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의 세계를 지키기 위하여-114화 (114/141)

< -- 114 회: 9> 마지막이 가깝다. -- >

지난 3개월, 흑공자와 백공자가 각자 부여된 페널티를 처리하던 날.

이시현은 아홉 번째 퀘스트와 열 번째 퀘스트를 수행했다.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대가로 장군의 셀을 얻었고 무구를 얻었으며 [부하생성능력]을 얻었다. 그는 고대의 군주가 떠나고 명령을 받아 움직이는 정태우에게 [부하생성능력]을 걸었다. 그의 피를 삼킨 그는 임시 혈족이 되었고 부하가 되었다.

정태우의 속에 들어있던 자, 고대의 군주가 떠나간 후 정태우는 식물인간 상태가 되었다. 그에게 이 권능을 부여하자 부하가 되었고, 이시현의 명령에 반응하며 그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 그의 감정은 의미가 없고 그의 행동은 이시현이 바라는 것이다.

정태우가 나 자신이라는 감정은 없었지만 마치 장난감 이용하듯 그를 움직이고, 정신의 일부를 그에게 주입하여 그의 머리로 사고하는 것도 가능했다.

놀라운 점은 이시현 본인만큼은 아니더라도 육체의 능력과 사고 판단이 꽤 뛰어나다는 사실. 그 육신에 깃들어있던 이의 의식이 육체를 바꾼 것인지, 아니면 고대의 군주가 가진 권능이 육신을 바꾼 것인지는 모르지만 대단히 쓸만하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황제의 혈육으로 군주의 후계자가 된 당사자만큼은 못했다.

열한 번째 퀘스트의 퀘스트의 문체가 달라졌다.

지금까지는 어르고 달래는 이미지였다면 지금은 당당히 후계자로서 인정을 받은 이에 대한 경의. 그런 경의가 묻어나고 있었다. 이시현은 이 퀘스트를 주는 이를 떠올려보았다. 지적이고 무거운 느낌의 남자. 이쯤되면 확실히 알 수 있다.

킬 더 킹은 후계자를 선정하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다. 외부에서 구경하는 이들조차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 물론 그들은 한정적으로 참여할 것이겠지만. 이시현은 만에 있을 외부인과의 조력도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덧붙여 기분이 좋아졌다.

비로소 당당한 후계자로 인정받은 것이다.

지금까지의 노력을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게다가 퀘스트 또한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다.

퀘스트 완료 보상이 아니라 진행 보상, 즉 퀘스트를 할 때 필요한 것으로 <조교의 관>이라는 이름의 능력을 준다. 처음엔 이해를 하지 못해 그것을 눌렀다. 자세한 설명이 이시현의 눈앞에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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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교의 관>

조교의 관은 유희의 군주 및 소속의 혈족들이 사용할 수 있는 마법입니다.

어스 엠파이어의 군주 혈족, 통칭 귀족들은 죽음의 황제에게서 비롯된 악마의 톱니바퀴가 있으며, 톱니바퀴를 운용함에 따라 마법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혈족을 통해 이어지는 고유한 마법도 존재하며 톱니바퀴는 그들의 힘에 따라 마법을 연성합니다.

조교의 관은 유희의 군주 및 소속의 혈족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정착마법이며, 수 평방미터, 혹은 그 이상의 영역을 성역화 할 수 있는 혈족권능입니다.

조교의 관은 성역화 된 지역 내에서 조교를 행할 시 그 조교의 효과는 성역을 벗어난 곳에서도 영향력이 지속되게 할 수 있습니다.

즉 조교의 관에서 이성을 함락시키는 순간 외부에도 그 영향력은 이어집니다. 맹세, 의식, 결의, 복속 등의 행위를 통해 여성을 휘하의 무장으로 만들지 않더라도 지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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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시현은 조교의 관을 다음과 같이 이해했다.

