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54 회: 5> 죽음의 게임. -- >
애무를 시작한다.
이시현은 좀처럼 애무를 해보지 않았다. 그는 애무를 받는 쪽이었으니까.
하지만 겁이 많고 몸을 떠는 여성, 그것도 미망인을 앞에 두고서까지 봉사를 받을만큼 무딘 성격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자신이 먼저 단미애를 뜨겁게 만드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사흘 동안 여자에 굶주려 있었다.
한때는 20년 동안 굶주렸지만,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다. 여자가 없는 삶은 버틸 수 없다.
이시현은 그녀의 손목을 모아서 한 손으로 쥐었다. 머리 위로 들어올리자 단미애가 저항했지만, 그뿐이었다. 이시현은 상체를 드러낸 채로, 다른 손으로 단미애의 아래쪽에서, 손을 밀어 넣었다. 부푼 유방을 죄고 있는 브래지어 속으로 손을 넣는다.
따스한 체온. 딱딱한 브래지어 안으로 손을 넣자 “아흑!” 하고 단미애가 살짝 울었다. 이시현은 생각이상으로 봉긋한 유방을 주물렀다. 단미애가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도리질쳤다. 이시현이 그녀에게 가까이 붙어 그녀의 목덜미를 입술로 살짝 물었다.
“흐윽. 윽.”
“생각보다……굉장하군.”
보기엔 마른타입이라는 걸까. 아니, 신장이 작고 옷을 좀 헐렁헐렁하게 입어서 그런지 겉으로 보는 것보다 굉장히 살집이 풍만했다. 만질 거리가 있다. 살이 찐 것은 아니고, 유방을 쥐자 손이 함몰될 정도다. 이시현은 유방을 움켜쥐고, 손바닥 사이에서 꼿꼿이 선 유두를 만지작거렸다. 그때마다 단미애가 신음했다. 이시현은 옷을 들어올렸다.
“아, 안 돼…….”
양이 소리를 내는 것처럼 가냘픈 신음이었다. 이시현은 무시했다.
가슴의 촉감과는 달리 굉장히 마른 배가 드러났다. 이시현은 거듭해서 올렸다. 덕분에 손목을 움켜쥔 손을 풀어야 했지만, 어느새 단미애는 상체를 벗고 양손으로 가슴을 가리고 있었다. 얼굴이 붉어져 있고 눈물까지 눈가에 매달았다.
이시현은 그녀의 양 어깨를 가볍게 감싸쥐고 그녀의 눈가를 입술로 훑었다. 귓가로 입술을 가져가 귓불을 살짝 물고, 그녀를 끌어안았다.
단미애의 떠는 정도가 약간 멎었다. 이시현은 그녀를 안은 채 등뒤로 손을 가져갔다. 브래지어 후크를 푸는 법은 나름 익숙해져 있었다.
브래지어를 머뭇거리지도 않게 쉽게 풀자 단미애의 표정에 약간이지만 어처구니 없다는 게 떠올랐다. 이시현이 알아채고 싱긋 웃자 그녀는 다시 구멍을 파고들 듯이 고개를 숙이고 부끄러워했다.
하얀 유방이 덜렁, 하고 드러난다. 브래지어를 일부러 작은 걸 했던 걸까. 브래지어가 유방을 모아준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브래지어가 사라진 유방은 굉장했다. 강주희보다도 큰 가슴에, 굉장히 예쁜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이 가슴을 맨날 비비고 문질러대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이시현은 가슴앞에서 손을 엇갈려 가리는 단미애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그녀는 시선을 느끼고는 진땀을 흘렸다. 내릴까 말까 고민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이시현이 말했다.
“다시 손목을 붙잡을까, 아니면 스스로 내릴래?”
반말이지만 단미애는 거기에 신경을 쓸 수 없었다. 압도당하고 있다. 여자가 남자에게 먹히려 하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그녀는 이 상황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이시현은 슬그머니 내리다가도 흠칫해서는 다시 들어 올리는 단미애를 바라보며 그녀의 성정을 거의 완벽히 이해했다. 나름대로 주관이 있다. 그러니까 조폭들이 협박을 하는데도 그렇게나마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이시현은 그녀의 양손목을 쥐고 들어올렸다.
출렁, 하는 소리가 날 정도로 두 유방이 흔들렸다. 만화적기법을 사용했다면 짙은 색의 유두가 위아래로 흔들렸을 것이다.
이시현은 그녀의 팔을 들어올리고 그대로 유방을 베어물었다. 과일을 먹듯이 입을 벌리고, 그녀의 유두를 중심으로 꽉 물었다. 이빨을 세우진 않았지만 그 동작은 꽤나 갑작스러웠기 때문에 신음이 나오는 걸 막을 수는 없었다.
