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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세계를 지키기 위하여-34화 (34/141)

< -- 34 회: 3> 배고픔. -- >

며칠 뒤 이시현은 값비싼 홈시어터를 구비하고 동영상을 돌려보고 있었다.

강주희에게는 이제 최면으로 기억을 지울 필요도 없다. 이시현이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일상적인 대화가 명령처럼 인식되었으니까.

같이 비디오나 볼까? 하면 응, 하고 대답하고는 음란한 섹스동영상을 아무렇지도 않게 본다. 부끄러워도 하고 고개를 돌리기도 하지만 보는 것을 멈추지는 않는다.

섹스동영상을 보면서 강주희의 옷을 벗기고 동영상에 나오는 행동을 따라하니 강주희는 연신 신음을 토하고 좋아 죽으려 한다. 이시현은 이 또한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너무 많이 쌓여도 곤란해서 두어 번 본 것들은 삭제하고 평범한 영상도 삭제했다.

이시현은 회장이 쾌차할 나흘 동안 강주희의 집에서 있었다.

밖으로 나가지도 않았다. 남민아가 하루를 멀다하고 찾아왔지만 강주희와 마찬가지로 그녀도 알몸으로 벗겨서 실신시킬 때까지 범했다. 두 명을 침대에 엎드리게 한 후 엉덩이를 들린 다음 보지를 벌리고 애걸하게 만들기도 하고 혼절할 때까지 범하고서 실신하는 그녀들을 붙여놓고 음란한 소리를 지껄이게도 했다. 섹스의 정도가 조금 심했다 싶으면 [군주의 권위]로 정리해주는 것만이 그가 해줄 수 있는 호의였다.

나흘 동안 강주희는 옷을 입고 있지 않았다.

그저 잘 때는 중국인으로 범해지고, 쾌락에 쫓겨 일어나면 이시현의 희롱을 견디고, 그리고 실신할 때까지 범해지고 정액을 마셨다. 네 발로 기고, 보지와 애널에 바이브를 꽂고 애액을 질질 흘렸다. 사흘쯤 되어선 아예 정신붕괴에 몰리면서 평소의 언어도 잊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급히 케어해 주어야 했다.

남민아도 마찬가지로 그녀는 속옷 없이 돌아다니는 게 당연했고 이시현이 알몸에 낙서라도 해줘야 돌아가곤 했다. 옷을 벗기면 알몸으로 오줌을 줄줄 흘리게 되었고 그녀도 정신적인 케어를 했다.

이시현은 그 모습에 조소를 흘렸다.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애인은 아니지만, 자신의 자지에 맛을 들이고 자신을 좋아해주는 사람이다.

그런 여성이 이제 뭐든 시켜도 수락하고 허락한다. 그녀가 원해서 하는 것이다.

아니, 어쩌면 이시현이라는 인간은 아직까지 어떤 앙금을 저버리지 못한 것 같다. 여자에게 배신당한 기억. 그 기억은 육체를 바꾸고 그에 따라 사상과 관점이 바뀐 지금도 아련히 남아있다. 그래서 이시현은 자신을 좋아해주는 여자를 엉망으로 범한다. 그의 기분에 맞추기 위해 강주희는 뭐든 걸 했다.

알몸에다 낙서를 하기도 하고, 바이브를 꽂아 흔들기도 하고, 애액을 질질 흘리며 개처럼 기어다니게도 했다.

아프게 하지는 않지만, 치태를 보고 싶어 하며 주기적으로 동영상을 찍고 그것을 지켜보게 한다.

남민아 또한 이시현의 것이 되었다. 남민아는 강주희 만큼 많이, 그녀만큼 붙어있지는 않았지만 즐기러 빌딩으로 찾아왔을 때 이미 넋을 잃어버렸다. 그녀의 유방에 남성기와 여성기를 그려놓고 보지 털을 다 밀고 바이브를 꽂은 채 굴러다니게 하고 있었다. 그녀를 네 발로 기게 만들고 애널에 자지를 꽂아 넣었을 때 남민아가 찾아왔다.

경악. 당황. 그리고 두려움.

그 가운데서 이시현은 말했다.

“와서 벗어. 너도 네 발로 기어.”

남민아는 어째서 그의 말을 순순히 따랐는지 알 수 없었다. 머리가 몇 번이나 비게 될 정도의 쾌락과 치태 끝에서도, 커다란 화면에 비치는 창녀보다도 더한 음탕한 여자가 자신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몰랐다.

