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3. 전략 □
'고등학교 재학 시 뉴욕 ESL 아트 프라이즈 수상'
'김용철 화가의 아들'
'산양 미술관 관장이자, 한국 최고의 전시 기획자의 아들'
거기다 한국대 서양화과는 당연한 거고.
마치 작정하고 덤벼드는 것처럼 컬처온은 김태민을 팔아왔다.
처음엔 솔직히 부럽기도 했다.
하지만 나중에는 친구로서 살짝 걱정될 정도.
'그런데 만약 1차전에서 김태민이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면?'
컬처온이 설친 덕에 많은 시청자들이 김태민의 실력 발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굳이 1차전에서 보여줄 필요가 있을까?
어쩌면 앞으로 한동안 더 시청자들을 애타게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럼 김태민을 좀 더 팔아먹을 수 있을지 모른다.
'친구로서 미안하긴 하지만.'
나는 사업가다.
팔 수 있는 건 계속 팔아야 한다.
그리고 김태민은 팔아볼 만한 물건이다.
그러니 결정적인 순간을 위해 잠시 더 감춰도 상관없다.
나는 한 번 더 우리가 벽화를 그려야 할 골목을 천천히 살펴보았다.
원래 낮 동안은 사람이 없는지, 아니면 여러 대의 카메라 앞에 전부 숨어버린 건지.
달동네의 골목은 인기척 없이 텅 비어 있었다.
그래서 더 황량하고 낡아보였다.
'제대로 그림을 그릴만한 넓고 깨끗한 담장이 없어.'
그리고 계획 없이 따로 지어진 담장들은 저마다 재질도 다르고 색도 달랐다.
일반적인 거리 벽화라면 분명 악조건이었다.
'보통이라면 그림을 그리기 좋도록 벽에다 두껍게 배경 페인트를 칠하고 시작하겠지. 하지만 그래선 안 돼.'
그렇게 하면, 페인트를 칠하고, 또 마를 때까지 시간을 이중으로 쓰게 된다.
그리고 이 벽들이 가진 개성이 전부 사라지게 된다.
내가 그 생각을 말하려는 찰나, 거의 동시에 유나가 입을 열었다.
"벽들의 색을 그대로 살리면 어떨까요. 배경색을 쓰지 않거나, 최소한으로 쓰고 색도 벽의 색에 맞춰 쓰는 거예요."
"응, 좋은 생각이야."
유나가 먼저 말하고, 정화 선배가 맞장구까지 쳤다.
정확히 나와 같은 생각.
나는 말하려다 웃음을 터뜨렸다.
대신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그럼 무작정 시작하지 말고, 더 정교하게 구상하고 들어가자. 깨진 벽. 창문, 연통, 슬레이트 지붕까지, 모든 요소를 그림의 일부로 살리는 거야."
"그러자! 그럼 노트를 가져와서 스케치부터 해야겠어!"
수진 선배까지 신나게 대답했다.
그리고 수진 선배는 앞으로 나가서 검정색 연통을 겁도 없이 손으로 붙잡았다.
손에 검정이 잔뜩 묻었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역시 수진 선배도 미대생.
평소엔 깔끔한 여학생이다.
하지만 화가는 한 번 작업에 들어가면 먼지나 물감을 뒤집어쓰는 것은 예사로 여긴다.
"이 연통에서 물이 나오는 것처럼 그리면 어떨까? 여긴 화단이 없으니까 벽에다 꽃밭을 그리고 연통에서 나오는 물을 주는 거야."
"연통이 코끼리 코면 어떨까요."
김태민도 끼어들어 의견을 제시했다.
그리고 유나.
"언니들, 홍대 미술의 아침 학원 다녔죠?"
"응. 맞아. 우린 미술 학원부터 친구였어."
"언니. 그럼 재작년 한국 종예대 시험문제 생각나세요?"
"잠깐, 그게 뭐였지?"
"나비와 수국과 고양이 사진 주면서······"
"아, 그래. 봄의 느낌 어쩌고···그거 맞지?"
"맞아요. 여기 벽의 갈라진 틈을 넝쿨처럼 수국을 그리면···"
여기저기서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난 김태민을 붙잡았다.
"태민아. 나한테 한 가지 생각이 있어."
"뭔데?"
"너랑 나는 그림을 그리지 말자."
"응?"
영 아트.
미술을 소재로 한 경연.
그런데 그 1차전에서 그림을 그리지 말자니.
김태민은 자타공인 서양화과 1학년 최강의 4차원이었다.
그런데 그런 김태민이 나를 이상한 놈처럼 쳐다보았다.
