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1회차 180화
나는 순간 표정을 관리했다.
그럴 이유도 없는데 괜히 그랬다.
‘……아로즈.’
과거 나의 아이를 낳았던 전 아내.
그녀는 무려 10번의 삶 동안 나와 부부였고, 40명의 자식을 낳았었다.
회귀해 사라진 자식을 잊지 못하고 나와 강제로 아이를 만들려 한 여자.
과거에 그녀는 나에게 살해당했다.
‘하지만 120회차 얘기야. 45회차에서는 관계가 나빠 보이지 않는데.’
난 아로즈에게 업힌 채로 물었다.
“당신, 애는 있던가?”
“이미 하나 업고 있지 않습니까?”
“……나 말고.”
“있겠습니까. 내 아이를 함께 키울 그릇의 남자도 만나지 못했는데.”
그렇다면 아직 아로즈는 내게 연애 감정이 들지 않았던 상황인가보다.
‘나의 아이를 낳기 전인가.’
사실 이미 내 머릿속에서는 숨이 끊겨버린 그녀였다.
설마 전생으로 돌아와 아로즈와 재회하게 될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
‘지금은 반대군.’
120회차에서 그녀를 죽이기 직전에는, 내가 아로즈를 업고 있었는데.
“아로즈.”
“왜 그러시는지요, 전하?”
“……아니다.”
그러자 아로즈가 멈춰 섰다.
“전 그런 것은 꼭 들어야 직성이 풀리는데요. 계속 서 있을 겁니다?”
“그냥, 나랑 애 낳지 말라고.”
“노망에는 독서가 좋다더군요.”
“내가 늘 했을 헛소리지만 오늘은 조금 귀담아 들어줬으면 좋겠는데.”
내가 좀 진지한 태도를 띠자, 아로즈도 듣겠다는 듯 걸음을 늦추었다.
“사실 내가 전 부인이 있었는데.”
“카티에 성녀님 말입니까? 이번 회차에서 기적을 많이 써 단명하신?”
“……걔 말고. 하여간 자식에게 굉장히 집착하더라고. 예전 회차의 자기 자식이 회귀하며 사라졌다고, 날 강제로 납치해 아이를 만들려 했지.”
“미친년이로군요?”
“…….”
스스로에게 저렇게나 객관적인 평가를 내리는 사람은 보기 어렵다.
“그래서 꼰대스러운 조언 한 번 해 봤어. 회귀하더라도, 함부로 애는 갖지 마.”
“그래요. 하지만 만약에 진심으로 나를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난다면.”
그녀가 곰곰이 생각하다 말하였다.
“지금이랑은 다르게 결국 마음을 바꿔 아이를 갖게 될지도 몰라요.”
아로즈는 어렴풋하게 웃어 보였다.
“아이는 사랑해줄 거예요. 반드시. 태어나면 사랑받을 자격 있으니까.”
“나중에 후회하게 될지라도?”
“자식을 낳고서 후회는 하고 싶지 않아요. 그럼 아이한테 미안하니까.”
아로즈는 싱긋 웃을 뿐이었다.
“내가, 의외로 모성애가 깊어서요.”
나는 스스로가 무엇을 말하는지도 모른 채, 어느새 그 말을 내뱉었다.
“……미안하다.”
“저한테 잘못하신 게 있으셨나요?”
“내 전 부인한테 한 거야. 그럴만했었지만, 결국 내가 죽여버렸었거든.”
그때 아로즈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사과하지 마요.”
나는 그녀의 뒤통수를 바라보았다.
안면이 보이지 않는데도 그녀의 표정이 자연스럽게 머리에 그려졌다.
“저는 전하를, 범철이란 인간을 알고 있습니다. 과거의 삶에서 범철이 부인을 죽였다면, 틀림없이 그년이 그럴 만한 짓을 벌여서 아니겠어?”
자연스럽게 반말을 내뱉은 그녀는 흰 머리칼을 귓바퀴 너머로 넘겼다.
나는 순간 늙은 그녀가 120회차의 경쾌하던 아로즈로 비춰져 보였다.
“우린 늙었잖아? 후회하지 말자고요. 스스로가 벌였던 일에 관해서.”
어느새, 집무실에 도착하였다.
그녀가 나에게 지팡이를 건네줬다.
“부디 몸조리 잘하세요. 전하.”
아로즈는 미소 지으며 조심히 나를 다른 이에게 부축시키고 떠나갔다.
늙었어도 당당한 그녀의 뒷모습을 지켜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이젠, 더 이상 그녀가 나오는 악몽을 꾸지 않을 것이라 느끼면서.
***
온몸의 관절이 비명을 내지른다.
눈꺼풀은 또 왜 이리 무거운 건가.