그의 말을 따라야 한다.

그것만이 그때 그녀의 심정이었다.

나흘 간 광란의 섹스가 끝난 후 이시현은 동영상을 모두 삭제했다. 동영상을 보면서 느끼는 흥분보다 더한 것을 나흘에 걸쳐 저질렀기 때문이다.

덧붙여 누군가에게 이런 동영상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딸감으로 쓰이지만 정작 먹는 건 이시현, 혼자뿐이다.

혼자라는 위치는 마음에 들지만, 다른 이들이 두 여성의 동영상을 보고 자지를 훑는 것을 생각만하는 걸로도 혐오감이 든다.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한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아이러니하게도 퀘스트로 사용하기 위해 찍은 동영상에는 그 어떤 혐오감도 들지 않았다.

이시현은 자신이 분명 ‘확실히 자신이 바뀌고 있다’는 걸 그때 인식했다.

그는 축 늘어진 남민아와 강주희의 뺨에 입을 맞추었다.

질펀하게 놀았다.

정말로 여자로 해보고 싶은 것은 다했다.

오랜 연습이 끝난 후에야 가능한 애널 피스트니 피스팅이니 하는 것들은 무리가 있지만, 남자로서 즐기고 싶은 것들은 죄다 끝내버렸다. 만족스러운 며칠이었다고 생각한다.

“짐승.”

강주희 또한 이시현의 마음에 영향을 받았는지 그렇게까지 음란해보이지는 않는다.

처음 이시현을 만났을 때처럼 쿨하고 도시적이며, 그리고 매력적이다. 붙어있는 나흘 간 아무 것도 입고 있지 않았고, 자지를 애걸하며 정액을 삼키던 그런 여성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정말 당신은 짐승이야, 응. 완전 짐승이라고. 알아? 하루에 몇 번을 싸는 거야.”

“그리고 너는 음란한 몽마겠지. 싸는 걸 다 받아먹고 몸으로 발라댔으니.”

이시현은 본인의 말을 저항 한 번 없이 따른 강주희의 뺨을 손가락으로 문지르면서 대답했다. 강주희가 얼굴이 붉어졌다. 그의 손가락이 닿은 것만으로도 그녀는 기분이 좋아진다.

“그보다 회장이 부른다. 가자.”

“그럼 저 애는 어떻게 해?”

강주희는 널부러져 의식을 잃은 남민아를 바라보았다. 이시현이 느긋하게 대꾸했다.

“민아는 네 집에 지문등록 시켜뒀으니 알아서 가겠지.”

“저 애도 어린 나이에 당신 같은 사람을 만나서 정말 고생하네. 나흘째엔 울면서 씨를 받던데.”

남민아는 나흘 간 학교를 나가지 않았다. 아니, 나갈 수 없었다.

첫째 날 학교를 파하고 집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강주희의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광란의 섹스가 이어지는 곳에 끌려왔다. 나흘. 그 동안 남민아 또한 강주희와 마찬가지로 옷을 입지 못했고 알몸으로 봉사했고, 색녀가 되었으며, 동영상에 찍혀 이시현의 눈앞에서 자신들의 치태를 감상해야 했다.

그녀는 아직도 실신 중. 오늘 새벽 강주희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의식을 잃고 늘어지는 자신을 눕히고 남민아에게 향하던 그의 뒷모습이었다.

강주희보다 한참 더 괴롭힘 당하며 쾌락의 늪에서 허우적거렸을 것이다.

“그럼 가볼까.”

“응. 아빠가 많이 기다릴 거야.”

그러면 이제 그것에 대한 생각을 접고 게임을 하기 위한 준비와 쾌차한 회장 앞에서 그의 진면목을 보여주어야 했다.

내심 생각해둔 것이 있다.

“그래. 난 바둑이다.”

“응? 바둑이?”

“아니. 그게 아니고. 바둑.”

이시현은 ‘바둑이다’라는 말에서 ‘바둑’이 아니라 ‘바둑이’를 말하는 강주희를 보면서 피식 웃었다. 이시현이 킬 더 킹에 끼어들면서 할 게임은 바둑. 퀘스트를 준 이가 말한 ‘천원’에서 느낌이 왔다.

