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9화 (99/200)

걱정에 가득 찬 할머니를 바라보며 불현듯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메인으로 올려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다면.

메인 드레스만큼의 호응과 이미지 상승에 크게 이바지할 터였다.

그 열기와 환호로 컬렉션을 이어갈 수만 있다면….

“데님 라인을 핵심으로 올리는 건 어떨까요. 충분히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될 겁니다.”

“저는 좋을 거 같아요. 충분히 이슈 거리가 될 거예요. 할머님들을 내세우는 게 마음이 쓰이기는 하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어쩔 수 없죠.”

“일단 할머니한테는 제가 부탁해볼게요. 메인 의상에 입고 나가는 너울, 액세서리, 아이템들 모두 대기실에 준비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너울[얼굴 가리개]. 둥근 모자에 얼굴을 가릴 수 있게 비단으로 만들어진 얼굴 가리개다.

우리는 메인 드레스에 이 너울을 접목해 전통과 현대를 조화롭게 디자인했다.

“너울까지 착용시키는 건 데님 의상이랑 너무 부자연스럽지 않을까요?”

“아니요. 데님이잖아요. 어떠한 색과도 어떤 아이템이랑도 어울릴 거예요. 얼굴을 가려 할머니라는 인식을 지워서 반전을 줄 수 있을 거예요. 휠체어 타신 할머니를 가장 마지막으로 순서를 변경하고 그분은 너울 없이 진행하겠습니다.”

“반전을 준다라…. 알겠습니다.”

“음악은 To Be Young — Astral로 가수 목소리 자르고 MR만 잔잔하게 깔아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내 의견을 받아들인 순간.

모두가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행히 내 의견을 할머니들도 흔쾌히 응해주셨다.

위기를 새로운 반전의 기회로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가슴속에서 피어났다.

메인 의상 모델들은 무지의 옷을 입고 할머니들을 보조하기로 했고 조명팀과 무대팀 모두 변경된 사항을 전달받았다.

“리허설 시작하겠습니다.”

To be young이 한 박자 느리게 흘러나오며 그녀들의 발걸음을 불러일으켰다.

그렇게 할머니들의 리허설이 시작되었다.

“할머니 잘하고 계세요. 메인 스트레이트는 비워주시고 옆으로 서주세요.”

“알겠네. 젊은 총각 그리 서 있으니 확실히 사장 같네.”

“그래요. 하하하 감사합니다. 할머니 근데 진짜 본식이 시작하면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에고. 당연하지.”

할머니들 모두가 무대 위로 올라와 지정된 자리에서 관객석을 바라보며 자신이 원하는 자세를 취하는 걸 마지막으로 리허설이 마무리되었다.

다행히 도용된 메인 의상을 제외한 다른 부분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다.

검붉은 빛이 피어나는 현상도 발견되지 않아 나름 안심했다.

일부 수정할 부분도 있었지만 나와 신 디렉터가 모든 부분을 캐치해.

의상 전개도와 무대, 조명, 시설까지 모두 깔끔하게 재정비했다.

“김경희! 김경희….”

“잠시만 잊고 무대만 신경 써주세요. 오늘만 잘 넘기죠. 그리고 박무식 편집장이랑 약속 한번 잡아주세요.”

“무식이요?”

“네 VOKE의 잡지에서 카피디자인이 나왔고 총괄편집장이 박무식 씨니까 왜 그랬는지 이유를 알 거 아니에요.”

“알겠습니다. 근데 너무 몰아붙이지 마세요. 분명 이유가 있을 겁니다.”

“네, 저도 상황 봐가면서 싸우는 스타일이라서요.”

“설마요. 저번에 슈퍼에 들어갈 때도 상황 봐서 들어간 거예요?”

“그건 아니지만. 하여튼 무대 준비 잘해주세요. 메인 음악은 천천히 흘러가다 마지막에 두 박자 빠르게 흘려주시고 할머니들이 메인에 나갈 때는 디스플레이도 모두 꺼주세요.”

“네.”

그렇게 우리는 S/S 서울 패션위크 본식 준비를 마무리했다.

.

.

.

드디어 S/S 서울 패션위크, 아리raM의 첫 패션위크가 시작되었다.

“오늘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지만 비 온 뒤에 땅이 단단해지듯이 우리는 이걸 발판으로 더 성장할 겁니다. 무대가 끝날 때까지 한시도 방심하지 말아 주세요.”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신 디렉터의 목소리가 헤드셋을 통해 흘러나왔다.

