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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뽑은 S급들이 배신했다 25화 (25/149)

 # 25

<내가 뽑은 S급들이 배신했다 25화>

루스와 전사를 맞붙였다.

스탯이 높고 불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된 루스는 전사를 상대로 압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자로 이루어진 전사와 루스가 공터의 가운데서 맞붙었다.

쾅-!

시작하자마자 날린 전사의 검격을 루스가 클로로 맞받아쳤다.

무기의 특성상 클로를 검과 맞부딪치는 것은 썩 훌륭한 방법이 아니다.

하지만 스탯이 확연히 우위에 있다면 상관없다.

아니나 다를까, 전사의 검이 단번에 뒤로 튕겨 나며 가슴이 활짝 열렸다.

그곳으로 루스의 반대편 클로가 휘둘러졌다.

얼른 방패를 들어 올려 방어하는 그림자 전사.

쾅-

다시 한번 폭음이 일었다. 이번에는 방패와 함께 전사의 몸이 뒷걸음질 쳤다.

루스가 빠른 동작으로 그 뒤를 뒤쫓고 있었다.

전사는 밀려나면서도 검을 휘둘러 루스를 견제하려 했다.

하지만 힘은 물론이거니와, 속도에서도 루스가 한 수 앞서는 상황.

재빨리 고개를 숙여 검격을 피한 루스는 클로로 전사의 허벅지를 긁었다.

촤악-

그림자가 갈라지며 검은 안개가 새어 나왔다.

전사의 몸이 휘청거렸다. 충격을 입은 듯 보였다.

회복할 틈을 주지 않고 루스가 계속 몰아쳤다.

비틀거리는 전사를 향해 불길에 휩싸인 클로가 무차별적으로 휘둘러졌다.

쾅- 쾅-!

연신 폭음이 울렸다. 전사는 힘겹게 검과 방패로 공격을 막아 내고 있었다.

하지만 루스의 불길에 지속적으로 타격을 입는지, 몸에서 새어 나오는 검은 안개가 짙어졌다.

그러길 잠시, 결국 전사의 칼이 버텨 내지 못했다.

촤악-

칼날을 밀고 들어간 클로가 전사의 목을 그었다.

검은 안개가 확 하며 치솟고, 그림자 전사의 신형이 그 자리에 쓰러졌다.

잠시 후, 놈의 모습이 스르륵 사라졌다.

루스가 가벼운 발걸음으로 돌아왔다.

“끝냈어, 주인.”

녀석이 싱글거리며 다가왔다.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 준 후 바간을 돌아봤다.

“바간, 네 차례다.”

다음 상대는 마법사. 바간과 상성상 까다롭다.

하지만 그에게는 절대불변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회귀 전 바간의 싸움을 많이 지켜봤다.

바간은 대인전도 결코 약하지 않았기에 믿고 이번에 내보낸 것이다.

바간이 전장으로 걸어 나가는 순간, 그림자 마법사의 공격이 날아왔다.

허공에서 얼음으로 만든 송곳이 생겨나 바간을 찔러 왔다.

바간은 상체를 숙여 얼음 송곳을 피하며 발을 빠르게 움직였다.

순간적인 스텝으로 마법사에게 다가간 바간이 모닝스타를 휘둘렀다.

스팟-

순간, 마법사의 신형이 사라지더니 공터 반대편에 나타났다.

마법사가 다시 얼음 송곳을 시전했다.

바간이 뒤돌아서자마자 바로 앞까지 날아와 있었다.

방패를 들어 얼음 송곳을 막아 내는 순간, 제 이격이 날아들었다.

바간은 모닝스타와 방패를 놀려 연속으로 날아드는 얼음 송곳을 격파했다.

쾅- 쾅- 쾅-

한 걸음씩 차근차근 마법사에게 다가가는 바간.

압박감을 느낀 마법사가 다시 순간 이동을 시전했다.

그 순간, 바간의 발걸음이 얼음 위에 있는 것처럼 미끄러졌다.

거리를 벌리는 상대를 잡기 위한 이동 스킬이 사용된 것이다.

스르륵-

순간적으로 마법사의 전방으로 이동한 바간의 모닝스타가 휘둘러졌다.

