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1회차 164화
“대장. 그게 무슨 소리예요?”
“잠금 해제 재능이 발휘되지 않아.”
몇 번을 시도해 봤지만 똑같았다.
SSS급 재능은 관련 분야에서 내가 무엇을 할지 척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난 지금 열쇠구멍을 보고도 내가 뭘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내게서 잠금 해제 재능이 사라졌다.’
모두의 얼굴이 새하얘져 버렸다.
헤르탄이 다급한 어조로 말했다.
“이제 3분도 남지 않았습니다. 제한시간이 지나면 이곳 모두 중에 무작위로 1명씩 사망하게 될 겁니다.”
“그럼 사망자는 밴시가 돼서 우리를 덮치게 될 거라고요!”
“얼른 여기서 열쇠를 찾아야 합니다! 문을 열어야 해요!”
샬이 절규했고, 탐사단 모두가 혼비백산하며 폐쇄의 방을 뒤졌다.
보석더미를 엎고, 태엽 주변을 살피며 석벽을 검으로 팍 내려쳤다.
그러나 잠긴 문을 열 수 있는 열쇠는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재능이 사라지다니. 왜 갑자기?’
한편 나는 이를 악물고 있었다.
SSS급 재능은 당연한 것처럼 나에게 안겨서 함께 해왔던 재능이다.
그런데 왜 하필 이 순간, 잠금 해제 재능이 내게서 사라진 거지?
[2분 남았습니다.]
[시간이 모두 경과되면 방 인원에게 무작위 처벌이 시작됩니다.]
“부숴!”
“문을 부숴버려! 여길 나가야 해!”
아예 열쇠 찾기를 포기한 탐사단은 문을 부수려는 시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단단히 폐쇄된 문은 검과 마술로 공격해도 끄떡하지 않았다.
[‘폐쇄의 방’ 문은 드워프의 합금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극한의 내구력을 가졌습니다.]
[내구력: 9,719/9,999]
뭘 해도 꿈쩍도 않는 방문!
나는 관자놀이를 아프도록 눌렀다.
‘제기랄. 이젠 어떻게 해야 하지?’
잠금 해제 재능이 없어지는 변수가 일어나 상황이 꼬이고 말았다.
방의 곳곳을 살폈지만, 열쇠가 어느 곳에 숨겨져 있는지는 알 수 없
그렇다고 문이 부서지지도 않는다.
‘그럼 남은 방법은 하나뿐이다.’
내가 검을 뽑으며 말했다.
“안 되겠어요! 벽을 부숩시다!”
“벼. 벽을 말입니까?”
“문이 안 부서지면, 벽이라도 부숴야겠죠. 다른 방이나 통로로 이어질 겁니다. 지금은 그 수밖에 없어요.”
방문이야 막강한 내구력을 지녔다지만, 석벽은 그에 비하면 덜하다.
‘물론 드워프의 구조물답게 석벽도 아주 단단하기 그지없어 보이지만.’
난 마나원천 괴력술을 발동시키고, 동시에 담청색 구중 투구를 썼다.
막강한 무력을 배가시키는 비기와 무구!
‘로크를 찌를 때는 중심 잡느라 투구를 쓰지 못했지만, 지금은 달라.’
[인간의 영역을 초월합니다.]
[태산을 부수는 힘을 얻습니다.]
[차후 근육통, 호흡곤란, 인격불안이 들이닥칠 확률이 높아집니다.]
막강한 힘이 오르기는 했지만, 그에 맞먹는 부작용으로 심장이 뛰었다.
큰 것을 소화키느라 위장이 거북한 것처럼 압박감이 온몸을 지배했다.
그러나 그것을 이겨내고 나는 이를 악물며 연이어 마법을 발동시켰다.
[한기의 숨결의 속성과 효과가 물리적으로 변경됩니다.]
[살갗이 얼어붙는 것처럼 차가운 서리 폭발이 무기에 부여됩니다.]
[연속 폭발이 가능하나, 무기 내구력은 빠르게 줄어들게 됩니다.]
‘마법의 재능은 건사해.’
다행히도 다른 재능들은 무사했다.
솔직히 어째서 잠금 해제 재능이 사라졌는지 아직도 마음에 걸린다.
하지만 지금 신경 쓸 것은 아니다.
‘저 두껍고 탄탄한 벽을 부수려면 평범한 검술 따위로는 절대 안 돼.’
나는 오른손으로 용왕의 국검을 쥐고, 왼손으로는 다른 검을 내쥐었다.
-이거 놔! 으아악! 폭력은 싫어!
바로 롬의 에고소드!
검이 격한 진동을 떨어 동작을 방해했지만, 내 괴력엔 끄떡없었다.