살짝 상처를 받긴 했지만, 나는 대답대신 주위를 가리켰다.
더러운 화장실.
무너진 담장과 그 너머의 빈집.
녹슨 울타리가 둘러진 버려진 텃밭.
그리고 마지막에 가리킨 것은 회색 공터의 시멘트 바닥에 긁어서 그려진 사방치기 그림이었다.
사방치기는 칸을 그려놓고 돌을 던진 후, 외발로 뛰어 돌을 주워오는 놀이.
별다른 장난감 없이도 어디서나 할 수 있는 놀이였다.
이 골목에도 어린 아이들이 살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것도 열렬히 뛰어 놀고 싶어하는 어린 아이.
"벽화는 팀 유나에게 맡기고 너랑 나는 여길 청소하는 거야."
"아······"
김태민은 그제야 내 말을 알아들었다.
거리 벽화는 거리에 속한 이들의 삶의 질을 크게 높여준다.
지루한 골목을 아기자기하고 재밌게 만들어주고, 함부로 쓰레기도 버리지 못하게 만들어준다.
잊혀진 거리에 손님들도 불러오고, 때로는 범죄율까지 낮춰준다.
거리 벽화는 순전히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위한 것.
그런데 바로 옆에 쓰레기와 폐기물을 놔두고 벽에 알록달록한 그림만 그린다고 거리가 나아지지 않는다.
거리 벽화의 본질을 생각한다면 청소부터 시작해야 했다.
"그래, 주원아. 네 말이 맞아."
김태민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내가 청소를 제안한 이유는 김태민을 오래 써 먹으려는 전략.
그리고 팀 수진의 방송용 이미지 관리.
하지만 김태민은 순수하게 예술적 동기와 선의만으로 찬성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 대화를 세 명의 여학생이 옆에서 듣고 있었다.
"그럼 제가 태민이 좀 데려갈게요. 벽화는 세 사람에게 부탁할게요. 괜찮죠?"
"그래. 우리한테 맡겨 둬."
괜찮을 것이다.
벽화는 중노동.
그리고 그려야 할 곳이 꽤 많다.
하지만 세 사람은 한국대 서양화과 학생들.
말 그대로 한국 입시 미술의 정점에 오른 사람들이다.
이 세 명은 단위 시간당 최고 양질의 그림을 그려내는 스페셜리스트들이었다.
"그리고 형원이형. 형은 이 세 사람을 도와주세요. 페인트 통도 나르고 사다리도 붙잡아주고. 형, 부탁할게요."
"그럴게."
형원 선배도 재빨리 내 생각을 알아들었다.
형원 선배는 미대생이 아니다.
그러니 형원 선배가 웃통을 벗고 막노동을 해봤자 흥미 요소가 약할 것이다.
그러니 형원 선배는 그림 보조를 맡는다.
막노동은 나와 김태민이 해야 했다.
"그럼 시작하죠!"
우린 부지런히 뛰어다녔다.
10분 거리의 비탈길을 손수레를 이용해 페인트 통을 실어 나르고, 또 빈집의 쓰레기들을 치워냈다.
폐기물 수거 자루를 사와서 빈집에 들어가 깨진 유리들을 주워 담았다.
"지금 두 사람은 뭐 하는 거예요? 안 그래도 이곳 상황이 제일 열악한데! 그림은 안 그리고······"
김수희 작가는 처음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아마도 김태민은 김수희 작가한테도 중요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딴 짓을 하자 걱정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곧 나의 의도를 알아차린 듯 했다.
'역시 방송작가라 눈치가 빠르네.'
그리고 김수희 작가는 카메라들을 향해 소리쳤다.
"한 사람은 저 둘을 전담 마크해요! 그리고 청소 전도 미리 찍어두고! 비포 애프터 알죠? 그리고 주원씨! 주원씨 맞죠? 필요한 장비 있으면 뭐든 말해요. 철물점에서 사오라고 할게요!"
김수희 작가의 말에 웃음이 났다.
방송 출연이 결정 나고 몇 주째 우릴 쫓아다녔으면서 아직도 내 이름도 잘 몰랐다니.
'김태민은 그렇게 좋아하면서.'
아무튼.
"삽이랑 고무호스요. 그리고 물통과 마대, 막대 수세미도요. 목장갑도 고무 덧댄 걸로 사주세요."
김수희 작가 덕분에 우린 장비 걱정 없이 막노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렇게 첫날 촬영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아직 치울게 많았고, 또 벽화는 이제 겨우 시작단계.
하지만 하루 종일 뛰어다니느라 우리 모두 흠뻑 땀에 젖었다.
그것만으로 꽤 뿌듯했다.