마법사는 몸을 뒤로 날리며 방어막을 쳤다.

쾅-

단번에 방어막이 터져 나갔지만, 마법사는 그사이 어느 정도 거리를 벌린 상태.

바로 그때, 바간의 모닝스타가 예상치 못한 움직임을 보였다.

모닝스타의 추 부분이 쑥 하고 빠져나오더니 사정거리 밖에 있는 마법사의 복부를 후려쳤다.

손잡이와 추 사이를 잇고 있는 것은 바간의 오러.

특이한 무기와 뛰어난 오러 컨트롤이 결합되어 가능한 묘기였다.

모닝스타를 맞은 마법사의 복부가 단번에 터져 나가며 검은 안개가 폭발하듯이 새어 나왔다.

털썩-

마법사가 쓰러지며 전투가 끝났다.

바간은 한결같은 모습으로 걸어 들어왔다.

다음 상대는 암살자. 이번엔 휴고가 나간다.

휴고에게는 이미 전략적인 지시를 내려놓았다.

“독을 쓰는 타이밍에 한 번에 끝내라.”

“예, 걱정 마십시오, 대장.”

휴고는 나무 정령의 망치를 허공에 붕붕 휘두르며 공터로 나갔다.

휴고가 전장에 도착하자마자 암살자가 달려들었다. 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재빠른 움직임.

그리고 이어 암살자의 단검이 휴고에게 휘둘러졌다.

휴고도 맞서 망치를 휘둘렀다.

그에 암살자는 재빨리 뒤로 물러선 다음 잠시 서 있었다.

휴고의 공격을 가늠해 보는 것 같았다.

휴고는 암살자를 향해 다시 묵직한 공격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갔다.

암살자는 계속 물러나며 피하고 있는 상황.

휴고가 암살자를 따라가며 계속해서 망치를 휘둘렀다.

그러다 한순간, 암살자의 신형이 옆으로 미끄러지듯 움직이며 소매에서 푸른 기운이 확 하고 퍼졌다.

그때를 노린 듯 휴고의 눈빛이 빛났다.

휴고는 푸른 기운을 향해 오히려 몸을 날렸다.

독에 대해 면역 효과를 가진 요정의 축복을 믿고 벌인 일이었다.

예상치 못한 움직임에 암살자의 몸이 굳었다.

콰쾅-

휴고의 망치에서 멸세폭이 터져 나왔다.

암살자가 피하려 몸을 날렸지만, 폭심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폭발이 가라앉고, 둘의 모습이 드러났다.

휴고는 멸세폭의 후유증으로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겨우 서 있었다.

암살자는 상반신이 반쯤 으깨진 상태로 바닥에 누워 있었다.

부서진 몸에서 검은 안개가 새어 나오더니 암살자의 몸이 사라졌다.

“후욱, 후욱-.”

휴고가 발을 질질 끌며 돌아왔다. 통증을 참느라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

“수고했다. 쉬고 있어라.”

그 말을 남기고 앞으로 나아갔다.

이제 마지막 전투였다.

상대는 이미 전장에 걸어 나와 있었다.

실루엣만으로 확신하지 못했지만, 움직임을 보니 성기사가 맞는 것 같았다.

상대를 파악해 볼 겸 견제 공격을 날렸다.

가벼운 찌르기.

캉-

상대는 피하지 않고 방패를 들어 올려 막았다.

그리고 날아오는 반격.

상대 역시 곧바로 검을 찔러 들어왔다.

그에 가볍게 허리 움직임만으로 검을 피해 낸 후, 좀 더 강한 공격을 날렸다.

그리고 오러 소드를 상대의 머리를 목표로 휘둘렀다.

놈은 이번에도 방패를 들어 올려 검을 막아 왔다.

쾅-

폭음이 들리고 놈이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밀리는 놈을 따라 들어가며 발로 방패를 밀어 찼다.

놈이 다시 한 걸음 밀려났다.

속도를 붙여 따라가며 횡으로 오러 소드를 휘둘렀다.

이번에는 칼과 칼이 맞붙었다.

놈이 전력을 끌어 올리는지 검에 시커먼 기운이 줄기줄기 어리기 시작했다.