반항 따윈 힘으로 때우면 그만!
단단히 양손에 검을 하나씩 쥔다.
‘블라이넨의 쌍검술.’
청색대륙에서 조우했던 그녀의 검술을 난 곁에서 직접 보고 익혔다.
비록 눈대중으로 익혔을 뿐이지만, 나에게는 검술의 재능이 있었다.
뭘 해야 효과적으로 쌍검을 쓸 수 있을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다들 비켜!”
내가 빠르게 블라이넨의 검술을 흉내 내며 쌍검을 민첩하게 휘둘렀다.
그러자 냉기폭발 폭풍이 벌어지며 한스러운 바람과 서리가 몰아친다.
칼끝에 스치며 마구잡이로 폭발하고 무너져가는 석벽들!
콰과강!
흙먼지가 일며 벽이 무너졌다.
다른 방에 가는 통로가 보인다.
간신히 탈출로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제 됐어!”
“나갈 수 있다고!”
그러나 기쁜 것도 잠시, 무너졌던 벽의 잔해가 흔들리고 갈라진 조각들이 붙으며 몇 초 만에 복원됐다.
[폐쇄의 방은 문으로 나가는 것만이 허용된 장소입니다.]
[드워프 왕의 위대한 시간건축술로 인해 벽이 말끔히 재건됩니다.]
[앞으로 총 14회 재건됩니다.]
‘망할!’
자동적으로 복구되는 석벽이라니!
아무리 건축술이 뛰어나도 유분수지 내 꼼수가 전혀 통하질 않는다.
‘앞으로 14번이나 복귀된다면 석벽을 부수는 것은 의미 없는 짓이야.’
나는 곧바로 표적을 바꿔서 문을 향해 달리며 쌍검을 내리그었다.
마구 폭사하는 험준한 검의 괴력!
[내구력이 450 감소했습니다.]
[내구력이 620 감소했습니다.]
[내구력이 820 감소했습니다.]
…….
문의 내구력이 마구 감소한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마저 내가 내쏟는 검의 냉기에 휩쓸릴 지경이었다.
그러나 문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문은 절대 부서지지 않습니다.]
[극한의 내구력을 가졌습니다.]
[내구력: 4,728/9,999]
절대 0이 되지 않는 내구력.
‘망할! 너무 늦었어. 검의 괴력을 감안해도 문 내구력이 너무 높아.’
그리고 절망적인 문구가 떠올랐다.
[1분 남았습니다.]
[무작위 사망자의 머리 위로 처벌의 증표가 떠오릅니다.]
모두가 허둥지둥 자신과 상대의 머리 위를 살피기 시작하였다.
우리 중에서 머리 위에 붉은 꽃 표시가 떠오른 자는 한 명뿐이었다.
바로 퀸소히니베!
롬이 그 표식을 가리켜 소리쳤다.
“너는 죽게 될 것이다!”
“나는 죽게 될 것이야!”
그녀가 핏기가 없는 표정으로 말했고, 나는 피나게 입술을 깨물었다.
‘제기랄! 하필 퀸소히니베라니.’
그녀가 죽으면 용의 밴시가 되어 우리 모두를 휩쓸게 될 것이다.
회귀자들이 백치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나도 미치광이가 될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1분 내에 문을 파괴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빌어먹을, 여기서 모두 생존해서 나가는 것은 포기해야 하는 건가?
내가 머리를 피나게 굴리고 있을 때, 누군가 다가오는 자가 있었다.
“롬?”
“너는 죽게 될 것이다!”
롬은 황급히 내가 손에 들고 있던 자신의 검붉은 검에다 손을 대었다.
난 녀석이 그 검을 가져가려는 것이라 생각해 멈칫했지만, 아니었다.
순간 검붉은 검이 빛을 발하였다.
[에고 소드가 빛을 발합니다.]
[롬의 활력이 전부 소진됩니다.]
[인원 17명이 순간 전이됩니다.]
환한 빛이 우리를 감싸 안았다.
***
“나, 나왔다!”
“살았어! 이젠 살았다고!”
우리는 가까스로 지상에 도달해 안도의 한숨을 터뜨리며 내쉬었다.
[핏빛의 도시를 벗어났습니다.]
[핏빛의 도시가 어디 잘살아보라며 작별인사로 악담을 던집니다.]
[이제는 일행이 죽더라도 밴시로 부활하지 않습니다.]
구중투구와 비기를 같이 쓴 후유증으로 엉망이었지만 난 미소 지었다.
뜨거운 사막의 햇살이 이토록 반가울 줄이야!
퀸소히니베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따가운 햇살을 어루만졌다.
“해가 이렇게 소중한 존재인지 알았으면 진작 살을 태웠을 것이야.”
