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3
<내가 뽑은 S급들이 배신했다 103화>
* * *
고개를 돌리자 예상대로 캐서린이 서 있었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여긴 또 어디고? 아니, 너는 뭐야? 캐서린이라고 부르면 되긴 하나?”
묵혀 뒀던 궁금증이 입에서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왔다.
“휴우…….”
캐서린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러더니 옆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일단 좀 앉아서 마음을 가라앉혀요.”
그 말이 끝나는 순간, 아무것도 없던 방 안에 테이블과 의자가 생겨났다.
테이블 위에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찻주전자가 놓여 있었다.
입이 근질근질했지만, 가까스로 참고 자리에 앉았다.
마냥 다그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란 것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따뜻한 차를 몇 모금 마시자 흥분이 조금 가라앉았다.
그 기색을 느꼈는지, 캐서린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설명할 게 너무 많아서 나도 난감하네요. 그래도 이곳은 시간이 멈춰 있으니 다급해하지는 말아요, 해수 님.”
“알았으니 천천히 다 얘기해 줘. 우선, 넌 캐서린이 맞긴 한 거야?”
“음…… 먼저 이곳에 대해 알려 드려야겠군요. 여긴 상위 관리 차원이란 곳이에요. 말 그대로 이 세상을 내려다보며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죠. 그중에서도 구석에 숨겨진 공간이지만요.”
“…….”
“그리고 나는 이 세상을 만든 창조주예요.”
“창조주!”
깜짝 놀라 따라 외쳤다.
옛 친구에게 창조주란 단어를 듣긴 했지만, 캐서린의 정체가 창조주일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뭐, 정확히 말하면 창조주의 사념에 불과하지만요.”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는 중에 캐서린, 아니, 창조주의 중얼거림이 들려왔다.
“사념이라니, 무슨 말입니까?”
어느새 내 말투는 존대로 바뀌어 있었다.
내가 알던 존재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이상, 계속 반말로 대할 수는 없었다.
창조주도 그것을 느낀 듯 미소 짓더니 이야기했다.
“저는 창조주로서 가진 신성이 다 흩어져 버리고 남은 생각의 덩어리죠.”
왠지 자조적인 말투가 느껴졌다.
내가 어지러운 머리로 이해해 보려 할 때, 창조주의 말이 이어졌다.
“당신한테 가장 익숙한 모습이 이쪽이라 이 모습을 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 말은 편하게 해도 좋아요.”
그렇다고 딱히 반말을 할 마음이 드는 것은 아니었다.
지금은 일단 의문을 풀고 싶을 뿐.
하지만 방금 들은 것만으로는 머릿속에 엉킨 매듭이 풀리지 않았다.
“당신이 창조주라면, 관리자 또 뭡니까? 그리고 어째서 당신들이 서로 적대하고 있는 겁니까?”
“모든 것은 세계의 정수와 얽히면서부터 시작됐어요.”
차를 한 모금 마신 창조주가 차분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 세상은 주기적으로 정화가 필요해요. 그냥 내버려 두면…… 멸망에 이르죠. 그래서 그 정화를 위해 수천 년에 한 번씩 세상에 재앙을 내릴 수밖에 없어요.”
재앙? 그럼 세상을 멸망시킨다는 재앙을 창조주가 만든 건가?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창조주를 노려보았다.
“재앙을 일으킨 것이 당신입니까?”
“너무 그렇게 정색하지 말아요. 주기적으로 재앙을 일으키지 않으면 이 세상은 진짜로 멸망하니까. 이건 내가 오랜 시간 시행착오를 겪으며 알아낸 사실이니 틀림없어요. 그리고…….”
말꼬리를 늘이던 창조주가 이야기를 계속했다.
“잘 생각해 봐요. 재앙 때문에 사람이 그렇게 많이 죽었나요?”
그 말에 나는 멈칫했다.
그러고 보면 회귀 전이나 이번 생이나 재앙이 그렇게까지 큰 죽음을 동반하지는 않았다.
‘여차하면 세상이 멸망할 거라는 신탁이 내려온 것에 비하면, 희생이 그다지 크지는 않았군.’
그렇게 생각하는 중에 창조주의 말이 이어졌다.
“어쨌든 재앙은 꼭 필요해요. 그리고 재앙이 세상을 완전히 파괴하지 않도록 막는 역할을 하는 것이 플레이어고요. 다른 세상의 존재를 불러들인 것은, 그들이 가진 새로운 기운이 이 세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재앙을 통해 세상이 일부 파괴되고 나면, 그 정화를 위해 필요한 것이 세계의 정수라고 창조주는 덧붙였다.