저녁이 되자, 달동네 집들에 하나씩 전기불도 들어오고 퇴근 하는 사람들도 이따금 있었다.
이곳에도 역시 사람이 살긴 하는 모양이었다.
* * *
그리고 둘째 날.
이제 본격적인 벽화 작업에 들어갔다.
김수희 작가는 다른 팀들과 연락하며 틈틈이 진행 상황을 보고받는 것 같았다.
그리고 마치 우리가 들으라는 듯 큰소리로 중얼거렸다.
"좋아! 잘하고 있어. 여기가 제일 특이해. 그림도 예뻐!"
그리고 그 말을 들은 팀 유나 세명과 형원 선배는 더 신나게 뛰어다녔다.
'김수희 작가, 저 사람 꽤 맘에 드는데.'
처음엔 노골적으로 유나, 수진, 태민 예쁜 사람 챙기기에 나서서 살짝 반감이 들었다.
하지만 이제 나와 김태민의 청소 아이디어를 제일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었다.
이런 말도 할 정도였다.
"청소를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이것도 경연이라 우리가 끼어들면 안되니까요."
당연한 이야기.
그리고 주변 청소는 나와 김태민 둘이서 끝내야 의미가 있다.
근처의 주민들도 조금씩 달라졌다.
벽화가 그려지는 집들의 주인은 처음에는 꼭꼭 숨어 있었다.
카메라를 이렇게 들이대니 피할 수밖에.
하지만 벽화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자 하나 둘, 사람들이 고개를 내밀고 그림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어이구, 신기하네. 아가씨가 손을 대니까 진짜 꽃이 생겨나네."
"거, 참 예쁘게도 생겼다. 그림도 참 잘 그리네."
쏟아지는 칭찬을 받고 팀 유나는 더 신나서 묘기를 부리듯 그림을 그려댔다.
그리고 집 한곳에서는 고무호스를 연결해 물을 쓰도록 허락까지 해줬다.
나는 호스를 길게 빼서 공용 화장실로 끌어왔다.
그리고 물을 뿌리며 쓱싹쓱싹 화장실 청소를 시작했다.
'이런 일은 내가 나서야지.'
나는 중년의 회귀자.
아무래도 지저분한 일,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에는 친구들보다 내성이 강하다.
그러니 이런 일은 내가 나서서 도맡아야 한다.
겨울 날씨에 차가운 물을 뿌리며 일하는데도 부지런히 움직였더니 몸이 흠뻑 땀에 젖었다.
이렇게 신나게 몸을 써 본 게 얼마만인지.
역시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일은 그 자체만으로 재미가 있었다.
"역시 이주원 최고!"
"사장님, 멋져요!"
내가 화장실 청소를 끝마치자, 유나와 수진 선배가 옆에 와 박수를 쳤다.
그리고 어느새 셋째 날.
셋째 날도 아침부터 현장에 나와 부지런히 일을 시작했다.
이제 청소 쪽도, 벽화 쪽도 확연히 성과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자, 자장면 왔어요! 점심 먹고 해요!"
김수희 작가가 소리쳤다.
이젠 경연이 아니라, 정말 순수하게 거리 벽화 작업을 하는 기분이었다.
김수희 작가와 촬영 스태프들도 이제 진짜로 우리를 응원하는 것 같았다.
누구든 진심으로 열심히 하는 걸 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응원하게 되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유나, 수진, 태민 등등은 매력까지 최상급.
거기에 추운 날, 며칠을 같이 고생했더니 어느새 촬영 스태프들과도 의리가 생기는 듯했다.
[ 환기를 사용하시겠습니까?]
밥 먹느라 잠시 모인 틈을 타 노력 상점도 이용해주고.
추운 날씨, 야외이긴 하지만, [환기]는 팀원들의 사기를 높여준다.
"아이고, 오랜 만에 몸을 썼더니 온몸에 알이 배기네."
자장면을 흡입하던 형원 선배가 우는 소리를 냈다.
"형, 이리 와 봐요."
그리고 잠깐 틈을 타 안마까지 사용했다.
'원래 안마는 유나 전용으로 남겨두고 싶었지만,'
그래도 오늘은 예외.
어두운 방에서 키보드만 두들기던 양반이 10분 거리의 비탈길을 페인트 통을 들고 뛰어다녔으니, 특별히 예외로 인정하기로 했다.
"으아아악!"
하지만 유나와 달리 초강력 모드.
내 손가락이 닿자 형원 선배는 고통어린 비명을 질러댔다.
"형원 오빠, 주원이 안마 진짜 잘하죠?"
유나가 옆에서 생글생글 웃으며 물었다.