카티에도 웬일로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만은 동감해요. 갇혀 있다 빛을 맞이하는 순간은 언제든 좋죠.”
“죽지 않고 폐쇄의 방에서 보석까지 챙겨 나오게 돼 다행인 것이야.”
내가 고개를 돌렸다.
“롬은 어떻습니까?”
“여전히 의식을 잃고 있습니다.”
헤르탄이 자기보다 덩치가 큰 롬을 용케도 묵묵히 업고 있었다.
롬의 코피는 멈추지 않고 있다.
“너는 죽게 될 것이다…….”
백치인 녀석이 눈을 감고 힘겹게 중얼거렸다.
한참 전에 이미 카티에가 그의 이마를 짚고는 고갤 저었었다.
“이건 활력이 한계까지 소모된 거라 치유가 불가능해요. 체력 회복할 때까지 쉬게 하는 것이 답이에요.”
우리가 지친 롬을 친히 업고 나온 것은 별다른 이유 때문이 아니었다.
‘폐쇄의 방에서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이놈 덕분이었으니까.’
이동기를 가진 에고 소드!
생각해 보면 롬이 기사단장 무덤으로 이동했던 것도 자신이 소유한 검 붉은 검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어쩐지. 에고 소드와 에고 실드의 아이템 옵션은 확인할 수 없었지.’
고급감정으로도 확인이 불가능할 만큼 정체가 불확실한 무구!
나는 의식을 잃은 롬이 껴안고 있는 방패를 뺏어서 잠시 들어봤다.
-제기랄! 너 뭐하는 거야, 지금!
곧장 화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나는 개의치 않고 질문했다.
“야, 너희는 검, 방패면서 말재주 말고도 별 희한한 능력이 다 있다?”
그러자 방패가 콧대 높게 말했다.
-흥. 그래. 우린 회귀할수록 강해진다고. 그래서 롬과 함께하는 거지.
내가 곧장 눈살을 찌푸렸다.
“회귀할수록 강해진다고? 너희한테는 그런 기능도 있는 건가?”
-흥, 그래! 전생기억도 있다고. 멍청한 너희와는 다르게 우리는 전생에 있던 모든 일을 기억하고 있지.
하지만 거기에는 모순이 있었다.
“너희는 무구잖아. 인간도 아니면서 어떻게 회귀할 수 있지?”
-그야…… 우리도 아주 먼 옛날에는 인간이었으니까. 어느 대장장이가 우리의 영혼을 공유시켜 방패와 검에 담아서 유지시켰거든. 그런데 왜 이걸 너한테 말하고 있는 거야?
방패는 자기가 말해놓고 짜증 냈지만, 난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회귀할수록 성장해가는 무구라니.
‘롬이 거물로서 가진 능력이 이거였군. 회귀하는 방패와 검이라니.’
어째 보통 위력이 아니다 싶었다.
나는 이번에는 검에게 질문했다.
“야, 그 폐쇄의 방에서 썼던 이동기 마법은 자주 쓸 수 있는 거냐? 그걸 쓰면 사막 횡단할 필요도 없이 편하게 다닐 수 있을 것 같던데.”
-이, 이건 100회차 때 습득한 스킬이야. 내가 허락한 진정한 주인만 쓸 수 있어. 거기다가 활력소모도 아주 크고 대기시간도 있다고! 너는 절대 쓰지 못해!
“그러냐? 뭘 어떻게 해야 너의 진정한 주인인데?”
그러자 검이 단호하게 말했다.
-최소한 너처럼 폭력적이면 안 돼.
그건 꽤나 슬픈 말이로군.
‘어째 롬의 전투법이 괴상하더니.’
방패로 공격하고 검으로 막는 싸움법은 어디서도 듣도 보도 못하였다.
롬은 호전적인 방패와 소극적인 검의 성향을 존중해 싸웠던 것이다.
‘하여간 어찌 됐든 간에.’
계속 마음에 걸렸던 것이 있었다.
‘재능이 어째서 사라진 거지?’
나는 오른손을 쥐었다가 폈다.
‘상태창.’
이름: 이범철
칭호: 크레스의 영웅, 거물을 멸살하는 자. 화살의 비를 뚫는 모험가…….
보유재능- 검술(SSS), 마법(SSS), 회귀자 살해(SSS), 보물 탐색(SSS), 낚시(SSS), 조련(SSS), 채굴(SSS)
힘: 153 체력: 136 민첩: 140 마력: 114 행운: 96
산전수전 겪으며 나름 화려해진 능력치이지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상태창을 확인해 보니 잠금 해제 재능만이 깨끗하게 사라져 있었다.
‘이제껏 이런 적은 전혀 없었는데.’