“그럼 도대체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된 겁니까?”
“원래 재앙을 일으키고 플레이어를 소환하는 작업은 모두 내가 해야 해요. 그런데 너무 오랜 시간 세상을 돌보다 보니 조금 번거로운 기분이 들었어요.”
나는 다시 한번 창조주를 노려보았다.
“알고 있어요. 무책임하단 거. 어쨌든 나는 그런 생각에 나 대신 세상을 관리해 줄 존재를 만들어 냈어요. 그게 관리자죠.”
“근데 어쩌다가 서로 적대하게 된 겁니까? 당신이 만들었으면, 통제할 수 있어야 하는 게 정상 아닙니까?”
한숨을 푹 내쉰 창조주가 대답해 왔다.
“원래는 그랬죠.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관리자가 다른 마음을 품었나 봐요.”
“…….”
“원래 세상은 그 안에 포함된 존재들이 스스로 살아가도록 두어야 건강하게 유지되는 법이에요. 최소한의 간섭만이 필요할 뿐이죠. 그런데 관리자는 세상을 자기 마음대로 주무르고 싶어 했어요. 마치 정원사가 정원을 꾸미는 것처럼요.”
“그게 세계의 정수와 무슨 관련이 있습니까?”
“세계의 정수는 세상을 만든 근원이기도 하고, 힘의 원천이기도 하죠. 당연히 정수가 있어야 세상을 자기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어요.”
그것이 관리자가 정수를 원하는 이유였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내가 지금의 상황에 처하게 된 원인은 아직 알 수 없었다.
아직 궁금한 것이 남았다는 눈빛을 보내자, 창조주가 말을 이었다.
“나는 세상의 정화를 위해 정수의 제어권 일부를 관리자에게 맡겼어요. 그러자 관리자가 본색을 드러내어 정수를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하려고 들었죠.”
“그걸 그냥 보고만 있었습니까? 애초에 관리자를 통제할 수단은 없었어요?”
“있었죠. 다만 관리자가 내 생각보다 더 똑똑하고, 더 음흉했을 뿐이죠. 그에게 심어 두었던 제어 명령이 더 이상 작동을 하지 않더군요.”
아마 세계의 정수를 사용해 수작을 부린 것 같다는 창조주의 설명이 이어졌다.
“…….”
“내가 깨달았을 때에는 이미 정수가 관리자에게 통째로 넘어가기 직전이었어요. 그래서 나는…….”
배신당한 창조주는 자신의 신성을 희생하여 정수를 쪼갠 후, 재앙의 몸속으로 집어넣어 버렸다.
최소한 재앙이 해결될 때까지는 관리자가 정수를 얻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의 조각은 바로…….
“당신에게 넣어 둔 거예요, 해수 님.”
“그게 무슨……. 아!”
그 말을 듣는 순간 여러 가지를 알 수 있었다.
조각의 수가 맞지 않았는 데에도 정수가 완성된 이유.
그리고…….
“내가 배신당한 것도 그 때문이었습니까?”
짓씹듯 내뱉은 내 말에는 적잖이 날이 서 있었다.
“네, 미안해요. 제가 당신한테 괴로운 운명을 지게 했어요. 하지만…….”
잠시 말을 끌던 창조주가 덧붙였다.
“당신이야말로 모든 플레이어 중에 가장 선하고 성실하며, 양보할 줄 알고, 남을 위할 줄 아는 사람이었으니까요. 그러니 당신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어요.”
“하아-.”
절로 한숨이 나왔다.
하긴 회귀 전에 내가 좀 그렇긴 했다.
‘너무 착하게 굴긴 했지. 후우-.’
연신 한숨을 내뱉는 동안 창조주는 말이 없었다.
내게 마음을 가라앉힐 시간을 주려는 모양이었다.
시간이 조금 흐르고, 감정을 삭인 내가 다시 입을 열었다.
“거기까진 알겠습니다. 그럼 당신은 어째서 제 소환 영웅으로 나타난 겁니까? 저를 회귀시킨 이유는 또 뭐고요?”
그러자 이번에는 창조주가 한숨을 푹 쉬었다.