“조교의 관에서 안고 조교하는 것이 가능하고, 그리될 경우 조교의 관에서의 경험은 밖에서도 지속되어 부하로 부릴 수 있다는 말이군. 나와는 별로 상관없지 않나? 나는 애초에 그것과 관련된 권능도 있고. 흠.”

이시현의 경우 대체로 카두케우스 스쿨 내에서 여자를 안으면, 그 안았을 때 느끼는 감정과 상황은 바깥에서도 이어진다는 말이다.

천만 원을 불렀든 이천만 원을 불렀든 최고의 여자를 불러 <조교의 관>을 사용 후 마음껏 안고,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게 하거나 감동을 주는 식으로 하면 영원히 그 상태가 지속된다는 말이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길가는 여자를 불러와서 몇며칠이 넘도록 폭력을 가하고 범해서 자포자기하게 만들면 외부로 나가더라도 이시현을 고발하거나 원망을 가지는 일이 없다.

“이건 좀 일찍 줬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성능에 대해서는 기대를 갖게 만든다.

“괜히 유희의 군주가 아니군. 아니, 유희의 군주보다 아랫줄에 놓이는 것이 탐닉의 군주라고 했지.”

이시현은 128군주 사이에도 계급이 나뉘어있다는 걸 알았다. 큰 차이는 아니었다. 다만 군주가 만들어진 순서에 기인했다.

최고(最古)이자 최고(最高)는 당연히 세 황제다.

그리고 세 황제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이들 중에서 황제의 유전자가 가장 강하게 발현한 것에 따라 계통이 나뉘게 되었다. 같이 쾌락을 즐기고 유희를 즐기는 이들이라고 해도 하늘의 황제나 만물의 황제, 죽음의 황제의 특성이 두드러짐에 따라 분류가 나뉘니까.

이시현이 노리는 탐닉의 군주는 유희의 군주 계통의 군주로, 128군주 가운데서 중간급에 위치해 있었다.

그런 계통이기에 <조교의 관>같은 마법을 혈족권능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모양이다. 권능, 군주가 지니는 이능력이자 절대적인 힘. 딱히 중요한 건 아니다. 그저 분류상 따지면 혈족계승권능이라는 게 있다는 정도.

<조교의 관>은 이시현이 매우 바라고 있는 힘이었다.

그가 지닌 권능은 [군주의 권위], [육욕], [자위], [우월]. 군주의 권위는 급이 낮아 안은 여성을 겨우 사흘 동안 지배하는 것에 지나지 않고, 육욕은 타인을 성적으로 흥분시키는 권능이다. 자위는 스스로에 대한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니 이것과는 관계없고 우월은 능력에 차이가 있는 타인을 압제할 수 있다.

이시현에게 있어 완벽한 지배는 불가능하다.

물론 무장이 되어 기본적으로 복종하고 충성하는 대상에게는 문제가 없지만 무장이 아닌 경우가 문제다. 이시현은 무장이 아니지만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여성을 얻을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수단을 획득한 것이다.

조교의 관에서 충성 맹세를 듣고 복종시키면 그것은 조교의 관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이어진다. 그건 무장이 아니어도 반드시 충성할 수 있다는 보증을 얻은 것이다. 물론 그녀들을 무장화 시킬 수는 있다. 셀이 필요하지만 퀘스트를 통해서 셀은 조금씩이나마 들어오고 있었다.

원한다면 강주희를 무장, 혹은 장군으로 만들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그리 하지 않았다. 아예 몸으로 홀려버린 상대라도 충성과 복종을 맹세하게 하여 ‘비슷한 부류의 여성들’처럼 만들고 싶지 않았기에.

그렇지만 조교의 관이 들어온 이상 무장과는 다른 방식으로 충성과 복종을 맹세하게 할 수 있었다. 그는 그걸 사양할 성격은 아니었다.

