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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뽑은 S급들이 배신했다 24화 (2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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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뽑은 S급들이 배신했다 24화>

* * *

루스는 동굴을 달리고 있었다.

주위로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멀리 용암이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것은 루스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맛있는 냄새!”

루스의 본능을 강렬하게 자극하는 냄새.

홀리듯 이끌려 다가간 곳에는…….

“오오! 구운 도마뱀이다!”

집채만 한 도마뱀이 불을 내뿜고 있었다.

물론 구워진 상태는 아니었고, 오히려 루스를 구우려 들고 있었다.

크아아아-

도마뱀이 거세게 울부짖으며 루스에게 달려들었다.

“맛있겠다아!”

루스가 거세게 침을 삼키며 도마뱀에게 달려들었다.

죽이려는 자와 먹으려는 자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 * *

뼈다귀들은 원래의 모양을 되찾아 갔다.

복구되려는 뼈다귀들을 다시 부숴 보았지만 소용없었다.

그사이 아직 처리하지 못했던 스켈레톤 워리어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렇게 끝없이 복구될 리가 없다. 분명히 뭔가 있어.’

얼른 놈들을 살폈다. 우두머리가 있다면 놈을 처치하는 것이 열쇠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하나같이 비슷하게 생겼다. 아무리 살펴도 특이한 놈은 없다.

별수 없이 다가오는 워리어를 처치하면서 계속 주위를 살폈다.

그러다 벽에 새겨진 해골무늬 조각에 눈길이 갔다.

조각의 두 눈이 시퍼렇게 빛나고 있었다.

‘저거다!’

얼른 단검을 꺼내 조각의 눈을 향해 던졌다.

순간 조각의 손이 벽에서 쑥 뽑혀 나오더니 단검을 막아 내었다.

그 후 조각인 줄 알았던 것이 벽에서 몸을 빼내기 시작했다.

쿠르르-

돌조각이 날리고 놈이 벽에서 완전히 빠져나올 때쯤, 남아 있던 스켈레톤과 뼛조각들이 놈의 몸에 달라붙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키가 4미터는 되어 보이는 거대 스켈레톤이 만들어졌다.

‘저게 진짜 상대인가 보군.’

이럴 줄 알았으면 멸세폭을 쓰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다.

‘앞으로 가능한 멸세폭은 두 방 정도…….’

더 쓰자면 쓸 수도 있겠지만, 그럴 경우 정상적으로 움직이기 힘들다.

사용 후 운신이 가능한 것은 두 방까지.

‘머리를 끌어내려야 되겠는데.’

키가 큰 거대 스켈레톤의 머리에는 칼이 잘 닿지 않는다. 하체를 공략하여 머리를 낮춰야 된다.

그때, 놈이 뼈칼을 휘둘러 왔다.

옆으로 몸을 날려 칼날을 피했다. 바닥에 내리꽂힌 칼끝이 바닥을 파고들었다.

칼날이 박힌 틈을 타 앞으로 다가갔다.

목표는 치기 좋은 높이에 위치한 정강이.

오러 소드로 놈의 촛대뼈를 후려쳤다.

퍽-

놈의 다리에서 뼛가루가 튀어 올랐다. 하지만 움푹 파이기만 했지, 부러지지는 않았다.

나도 모르게 혀를 찼다.

‘쯧, 더럽게 단단하군.’

수많은 스켈레톤이 모여 만들어진 보스답게, 단단한 내구력을 가지고 있었다.

잠시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놈의 칼이 머리 위로 내리쳐 왔다. 얼른 옆으로 몸을 굴려 칼날을 피했다.

쾅-

놈의 뼈칼에 바닥이 터져 나갔다. 역시 강력한 파괴력.

‘초재생이 있더라도 맞는 건 피해야 되겠군.’

나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당장 전투 불능이 되어서는 의미가 없다.