챙-

이번에는 놈이 더 이상 밀려나지 않고 버텨 냈다.

칼과 칼이 얽혀 힘을 겨루는 상태가 되었다.

검에 느껴지는 힘이 약하지는 않았지만, 스탯은 이쪽이 우위에 있었다.

검에 힘을 주어 밀어냈다.

놈의 몸이 뒤로 밀려나는 순간, 방패가 내 상체를 노리고 휘둘러져 왔다.

재빨리 허리를 뒤로 젖혀 피해 내었다.

그 후 놈이 방패를 회수하는 틈을 타 달려들었다.

이번에는 놈의 심장을 노리는 찌르기.

미처 방패를 회수하지 못한 놈이 찌르기를 걷어 내려고 칼을 휘둘렀다.

순간 억지로 힘을 줬다. 용인화로 강화된 신체에 과부하가 걸렸다.

팔에서 뚜둑 하고 근육이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 덕에 찔러 들어가던 검이 잠시 멈췄다.

찌르기를 막기 위해 휘둘러진 놈의 칼이 빈 공간을 지나갔다.

그 직후, 내 검 끝이 번개처럼 찔러 들어갔다.

푹-

한 번 멈췄다 찌르는 바람에 전력이 담기지는 못했다. 하지만 놈의 가슴을 반쯤 뚫고 들어가기에는 충분했다.

검에 맺힌 오러가 놈의 속을 헤집었다.

그림자 성기사의 상처에서 검은 안개가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그때, 놈이 방패를 크게 휘둘렀다.

이윽고 방패에서 둥그런 막이 생기더니 나에게 발사되었다.

얼른 오러 소드를 휘둘러 막을 쳐 내었다.

쾅-

파괴력보다는 저지력에 중점을 둔 스킬인지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다만 몸이 뒤로 밀려났다.

그동안 놈의 몸에 기운이 어리더니 칼에 찔린 상처로 스며들었다.

그리고 새어 나오던 안개가 멎었다.

이걸로 확실해졌다.

‘역시 성기사군. 그럼 한 번으로는 안 되겠지.’

성기사의 특별한 기술을 염두에 두고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어느새 놈은 상처가 다 회복되어 있었다.

이제 상황은 처음과 똑같았다.

다시 마력을 끌어 올리며 놈에게 달려들었다.

놈은 한 번 상처를 입은 탓인지 좀 더 조심스러워 보였다.

방패 뒤로 상채를 한껏 웅크린 모습. 아무래도 찌르기에 쉽게 당해 주지 않을 모양이었다.

대신 오러 소드로 놈의 방패 위를 후려쳤다.

놈도 대비하고 있었는지 크게 밀리지 않았다.

순간 놈의 칼이 휘둘러져 왔다.

방패로 막는 순간 들어오는 카운터 공격이었지만, 패턴이 뻔했다.

이미 예상하고 있었기에 고개만 살짝 틀어 피해 냈다. 그 후 놈의 방패 쪽으로 달라붙었다.

방패로 인해 순간적으로 놈의 시야가 가려지는 걸 노린 수였다.

놈이 몸을 틀어 시야를 확보하려는 순간, 발목을 걷어찼다.

복숭아뼈를 노리고 날린 공격은 정확히 적중했다. 놈이 중심을 잃고 휘청했다.

넘어지지 않기 위해 재빨리 뒷걸음질 치는 성기사.

빠르게 놈의 뒤를 따라붙었다.

하체의 균형이 무너지자 방패와 검은 쓸모없는 것이 되어 버렸다.

놈이 어떻게든 견제하기 위해 검을 휘둘러 왔지만, 힘이 전혀 실려 있지 않았다.

왼손에 마력을 둘러 놈의 검 밑동을 막아 냈다.

힘이 실리지 않은 검이 멈춰 섰다.

손에 쓰라린 느낌이 들었지만 움직임에 지장은 없었다.

그대로 놈의 검음 움켜쥔 채, 반대편에 들린 칼로 놈의 옆구리를 찔렀다.

푹, 푹, 푹-

균형을 잃은 상태에서 칼에 찔리자 놈의 몸이 넘어졌다.