이시현의 주변에 있는 여성들은 대부분 각자의 위치에서 매우 뛰어난 이들이다. 그런 그녀들에 어울리는 이들은 많지 않다. 이시현이 보통의 사람이었다면 그녀들만으로도 쾌락을 만끽하며 앞날을 대비할 수 있겠지만, 이시현의 만족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스멀스멀 꿈틀거리는 어스 엠파이어 인의 감각, 그리고 ‘훗날 있을지 모를’ 후원자들에 대한 대비를 위해서 여러 여자가 더 필요함을 깨달았다. 물론 그런 여자들은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어야 했다. 즉 가지긴 아깝고 남 주기도 뭣한 그런 여성들. 무장은 안 되지만 안고는 싶은 여자들이 필요했다.

그런 여자들을 카두케우스 스쿨로 불러들이면 앞날이 어려워진다. 그녀들 전부를 정신세뇌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시현이 지닌 권능인 세뇌는 체액을 상대의 몸에 심어둘 동안만 유지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입을 틀어막고 그녀들을 언제든지 불러들여 즐길 수 있는 상황. 그런 상황이 필요했다.

<조교의 관>은 그런 것을 가능케 했다.

후한이 문제되는 일이 없도록, 그런 목적의 공간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이시현은 퀘스트의 완료 보상을 받기 위한 조건으로 한 명의 여자를 지목했다.

“주희를 불러.”

강주희는 마침 밖에 나가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강주희는 미노의 전화를 받고 금방 찾아왔다. 이시현은 강주희를 바라보고 그녀를 훑어보았다. 강주희는 무장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시현에게 복종한다. 복종? 아니, 완전히 얽매여 있다.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이시현의 공식적인 첫 여자이자 가장 오랫동안 함께해온 여성이었다. 가장 오랫동안이라고 해도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강주희가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셔츠의 단추를 풀었다.

“자기야. 꼴려? 벗을까?”

이시현의 명령만 있다면, 굳이 명령이 없어도 눈짓이나 표정만으로도 그녀는 어디서나 벗고 알몸으로 춤을 출 수 있는 여자로 변화했다. 겉으로는 색기가 풀풀 넘쳐흐르는 여성이다. 오만한과 고귀함이 넘쳐흐르는 매력적인 셀러브레티다. 물론 이시현에게는 자신의 색노예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렇게 말하니 갑자기 본래 불러 하려던 말이 떠오르지 않는걸.”

“후후, 맡겨만 달라고. 으응, 언제나 자기를 위해서 여기가 푹 젖어있으니까.”

강주희는 다리를 벌리고 속옷을 입고 있지 않은 보지를 벌려보였다. 축축하게 젖어있는 보지 속으로 손가락을 밀어넣고 쩔꺽거리며 지분거린다. 행동에 어떤 부끄러움도, 거리낌도 없다. 뺨을 붉히며 혀를 내밀고 감각적인 신음을 터뜨리는 강주희를 바라보며 이시현은 하려던 말을 잠시 내려놓기로 했다. 대신 이시현은 앉아있던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저벅저벅 걸어 강주희의 유방을 움켜쥐었다. 상의는 벗지 않아 셔츠 위로 그대로 만졌다. 브래지어를 하지 않았다.

“말 그대로 준비된 여자군.”

“히힛, 자기는 그런 거 좋아하니까.”

“딱히 좋아한 기색은 없지만……모처럼 즐겨보기로 할까.”

강주희 같은 여자도 이시현에게 안기기 위해서는 순번을 기다려야 한다. 그런 상황이 되었다. 강주희는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이시현에게 안겼다. 짙은 키스를 나누고, 음탕한 창녀처럼 달뜬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몸 전부를 내맡기듯 그에게 몸을 뉘이고, 희롱에 신음을 토했다. 이시현은 <조교의 관>을 시험해보기로 했다. 덧붙여 그의 권능도 시험했다. 조교의 관에서 이루어지는 권능이 더해지면 강주희는 어떻게 변할까.

생각해 볼 필요도 없다.

홀리게 되리라.

완벽히 지배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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