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5 회: 3> 배고픔. -- >
측천은 이 엉망으로 비틀린 공간이 자신이 아는 곳이라는 걸 깨달았다. 이성아도 알고 있었다. 그녀가 죽도록 범해진 곳이었으니까. 흑공자와 백공자에게 주어진 퀘스트에서 AV동영상의 대상이 되어 벽보지로서 걸레처럼 사용되었던 곳이다. 피의 복수를 했지만 아직도 그 생각을 하면 분노와 모멸감으로 몸이 떨린다.
“방금 반 죽인 그 여자를 걸레처럼 쓰다버렸구나.”
“정답.”
그녀들에게는 들리지도 않는 곳에서 백공자가 대답했다. 그의 눈앞에는 축천 일행이 이동한 부분의 카메라도 있었으니까.
“포의 능력은 대강 알 수 있었지. 나의 퀸은 영리한데다 무공, 잡학, 초능력, 마법, 주술, 염시술, 무도술 등 모든 기술에 능하니까 여러 가지 가능성을 제외하다보니 포가 어떤 조건으로 이동했는지는 금방 파악했지. 그러나 여기서 문제. 여성을 품은 사람이 수십, 수백일 때는 어떤 이를 기준으로 잡아 이동하는지 몰랐어. 그래서 두 가지 안을 준비했지. 그 중 하나가 한 명의 남자로 그년의 배를 정액으로 채우는 것이었지. 그리고 두 번째로는 내 정액을 닦아낸 후 다른 구멍마다 네가 위치한 곳의 주민들의 정액을 채워 넣었어.”
백공자는 즐거운 듯 웃으며 자신의 자지를 빠는 퀸의 입을 벌리게 했다. 양손가락으로 스스로의 입 좌우를 벌리며 혀를 내미는 퀸을 향해 정액을 내 얼굴에 뿌리고서, 쾌락의 여운을 즐기듯 미소 지었다.
“이제야 포의 능력을 확실히 이해했군. ‘마지막으로 범한 놈’에게로 날아가는 거였어. 공략이 너무 손쉬워서 재미가 하나도 없군. 이래서야.”
백공자가 키득거렸다. 그의 웃음을 따라 백공자의 뒤에 서 있던 체스의 말들도 영상 속 측천과 그 일행을 비웃었다.
“이래서야 게임이 될까? 응? 다시는 내가 기습당할 일이 없을 텐데? 그렇지? 아하하하하.”
측천과 일행은 비디오를 찍는다며 특별히 빌린 공간으로 이동하고 말았다. 그녀가 다시 이 세계로, 지구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어떻게 되어야할까. 최소한 수일의 시간은 걸려야 할 것이다. 문득 백공자가 홀로그램을 응시했다.
이름을 잊어버린 여성. 피를 꾸역꾸역 뱉어내고, 다 죽어가고 있다. 그녀의 가랑이, 입안, 그리고 유방의 골과 손바닥, 겨드랑이에는 분명히 많은 남성들의 정액이 묻어있을 것이다.
그녀는 분명히 쓸모를 다했다.
포를 꾀는 미끼 역할에서부터 포의 역할을 알아내는 실험대, 그리고 훗날 있을지 모를 비디오 촬영의 모델로서까지, 실로 다방면으로 활동해 주었다.
“즐거웠다고. 모처럼 큰 일을 했군요. 대가는 너의 목숨이었지만, 더 산다고 해도 이보다 멋지게 살기도 어려웠을 거예요.”
더 이상 흥미는 없었다. 자신의 것이긴 했지만 쓸모를 다한 것에는 흥미가 없다.
백공자는 홀로그램을 지웠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름을 잊어버린 여성의 목숨도 다하고 말았다.
뒤늦게 울려 퍼지는 엠뷸런스.
잔혹한 현장에 말을 잇지 못하는 사람들.
