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1회차 133화
불멸아귀.
머리가 아홉 개 있고 막대한 무력을 자랑한다는 청색대륙의 지배자.
‘심지어 아크 리치보다 강하다지.’
아크 리치는 최소한 신성력과 생명 그릇이란 약점은 밝혀져 있었다.
그러나 1급 공략정보가 아무렇지 않게 나도는 120회차의 세상에서조차, 불멸아귀의 약점은 숨겨져 있다.
‘어쩌면 약점이 아예 없을지도.’
신에 근접했다는 대륙의 지배자.
이제부터, 그놈을 쓰러뜨리러 간다.
아군 전체의 목숨이 걸린 만큼, 반드시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할 시점!
참으로 시기적절하게도 나는 초화와 재미나게 놀아주고 있었다.
“……아빠는 나랑 잘 놀아줘.”
한껏 장단을 맞춰서 소꿉놀이를 해 주자 초화의 뺨이 발그레해졌다.
“초화야.”
“……왜?”
“내가 가장 아끼는 애완수가 누구인지 아냐.”
초화는 시무룩해하며 저편에서 함께 노는 달귀와 백야를 바라보았다.
“……몰라. 하지만 난 아닐 거야.”
“왜 그렇게 생각해?”
“……백야는 애교가 많고, 달귀는 S급이야. 하지만 나는 애교도 없고, S급도 아니잖아.”
내가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틀렸어. 제일 아끼는 건 너거든.”
“……거짓말. 난 잘난 게 없는걸.”
자신을 줄곧 남과 비교하곤 하는 초화는 자존감이 무척이나 낮았다.
보통 자존감이 낮을 땐 공감해 주는 상담을 갈구하게 되지.
그래서 애완수의 낮은 자존감을 끌어 올려주는 것은 주인의 몫이다.
“잘난 게 없어? 네가 어딜 봐서.”
“……내가 어디가 잘났는데?”
“백야가 납치됐을 때 네가 꿀벌을 소환하지 않았으면, 내가 금방 길을 찾을 수 있었을까? 분명 못했을걸.”
그러자 초화의 표정이 살짝 밝아졌다.
“……나, 도움이 돼?”
“도움 되지 않으면 같이 안 다녀.”
그러자 초화가 흠칫 몸을 떨었다.
“……도움이 안 되면 버릴 거야?”
“내가 그렇게 냉혈한으로 보이냐?”
내가 묻자 초화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나는 애석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잘못 봤네. 버릴 건데.”
“……!”
나는 픽 웃고는 경악하는 초화의 머릿결을 쓰다듬었다.
“네가 도움이 되지 않는 건 살아 있지 않을 때뿐이지. 그러니, 죽지마. 그러면 난 절대 널 버리지 않는다.”
“……응.”
초화가 수줍어하며 내게 올라탔다.
[초화와의 호감도가 오릅니다.]
[상급조련에 의하여 교감으로 상승하는 호감도 폭이 증가합니다.]
[꽃봉오리가 부쩍 커집니다.]
퀸소히니베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내 노예가 아주 여유가 넘치는 것이야?”
“그랬으면 내가 이렇게 마음고생하고 살겠냐?”
“그런데 왜 이런 중요한 때에 애완수랑 한가롭게 놀아주는 것이야?”
“지금 이 순간에도 아버지를 업고 있는 너한테 들을 말은 아닌데.”
“흥. 아빠의 동면을 깨우지 않기 위해 보살펴드리는 것일 뿐이야.”
그녀의 지극한 효심에 감탄해줬다.
한편 카티에는 내게 올라탄 초화를 올려다보며 염려하였다.
“대장의 기력은 빨지 마요. 천지에 가면 불멸아귀와 싸워야 하니까요.”
초화는 크게 깨달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이모.”
“…….”
껄끄러운 호칭에 할 말 잃은 카티에를 붙잡고 난 귓속말을 속삭였다.
“우리가 미리 의논했던 계획은 기억하지? 정확히 그때 ‘기적’을…….”
