급스러운 느낌이 강하다.

프리세스는 언더 암(겨드랑이) 부분에서 시작해 가슴을 타고 단 끝 아래까지 이어지는 드레스로 깔끔한 인상이 강한 의상이다.

“이제 마지막이네요.”

“이번에 뭘 보여주실건데요? 벌써 떨리네요. 의상마다 스토리가 다 있어서 너무 좋아요. 머리 터지셨을 텐데 대단해요. F/W에 런칭 컬렉션이라니 진짜 천재라니까.”

“과찬이세요.”

스태프의 큐 사인에 마지막 모델이 무대로 걸어 나갔다.

그녀가 입고 있는 옷은 전형적인 한복이다.

“한복?!”

“네. 개량 한복이요. 서양과 한국의 조화!”

JK앤더슨이 타미의 그룹사라는 이유로 당연히 서양의 데님 브랜드라는 인식이 벌써 자리 잡아가고 있었다.

나는 이 부분을 강하게 깨주어야 했기에 마지막은 아리raM과 한국의 전통한복을 선택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전통한복이 아닌 서양과 동양의 합작품이라 할 수 있는 계량한복이다.

저고리를 대신해 전면의 잠금 부분을 가죽으로 만들어진 클립을 채용했고 소매와 레이어드를 현대에 맞게 축소하고 변형시켰다.

그리고 이 의상에서의 포인트인 치마는 서양의 플라운스 드레스의 형태를 채택했다.

플라운스 드레스[Flounce Dress]는 플라운스란 주름 장식을 뜻하며 폭이 넓고 일반적인 칼라, 커프스 등에 많이 쓰인다.

이 드레스의 포인트는 바로 거대한 치마 둘레이며 나는 이 치마 둘레를 더 극대화하기 위해 크리놀린을 모델에 착용시켰다.

크리놀린은 치마 안에 고래 뼈나 철사로 만들어진 광주리 모양의 부양재라 보면 된다.

현대에 들어와서는 더욱 가볍고 새로운 소재로 간편하게 만들어지기에 편하게 착용할 수 있다.

“19세기 유럽풍의 풀 라운드랑은 확연한 차이가 있네요. 한국스럽달까?”

“그렇죠. 명주 천이라는 원단 하나만으로도 많은 변화를 가져와 줍니다. 그리고 크리놀린 덕분에 서양의 느낌이 더 강하기도 하고요.”

현재 워킹 중인 모델은 크리놀린에 의해 치마는 커다란 종 모양이 되어 있었으며 부푼 효과 덕분에 극대화되어 보였다.

“근데 뭔가 입체감이 더 좋다고 해야 할까? 풍성해 보인달까? 저만 그렇게 느끼는 거 아니죠?”

신지혜가 느끼는 그 부분도 모두 계산한 내용이다.

“치마의 면과 도련에 레이어드를 집어넣어 풍성함을 극대화했어요. 모두가 그렇게 느낄 겁니다.”

“그렇군요.”

개량 한복을 입은 모델이 메인 스트레이트에 도착하는 순간.

천장에서 10가지의 형형색색 원단이 천장에서 떨어져 내렸고 그곳에는 개별로 설치된 조명이 원단을 더욱 빛나게 만들어 주었다.

그 순간 세상의 모든 감탄사가 아래의 관객석에서 터져 나왔다.

“아름다워.”

“의상과 너무 잘 어울려.”

“이런 퍼포먼스 정말 좋아!”

“최고다 JK앤더슨!”

“와!”

마지막 모델이 대기실로 돌아오는 순간.

스태프들과 모델들 모두 환호했고 그곳에 있던 나와 타미 그리고 레이첼까지 브랜드 런칭의 성공을 인지하며 환호성을 질러댔다.

“다들 나가자고 피날레 무대를 장식해야지.”

“타미.”

“왜?!”

“저는 안 나가겠습니다.”

“무슨 말이야!”

“저 말고 레이첼이 나가는 게 나을 거로 생각하는데요. 이제 이 브랜드의 디자인팀을 이끌어 나갈 사람은 레이첼이니까. 저보다 레이첼을 언론에 노출하는 게 맞아요.”

“레이첼도 뛰어나지만…. 그건 그거고 괜찮겠어? 이번에 네가 다한 거나 마찬가지인데.”

“괜찮습니다.”

나는 웃는 얼굴로 타미에게 긍정의 표시를 전달했다.

이후 레이첼을 바라보며 고개 숙였다.

“레이첼 디자이너 부탁드려요.”

“아… 안 내켜. 다된 밥상에 숟가락 올리는 거잖아. 너나 김서진이나 하여튼 자기들 마음대로야.”