“컬렉션 시작하겠습니다. 준비해주세요.”

깊은 내면의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마스네 : 타이스 — 명상곡]이 잔잔하게 흘러나왔다.

그리고 우리가 준비한 특별한 무대가 시작되었다.

“내레이션 시작하세요.”

신 디렉터의 신호에 장내 아나운서가 대본에 쓰인 글귀를 읽기 시작했다.

스포트라이트가 일제히 장내 아나운서를 비추었다.

객석에 모여 있던 모두의 시선이 한곳으로 향했다.

“미안합니다. 지켜주지 못해. 가엾고 연약한 당신의 마음을 가늠하지 못해 미안합니다. 우리의 어머니요. 우리의 이웃인 당신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당신의 깊은 슬픔과 고통을 안아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못다 핀 꽃송이를 오늘에서야 피게 해 드려 미안합니다.”

짧고 강한 내레이션이 끝이 나고 홀 전체가 다시 한번 암흑으로 변했다.

모여 있던 많은 사람이 침묵을 유지한 채 우리의 컬렉션이 시작되길 기다리고 있었다.

“컬렉션 시작합니다. 하이 큐!”

To Be Young — Astral 음악이 물이 흐르듯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대 초입에 설치되어 있던 무대 바닥 조명이 환하게 비치며 모델의 등장을 알렸다.

모든 시선이 그곳으로 향하는 순간이다.

나는 두 주먹을 첫 번째 모델에게 보이며 말을 이었다.

“할머니 조심히 갔다 오세요.”

“…그래요.”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전여사 할머니의 런웨이가 시작되었다.

보조로 투입된 프로 모델이 동선을 잡아주어 편안해 보였다.

그녀의 뒷모습은 어느 때보다 자신감에 가득 차 있어 당당함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발걸음은 조금 느렸지만, 자세만큼은 프로 모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전여사 할머니가 등장하는 순간.

장내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아리raM 콘셉트가 뭐야? 모델 키가 생각보다 작은데.”

“그러게 말이야.”

“얼굴도 다 가려서 뭐가 뭔지 모르겠네.”

“의류 디자인을 봐야지. 뭘 보려는 거야 너는!”

부정적인 반응에 이어 야유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우우우우.

객석에서는 모델의 걸음과 표현, 그리고 걸어 나오는 모델의 키에 대해 비아냥이 쏟아졌다.

그 누구도 모델이 할머니라는 걸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바라던 바다.”

나는 이런 야유가 환호로 들려왔다.

지금부터 등장하는 모두가 프로 모델이 아닌 할머니들이라는 걸 안 관객의 표정이 궁금해졌다.

전여사 할머니의 재킷 의상은 구김과 탈색을 주어 올드한 감성을 살려보았다.

치마는 세로 10㎝ 가로 20㎝의 긴 띠를 언밸런스하게 박음질해 구제스러운 느낌을 들게 하였다.

S/S 패션위크지만 F/W에 입기에도 전혀 손색이 없는 디자인이다.

전여사 할머니의 뒤를 이어 차례로 할머니들이 런웨이를 시작했다.

객석에서는 끊임없이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할머니들은 그 비아냥을 이겨내고 무대를 당당하게 누비고 계셨다.

나는 그녀들을 향해 더욱 응원의 목소리를 불어 넣어주었다.

“할머니 파이팅입니다.”

“그려. 파이팅이여!”

6번째 할머니가 런웨이를 시작하자.

전여사 할머니가 메인 스테이지에서 자신이 가장 표현하고 싶은 포즈를 취했다.

그 모습을 본 나는 순간 울컥한 나머지 눈물이 시야를 가렸다.

그녀는 두 팔을 크게 벌려 숨을 크게 내쉬며 스테이지를 자유롭게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얼마나 가슴속 답답함이 많았는지 그 모습이 마치 소녀의 한풀이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전여사 할머니가 메인 스테이지를 빠져나와.

스테이지 중간 왼쪽에 객석을 보며 멈추어 섰다.

“메인은 이제부터야.”

* * *

작가의 마음의 글이 늦었습니다.

글의 흐름을 깨지 않기 위해 이제야 글을 남기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2020년 기준 위안부로 등록된 할머니 수가 240명으로 현재 생존해 계시는 할머니는 16분 생존해 계십니다.

꽃다운 10대의 나이에 제2차 대전의 피 묻은 전쟁범죄에 휩쓸린 할머니들께서 그동안 노력하신 모습을 조사하며 진심으로 존경과 애도를 표합니다.