“정수를 조각내 버렸지만, 그것만으로는 관리자를 막을 수 없어요. 그냥 시간을 조금 지연한 것뿐이었죠. 그런데 당시에는 도저히 해결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어요. 그래서 나는 한 가지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죠.”
잠시 목소리를 가다듬은 창조주는 놀라운 말을 내뱉었다.
“나는 남아 있던 내 대부분의 신성을 소모해 시간을 고정시켰어요.”
“그게 무슨 말입니까? 설마…… 그 때문에 제가 회귀하게 된 겁니까?”
“그건 아니에요. 시간을 고정시킨 것은, 나중에라도 언제든지 그 시간대로 돌아올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뜻이에요. 그리고 나는 그 뒤로 계속 세상을 지켜보았죠.”
내가 스스로 정수를 모아 관리자를 이겨 내는 것이 바로 창조주가 바라던 결과였다.
하지만 관리자도 놀고 있지만은 않았다.
내게 정수의 일부가 있다는 것을 눈치챈 관리자는, 플레이어로서 받아야 할 내 스킬을 바꾸어 버렸다.
“당신에게만 두 번째 스킬이 없는 것도, 당신이 소환하는 영웅들이 당신 소유가 아닌 것도 다 그 때문이에요. 바로 관리자가 당신을 곁에 두고 통제하기 위함이죠. 그래야 재앙을 이용해 세상을 정화하면서도, 세상의 소유권을 관리자가 가질 수 있게 될 테니까요.”
상태창과 시스템 메시지가 어설픈 것도 마찬가지.
굳이 나에게 그 이상의 정보를 주지 않기 위함이었다.
신탁이 황제의 입맛에 맞게 내려온 것도 같은 이유였고.
생각조차 못했던 진실을 알게 된 나는 헛웃음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그 후로도 창조주는 시간대를 계속 되돌리며, 내가 스스로 관리자를 이겨 내는 경우를 기다렸다.
하지만 아무리 반복해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회귀 전 나의 모든 것은 관리자의 통제하에 있었고, 나는 그것을 뿌리칠 만한 성격도 아니었으니까.
결국 보다 못한 창조주는 다른 수를 쓸 수밖에 없었다.
“생각을 달리한 나는 이 캐서린이라는 영웅을 조작했어요. 당신이 알기 쉽게 말하자면, 해킹했다고나 할까요. 여러 번의 시도 끝에 겨우 관리자의 눈을 피해 성공했고, 당신에게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되었죠. 그런데…….”
창조주가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당신이 너무 착한 게 문제가 될 줄은 몰랐어요. 어쩜 그렇게 한 번 의심도 없이 시키는 대로 다 하는지. 세상을 구하기 위함이라는 이유만 갖다 붙이면 당신은 목숨도 쉽게 내줄 태도였어요.”
그래, 나도 알고 있다.
이건…… 변명의 여지가 없다.
“……”
“내가 당신에게 소환되어 돕는데도, 당신은 단 한 번도 관리자를 이기지 못했어요.”
그래서 창조주는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바로.
“당신이 배신당해 죽도록 내버려 둔 것이에요. 그리고 그 시간이 올 때까지, 이 몸을 이용해 당신을 회귀시킬 준비를 했죠.”
시간 축을 전체적으로 되돌리는 대신, 나만 회귀시킨 것이다.
내가 배신의 기억을 잊지 않도록.
복수심에 불타오르도록.
“그러니까 이 모든 일이…….”
내가 독하지 못해서 일어난 일이란 말인가?
“네, 제가 사태를 해결할 수단은 당신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그대로는 아무리 시간을 되돌려도 안 되었죠. 당신의 너무도 선한 성격 때문에요. 그래서 당신에게 아픈 기억이 생기는 것을 방치할 수밖에 없었어요. 미안해요.”
너무 착하게 살았던 것이 문제라고?
후회가 되기도 했지만, 반발심도 생겼다.
그리고 눈앞의 창조주에 대한 미움도 생겨났다.
하지만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단련된 내 정신은 결국에 평정을 되찾았다.
감정을 갈무리한 나는 창조주를 노려보며 물었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되는 겁니까?”
“나는 이제 정말 힘이 거의 없어요. 당신의 앞길을 안배하기 위해 마지막 힘까지 거의 써 버렸거든요.”
창조주가 말한 안배는 ‘역할’을 말함이었다.
세상 곳곳에 있는 격이 높은 존재들에게 내가 해야 할 일의 단서를 심고 나를 돕게 하는 것.