“힉!”
단미애의 신음을 쥐로 하고 이시현은 입안 가득 들어온 유방을 물었다. 입안에 들어온 유두를 혀로 핥고, 자근자근 물었다. 유두가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딱딱해봐야 얼마나 딱딱해졌을까마는, 혀로, 이빨로 유두를 굴릴 때마다 단미애가 퍼득퍼득하고 뛰었다. 그 느낌이 마음에 들어 몇 분이나 그렇게 애무했다.
그렇게 5분. 단미애는 진이 빠져버렸다. 살짝 벌린 입에서 침을 한 줄기 턱으로 흘리고 있었다. 이시현은 맞은편 유방을 물었다. 그리고 다시 잘근잘근 깨물었다. 단미애가 고개를 젖혔다. 몸이 발갛게 익어가고 있었다.
흥분.
유두를 중심으로 한 흥분이 그녀의 몸을 뜨겁고 부드럽게 만들었다. 이시현은 그녀를 그대로 침대위에 눕히고, 치마를 붙잡아 내렸다. 이 또한 갑작스런 동작이었기 때문에 단미애는 짤막한 신음을 토했다.
팬티는 막 30대가 된 여성에게는 조금 촌스러운 게 아닐까 싶은 것이었다. 아니면 이시현이 벗겨온 팬티의 주인들이 과감했을 수도 있고. 강주희도, 남민아도 나름대로 그 세대의 선두주자다. 화려한 건 이해할 수 있었다. 이시현은 팬티를 벗겼다. 음모를 일부 건드려서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그가 말했다.
“앞으로 이런 팬티는 입지 마.”
“흐윽, 윽, 제발, 거기는……흑.”
“아니면 팬티를 입지 못하게 만들겠어. 뭐 팬티를 안 입는 여자도 한 명쯤 있으면 좋을까.”
이시현은 가늘게 웃었다.
눈에 번쩍 뜨이는 미모에 사악함이 깃든 웃음은 단미애의 인상에 깊이 파고 들었다. 이 남자는 정말로 한다. 팬티를 그의 취향에 맞는 걸로 입지 않으면 노팬티로 다니게 할 사람이었다. 단미애가 물기어린 눈을 감고 고개를 힘껏 끄덕였다.
“훗. 노팬티도 좋지 않아?”
“그, 그건 정말…….”
빨간 잉크물이 든 것처럼 달아오른 얼굴을 보며, 이시현은 농담이었다고 말했다. 단미애는 지금 그런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넘어갈 지경일 것이다. 물론, 자신의 여자가 되고 마음껏 안기게 되면 어떤 차림을 하고 다니든 색정적인 미소를 지으며 유혹하듯이 다리를 벌리겠지만, 지금의 상태도 마음에 들었다.
팬티를 벗디가 말고 무릎에 걸쳐둔 채로, 이시현은 그녀의 유방을 몇 번이고 물었다. 그리고 자유로운 손으로 그녀의 음부를 문질렀다. 부스럭부스럭, 거친 음모가 그의 손길에 휩쓸려 부스럭거리며 소리를 냈다. 더 이상 단미애는 눈을 뜨지 못했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코로 더운 숨을 내쉬며, 양손을 머리 위에 결박당한 채로, 허벅지를 꼬았다. 음모를 몇 번 문지르고 둔덕을 애무하던 이시현이 그대로 갈라진 틈으로 손가락을 밀어넣었다. 충분히 젖어있던 덕분에 손가락은 매우 쉽게 균열 속으로 파고 들었다.
“힉! 으, 흑! 하앗, 으, 흐윽!”
“좋은 소리로 우는데.”
속살에 넣은 손가락 두 개를 깊숙이 널고 벌려보고, 살점의 감촉을 충분히 느낀 이시현은 몇 번이나 더 자극시키고서, 그녀가 몸을 부르르 떨자 빼냈다. 질척하게 젖어있는 손가락 두 개를 그녀의 입가로 가져갔다. 단미애는 눈을 감고 있어서 뭣도 모르고 그것을 빨았다. 이시현은 그대로 무릎에 걸쳐있던 그녀의 팬티를 벗기고, 다리 사이로 무릎을 밀어넣었다. 단미애가 눈을 떴다.
“자, 자까……!”
“늦었어. 게다가.”
보지 않아도 자지를 밀어 넣을 구멍은 느낄 수 있다. 어스 엠파이어의 남성은 여자를 범하고, 그녀를 마음껏 희롱하기 위해 유전자레벨까지 단련해왔다. 이시현은 자신의 바지를 벗었다. 꾸물거리지도 않았다. 그리고 그 짧은 시간동안 몇 번이고 그녀의 약한 부분을 건드려 자극했다. 입속에 넣은 두 손가락 때문에 제대로 말도 못하는 단미애를 바라보며 이시현은 어느새 꼿꼿하게 선 자지를 밀어넣었다.