노화란 것이 이렇게 지독한 건가.
‘죽겠군.’
왕좌에 앉은 것만으로도 목석처럼 굳는데 과업은 어떻게 끝을 내냐?
“늦으셨습니다. 전하.”
왕좌에 앉은 나를 향해서 누군가 걸어와 고개를 가볍게 조아렸다.
눈가에 주름살이 약간 있는, 서른쯤 되어 보이는 강파른 미녀였다.
“누구지?”
“머리가 가셨습니까.”
“오늘내일하는 나이다 보니까 머리가 아파서. 그러고 보니 오늘이 내일이었던가? 내일이 오늘이었던가?”
“헛소리를 하시는 것을 보니 정상이군요. 일레아흐 에베콧입니다.”
왕좌에서 벌떡 일어날 뻔했다.
일레아흐.
120회차에서, 자살기도회 본부장을 맡던 그 갓난아기 회귀자 아닌가!
‘그러고 보니 45회차에서 나를 섬겼던 대신 중 하나라고 말했었지.’
설마 120회차의 그 갓난애가 저렇게 멋들어진 어른으로 성장한다니.
제아무리 전생이라지만 회귀자의 다른 모습을 보는 것이 새로웠다.
“올해 몇 살이지, 일레아흐?”
“쉰한 살입니다.”
“…….”
거, 무지막지한 동안이로구만.
“하기야 애기 때부터 귀여웠었지.”
“뭘 혼자서 씨부렁거리십니까?”
저 차디찬 독설도 여전하시고.
“오늘은 어전회의로 시작해…….”
“잠깐, 그보다.”
당장 해야 할 과업도 급한데 어전회의 따위에 시간을 쓸 수는 없지.
“일단 헤르탄을 만나보고 싶은데.”
“그놈……, 아니, 헤르탄 궁무대신께서는 편찬실에 계실 겁니다.”
“거기로 가야겠군.”
“하지만 오늘 업무는…….”
“그건 다음으로 미루도록 하지.”
단호히 말하고 일어선다.
늙은 몸뚱이도 제법 익숙해진다.
그나마 아로즈가 건네준 지팡이를 짚으며 가니까 간신히 걸을만 했다.
‘그래 봤자 끔찍하게 힘들지만.’
나는 지팡이를 짚고 끙끙거리며 헤르탄이 있을 편찬실로 걸어갔다.
***
편찬실은 책을 만드는 공간이었다.
진한 잉크 향기와 오래된 글귀가 배인 책 냄새가 진득하게 풍겨왔다.
내가 지팡이를 짚으며 힘겹게 걷는 와중, 책을 든 누군가가 다가왔다.
그것은 귀엽게 생긴 꼬마 애였다.
“안녀하세요? 하라부지.”
이빨을 뺀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꼬마 애는 발음이 옹알이 같았다.
내가 웃자, 꼬맹이도 키득거렸다.
“하라부지는 뭐 하는 사람이야? 그 철가면 웃기게 생겼어. 아히히.”
나는 싱긋 미소를 지어줬다.
“왕이다.”
“왕?”
“여기서 가장 높은 노인이지. 사형을 내려주랴? 감옥에서 썩혀주랴?”
“왕!”
꼬마 애의 얼굴이 새파래지더니 당장 울 것처럼 어쩔 줄 몰라 하였다.
‘45회차에서 태어난 아이인가?’
어린 외견을 하고 아이처럼 행동하는 인간은 오랜만에 봐서 낯설었다.
그런데 저편에서 누군가 걸어왔다.
“사과드려라. 헤일.”
잉크가 묻은 펜을 들고, 외알 안경을 착용한, 고귀해 보이는 노인.
그것은 45회차의 헤르탄이었다.
나만큼 늙은 헤르탄이었지만 외모만은 여전히 빼어나게 잘생겼다.
아니, 오히려 미노년으로 늙어서 더욱 원숙한 매력이 풍기게 됐달까.
‘해머 들고 용병들 내찢던 제1반란군장 시절과는 완전히 딴판이구만.’
회차마다 사는 삶이 다르기 때문에 각양각색의 회귀자를 보는 게 전생 과업 나름의 재미요소였다.
하여간 헤르탄이 한참을 말없이 나를 물끄러미 보다가 눈을 흘겼다.
“손주입니다.”
나는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뭐?”
“제 손주 헤일입니다. 결례를 범해 사죄드리겠습니다. 징징거려 데려와 준 겁니다.”
“하라부지! 나, 가기 싫어!”
헤르탄이 손주를 내보내고, 잠시 있은 뒤에야 나는 정신을 차렸다.
