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화
무대 위로 모든 참가자들이 올랐다.
10명의 가수 참가자들은 긴장된 표정이었다.
투표 결과를 앞둔 상황, 등락을 발표하기 위해 무대에 올랐기 때문.
“과연 다음 본선 9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는 더 넥스트 슈퍼스타는 누가 될 것인가. 지금 바로 공개하겠습니다!”
유재식 말과 동시에 대형 스크린에 참가자 이름과 투표수가 떠올랐다.
하위권부터 차례대로 공개된 투표수는 곧이어 전체 랭킹이 발표되었다.
1위. 천소울 287,221,597표.
2위. 메튜 254,159,358표.
3위. 임하나 231,248,468표.
4위. 알랭 롱스달 189,453,862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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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아아!!!”
대기실에서 결과 발표를 기다리던 멤버들.
결과를 확인한 릴리가 기쁨에 찬 비명을 질렀다.
그녀를 비롯해 멤버들 모두 난리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
천소울과 임하나 모두 본선 9라운드 진출이 확정되었다.
두 사람 모두 투표 집계 결과에 따라 최종 TOP 4 가수 참가자로 선정된 것이다.
“천소울, 메튜, 임하나 그리고 마지막으로 알랭 롱스달까지 네 분의 참가자 다음 본선 9라운드에 진출하게 됐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유재식은 무대 위 합격한 참가자들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합격한 참가자들이 객석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탈락한 참가자들 역시 당장 떨어졌단 사실에 아쉬움을 느끼긴 했지만, 합격한 이들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납득할 만한 결과였다.
오늘 이 자리의 모두가 공연을 즐겼고, 상위권 무대를 보면서 어느 정도 예상하기도 했다.
한국인 2명, 미국인 1명 마지막으로 프랑스 사람 1명.
네 사람이 최종 본선 9라운드 진출권을 얻게 되었다.
해당 아티스트를 응원하던 사람들이 크게 환호했다.
자신이 응원하던 아티스트가 떨어진 팬들은 아쉬움에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실력 차가 그렇게 크진 않았는데...... 다들 좋은 무대 보여줬는데 아쉽네.’
무대 자체를 봤을 때, 무대 퀄리티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모두가 무시 못 할 팬덤을 가지고 있었고, 그만큼 실력이 뛰어난 참가자들이었으니까.
그렇기에 더욱 아쉬웠다.
투표라는 건 단순히 실력만으로 판가름 나는 것이 아니었다.
각각의 참가자들의 인기라던가.
어떤 아티스트와 피처링을 했는지.
여러 다른 외적인 요소들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실력으로 증명해 낸 두 사람이 더 대단한 거고.’
임하나와 천소울은 조국에서 실력을 입증해냈다.
관객들은 모두 하나가 되어 두 사람의 이름을 연호했다.
공연장 가득 한국어로 외쳐지는 두 사람의 이름.
작은 나라 한국의 가수.
아무도 한국이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지 못했다.
모두가 꼽은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는 미국이었다.
미국하고는 애초에 인구수부터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차이가 났다.
즉, 이 말은 그들이 애초에 가지고 있는 팬 규모 자체가 다르단 소리기도 했다.
그러나 천소울은 메튜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임하나 역시 3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그 차이가 근소했다.
‘다들 정말 많이 성장했구나.’
성현은 두 사람이 뿌듯하게 느껴졌다.
단순히 그들의 실력이 는 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들이 오디션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점차 자신들의 입지를 넓혀가고.
팬층이 더욱 두터워지고 있다는 것.
매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피부로 느껴질 정도였다.
“탈락한 참가자들 역시 오늘 너무나 수고 많으셨습니다. 여러분, 우리 10명의 참가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큰 박수 부탁드려요!”
유재식 말에 객석에 있던 팬들 모두 환호성으로 답했다.
탈락한 자들에 대한 응원.
합격한 참가자들에게는 축하를 보냈다.
그렇게 본선 8라운드를 마무리 짓고 돌아온 천소울과 임하나.
백 스테이지에는 멤버들이 미리 마중 나와 있었다.
멤버들은 모두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왔다.
모건과 비욘세, 제이지 역시 두 사람을 향해 무한한 박수를 보냈다.