적당히 맞아 주며 싸우기에는 상대의 힘이 너무 강력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하며 몸을 일으킬 때, 다시 한번 거대 스켈레톤의 칼날이 휘둘러져 왔다.

이번에는 몸을 날리지 않았다. 대신 칼의 경로를 정확히 노려보며 앞으로 전진했다.

간발의 차이로 머리를 숙이자, 칼날이 머리칼을 스치며 지나갔다.

눈앞에 놈의 정강이가 훤하게 드러났다.

이전에 한 번 공격했던 부분을 노려 검을 휘둘렀다. 전력을 실은 오러가 놈의 정강이뼈에 명중했다.

퍽-

또다시 뼛가루가 튀었지만, 부러트리는 것은 역부족.

다만 이전에 비해 같은 부위가 더욱 깊이 파여 있었다.

그때, 놈이 칼날을 다시 내리쳤다. 급히 굴러 피하는 순간 놈이 반대편 손을 들어 올렸다.

순간 손끝에서 뼈가 떨어져 나와 연달아 발사되었다.

슷- 슷- 슷-

공기를 찢으며 세 개의 뼛조각이 총알처럼 날아들었다.

쾅- 쾅-

칼을 들어 뼛조각을 막아 갔다. 그런데 두 개째를 막아 내는 순간, 칼이 뒤로 밀렸다.

이대로면 위험하다는 생각에 스킬을 사용했다.

‘절대불변.’

퍽-!

순간 칼날이 정지했고, 칼에 부딪친 마지막 뼛조각은 그대로 가루가 되었다.

“후욱…….”

숨을 크게 내뱉었다.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처음 스켈레톤 무리를 상대로 멸세폭을 아꼈다면 좀 더 편한 승부가 되었을 텐데.

하지만 후회할 틈은 없다. 그사이 거대 스켈레톤의 칼이 다시 휘둘러져 왔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칼날을 머리 위로 흘려보내고 놈의 정강이를 노리려는 찰나, 놈이 다리를 뒤로 뺐다.

멀쩡한 무릎이 눈앞에 드러났다.

좋은 기회다.

놈의 무릎을 후려치는 척하며 칼끝으로 뼈를 걸어 잡아당겼다.

그리고 당겨지는 힘을 이용해 몸을 빠르게 앞으로 이동시켰다.

내밀어진 놈의 무릎이 스쳐 지나가고, 눈앞에 상처 난 정강이가 드러났다.

놀란 놈이 칼을 내리치려 했지만, 이쪽이 더 빨랐다.

콰직-

같은 곳을 세 번 적중당한 놈의 뼈가 드디어 부러졌다.

거대 스켈레톤의 몸이 기울었다. 넘어지는 중에도 화난 놈이 날뛴 탓에 주변이 난장판이 됐다.

그 틈에 얼른 뒤로 빠지며 공격권을 벗어났다.

혹시나 놈의 뼈가 재생될까 하고 살폈지만, 그럴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한쪽 정강이 아래가 뚝 부러진 놈은 이제 정상적으로 일어날 수 없었다.

놈이 한 손으로 땅을 짚고 일어나려 애썼다. 한쪽 발로라도 일어서려는 모습.

재빨리 다가가 땅을 짚은 놈의 손을 후려 찼다. 달리는 기세에 몸의 무게까지 실은 발차기는 묵직했다.

거대 스켈레톤의 몸이 다시 고꾸라졌다.

놈은 바닥에 누운 채 칼을 크게 휘둘렀다.

어떻게든 일어날 시간을 벌려는 움직임이었다.

그에 잠시 거리를 벌리고 공격을 피했다. 그러자 놈은 이번에도 한 손으로 땅을 짚으며 일어나려고 했다.

틈을 보다가, 놈이 완전이 몸을 일으키기 전에 땅을 짚은 손 쪽으로 다시 달려들었다.