‘그래, 헤르탄이라도 자기 가족을 꾸렸던 삶이 없지는 않았었겠지.’
오히려 그러지 않으면 비정상이다.
일단은 이번 삶의 위치에 맞게 나는 그에게 말을 놓았다.
“그런데 누구랑 결혼을 했었지?”
“일레아흐 에베콧입니다.”
“흐어어억!”
나는 지팡이를 헛디뎌 넘어졌다.
우당탕 넘어져 허리가 박살 날 뻔한 나를 그가 재빠르게 품에 받았다.
헤르탄은 담담히 첨언했다.
“성년은 넘긴 뒤에 혼인했습니다.”
“그, 그랬나? 허, 허, 하하.”
헤르탄과 일레아흐가 부부였다니.
어째 120회차에서 서로 원수처럼 싸우더니 전남편, 전부인 관계였나.
당황해서 그런가, 말이 막 나간다.
“부, 부디 회귀하고 나서도 백년해로하길 빌지. 두 사람 모두 말이야.”
“그럴 일은 없습니다. 저흰 원 라이프 커플(One life couple)이니까.”
“원 라이프 커플?”
“이번 삶만 함께하는 겁니다. 회귀하고부터는 각자의 삶을 살고요. 매번 사는 것, 솔직히 지겹습니다.”
회귀자라서 그럴까, 어쩐지 저런 말을 하면서도 그는 꽤나 덤덤했다.
“되풀이되는 삶에서의 순애보는 삼류 환상소설에서나 쓰이는 겁니다.”
어째 카티에가 들으면 코웃음부터 칠 것 같은 발언이로군, 그래.
하여간 내가 45회차에서 끝내야 할 과업은 한참 전부터 표시돼 있었다.
[제1과업: 연옥계 마수 사냥.]
[제2과업: 진리의 문구 획득.]
[제한시간: 자연사할 때까지.]
[과업을 달성하면 돌아갑니다.]
연옥계 마수 사냥.
그리고 진리의 문구 획득.
‘이 두 과업을 완료하기 위해선 날 이해해 주고 도울 인물이 필요해.’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을 말해도 노망 취급 안 하고 이해해 줄 한 사람.
그것은 바로 헤르탄밖에는 없다.
“헤르탄.”
내가 한숨을 쉬며 말투를 고쳤다.
“잘 들으십시오. 사실 난 120회차로부터 온 또 다른 이범철입니다.”
나는 나의 사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천천히 설명했고, 늙은 헤르탄은 탁자에 앉아서 나의 말을 경청하였다.
나의 말을 숙지하며 펜으로 내용을 정리하던 헤르탄이 질문하였다.
“120회차의 나는 어떻습니까?”
“여전히 나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어지간히 할 짓도 없었나 봅니다.”
“…….”
어째 감상이 참 그다운걸.
헤르탄은 펜을 내리며 일어섰다.
“돕겠습니다.”
“……이렇게나 바로요? 내 말이 의심 가지도 않습니까?”
“제가 어째서 범철을 왕으로 모신다고 생각하십니까?”
“그거야…….”
나는 어눌하게 끝말을 묻었다.
헤르탄은 끌지 않고 말하였다.
“범철을 처음 만났던 것은 전장에서였습니다. 나는 제1반란군장이었고, 범철은 용병대의 대장이었지요.”
“그건 알고 있습니다.”
직접 몸소 겪어보기도 했었으니까.
“전란의 시대, 저를 가장 많이 죽인 것은 바로 범철이었습니다. 복수하려다가 엉겁결에 배로 당했었죠.”
헤르탄은 그때를 회상하며 말했다.
“그때는 화가 났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이끌리기도 했습니다. 그대라는, 범철이라는 인물에게.”
늙은 만큼 깊은 눈동자가 날 본다.
“애증을 가진 그대와 내가 친해지는 데 오래 걸리진 않았습니다.”
당연히 나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45회차까지의 헤르탄의 삶을 이미 직접 내 눈으로 보고 왔으니까.
철천지원수였던 우리는 여러 싸움을 걸쳐오며 절친한 친우가 되었다.
“물론 그대는 회귀자가 아닙니다. 그래서 특별합니다. 오직 그대만이 왕이 될 자격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게 도대체 뭐죠? 어째서 날 왕이 될 재목으로 여기는 겁니까?”
그러자 헤르탄은 미소를 지었다.
그것이 평소 그에게는 볼 수 없던 원숙한 미소라서, 난 꽤 놀라버렸다.
“그것은, 언젠가 범철 스스로 깨닫게 될 것입니다. 세상을 지키면서.”
알 수 없는 말이로군.
하여간 그가 내게서 등을 돌렸다.
“120회차에서 왔지만, 어찌 됐건 범철입니다. 그러면 나의 왕이지요.”