“남자인 나까지 홀릴 뻔한 거면 말 다 했지. 오디션 끝나면 연락해. 조만간 또 작업 하자고.”
모건은 천소울에게 다가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축하했다.
“내 마음속엔 하나 네가 1등이야. 본선 9라운드 진출 축하해.”
“언제든 도움 필요하면 연락하고. 아직 소속사 없지?”
제이지의 물음에 임하나는 성현을 힐끗 보다가 결심했다는 듯 대답했다.
“있어요. 오디션 끝나면 계약할 거예요.”
임하나의 당찬 대답에 제이지가 알겠다는 듯 두 손을 들었다.
다만 그의 눈에는 정말 아쉬운지 미련이 남아 있었다.
“그래? 아쉽네. 우리 레이블에 지금 딱 하나 너 같은 가수가 필요한데.”
“왜? 나로는 부족해?”
제이지의 말에 비욘세가 토라진 듯이 말했다.
제이지는 아니라며 비욘세에게 키스했고, 곧이어 둘은 서로 찐한 애정행각을 했다.
주변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은 두 사람에게 상관없는 듯했다.
연습 내내 목격했지만, 언제봐도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임하나는 조용히 고개를 돌렸다.
괜히 보는 사람이 민망해지는 두 사람의 모습에 눈 둘 곳이 없었다.
그러다 천소울과 눈이 마주친 임하나.
그녀는 깜짝 놀라 눈이 커지며 굳어버렸다.
천소울은 그런 임하나를 향해 환하게 웃었다.
“개인적으로 임하나씨 무대 중 오늘 무대가 가장 좋았습니다. 다음 라운드도 기대할게요.”
천소울의 말에 임하나는 귀가 빨개져서 대기실을 나갔다.
비욘세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고.
서지현은 놀라서 임하나를 쫓아 나갔다.
성현은 그 모습을 보며 또다시 생각에 잠겼다.
‘천소울씨한테 져서 많이 속상한가...... 나중에 따로 얘기해 줘야겠다. 하나씨 무대도 충분히 좋았다고. 잠깐, 지금의 감정을 노래로 표현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성현은 곧장 임하나의 지금 감정과 어울리는 노래를 찾기 위해 생각 회로를 돌렸다.
그렇다.
성현이 아무리 미국물을 먹고 유럽물을 먹었다고 해도, 성현은 음악밖에 모르는 바보였다.
***
가수 참가자들의 공연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이 말은 곧 프로듀서 참가자들의 공연까지 1주일이 남았다는 것을 뜻했다.
성현과 BTG 멤버들은 밤낮 할 것 없이 연습에 매진했다.
이제 각자 서로의 기획사 연습실에 드나드는 것이 너무나 익숙해졌다.
오늘은 성현이 마지막 믹싱 작업이 남아서 성탄 엔터로 모인 참이었다.
“서진씨 방금 손목 아이솔레이션 부분은 박자를 살짝만 더 기다렸다가 가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창민씨 다 좋은데 마지막 동작에서 살짝만 더 포인트를 줄 수 없을까요?”
성현은 안무 연습 중에도 멤버 한 명 한 명을 살폈고.
“정훈씨, 미안한데 방금 그 부분 반 키만 더 올려서 불러봐 주시겠어요?”
녹음 부분에서는 더 꼼꼼하게 멤버들을 지적하며 퀄리티를 높였다.
BTG 멤버들은 그런 성현의 모습에 군말없이 따랐다.
성현은 끊임없이 멤버들과 소통하며 연습했다.
멤버들 역시 모두 의욕을 보이며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했다.
BTG 멤버들은 가수 참가자 공연을 보러 가지 않았다.
공연 장소가 한국이니만큼 BTG 멤버 전원이 가게 될 경우, 일어날 안전사고 문제도 문제지만, 다른 경쟁자의 무대를 보기보다 연습하는 것을 선택한 것.
다만, 너튜브를 통해 가수 참가자 공연을 확인할 수는 있었다.
공연 실황 영상을 찾아본 BTG 멤버들은, 그 뒤로 더 열성적으로 연습에 참여하고 있었다.
“저러다 몸 상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
연습실 밖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는 임하나가 걱정스럽게 중얼거렸다.