"으아악! 시원하긴 한데. 시원하긴 한데···아악, 좀 아파!"
"에이, 오빠. 엄살이 좀 심하다. 주원이 진짜 안마 안 아프게 잘 하는데."
아니야, 유나야.
형원 선배의 반응은 엄살이 아니라, 지극히 정상적인 거야.
유나가 아니라 형원 선배를 안마한다는 사실이 괜히 짜증이 나서,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아무튼.
우리의 작업은 순조롭고 치열하게 진행되었다.
그리고 3일째와 4일째.
벽화를 그리는 사이 심사위원과 진행자가 와서 이것저것 살펴보고 질문을 퍼붓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는 작업에 열중하느라 일일이 상대해줄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의 형원 선배가 대신 출격했다.
그나마 형원 선배가 제일 여유가 있었다.
영 아트의 진행자인 정경아가 마이크를 들이대며 묻자, 형원 선배가 의젓하게 대답했다.
"이 팀은 특이하게 주변 청소에 큰 시간과 노력을 할애했는데, 그 이유가 있나요?"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당연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거리 벽화도 예술. 예술의 주제는 언제나 인간이니까요. 우리는 단순히 이 골목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았을 뿐입니다."
역시 형원 선배.
동굴에서 꺼내 데려오길 잘했다.
원래 컬처온에서 미리 허락 받은 담장은 모두 다섯 가구.
다섯 집의 담장만 해도 꽤 넓은 면적이었다.
하지만 촬영 중에 두 집이 더 벽화를 요청했다.
"이렇게 참허게 잘 그릴 줄 몰랐구먼. 우리 집도 부탁해도 될까?"
"그건 저기 학생분들께 여쭤봐야 하는데······"
이것은 경연이니까, 사전에 약속한 다섯 집의 담장만 밀도 있게 그리는 게 더 유리할 것이다.
하지만 김수희 작가는 노인의 부탁을 거절 못하고 우리에게 떠밀었다.
"어느 집이죠? 으음. 좋아요. 페인트도 많이 남았으니까."
하지만 마냥 순둥이인 수진 선배는 고민도 하지 않고 선뜻 수락했다.
그리고 팀 유나 세 명이 달라붙어 추가로 두 집의 담벽에 벽화를 그려냈다.
"언니. 코에 초록 페인트 묻었다. 아까워라. 빨강색이면 루돌프였을 텐데."
"너도 마찬가지야."
원래 페인트는 초보들이 다루면 이리저리 튀기 마련이다.
얼굴과 머리카락에 잔뜩 페인트를 묻히고서도 완성된 그림들을 보며 세 사람은 뿌듯해 했다.
그리고 4일 째, 마지막 날 오후 3시.
우리가 맡은 거리 벽화와 청소가 마무리 되었다.
아기자기, 귀엽고, 꽤 낭만적인 벽화들이 골목과 공터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청소도 깨끗하게 끝.
빈집의 쓰레기들도 전부 치우고, 지저분한 공용화장실은 깨끗이 청소했다.
그리고 텃밭의 녹슨 철조망은 걷어내고 대신 깨진 벽돌들을 가져와 돌 울타리를 만들었다.
손질 안 된 텃밭 안의 비닐과 쓰레기도 전부 치웠다.
주위가 한결 깨끗해졌다.
"와, 진짜 뿌듯하다. 청소만 했는데 그림 한 점 완성한 기분이야."
김태민이 기지개를 켜면서 외쳤다.
"아냐. 아직 하나가 남았어."
"뭐가?"
나는 공터 시멘트 바닥 위로 페인트 통을 가져왔다.
거기엔 시멘트 바닥을 긁어서 그린 희미한 사방치기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나는 먼저 가볍게 바닥을 쓸고, 그 그림 위로 흰색 페인트를 칠했다.
지워지지 않는 선명한 사방치기 그림을 선물하고 싶었다.
그걸 본 김태민은 내 옆에 쪼그려 앉았다.
그리고 내가 그린 칸 안에 붓으로 색을 채워 넣었다.
우릴 보던 형원 선배와 팀 유나 세 명도 다가와서 사방치기 그림 칸 안에 알록달록 색을 넣었다.
이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어느 새 발로 밟고 뛰어다니기엔 조금 아까운, 근사한 사방치기 그림이 완성되었다.
"이제 진짜 완성."
우리 여섯 명은 뿌듯한 얼굴로 서로를 쳐다봤다.
"잘 했어요."
김수희 작가도 웃으면서 칭찬했고, 촬영 스태프들도 우리를 향해 박수 쳤다.
그렇게 4일 동안의 거리 벽화가 마무리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