“들어주실 거잖아요. 빨리 올라가세요.”

내켜 하지는 않았지만 이게 정답이라는 건 레이첼도 잘 알고 있었다.

브랜드의 첫 컬렉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그녀에게는 하나의 커리어가 늘어나는 셈이고 레이첼의 경력을 아는 언론사들은 미친 듯이 보도를 뿌려 댈 게 분명했다.

‘자동으로 광고효과가 나는데 이걸 버리라고.’

나는 어차피 이번 컬렉션을 끝으로 물러날 수밖에 없다.

타미의 시험인 JK앤더슨의 성장은 레이첼이 잘해줄 거라 믿고 있었다.

‘레이철 정도면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어도 되겠지 하지만 나를 도와주고 있어.’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허비해 가며 김서진 아니 김서진의 동생인 차진혁을 도와주고 있는 거다.

내심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지만 표현할 수 없었기에 가슴으로나마 그녀에게 고마움을 대신했다.

* * *

베르나르 아르노는 바쟐과 함께 JK앤더슨의 런칭 컬렉션을 관람하고 있었다.

“대단하네. 새로운 명품의 탄생이라. 자네는 섭섭하겠어. 레이첼 같은 실력 있는 디자이너가 떠나서.”

“아니요. 원래 제 사람이 아닌걸요.”

바쟐은 고개를 내저으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아르노는 격 없이 바쟐을 대하고 있었다.

그는 엄청난 실력을 갖춘 바쟐을 나름 아끼고 있었으며 바쟐이 한신회의 일원이라는 점에서 같은 배를 탄 동료로 매우 거리낌 없이 행동했다.

하지만 바쟐은 그와 다른 마음을 품고 있었다.

‘날 이용하다니…. 개자식!’

진혁은 아시아 패션 어워드에서 바쟐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

이후에 정말 바쟐이 큰일을 낼 거 같았기에 진실을 알려줄 수밖에 없었고 파리 디자이너 모임이 끝난 이후 그에게 진실을 털어놓았다.

“바쟐 디자이너.”

“응?!”

“제가 이제 할 말이 있습니다.”

“무슨?”

“형의 죽음에 대한 진실이요.”

“…….”

바쟐은 진혁과 함께 자신의 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한적한 곳으로 이동했다.

사뭇 진지한 진혁의 표정에서 심상치 않은 느낌을 받아서였을 것이다.

“여기는 듣는 사람도 없어. 이제 말해봐.”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진혁은 오랜 시간을 들여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진실을 바쟐에게 알려주었다.

하지만 그는 쉽게 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왜냐고 한다면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을 아르노의 밑에서 진실과 복수를 찾기 위해 달려온 자신을 되돌아보니 부정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아니야… 설마. 내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서 진실을 찾았는데!”

“속은 겁니다. 그것마저도 모두 짜인 각본이라는 소리예요.”

“…젠장! 내가 얼마나 많은 걸 넘기고 얻은 진실인데…….”

바쟐은 이 진실을 얻기 위해 오픈 화이트의 지분 30%를 아르노에게 넘겼고 한신회라는 더러운 집단에까지 손을 담갔다.

한신회는 디자인 단합과 브랜드 밀어주기, 디자인 도용, 브랜드 무너트리기까지 패션업계의 악과 같은 존재였다.

‘개자식들… 내가 꼭 다 무너트린다!’

바쟐은 모든 사실을 알아버린 순간부터 분노의 화살은 노다 헤이치로가 아닌 베르나르 아르노에게로 돌아섰다.

그리고 아르노는 무너트리지 못할지언정 한신회만큼은 무너트릴 생각이다.

아르노의 오른팔을 잘라버려야 진혁이 행할 복수가 한결 편해질 테니까.

‘두고 봐… 내가 꼭 복수한다. 내 모든 걸 잃을지라도!’

바쟐은 베르나르 아르노에게 질문을 한가지 던졌다.

“요즘 레예스가 안보이네요. 보통 한신회 소식을 전달할 때는 레예스가 전담하지 않았습니까?”

“아… 고향에 일이 생겼다더군. 그래서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울 거야. 신경 쓰지 말게.”

“그런가요….”

정말 얼굴색 하나도 변하지 않고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현재 레예스가 박종식이라는 사내에게 잡혀있다는 걸 바쟐도 알고 있었다.

바쟐은 늘 궁금했다.

왜 자신을 속여서 이 한신회라는 악의 구렁텅이에 끌어드린 걸까?

‘지금 물어봐야 할까?’

“오픈 화이트는 잘돼 가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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