이미 합격을 한 그녀지만 종종 연습실 사용을 위해 회사에 들렀다.
그때마다 높은 강도로 연습 중인 성현의 팀을 보고는 걱정이 앞섰다.
저러다가 공연하기도 전에 부상이라도 입는 것이 아닌가 싶었던 것.
“BTG 정도 되는 그룹이면 어련히 자기관리는 알아서 할 겁니다.”
임하나는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옆을 돌아봤다.
그곳에는 어느새 나타난 천소울이 임하나 옆에 서 있었다.
“까, 깜짝 놀랐잖아요.”
임하나는 심장이 벌렁거리는 걸 애써 참아가며 놀란 마음을 추슬렀다.
천소울은 시선을 연습실에 둔 채였다.
그 모습을 확인하고, 임하나는 자기도 모르게 천소울의 얼굴을 쳐다봤다.
갑자기 천소울이 임하나 쪽으로 고개를 훽 돌렸다.
임하나는 깜짝 놀라 살짝 뒷걸음질 쳤다.
“그러고 보니 축하 파티를 못 했네요. 이성현씨까지 붙으면 우리끼리 자축이라도 합시다. 당장 하긴 그렇고.”
천소울은 그런 임하나의 모습을 미처 못 본 것 같았다.
임하나는 떨리는 마음을 애써 진정시키며 대답했다.
“......그래요. 전 좋아요.”
임하나는 얼굴을 붉히며 천소울의 시선을 피하면서 대답했다.
천소울이 자신을 응시하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로.
***
서울 시내에 위치한 한 고급 레스토랑.
일반인들은 쉽게 예약조차 할 수 없는 곳의 한 프라이빗 룸에 왁자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비욘세.
제이지.
켈리 클락슨.
애덤 리바인.
퍼렐 윌리엄스.
그리고 모건까지.
전 세계적으로 누구나 알 법한 슈퍼스타들이 함께 앉아 식사를 하는 중이었다.
여섯 사람은 너나 할 것 없이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음식을 즐겼다.
이들로써도 실로 오랜만에 가지는 여유였다.
“나야 애초에 한국 올 때부터 스케줄을 비워놔서 상관없다지만 다들 정말 괜찮은 거야? 미국 안 가봐도 돼?”
모건은 함께 모여있는 톱스타들을 둘러보며 물었다.
일터로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 머무르자 걱정된다는 듯한 말투였다.
그 말에 제이지는 상관없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저랑 와이프도 올 때부터 스케줄 다 비워놔서 괜찮습니다.”
제이지도 제이지지만, 그의 아내인 비욘세까지.
“나도. 여기 안 그런 사람 있나?”
그 뒤를 이어 퍼렐 윌리엄스도 당연하다는 듯이 대꾸했다.
이들은 한국에서 아직 볼일이 남았다.
모건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톱스타들 역시 스케쥴을 비워뒀다는 말을 듣고 놀랐다.
이만한 톱스타들이 한국에 머무르기 위해 스케줄을 비웠다는 것은 천문학적인 비용이 움직였다는 말과 같았다.
“아니 왜?”
“왜긴요. 모건 당신은 공연 보다가 인터미션 때가 되면 집에 돌아가나요?”
켈리 클락선은 당연한 것 아니냐는 듯 고기를 썰며 대답했다.
“맞아요. 가장 기대되는 참가자 무대는 아직 보지도 못했습니다.”
애덤 리바인 역시 켈리의 말에 동의하며 와인을 비우며 말했다.
모건은 애덤의 빈 잔에 와인을 따라주며 조금 살벌한 눈빛으로 애덤을 보며 말했다.
“아직 보지 못했다는 건 우리 소울이 무대는 아니란 거네.”
모건의 날카로운 눈빛을 받은 애덤이 장난스럽게 어깨를 움츠렸다.
들켰다는 말과 함께 고개를 저었다.
“그러는 모건 당신도 똑같잖아요. 왜 한국에 남았어요?”
애덤은 어디 한번 말해보라는 듯이 웃으며 물었다.
“그건...... 다들 같잖아?”
별수 없다는 듯이 대답하는 모건의 말에 톱스타들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쇼는 끝나지 않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