깜짝 놀란 놈이 칼날을 내밀어 땅을 짚은 손앞을 가로 막았다.

하지만 목표는 손이 아니었다.

달리는 기세를 살려 힘껏 점프했다. 떠오른 내 몸이 놈의 머리까지 치솟았다.

놈의 주의는 아래쪽에 집중된 상태.

그 틈에 검을 횡으로 휘두르며 스킬을 사용했다.

‘멸세폭!’

퍼걱-

굉음 사이로 뼈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동시에 몸이 반동에 튕겨 나가 바닥에 떨어졌다.

몇 바퀴 굴러 몸을 겨우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얼른 놈이 있는 쪽을 확인했다.

두개골이 박살 나, 목 아래만 덩그러니 남은 거대 스켈레톤이 보였다.

곧이어 몸에 붙어 있던 뼈들이 흩어지더니 이윽고 거대한 뼈 무덤이 되었다.

“후우, 힘들었다.”

좀 더 신중했으면 쉽게 갈 수 있었다.

전략적으로 실수를 하면 싸움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되었다.

그때, 지난 단계에서 봤던 것과 비슷한 상자가 다시 나타났다.

이번에도 상자에서는 구슬이 나왔다. 하지만 지난 단계에서 얻은 것보다 조금 더 컸다.

이번 상자에서 나오는 구슬은 10에서 30까지 랜덤으로 스탯이 오른다. 매 단계마다 받을 수 있는 보상이 최대 10씩 증가하는 셈.

얼른 구슬을 흡수했더니 민첩이 올랐다.

얼굴이 저절로 구겨졌다.

“젠장, 두 번 연속…….”

민첩이 10 올랐다.

두 번이나 가장 낮은 수치가 걸렸다.

아직 기회가 더 있지만, 기분이 영 좋지 않다.

‘괜찮아. 다음번엔 분명 가장 높은 수치가 나올 거다.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

마음을 다잡기 위해 긍정적인 말을 되뇌었지만, 입맛이 썼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법진이 가동되어 몸을 이동시켰다.

그곳에는 바간과 휴고가 이미 와 있었다.

바간은 예상했지만, 휴고가 생각보다 빨리 끝난 데에 살짝 놀랐다.

“대장, 고생하셨습니다.”

“그래, 휴고. 빨리 끝냈나 보군.”

휴고가 큰 덩치를 으쓱이며 말했다.

“엄청 큰 놈이 나오기에 모 아니면 도다 싶어서 머리통에 냅다 꽂아 버렸습니다.”

들어 보니 휴고는 어마어마하게 큰 거북이의 등껍질 위로 떨어졌다고 한다.

어차피 정상적으로 싸워서는 씨알도 안 먹힐 상황.

얼른 판단을 내리고 도박을 걸었다.

지체 없이 머리로 달려가 멸세폭을 사용한 것이다.

“다행히 한 방에 죽는 바람에 살았습니다. 빨리 끝난 덕에 여기 와서 포션을 자꾸 마셨더니, 몸도 괜찮아졌습니다.”

“그래, 고생했다. 좀 더 쉬어 둬라.”

그렇게 말한 후에 나도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머릿속에 스탯 구슬에 대한 생각이 자꾸 떠올라, 떨쳐 내려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은 지나간 일을 계속 생각할 때가 아니다.

멸세폭의 후유증을 얼른 치료해 내야 한다. 다음 단계가 아직 남았으니까.

포션을 꺼내 마시고 조용히 휴식을 취했다.

그나저나 루스가 늦다.

전투가 길어 루스가 먼저 와 있을 줄 알았는데.

휴식 후 간단한 식사도 끝냈을 즈음에야 루스가 나타났다.

나는 녀석의 모습을 보고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그게 무슨 꼴이냐?”

녀석은 완전히 알몸이었다.

“주인! 나 완전 신나!”

녀석이 달려와 옆구리에 매달렸다.