사실 불안감이 깃들기도 하였다.
재능이 사라진 것은 그만큼 회귀자와의 싸움에서 불리해진 것이니까.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 초조해 봤자 딱히 해결책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나는 퀸소히니베가 폐쇄의 방에서 한가득 챙겨온 보석을 바라보았다.
“야, 이것들은 내가 가져간다.”
“흥. 뭐, 내 노예쯤 된다면 보석 조금은 내어줄 수 있다는 것이야.”
단칼에 으르렁댈 줄 알았는데 퀸소히니베는 의외로 순순히 허락했다.
나는 손으로 보석 3개를 깨뜨렸다.
생각보다 그리 딱딱하지 않아서 손아귀에서도 보석은 잘 으스러졌다.
[적색대륙 극소의 보석은 소유자에게 힘을 가져다주기도 합니다.]
[보석을 깨뜨리면 신비한 마술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단, 일정 수준 이상의 재능이 있어야만 합니다.]
[SSS급 마법 재능이 획득한 마술의 종류를 다르게 변이시킵니다.]
[마술이 마법으로 변화됩니다.]
[그간 수련한 마나활용능력이 드높아 마법을 곧바로 익힙니다.]
[‘대형화염지대’를 익혔습니다.]
[‘낙뢰의 전야’를 익혔습니다.]
[‘역병의 바다’를 익혔습니다.]
‘최대 7서클은 되는 마법들이군.’
광범위 공격 마법!
‘재해’라고 일컬어지는 마법을 나도 드디어 익히게 된 것이다.
대마법사를 꿈꾸는 이라면 누구나 로망을 갖는 광범위 포화 마법!
시전시간이 오래 걸리고 익히기 어렵지만 수백 명을 죽일 수도 있다.
불리한 판도를 단숨에 뒤집고 규모를 키우는 것이 마법의 매력이었다.
‘그 고생을 했던 보람은 있었어.’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 쥐고 있던 방패가 내게 씨근덕댔다.
-너, 지금 고민이 있지? 너한테서 아주 익숙한 마술의 기운이 느껴져.
“네가 뭘 알아? 마술의 기운?”
-너, 원래가 가지고 있던 재능이 없어졌지? ‘황제’도 만났었을 테고.
나는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걸 네가 어떻게 아냐?”
-하, 역시나! 네가 재능이 없어져 버린 것은 분명히 ‘황제’ 소행이야.
“황제?”
나는 순간 눈매를 좁혔다.
나 말고 SSS급 재능을 지닌, 또 한 명의 천재.
방패의 목소리가 부들부들 떨렸다.
-우리도 그놈과 악연이 있거든. 우리는 꼭 그놈을 죽여 버릴 거라고.
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재능이 없어진 게 황제의 소행이라고?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하지?”
-그건 나도 몰라. 하지만 너처럼 뛰어난 소질을 지녔지만, 황제와 만나고 재능을 잃은 자가 꽤 있었어.
“황제를 만나고 재능을 잃어버린 사람이 나만 있는 게 아니라고?”
-그래. 어찌 됐건 분명한 것은 네가 잃어버린 재능의 행방을 찾으려면 놈과 만나 봐야 할 거야.
‘황제. 어째 계속 날 방해하는군.’
놈과 만나고 재능 한 개가 사라졌다.
드워프도 문제지만 적색대륙 지배자를 죽이기 전에, 반드시 날 방해하는 황제도 꼭 찾아봐야 하겠군.
그때 헤르탄이 불편한 기색을 띄며 말했다.
“이곳은 좋지 않은 곳입니다. 하필이면 올라와도 이곳으로 나오다니.”
“왜?”
“핏빛의 도시가 악담을 퍼부은 이유가 있었군요. 사막 모래가 유해요. 이곳은 사막드래곤의 영역입니다.”
“사막드래곤?”
내가 기겁한 눈길을 해보였다.
지하도시에서 막 탈출한 참인데 사막드래곤까지 만날 여유가 있겠나.
그러자 적색대륙 지식이 박식한 탐사단 리더 샬이 덧붙여 설명했다.
“아, 걱정하지 마세요. 사막드래곤의 영역이지만, 이곳에서 실제로 그 주인이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는 절대 없어요. 이곳 영역을 파괴하거나 다른 용이 침범하지만 않으면요.”
그리고 나는 미간에 손을 짚었다.
“크라아아아아앗-!”
끔찍한 포효소리가 울려 퍼졌다.
“으, 으아아악!”
“뭐야! 이게 무슨 울음소리냐고!”
퀸소히니베가 우울한 미소를 흘리며 갑자기 격동하는 대지를 보았다.
“정말 편히 쉴 틈이 없는 것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