“내가 완전기억능력을 가졌다는 것을 벌써 잊어버렸어요, 대장?”
“그래도 혹시나 해서 말이지. 잘못해서 실수가 벌어지면 안 되잖아.”
“걱정 마요. 그럴 일 없으니, 내가 죽을까 봐 불안해하지 마요. 대장.”
카티에가 나를 보며 미소 지었고, 나는 괜히 껄끄러운 기분이 들었다.
난 시선을 돌려 마나를 불태웠다.
화염마법으로 화비가 차던 검을 녹여버리자 칭호를 획득할 수 있었다.
[거물의 검을 녹였습니다.]
[현재 살해한 회귀계의 거물 숫자가 셋입니다.]
[신화등급 칭호 ‘거물에게 저항하는 파괴자’를 획득하였습니다.]
[한정효과: 1. 거물을 상대할 때 모든 능력치가 30% 상승합니다.
2. 거물의 특수한 능력이 당신에게는 별 효과를 미치지 못합니다.]
회귀할수록 강해지는 6명의 거물!
그중 난 무려 3명을 살해하였다.
‘거물살해 칭호가 생길 정도라니.’
의도치는 않았지만, 어쩌다 보니 거물 전문 학살자가 되어버렸군.
“캬아앙.”
“우리 딸은 누구를 닮아서 이리 귀여울까? 조금만 더 자라면 수컷들이 잡아가려고 무진 애를 쓸 거야. 아휴. 그때 가면 걱정 돼서 어쩌니?”
미별이 백야의 두 꼬리를 살살 간질이며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부모, 자식 간에 보기 좋네. 괜히 내가 길들여 민폐가 아닌지 몰라.”
“자립심도 못 키우고 나한테 매달리는 것보단 낫지. 하여간 그보다.”
그녀는 백야를 감싸 안으며 털에 얼굴을 폭 파묻고는 나에게 물었다.
“용왕의 간은 언제 줄 거니? 백룡도 만났는데 나머지 절반은 아직 주지 않았잖아. 계약위반이야.”
“하는 짓 봐서 준다고 했잖아? 불멸아귀 쓰러뜨리고 딱 내어줄게.”
“자꾸 그러면 복상사시킬 거야?”
“흐음. 딱 죽기 직전에 그만둘 수만 있다면, 그것도 꽤나 솔깃…….”
내가 진지한 표정을 짓자, 카티에가 나를 멋있게 꼬집어 비틀었다.
으윽! 내 팔꿈치야.
“도대체 날 몇 번이나 꼬집어봤으면 이렇게 절묘하고 아프게 하냐?”
그런데 카티에는 농담을 하는 나와 달리 정색하며 진지하게 속삭였다.
“대장. 복상사는 나도 할 수 있어요. 전생에서 서큐버스는 괜히 되었을까요? 스무 살이 되면 바로…….”
갑자기 등골이 몹시 오싹해지는데?
다행히도 헤르탄이 나를 구원했다.
“범철. 천 년이 깃든 세월의 약초를 모두 구해왔습니다. 이것이 카티에의 기억과 저의 기억을 합쳐 얻은 고암산의 모든 히든 피스입니다.”
강력한 보스몬스터의 구역을 제집처럼 드나들며 히든 피스를 모조리 독식하는 것은 회귀자의 이점이다.
헤르탄이 도깨비들과 조를 짜서 구해온 얄팍한 꾸러미를 건네주었다.
그것엔 원예가로 살던 시절엔 보지도 못했던 진귀한 약초가 무수했다.
그런데도 오히려 헤르탄은 나에게 고개를 깊이 숙였다.
“고암산이 위험한 마물이 득실대는 곳이라 히든 피스를 모으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곳에 왔던 경험이 그리 많지 않아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이 정도도 굉장하죠. 위험한 곳에서 수고했습니다. 헤르탄.”
나는 위험한 역할을 맡은 도깨비들과 일행에게 약초를 모두 나눠줬다.