일단 녀석을 떼어 내고 인벤토리에서 여분의 옷가지를 꺼내 들었다.

“일단 옷부터 입고 얘기하자.”

떠들려는 루스를 붙잡아 옷부터 입혔다.

자초지종을 묻기도 전에 루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인! 주인! 이거 봐라. 손에서 불 나온다?”

루스의 손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

“주인! 도마뱀 많이 먹었더니 뜨끈뜨끈했어! 그러더니 불 나와.”

그러니까 도마뱀을 잡아먹었다는 소리였다. 그것도 많이.

그랬더니 손에서 불이 나온다는 것이다.

사람을 놀라게 하는군.

“도대체 뭘 먹으면 손에서 불이 나오는 거냐? 도마뱀? 무슨 도마뱀을 먹은 거지?”

“구운 도마뱀. 엄청 크고 맛있었어!”

구운 도마뱀이라.

던전에서 누가 먹기 좋게 구워 놓았을 리는 없다.

무슨 불의 정령이나 강력한 화속성을 띤 몬스터를 잡아먹은 건가.

의문이 깊어졌지만, 어차피 이득을 본 상황이니 다른 것을 물었다.

“손 말고 다른 데서는 안 나오냐?”

기왕 얻은 힘 어떻게 쓸 수 있는지 알아봐야지.

“음, 이렇게?”

갑자기 녀석의 머리털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곧이어 온몸이 불길에 휩싸였다.

‘불타는 사자 같군.’

“이제 됐다. 정신 사나우니 불 꺼라.”

“응, 온몸에 쓰니까 힘들어.”

보아하니 몸 어디든 불을 뿜을 수 있는 것 같았다. 범위가 넓어지면 힘들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안 그래도 일행 모두 근접 물리 공격 위주의 구성이라 걱정이었는데, 상황에 따라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기특한 마음에 뭐라도 먹이려 했더니, 웬일로 먹을 것을 보채지 않았다.

가만 보니 진짜 먹기는 많이 먹고 온 모양인지 배가 볼록 나와 있었다.

* * *

하루 휴식을 취한 후 다음 단계를 진행했다.

이제부터 따로 떨어지는 미션은 없다.

‘칠부능선은 넘었다.’

다음 단계부터는 미션이 무작위로 변하지 않는다. 대신 회귀 전 이미 겪어 본 적이 있는 상황이 반복될 것이다.

곧 마법진이 빛나며 일행을 집어삼켰다.

이동된 곳은 어딘가의 다리 위.

뒤는 막혀 있고, 앞쪽 끝에는 싸움을 위한 공터가 마련되어 있다.

공터 맞은편에도 이쪽과 똑같은 다리가 있었다. 그 위에는 그림자로 이루어진 4개의 실루엣이 서 있었다.

이번 미션은 일행의 수만큼 일대일의 싸움이 진행된다. 한 명이라도 패배하면 통과할 수 없다.

누군가 죽으면 나머지 사람들은 휴게실로 다시 이동되고, 모두 승리할 때까지 미션이 반복된다.

상대할 적들은 그림자 병사.

놈들은 생긴 것으로 전투의 방식을 유추할 수 있었다.

그러니 외형을 보며 놈들이 어떤 유형인지 판단해야 된다.

‘전사, 마법사, 암살자, 마지막은 성기사인가. 좀 헷갈리는군.’

얼른 머리를 굴려 상대를 정했다.

‘일단 마법사가 가장 까다롭다.’

일행은 모두 근접전에 특화되어 있다. 거리를 벌리며 싸우는 마법사에 특별히 강한 상성을 가진 자가 없다.

‘루스와 바간 중에…….’

생각을 거듭한 끝에 순서를 정했다.

그쯤 맞은편에서 첫 상대가 걸어 나오고 있었다.

‘전사로군.’

첫 상대는 전사.

“루스, 가라. 조심하고.”

“응! 금방 끝내고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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