작가로서 이 이야기를 다루기에 조심스러웠지만 한 번쯤은 슬픈 과거를 짊어진 할머니들에게 글로나마 꿈과 행복을 소설로 표현해 보고 싶었습니다.

어느 사람이나 아픔을 가지고 살아갈 거로 생각합니다.

그런 모든 분에게 제 글이 위안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현재 생존자 할머니들 나이는 모두 85세 이상입니다. 소설의 연출을 위해 나이를 기재하지 않았고 패션쇼를 진행하였습니다. 이 점 유념해서 읽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S/S 서울 패션위크 4.

* * *

6번째 할머니부터는 데님디자인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의상들이다.

키와 의상을 최대한 표현할 수 있는 할머니들을 선정해 메인이 되는 긴 데님 드레스를 선정했다.

7번째 할머니가 내 신호에 맞춰 무대로 출발했다.

그 순간.

터져 나오던 야유의 목소리가 한순간에 사라지고 침묵만이 홀을 뒤덮었다.

“좋…. 은데.”

“그러니까. 데님을 이 정도까지 표현할 수 있다니.”

모델의 어떠한 형태도, 걸음걸이도, 예술의 표현력도 무시할 정도의 데님 드레스라는 평가일지어다.

“미쳤다. 데님으로 이런 의상을 연출한단 말이야!”

“아리raM 작정을 하고 패션위크 준비했나 보네.”

“내일 패션 일간 이걸로 올려!”

“와 디자이너 진짜 미쳤다.”

객석에 앉아있는 패션 관계자들과 해외 바이어, 연예인, 패션 셀럽들 모두의 표정을 보아.

메인 의상에 매료된 듯했다.

나는 데님은 무거운 원단이라는 인식과 거친 면이 있어서 드레스에 적합하지 않다는 인식을 바꿔주고 싶어.

그런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데님이라는 원단의 변형을 시도했다.

고급원단인 실크를 적절하게 배합시켜 가볍고 싼 이미지인 데님 원단을 어느 누가 보더라도 고급 드레스라 할 정도의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이장님. 가장 중요한 의상이니까 잘 부탁드립니다.”

“걱정 말아요. 진혁 총각이 시키는 대로 잘 해낼 테니까.”

“그럼 출발하시죠.”

15번째 이장님이 무대에 첫걸음을 내디뎠다.

15번째 데님 의상의 피날레를 장식할 메인 중의 메인 드레스다.

이장님이 걸어 나가자.

관객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손뼉을 치기 시작했다.

이장님이 입고 계신 의상은 고급기성복이라기보다 오트 쿠튀르에 해당할 정도의 특이한 디자인이다.

데님과 여러 가지 비단을 형형색색 모자이크 형식으로 만든 드레스.

어떤 이는 봄의 따뜻함을 느낄 것이고 어떤 이는 여름의 열정, 어떤 이는 가을의 상쾌함, 겨울의 아름다운 빛을 연상할 터였다.

그리고 길게 늘어진 드레스의 하단 원단이 무대 아래의 강렬한 조명에 의해 형형색색 빛나 보였다.

아름다운 연출을 위한 디자인은 아니었지만 분명 엄청난 시각적 효과를 일으켰다.

“신 디렉터님 음악 바꿔주세요.”

“네.”

이장님이 메인 스트레이트에 도착하기 전 그 자리에 멈추어 섰다.

전체 음향이 바뀌었다.

첼로와 해금의 선율이 무대와 홀 전체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위안부 아리랑 ― 첼로 버전] 슬픔과 아픔을 잔잔한 악기로 표현한 퓨전 클래식이었다.

아름다우면서도 가슴 찡한 이 선율이 들떠있는 관객들의 마음을 잠시나마 가라앉혀 줄 거라 믿었다.

그 사이 이장님은 무대 바닥을 바라보며 마음을 추슬렀고 다음 행동을 준비 중이다.

그녀는 해금의 시원한 소리가 들려오는 순간.

고개를 치켜들고는 희고 백옥 같은 명주 한 삼을 가슴 품에서 꺼내 들었다.

“아하하하!”

용오름 같은 한을 입으로 내뱉으며 퍼포먼스가 시작되었다.

그녀는 전통 한삼 춤을 추며 무대에서 자신의 한과 아픔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원래는 피날레 무대에 한국무용 전공자들과 함께 화려한 퍼포먼스를 준비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단독으로 이장님 혼자서 이 무대를 빛내주고 있었다.