흑공자는 마지막이라 생각했던 적의 반격에 통렬한 상처를 입었고 가장 위험한 힘을 가진 이들을 잠시나마 잃었다. 그는 상대의 계획에 빠졌다는 사실에 잇몸에 피가 나도록 이를 악물 것이고 놈의 공격에 대한 대비를 갖출 것이다. 백공자 또한 측천이 사라진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강렬한 공격으로 이득을 취하려 할 것이다.
물론 그들의 싸움에 이 세계의 것들은 꺾여나가고 부러질 것이다.
두 명의 후계자는 세계를 그렇게 상처 입히고 악의로 물들이고 있었다.
***
남민아는 자신의 사진을 바라보고 빨갛게 볼을 물들였다.
후희, 그 끝에 이시현은 기록을 남기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사진을 찍었다. 사진 같은 건 예전 같았으면 손도 안 대던 것이었지만 지금은 익숙하게 찍을 수 있다. 이시현은 매우 좋은 피사체니까. 하지만 이번에 찍은 것은 이시현이 아니라 남민아였다.
정액을 뒤집어쓰게 한 그녀를 침대에 앉히고, 정액이 찬 보지를 벌리고 손으로 V자를 그리게 하여 알몸 사진을 찍었다. 그녀 자신의 팬티를 물고, 무릎 아래에 손을 넣어 다리를 활짝 벌리게도 했다.
예전이라면 이런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가 있으면 그걸 보며 자지를 붙잡고 흔들어댔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저런데다 박고 싶다, 생각하면서 쓸모없이 정액을 뽑아냈을 터.
하지만 이제는 자신이 찍는 상황이 되었다. 사진을 팔아서 돈을 벌려고 하는 짓도 아니다.
그냥, 심심하니까. 남민아가 망가지는 모습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남민아는 복종했다. 그녀는 어제까지 처녀였다는 것이 무색하리만치 풀린 웃음을 지으며 음탕한 사진을 찍었다. 그가 바라는 대로. 이시현은 수십 장의 사진을 찍고 나서 그녀를 씻겨 돌려보냈다.
남민아는 그제야 나름대로 제정신을 차린 기색이었다.
마치 귀신에 홀린 듯한 표정으로 옷을 챙겨 입고 침대 가양에 앉아있었다. 그녀가 흠뻑 적신 침대 시트를 바라보며 얼굴을 붉히기를 몇 분.
“오빠, 오빠라고 불러도 되죠?”
“마음대로 해.”
“오빠, 진짜 애인 없어요?”
“애인을 만들기엔 내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서.”
“그 게임이라는 거? 안 하면 안 돼요?”
이시현은 안 돼. 단순히 말해주려다가 그래도 조금 깊이 있는 말을 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
“성공한 국회의원이 다음 대선에 안 나오는 경우가 있냐?”
남민아는 나름대로 이해한 것 같았다.
뭔가 중요한 일이긴 한가보네, 스스로 납득한 그녀가 곧 이시현이 내려놓은 카메라를 가리켰다.
“인터넷에 유출하지 말아줘요.”
“이런 걸 유출해서 뭐하게? 돈 벌게? 농담이지?”
이시현은 찍은 사진을 컴퓨터로 변환해야 한다는 것도 귀찮은 듯 했다. 이시현이 카메라를 남민아에게 던졌다.
“지우고 싶으면 지워. 네가 마음에 꺼려한다면 굳이 저장해둘 필요 없지.”
“아, 고마워요. 헤헤.”
“그럼 넌 이제 그만 가라.”
“오빠, 연락처 가르쳐주세요.”
“폰은 저기 있으니 알아서 번호 따가.”
“정말로 애인 없죠?”
“없다니까.”
“그럼 애인 입후보 할게요. 나 생각보다 괜찮지 않아요?”
이시현이 옅게 웃음을 흘렸다.
“제법 괜찮았지.”
“섹스란 거 진짜 이런 식으로 정신이 없지는 않을 텐데, 하아. 오빠, 그 게임 하게 되면 나도 끼워줘요. 응?”
“생각 중이다.”