그리고 재앙이 내게 패배하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창조주가 신성을 소모해 부여한 ‘역할’이었다.
“그런데 재앙이라고 불리는 존재들은 시간이 반복되는 것을 아는 것 같았습니다만?”
“그건…… 세계의 정수를 그들에게 심어 둔 부작용이었어요. 시간이 계속 반복되자, 어느 순간 그 사실을 눈치채더군요. 그러다 보니…….”
드라코리치가 미쳐 버린 것도, 발록이 한 번의 죽음을 그냥 체념한 채 받아들인 것도, 다 그런 이유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일이 해결됩니까? 당신이 세계의 정수를 다시 가져가면 되지 않습니까?”
“안타깝지만 그건 불가능해요. 전 이미 존재를 상실한 상태에요. 아까도 말했지만, 이건 그냥 사념체예요. 당신이 알아듣기 쉽게 설명하자면, 그냥 프로그램된 대로 움직이는 홀로그램 같은 거죠. 그러니 세계의 정수를 제어할 힘도, 자격도 없어요.”
“그럼 어쩌란 겁니까? 제가 관리자랑 싸우기라도 해야 합니까?”
“네. 당신만이 세상을 구할 수 있어요.”
“…….”
너무 단호한 대답에 말문이 막혔다.
“물론 당장은 관리자를 이길 수 없어요. 하지만 이제 정수가 모이며 재앙이 정화되었으니, 놈도 그 사실을 눈치채겠죠. 그리고 극단적인 수단을 써 올 거고요.”
“재앙이 정화되었다고요?”
내 의문에 창조주가 바닥을 가리켰다.
그러자 바닥이 투명하게 변하며 아래가 훤히 보였다.
내 육체가 있는 화염의 지옥에서 한 줄기 상서로운 빛이 솟아올라 온 세상으로 뻗어 나가는 중이었다.
“당신이 몸으로 돌아가는 순간 온 세상의 재앙의 기운이 정화될 거예요. 그걸 눈치챈 관리자는 아마 더 빠르게 힘을 회복하려 들겠죠. 놈이 힘을 회복하는 방법이라면, 당신도 본 적이 있죠?”
설마 생명체를 집어삼키는 것인가?
“놈은 분명히 세상의 모든 생명을 흡수해서라도 힘을 되찾으려 할 거예요.”
이번 생에 나를 통제하지 못하는 바람에 관리자는 정수를 쉽게 얻지 못했다.
창조주의 말에 따르면, 관리자는 세상을 다 부수어서라도 힘을 회복해 정수를 뺏으려 들 것이라고 했다.
“관리자는 어차피 정수만 손에 넣으면 자기 입맛대로 세상을 다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럼 제가 해야 할 일이 무엇입니까?”
“일단…….”
그 후로 오랫동안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해 창조주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어느 순간.
테이블 위에 놓인 내 손목을 향해 창조주가 손을 뻗었다.
창조주의 손은 내 왼손에 찬 팔찌에 가서 닿았다.
“이것도 제가 당신에게 안배한 것 중 하나죠. 여기에 제 마지막 힘을 불어넣을 거예요.”
“그게 무슨 말입니까?”
“세상의 힘을 모두 모으세요. 그러면 관리자를 이겨 낼 수 있을 거예요.”
그 말과 함께 창조주의 몸이 빛에 휩싸이더니, 팔찌에 성스러운 기운이 깃들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내 머릿속으로 정보가 스며들어 왔다.
“너무 무거운 짐을 떠맡겨서 미안해요. 그래도 나는 당신을 선택한 것을 후회해 본 적이 없답니다. 고마워요.”
그 말을 끝으로, 캐서린의 몸을 한 창조주의 사념체가 사라졌다.
그리고 나는 혼자 하얀 공간에 남겨졌다.
내 머릿속에는 세계의 정수를 이용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이 들어와 있었다.
지구로 돌아갈 방법도. 심지어 세상을 창조할 방법까지도.
“후우. 그럼 뭐 하나, 쓰질 못하는데.”
그렇다.
방법은 알고 있지만, 제대로 쓸 수가 없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끽해야 육체로 되돌아가는 일.
그리고 오염된 기운을 정화하는 것 정도뿐이었다.
심지어 전투에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세계의 정수가 가진 힘을 일부라도 사용하려면 그에 걸맞은 자격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결국 내가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하나뿐이었다.
‘어떻게든 신격을 얻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