오랜 시간 살풀이 같던 춤이 끝이 나자.

조용히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모든 관객이 조심스레 자리에서 일어나 손뼉을 치기 시작했다.

현재 아리raM의 컬렉션 룸에는 박수 소리 이외에는 어떠한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모두가 알 것이다.

가슴에서 우러나온 이 감정을 함께 공유하고 있었다.

나는 이장님이 퍼포먼스를 끝내고 메인 스트레이트 옆으로 물러나는 그때를 기점으로.

16번째 할머니의 휠체어를 조심스럽게 밀며 무대에 발을 내디뎠다.

나는 긴장하고 계시는 할머니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을 이었다.

“긴장하지 마시고 가볍게 관객들에게 손이라도 흔들어 주세요.”

“알겠어. 신경 써줘서 고마워.”

내가 휠체어를 끌며 무대에 들어가는 순간.

터져 나오던 박수 소리가 일제히 멈추었다.

관객들 표정이 어느 누구 하나 놀라지 않은 관객이 없었다.

“뭐야!”

“휠체어?”

“할머니 같은데 누구시지?”

“그럼, 저기 서 있는 분들도 모두 할머니들이란 말이야?”

“특종이다.”

“편집장님!”

나와 휠체어를 탄 할머니의 등장으로 장내가 다시 한번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웅성거리는 그들에게 할머니는 재치 있게 가볍게 손을 흔들 주었다.

관객들 모두 할머니를 바라보며 고개를 숙여 보였다.

그녀의 답에 존경을 표한 거다.

그 순간 우리가 준비한 영상이 무대 뒤편 배경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 * *

“아리raM 패션쇼 반응 어때?”

“그게….”

“왜?! 망쳤어?”

“메인 의상은 모두 빠지긴 했는데.”

“그럼 잘된 일이네.”

“그게. 대체 의상이 있었나 봅니다. 데님 라인을 시작으로 컬렉션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뭐?!”

김경희는 권진호의 보고를 듣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

통쾌한 복수를 위해 많은 시간과 돈을 썼는데 아무 효과가 없다는 것에 짜증이 올라왔다.

“권진호! 메인 의상만 빼면 별거 없다고 하지 않았어? 이 새끼야 디렉터나 되는 새끼가!”

“그게. 저도 처음 보는 의상이었습니다. 하….”

권진호는 순간.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있었다.

늘 위기를 극복하고 한 걸음 더 앞서나가는 아리raM을 보며 설렜던 감정을 이제는 느낄 수 없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은 것이다.

“X발! 진짜 잡초 새끼들도 아니고 메인 의상까지 빼돌려서 잡지에 실었는데 컬렉션을 이어간다고 말이 돼.”

“저도 좀 놀랐습니다. 이번에 여파가 클 거 같습니다.”

둘이 은밀한 대화를 이어나가는 중.

제너락의 컬렉션을 구경하던 관객들의 야유 소리가 무대 뒤로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야?”

“저도 잘…. 확인하겠습니다.”

권진호가 관객석에서 상황을 지켜보는 순간.

프리랜서 사진작가들과 셀럽, 패션업계 사람들의 비평이 들려왔다.

“뭐야 이딴 옷을 새로운 디자인으로 내놓은 거야!”

“이래서야. 타 브랜드에서 유행했던 디자인 아니야? 아무리 복고가 유행이라도…. 쯧쯧.”

“VOKE 잡지에 실린 메인 의상을 내놓지 무슨 자신감으로 이딴 의상들을 내놓은 거야.”

“그러게 VOKE에 실린 의상 보고 제너락 컬렉션으로 왔는데. 완전히 망했네. 사진 팔아먹지도 못하겠어.”

“디자이너 바뀌더니 브랜드 완전히 말아먹었네.”

컬렉션의 막바지에 다다를 때까지 비평과 욕이 섞인 웅성거림이 끊임없이 들려왔다.

CEO이자 전체 지휘를 맡고 있던 김경희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권진호는 김경희에게 달려와 상황을 전달했다.

“VOKE의 드레스와 너무 차이가 난다고 다들 난리예요.”

“…….”

디자인을 도용해서 VOKE에 드레스 디자인을 올린 게 독이 될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괜히 사람들의 기대 심리만 불러일으킨 꼴이다.

김경희가 머리를 부여잡고 생각에 잠겨 있는 그때.

누군가가 제너락의 컬렉션 홀에 등장했다.

“복수는 복수로 갚아야지 않겠어요. 안 그래요?”

“당연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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