이시현은 덤덤히 대답하고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제야 남민아가 그녀 또래의 연령으로 보인다. 건방진데다 겁을 상실해서 의외로 다소 나이가 들어보였던 것 같다. 그녀는 생각보다 훨씬 귀여웠다. 그녀는 게임의 말로 쓸 수 있을까? 게임의 말로 써야겠다면 한 번쯤 수락해볼만 하다.
“하루에 전화는 한 통만 해.”
“세 통. 최소한 세 통.”
“뭐 그러던가. 그리고 나랑 잤다는 소리 어디 가서 하지 마라.”
“네. 알겠어요.”
남민아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좀처럼 고갈되지 않는 정력이 다시 이시현을 자극한다. 다시 범할까. 그렇게 생각하다가 깊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일단은 보내야 한다. 강주희도 안아줘야 하니까 그녀에게 남은 성욕을 해소하도록 하자.
그녀는 이시현이 행한 폭행의 뒤처리를 하느라 바쁠 테니까.
나름대로 포상이 있어야 할 것이다.
“엎드려.”
남민아는 강주희의 집을 나서려 하다가 멈칫했다.
이시현은 남민아를 그대로 넘어뜨리고 엉덩이를 천장으로 향하도록 눌렀다.
“어, 어어. 방금 씻었는데…….”
“상관없잖아.”
“흐, 흐윽. 으, 으윽. 갑자기 그렇게 거칠게…….”
“벌써 젖어 가는구만 뭘 빼고 그래.”
이시현은 팬티가 축축해져 그냥 노팬티로 돌아다니게 된 그녀의 엉덩이를 벌렸다. 그리고 벌써부터 습윤해진 보지를 손으로 갈랐다. 남민아가 고개를 바닥에 처박은 채 헐떡이기 시작했다.
이시현은 입고 있던 바지를 내리고 그녀의 보지를 꿰뚫었다. 꽤 좁았지만 단단하기 이루말할 데 없는 자지는 그런 약간의 저항마저도 꿰뚫었다. 자지를 반기는 주름진 살결. 질구가 춤을추듯 맥동하며 자지의 기둥을 애무했다.
괜찮은 느낌이다. 생각 이상으로 좋은 궁합이 아닌가.
너는 말 확정이다.
새삼스레 즐거움을 느끼며 이시현은 허리를 놀렸다.
“허억, 흑, 히익, 아파, 흐앙, 너무……기분 좋아아아!”
오늘 처녀를 잃고, 같은 곳을 다섯 번 꿰뚫렸다. 그리고 정액을 삼키고 자지를 물고 빨았다. 하라는 짓을 다하고, 최면이라는 권능을 통해서 그녀는 마음 속 깊이 이시현의 자지를 사랑하게 되었다.
헐떡이면서 내지르는 소리는 고통스러운 것도, 힘에 겨운 것도 아니었다.
오직 쾌락.
보지에서부터 정수리까지 관통하는 절대적인 감각에 그녀는 그만 넋을 잃고서 온 몸이 성감대인 것처럼 바들바들 떨었다. 이시현이 자궁까지 닿을 정도로 깊이 자지를 밀어넣은 후 정액을 분출했다. 자궁이 꽉 채워질 정도의 양.
부글부글 소리가 날 것처럼 가득 사정한 이시현이 자지를 떼어냈다. 엉덩이를 허공에 든 채로 바들바들 떨면서 정액과 애액을 뚝뚝 흘리는 모습은 이시현에게 더없는 만족감을 주었다.
“빨아.”
“흐엑, 흐, 흐윽, 히익.”
이시현은 쾌락의 덫에서 청력을 일시 상실한 남민아에게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마땅히 닦을 것이 없다 이시현은 그녀의 치맛자락으로 자지를 문질러 닦았다. 지울 수 없는 얼룩이 남았다. 남자들이 본다면 정액자국이라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의 양.
“그만 돌아가.”
“조아……으, 흐으……히이……너무, 너무 좋아……으으으흥.”
여전히 남민아는 그의 말을 듣지 못한다. 들어 올린 엉덩이를 가냘프게 떨면서, 그녀는 오르가즘의 늪에 깊이 함몰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