어쩌면 이시현은 네 번째 퀘스트를 마치고 그곳에서 파생된 부가 퀘스트를 했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랬다면 그는 장군의 셀을 얻어 장군은 되지 않겠으나 매우 강력한 무장을 만들 기회를 얻었을 수도 있다.

애초에 천원을 점령하라는 퀘스트를 흑과 백에게 내린 건 함정임과 동시에 장기도, 체스도 아닌 제 3의 게임을 준비하는 이시현의 존재를 드러내는 것일 수도 있었으니까. 이시현은 천원이라는 말에서 자신이 흑과 백 앞에서 치러야 할 게임의 종류를 정했다.

“바둑을 할 거야.”

이시현은 세력을 만든다.

그리고 그 세력으로 집을 만든다.

바둑은 집을 만들어 이기는 게임. 집의 숫자가 많으면 승리하는 게임이다.

“나는 인간이지. 그리고 이 세계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흑공자와 백공자는 정확히 말하면 인간 모습을 한 외계인일 뿐이다.

나름대로 세력을 지배하는 법을 알아서 뭔가 잘 자리 잡고 있는 모양이지만 사상과 사고는 인간에서 꽤 벗어나 있을 것이다. 하는 짓만 봐도 안다. 여기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는 것은 이시현.

그는 말의 강화도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이 세력을 형성하고 집을 넓히는 것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잭 더 리퍼처럼 인간의 기술 그 이상의 특기를 가진 장군이라면 모르겠지만 일반 팻감들은 세력을 모아서 어ㅤㄷㅓㅎ게든 상대할 수 있으리라고 보았다.

이시현은 이 세계와 연결한다.

그리고 돈과, 권력과, 인맥과, 월등한 카리스마로 세력을 구축할 것이다.

“지금 정했어.”

이시현은 강주희를 바라보았다. 강주희가 시선을 느끼고 운전대에서 손을 빼고 이시현에게 안겼다. 이시현이 그녀의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입술을 덮었다.

그녀를 시작으로.

이 세상 모든 재화와 권력, 인맥과 인재를 획득할 것이다.

그리고 집을 만들고.

흑과 백을 상대할 수 있는 말을 만들 것이다.

바둑돌.

체스와 장기.

그 둘 모두 말의 숫자는 열여섯 개.

이시현 또한 열여섯 개로, 그들을 대적할 것이다.

“바둑. 정말 좋지 않아?”

이시현이 상대해야 할 적은 흑공자와 백공자.

흑백을 논하는 게임이 바로 바둑인 점을 고려하면 바둑은 딱 맞춘 것 같은 색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이시현은 강주희가 이상하게 쳐다보는 것을 말리지 않았다. 대신 그는 시트에 등을 기대고 앞으로의 일을 궁리했다.

태양회장.

그 남자는 얼마만큼 대단한 인물일까.

그에게서 뜯어낼 것은 뜯어내야 한다.

세력을 만들고 집을 키우는 일은 꽤 오래 걸릴 듯 하지만, 최소한 그들의 싸움이 끝나기 전까지는 완성되어야 하니까.

이시현은 비로소 게임에 참여할 게이머로서의 마음가짐을 가졌다.

그리고 후계자로서의 각오가 생겼다.

앞으로의 일이 기대가 된다.

내심 인재를, 즉 바둑돌이 될 이를 모으는 계획도 세웠다.

강주희와 남민아는 후보 중 하나. 그녀들을 무장으로 가공하는 것이 어렵겠지만, 그것도 앞으로 닥쳐올 퀘스트를 생각해보면 방법이 있을 터였다. 그리고 단미애. 어쩐지 이시현을 흥분케 했던 미망인과 까칠하던 여자 SP도 말로서 고려하고 있다.

어쨌든 흑공자와 백공자도 이곳의 인간을 이용하여 무장으로 만들었을 테니까.

‘그리고 왕의 권력도 있지.’

잭 더 리퍼가 건네준 이시현 최후의 무기.

한 인간을 장군으로 만들어주는 기적 같은 힘을 지닌 보석이 있다. 겉으로 나와 있지는 않고, 꺼내고 싶을 때 머릿속에서 상상하면 현실에 나타나는 종류이긴 하지만, 이것만큼은 필사적으로 지켜야 하는 물건이었다.

그래.

계획에 있어서.

그리고 앞으로의 진행에 있어서.

대마를 잡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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