헤르탄은 나를 편찬실 깊숙한 곳으로 안내하며 걸었다.
나는 지팡이를 짚으며 말하였다.
“45회차의 회차목표는 뭐였습니까? 그렇게 강력했던 전성기의 나조차 달성하지 못했던 회차목표라니.”
“‘모든 미지의 섬 발견’입니다. 하지만 강함의 유무와 관련 없이 굉장히 완수하기 어려운 조건에 속하는 목표입니다. 끝이 없으니까요. 무인도부터 하늘섬까지. 세상에 섬이 어디 한두 개여야 말입니다. 지금도 조사는 계속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학자들 대부분은 저희가 살아 있는 동안 이번 회차 목표는 달성 불가하다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어쩐지 세계최강인데 회차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던 이유가 있었구나.
하여간 지금의 나는 임종 직전의 나이였다.
과업을 완료하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못난 체력의 노인으로는 안 된다.
“어떻게, 방법이 없겠습니까?”
“사실 젊은 시절의 원기를 회복하는 수단이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
내가 주름진 눈을 비비다 놀랐다.
“그런 방법이 있다고요?”
“불사조를 끓여 먹거나, 진귀한 존재의 사체를 이용하면 된다고 전해집니다. 그러나 현실상 대개 불가능하지요. 여기에 적혀져 있습니다.”
헤르탄은 편찬실 깊숙한 서재에서 불로와 불사, 영생에 관한 낡은 책을 뽑아서 나에게 잔뜩 건네주었다.
나는 그 책을 찬찬히 살펴보며 물었다.
“첫 번째 과업을 완료하기 위해서는, 연옥계 마수를 사냥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게 뭔지 아십니까?”
“연옥계 마수라면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괴물입니다.”
“그렇게 강합니까?”
“굳이 꼽자면, 연옥계 몬스터를 꺾을 수준의 몬스터는 오직 세상에서 대륙지배자밖에는 없을 겁니다. 설령 지금의 범철조차 감히 단신으로 감당할 수 있는 존재는 아닙니다.”
이건 평소보다 좀 더 암담하군.
카티에의 전생에 비해서 난이도가 너무 심각하게 높지 않은가, 젠장.
“그럼 ‘진리의 문구’라는 건 뭡니까?”
“그것은 대륙 곳곳에 숨겨져 있는 문구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무엇을 해도 바뀔 수 없는 세상의 진리가 적힌 문구. 그것을 바로 진리의 문구라고 합니다. 진리의 문구가 있을 고대유적이라면, 이미 왕정탐사단 쪽에서 파악해 둔 장소가 있습니다.”
그나마 두 번째 과업은 쉬운 것처럼 느껴지지만, 안심할 때가 아니다.
과업이고 뭐고 간에.
우선은, 이런 몸뚱이로는 안 된다.
“시간은 넉넉하진 않지만 꽤 있을 겁니다. 자연사할 때까지라면…….”
“아뇨.”
난 헤르탄이 건네준 책을 덮었다.
“이미 방법은 찾아냈습니다. 지금 당장 함께 가줄 수 있겠습니까?”
***
세월에 휩쓸려 썩어가는 몸뚱이를 바꾸려면, 당장 가야 할 장소가 있다.
왕답게 나는 즉시 인솔할 수 있는 병력이나 화력이 끝내주게 많았다.
“갑자기 그런 장소에는 왜 가려고 하십니까? 군단까지 거동하면서?”
일레아흐가 노호했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어깨만 으쓱했다.
“젊어지고 싶어서.”
“젊어지고 싶다니요?”
“문득 정력이 그립더구나.”
“저질스러운 농담 마시죠. 알겠습니다. 정 그렇다면 저도 함께 가지요.”
일레아흐가 강제 동행하였고, 나와 헤르탄, 그리고 병사들은 움직였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버려진 용의 둥지.
그곳에는 뼈밖에 남지 않은 거대한 용의 시체가 외롭게 남겨져 있었다.
어느 병사가 딱딱하게 자리 잡은 뼈를 살피고는 혀를 내둘렀다.
“이, 이거 움직이지도 않는데?”
“회귀자 도굴꾼 놈들이 용의 뼈를 왜 놔뒀나 했는데. 이런 이유에서였군. 완전히 굳어 움직이지도 않아.”
“이건…… 도대체. 뼈가 이리도 굳세게 굳은 시체는 처음 봅니다. 생전에 아주 거센 용이었나 본데요.”
“그럴 수밖에.”
용의 두개골을 손으로 쓸어내리며.
나는 유해를 묘하게 바라보았다.
“나의 친구이니까.”
이것은, 퀸소히니베의 시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