푹, 소리가 날 정도로 깊게, 한 번에 들어갔다. 단미애가 이시현의 손가락을 물었다. 그렇게까지 아픈 건 아니었지만 고통은 느껴졌다.
“어쭈? 처녀도 아니면서 나를 물어? 훗.”
이시현은 허리를 뒤로 뺐다가 그대로 거세게 밀어넣었다. 단미애가 고개를 젖히고 입 안쪽의 혀를 굳혔다. 손가락으로 그녀의 혀를 붙잡고, 하반신으로는 연신 뺐다가 밀어넣기를 반복한다.
사방이 튄 애액으로 흠뻑 젖는다. 그녀의 두 다리가 이시현의 통나무 같은 허리를 감쌌다. 이시현은 더 이상 단미애의 손목을 쥐지 않았다. 양손으로 그녀의 풍만한 유방을 쥐고, 손가락 사이에서 삐져나온 유두를 깨물었다.
“으흑, 흑, 아파……커요, 흐그윽!”
“앞으로 계속 받아야 할 거니까 익숙해지도록 해.”
이시현은 숨을 헐떡이며 말을 잇지 못하는 단미애를 쓰다듬었다. 그러는 중에도 섹스는 계속되었다. 그리고 이시현이 첫 번째로 파정할 때, 단미애 또한 오르가즘을 느끼려 하고 있었다.
“같이 갈까?”
“흐윽, 가, 가요, 가아앗!”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몸속 깊은 곳에 넣은 이시현의 자지를 옥죈다. 손으로 쥐는 것처럼 강한 압력을 선물로, 단미애는 절정의 쾌감을 만끽하고 있었다. 이시현은 그녀의 안에 그대로 사정했다. 사정을 하면서 머릿속의 쾌감이 일부 걷힌 느낌이 들었다. 머릿속이 꽤나 맑아졌다.
아주 약간이나마 남아있던 찝찝함도 이제 없다.
이시현은 그녀의 몸속 깊은 곳에 넣었던 자지를 꺼냈다. 검붉은 고깃덩어리는 마치 작살처럼 꼿꼿이 서 있었다. 애액과 정액에 흠뻑 젖은 그것을 바라보던 이시현은 부글부글 소리를 내면서 흘러내리는 듯한 그녀의 균열을 응시했다.
아직도 단 미애는 절정의 여운을 느끼고 있었다. 이시현이 떨어져 나가자 갈 곳을 잃은 두 손과 다리는 침대의 시트를 잔뜩 흐트러뜨리고 있었다. 이시현은 입가를 훔쳤다. 아무 것도 묻어나오지 않았지만, 굉장히 맛있는 정찬을 한 듯한 느낌이 들어 일부러 그렇게 했다.
“벌려.”
무엇을 벌리라는 말없이, 이시현은 그렇게 명령했다. 하지만 단미애는 알아들었다. 의식이 몽롱한 와중에도 그녀는 두 다리를 가슴팍까지 들어올리고, 두 손을 무릎 아래에 넣은 채로, 크게 M자로 만들어서 보지를 드러냈다.
여전히 그녀는 부끄러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부끄러운 와중에도 생전 처음 느껴보는 쾌락에 복종하고 있었다.
이시현은 그녀의 보지 속으로 손가락을 밀어넣었다. 아까는 두 개였지만 이번에는 네 개였다. 그리 벌어지지 않은 보지 속을 네 개의 손가락이 파고 들었다. 몇 번이나 들쑤시자 애액과 정액이 튀었다. 질척해진 손을 그녀의 얼굴로 가져갔다. 얼굴 위 십수 센티미터. 손가락에서 떨어지는 애액과 정액의 혼합물을, 단미애가 입을 벌리고 혀를 내밀어 받아먹었다.
“아하하하핫!”
이시현이 소리 높여 웃었다.
단미애가 깜짝 놀랐다. 그녀가 무어라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이시현은 그대로 하반신을 붙였다. 고기로 만들어진 작살은, 다시 한 번 그것을 받아들일 구멍 속으로 파고 들었다. 단미애는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퍼뜩 하고 몸을 굳혔다.
거친 몸놀림이 이어진다. 단미애가 숨을 헐떡였다. 어느새 내려와 그녀의 입가를 덮고 있는 손가락 하나하나를 입안에 넣고 빨면서, 단미애는 머릿속이 하얗게 되는 경험을 하면서 쾌락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아직 멀었어.”
말 그대로 아직 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