“약초를 먹으니까 힘이 넘친다!”
“봐라! 불길이 불끈불끈 솟는다!”
카티에, 헤르탄도 약초를 먹었다.
“우웩. 맛이 너무 써요.”
“쓴 게 몸에 좋지요.”
퀸소히니베는 날 불만스럽게 보았다.
“왜 나는 주지 않는 것이야?”
“넌 기력도 세잖아. 양보 좀 해라.”
그녀가 고개를 픽 돌려 삐친 표정을 지었다.
“흥. 이번만 그래 주겠단 것이야.”
난 혼자 우두커니 검을 정비하고 있는 블라이넨에게 다가갔다.
그녀가 다루고 있는 쌍검에 옅은 색의 검기가 영롱히 빛나고 있었다.
“언제 봐도 검기가 날이 서 있군.”
“뭐든 벨 수 있으니까. 혼조차도.”
나는 그녀에게 약초를 던졌다.
“먹어라. 생존력을 올려준다던데.”
그녀는 검을 집어넣는 동시에, 한 손으로 내가 던진 약초를 잡았다.
“너는 먹지 않나?”
“뭐, 나야 워낙 명줄이 질겨서.”
“부담감을 느끼는 모양이군.”
저 자식, 하여간 예리하다니까.
내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패하면 싹 전멸하겠지. 최소한 한 명이라도 더 살리고 싶다.”
멀리 있는 일행을 지켜보았다.
저들의 목숨이 나에게 걸려 있다.
사실 고암산에 들어서부터, 줄곧 손에 젖은 땀이 마르질 않고 있다.
“내가 잘못 판단하면 전부 죽잖아. 나는 그런 상황이 싫다. 난 회귀자처럼 실수를 돌이킬 수가 없거든.”
블라이넨은 그런 나를 바라보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가 전멸을 하든, 누가 사망을 하든 네가 자책할 일은 아니야.”
“그게 무슨 소리지?”
“우린 네게 이끌려 자원했으니까. 죽을지도 모르는 싸움에. 스스로.”
나는 의아해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네가 웬일이냐?”
“뭐가.”
“왜 날 응원해 주냐고.”
블라이넨은 한참을 침묵하다 말했다.
“이번 삶의 너는 꽤 괜찮으니까.”
그리고 그녀가 시선을 돌리며 덧붙인 한마디에 난 내 귀를 의심했다.
“그래서 살았으면 해. 오래도록.”
결국 나는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참으려 했지만 웃지 않을 수 없었다.
“하하하…….”
삭막한 회귀자가 눈살을 찌푸렸다.
“왜 웃는 거지?”
내가 미소가 걸린 채로 말했다.
“네 말 듣고 기뻐서.”
“뭐가 기쁘단 거지? 그런 감정은 느껴본 지 오래돼서 잘 모르겠어.”
“네가 증명해 줬잖아. 내가 최소한 이번 삶을 헛살지는 않았다는 걸.”
“별게 다 기쁘군.”
블라이넨은 퉁명스레 말했다.
괜스레 내가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너를 선택한 보람이 있다. 괜히 회귀하지 말고 끝까지 살아남자고.”
“너도.”
블라이넨은 내게서 약초를 받아들고 차분히 씹어서 목으로 넘겼다.
거인도깨비 두령이 크게 외쳤다.
“도깨비들도 준비가 끝났다! 다 요술과 화기가 잔뜩 부풀어 올랐다!”
비환은 나에게 악수를 청했다.
“네 덕에 꿈의 나무를 태운 회귀자에게 복수가 가능했다! 우리 불도깨비는 예언보다 현재를 믿어 보겠다!”
나는 불을 꺼트린 녀석의 손을 맞잡고 악수를 나누었다.
“진작 그럴 것이지. 결전에서 활약이나 제대로 해라.”
“크하하! 걱정 마라! 불멸아귀에게 내 용암 맛을 듬뿍 보여주겠다!”
마침내 모든 준비를 마친 우리는, 고암산의 정상으로 향했다.