땅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몸을 튕겨 놈에게서 떨어져 나왔다.

성기사의 몸에서 시커먼 안개가 줄기줄기 새어 나왔다. 더 이상 전투가 불가능한 상황.

천천히 다가가 놈의 목을 베어 냈다. 의식이 없는지 반항도 하지 않았다.

이것으로 끝났다고 생각했는지 휴고가 엄지를 치켜 올리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놈의 모습이 안개가 되어 흩어지는 순간, 갑자기 검은 번개가 놈이 있던 자리로 내리꽂혔다.

직후 그 자리에서 검격이 뻗어 나왔다.

예상치 못했으면 분명 당했으리라.

미리 준비한 대로 놈의 공격을 옆으로 피해 내고 결정타를 날렸다.

‘멸세폭.’

콰쾅…….

강력한 충격음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먼지가 가라앉았을 때, 놈이 있던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놈의 부활 스킬을 미리 알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초반부터 멸세폭을 사용하지 않은 것도 놈이 부활하기 때문.

혹시나 신체가 회복되는 동안, 부활한 놈에게 반격을 당할까 우려해서였다.

‘어쨌든 3단계는 무난하게 클리어했군.’

어느새 일행의 앞에 각자 하나의 상자가 나타나 있었다.

상자를 열자 보이는 것은 역시나 기운이 담긴 구슬. 이번에도 크기가 좀 더 커졌다.

이번의 것은 10에서 50까지 스탯이 오른다.

‘이게 뭐라고 쫄리는군.’

그동안 스탯이 계속 10만 올라 그런지, 흡수가 망설여졌다.

‘오십, 오십, 오십!’

마음속으로 50을 외치며 구슬에 손을 가져갔다.

“이런 빌어먹을!”

쾅-

애꿎은 난간을 걷어찼다.

이번에도 스탯이 단 10만 올랐기 때문이었다.

한참을 씩씩대다가 마음을 다잡으려 애썼다.

‘내가 스탯 10을 뽑은 이유는, 다음에 100을 뽑기 위함이다!’

그렇게 속으로 아무 말이나 막 떠들다 보니 그럭저럭 마음이 가라앉았다.

‘그러고 보니 이번에는 체력이군. 그래도 순서대로 오르는구만. 다음에 마력이 10 오르는 건 아니겠지.’

해탈한 마음이 되어 주위를 둘러보니, 휴고와 루스가 의아하다는 듯 쳐다보고 있었다.

“별일 아니다. 얼른 가자.”

둘을 재촉해, 어느새 나타난 마법진 위로 몸을 움직였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휴식을 취한다. 푹 쉬어 둬라.”

* * *

다음 날 아침, 일행을 모았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정신 바짝 차리고, 피해 없이 끝낸다.”

일행에게 주의를 주고 도전을 시작했다.

이번에 이동된 곳은 긴 복도였다. 그 끝에는 커다란 철문이 위치하고 있었다.

드르륵

다가가는 순간, 문이 저절로 열리기 시작했다.

멀리 맞은편에 보이는 것은 단 하나의 인영뿐.

높은 왕좌에 앉아 아래를 내려 보고 있는, 왕관을 쓴 해골이었다.

“저게 뭡니까, 대장?”

“리치다. 전에 잡았던 하급 사령술사와는 수준이 다른 놈이니 조심해라.”

그렇게 말하며 놈을 가는 눈으로 살폈다.

리치는 턱을 손으로 괸 채 미동도 없었다.

뻥 뚫린 눈구멍에서 안광이 일렁이지 않았다면 그냥 해골인 줄 알았을 것이다.

우리가 전부 안으로 들어서자 등 뒤에서 문이 저절로 닫혔다.

이제 리치를 잡기 전까진 이곳에서 나갈 수 없다.

이곳의 난이도는 끔찍하다. 앞의 단계들을 합친 것만큼이나 강력한 것들이 출몰한다.

‘그나마 약점을 알고 있으니 도전한 것이지.’

놈이 라이프 베슬이 위치한 곳을 몰랐다면 애초에 도전할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얼마나 있었을까. 드디어 리치가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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