‘약점을 전혀 모르는 대륙지배자.’
솔직히 말해서 몹시 불리한 결전.
하나 대책 없이 가는 것은 아니다.
‘놈을 쓰러뜨릴 비책은 있다.’
비록 내가 회귀자는 아닐지라도.
가능성은 작지만 시도할 가치는 충분한 대책이 내 머릿속에는 있었다.
산을 오르던 도중, 복잡하게 뒤얽힌 넝쿨들이 나온 것은 그때였다.
도깨비들이 당황해서 소리쳤다.
“이 주변의 넝쿨은 미로처럼 복잡하다! 길을 찾기가 힘들 지경이다!”
“이익! 불로 태우고 지나가려 해도 가시나무들이 전혀 타질 않는다!”
천지로 향하는 길목에는 가시나무가 얽혀 있는 넝쿨미로가 존재했다.
‘항마의 각등을 이용하면 천지로 향할 수 있다고 했었지.’
내가 항마의 각등을 높이 들었다.
각등에서 뿜어진 빛 덕분에 헤매지 않고 바른길을 찾아갈 수 있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 산을 오른 끝에.
마침내 우리는 ‘천지’에 도착했다.
***
천지는 정상에 고인 큰 호수였다.
‘천지’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하늘과 땅이 맞닿은 것처럼 높은 지대.
기형적으로 길쭉한 소나무 숲이 무성하고 가지는 기괴하게 뒤틀렸다.
개중에 아주 높은 세 그루의 거목이 보였는데, 멀리 저편에 존재했다.
‘어째 숨쉬기가 힘든 곳이군.’
엷게 낀 안개 탓에 시야를 구분하기 힘들어 나아가기도 고됐다.
낯이 없는 도깨비, 달귀도 나아가다가 뿌리에 걸려서 넘어져 버렸다.
“……!”
“……눈이 없어도 헤매긴 같구나.”
초화가 조그맣게 비웃자, 달귀는 표정은 없지만 발끈하며 일어섰다.
카티에가 한숨 쉬며 고갤 저었다.
“미안해요. 여기부터 길은 나도 잘 몰라요. 안개 속을 헤매다가 지배자한테 죽은 경우가 부지기수여서요.”
“앞이 아무것도 안 보인다!”
모두가 당황한 채 안개 속을 헤맬 때.
블라이넨이 내 어깨를 잡았다.
“다들 멈추라 해. 네 말은 듣겠지.”
“어째서?”
“기척이 느껴져. 지나치게 강력한.”
나의 어깨를 쥔 그녀의 손에는 평소답지 않게 힘이 들어가 있었다.
나 역시 굳은 얼굴로 크게 외쳤다.
“전부 정지!”
내 말이 모두에게 울려 퍼지자.
모두가 멈춰 섰다.
그리고 호수에서 무언가 올라왔다.
촤아아!
호수가 요란하고 크게 파도쳤다.
다들 기겁하며 호수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안개 저편에서 희미하고 커다란 그림자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모두가 숨을 죽이며 멈춰 섰다.
촤아아아……!
긴 목을 늘어뜨리고, 아홉 개 머리를 가진 괴물 형체가 저기 있었다.
거대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네가 죽였군.”
그것은 몹시 특이한 음색이었다.
9개의 목소리가 중첩되어 울린다.
“나는 기운으로 알 수 있다. 네게 당해서 황색대륙 지배자가 죽었군.”
불멸아귀가 주목하고 있는 사람이 나라는 것을 그제야 알 수 있었다.
카티에는 몸을 떨었고, 헤르탄의 안색은 창백했고, 블라이넨조차 칼을 집은 손을 조금씩 떨고 있었다.
회귀자를 포함한 모두가 떨었고, 나 역시 두려웠으나 크게 소리쳤다.
“그것이 잘못되었나?”
“아니. 오히려 고마워해 주지. 내가 언젠가 하려던 짓을 대신 했으니.”
그 말은 조금 의외였다.
‘대륙지배자들끼리 사이가 나쁜가.’
하기야 강한 몬스터들끼리 관계가 우호적이면 그것도 꽤 이상하겠군.
아홉 개의 목소리가 내게 물었다.
“‘세 번째’의 ‘나’가 너에게 질문한다. 이제는 나를 죽이러 온 건가?”
말투가 어째 괴상한 면이 있군.
“당연하지. 회귀를 멈출 거니까. 그래서 회차목표를 이루려 한다.”
“그럼 나도 너를 죽여도 되겠나? ‘다섯 번째’의 ‘나’가 한 질문이다.”
“별 쓸데없는 것을 묻는군. 그리고 말투가 원래 그렇게 괴상한가?”
“나는 여럿이다. 규정짓지 마라. 그리고 이미 네놈 대답은 딱 알겠군.”
불현듯 돌풍이 분다.
팔을 올려 앞을 막다가 문득 그것이 바람이 아니라 입김임을 알았다.
그리고 돌풍처럼 뿜어지는 거대한 외침에 천지가 크게 뒤흔들렸다.
“너에겐 날 죽일 자유가 있다. 그러나 내게도 널 죽일 자유가 있다!”
중첩되는 아홉 목소리의 포효!
희뿌연 안개가 걷어진다.
[청색대륙의 지배자가 출현했습니다!]
[모든 이의 사기가 감소하며, 용기와 신앙심을 크게 상실합니다.]
우리는 청색대륙 지배자를 보았다.
몸뚱이는 인간의 형태와 비슷하나 두꺼운 비늘이 잔뜩 돋아나 있었다.
30미터나 되는 신장에 아홉 개의 머리를 가지고 있는 흉악한 거인.
‘정말 머리가 아홉 개로군.’
아홉 개의 머리는 형체를 알기 힘들 만큼 검고 기괴해 흉물스러웠다.
모든 머리가 사나운 이빨을 드러내며 흉포한 인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한, 모든 머리가 일제히 나를 매섭게 쏘아 노려보고 있었다.
“아홉의 ‘나’가 동시에 말한다.”
거대한 목소리가 경고하듯 울린다.
“네놈들에게 살려둘 가치는 없다.”
거대한 아귀가 길고 검은 팔을 아주 크게 휘둘렀다.
단순한 휘두름에 불과했지만 풍압만으로도 소나무들이 꺾여 넘어졌고, 우리도 멀쩡히 서 있을 수 없었다.
“히, 힘이 엄청나다!”
“무슨 팔 한 번 휘둘렀다고 태풍이 온 것처럼 나무가 휩쓸리는 건가!”
도깨비들이 마구 경악했다.
반면 나는 눈빛을 사납게 했다.
‘녀석을 쓰러뜨리려면 당연히 전생의 돌 과업부터 먼저 완료해야 해.’
전생 관련 특전을 얻기 위한 마지막 과업!
[연이 깊은 회귀자와 협력해 ‘천지’를 지탱하는 거목을 베십시오.]
[총 세 그루의 거목을 베어야 마지막 과업을 완료할 수 있습니다.]
환경과 목적에 의해 결정되어선지 마지막 과업은 천지에서 해야 했다.
‘우린 천지를 지탱하는 거목부터 베어야 한다. 불멸아귀를 피하면서.’
천지에 도착하자마자 거목부터 파괴하려 했지만, 호수를 지나면서 불멸아귀와 바로 맞닥뜨리고 말았다.
‘저 녀석을 어떻게 피해야 하지?’
살의가 담긴 눈으로 녀석을 본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하하하…….”
“대장? 실성했어요?”
카티에가 놀라서 나를 보았다.
나는 입가를 비틀었다.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으니까.
‘약점이 없다고?’
도대체 그런 착각을 왜 했을까.
저렇게나 빤히 약점이 보이는데.
‘혹시나 했지만, 역시 그랬어.’
내가 턱을 들고 불멸아귀를 봤다.
“너, 회귀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