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1회차 081화
그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 것은 청색대륙을 목전에 둔 날이었다.
항해 후반, 흰 눈이 내리는 오후.
퀸소히니베는 갑판에 몸을 웅크리고 누워서 느긋하게 하품하였다.
“청색대륙에 가면 나를 낳아주신 아빠를 찾고 싶다는 것이야.”
“아빠를 찾겠다고?”
“응. 틀림없이 고귀한 용의 신분에 걸맞게 아주 멋지신 분일 것이야.”
그러고 보니 청색대륙엔 퀸소히니베의 아버지가 살고 있다고 했었지.
“너희 아버지가 어떤 용이신데?”
“어릴 적부터 어머니는 아빠에 관해서 별 얘기를 해주지 않으셨던 것이야. 어렸을 때 떼를 쓰자, 오로지 새하얀 용이라는 것만 말해주셨지.”
“비늘이 흰 용이라.”
기분 탓인가. 언젠가 그런 용에 관해서 들어봤던 것 같은데.
“비늘 색처럼 청렴결백한 마음씨를 지니신 어른이 분명하실 것이야.”
퀸소히니베는 줄곧 헤어졌던 아버지를 만날 기대에 부푼 것 같았다.
“하여간 오늘은 무엇인 것이야?”
난관이 없는 항해는 무척이나 지루해서 시간 때울 거리가 필요하다.
카드놀이에도 질린 승객들은 대부분 선실에서 잠만 퍼질러 자고 있었다.
그리고 퀸소히니베는 심심할 때마다 내게 다가와 무슨 얘기는 경청해 들으며 지루한 시간을 흘려보냈다.
“어떤 이야기가 듣고 싶은데.”
“음담패설?”
“…….”
어째 얘가 성체가 되더니 못된 것만 배워가는군.
“수위 높은 얘기가 그렇게 좋냐?”
“성체가 된 후부터 이상하게도 갖가지 욕구가 마구 샘솟는 것이야.”
“예를 들면, 어떤?”
“연애가 해보고 싶다든지?”
“하, 어떤 녀석이랑?”
“흥. 당연히 비밀인 것이야.”
흐음, 괜히 궁금해지는데.
“뭐, 존중해. 어른이 될수록 성에 끌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 아니겠냐.”
“끌지 말고 어서 말하란 것이야.”
“흠. 이 얘기는 술집의 웬 흉터 진 한 여행가한테서 직접 들은 건데. 어느 어여쁜 도플갱어와 술꾼 세공사가 사랑에 빠졌대. 몬스터와 예술가가 금단의 사랑을 나눈 거지. 그런데 첫날밤 도플갱어가 세공사의 바지춤을 내려 보니 세상에…….”
뒤틀려 버린 주종관계와 성에 대한 무한한 탐구심이 함께하는 친구 사이에 서로를 가로막는 벽이란 없다.
우리 둘은 깨끗한 바다를 보며 다분히 유해하고 뜨거운 얘길 나눴다.
어느새 헤르탄이 낚싯대와 양동이를 챙기고서 우리 곁에 앉았다.
“편향된 성지식, 이롭지 않습니다.”
그러자 퀸소히니베는 심기가 상했는지 한쪽 눈썹을 올렸다.
“하. 헤르탄은 나를 어린애로 보는 것이야. 그것 하나 구별하지 못할까?”
“어린애보다는 동생 같습니다만.”
그녀는 도도하게 고개를 틀었다.
“뭐, 내게 헤르탄 같은 오빠가 있어도 그리 나쁘진 않았을 것이야.”
헤르탄은 조용히 턱을 쓰다듬었다.
“제게도 퀸소히니베 같은 여동생이 있었지요. 말은 참 듣지 않았지만.”
“그럼 지금 그 여동생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이야?”
“범철한테 칼 맞고 죽었습니다.”
“…….”
퀸소히니베가 나를 쓰레기처럼 보았고, 나는 한숨만 나올 뿐이었다.
“정당방위였어, 인마.”
“헤르탄은 그걸 납득하는 것이야?”
퀸소히니베는 나를 아주 의심스럽다는 눈빛으로 곁눈질했다.
헤르탄은 덤덤히 물고기를 낚았다.
“물론입니다. 죽을 만했어요. 걔.”
“…….”
하여간 제정신이 아니라니까.
헤르탄은 묵묵히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양동이에 물고기가 차올랐다. 그 모습을 보자 나도 제법 구미가 당겨서 낚싯대와 양동이를 들었다.
하나 한참의 시간이 흘렀지만 내 양동이는 그저 텅 비어 있기만 했다.
“범철은 낚시에는 소질이 없군요.”
“그러게 말입니다.”
입맛을 다시던 순간, 입질이 왔다.
“왔다!”
손아귀에 맴도는 손맛!
손에 착 감겼지만, 뭘 해볼 새도 없이 낚싯줄이 픽 끊어져 버렸다.
제길, 싱겁긴.
“뭔가 커다란 게 미끼를 물기는 하는데, 자꾸 낚싯줄이 끊겨버립니다.”
누군가 본다면 내가 낚시에 재능이 없다고 멋대로 확정 지을지 모른다.
그러나 오히려 반대였다.
나는 재능이 너무 넘쳐났기 때문에 아무런 물고기도 낚을 수가 없었다.
[대형 어종이 입질을 했습니다.]
[낚시 재능을 개척했습니다.]
[본인의 낚시 재능은 SSS급입니다.]
[‘1,000년 동안 자리를 지킨 낚시꾼’을 뛰어넘을 재목!]
SSS급 낚시 재능!
배를 타고 항해한 덕분에 새로운 재능을 찾아낸 것은 무척 기뻤지만, 도대체 바닷속에서 뭐가 미끼를 무는 건지 낚싯줄이 뚝뚝 끊겨 나간다.
어떨 때는 너무 힘이 세서 낚싯대 자체가 부러진 일도 비일비재했다.
‘내가 낚싯대만 물에 담그면 듣도 보도 못한 물고기가 돌아다니네.’
심지어 어떤 날에는 수면 위로 새끼 크라켄만한 그림자가 오갔다.
대어를 넘어선 대형괴물이 배 주변을 지나다니자 선장은 괴성을 내질렀다.
“제발 낚시 좀 그만하시오!”
“기다려 봐요. 이러다 내가 보물선이라도 낚을지 누가 알겠습니까.”
“보물선이고 나발이고, 자꾸 그렇게 낚시질을 할 거면 확 자살해버리겠소! 청색대륙까진 알아서 가고!”
제기랄, 회귀자들은 왜 이렇게 자기 목숨으로 협박을 잘하는 거야?
나는 입맛을 다시며 부러진 낚싯대를 거둘 수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평범한 낚싯대로는 내 재능을 감당할 수 없는 것 같군.’
청색대륙에 도착하면 품질 좋은 낚싯대를 구해보든지 해야겠다.
‘하여간.’
나는 며칠 전에, 헤르탄과 나눴던 대화를 상기해보았다.
“이번 여정에서 우리가 죽여야 할 청색대륙의 지배자는 불멸아귀입니다.”
“불멸아귀요? 독특한 이름인데요.”
“머리가 아홉 개 있고 덩치가 30 미터나 된다는 몬스터입니다. 리치가 마력이었다면, 아귀는 무력에 특화된 아주 강력한 지배자입니다.”
청색대륙의 지배자가 강할 것이란 것은 당연히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회귀자의 세상은 온갖 1급 공략정보가 아무렇지 않게 나돈다.
가령 아크 리치도 생명그릇이란 치명적인 약점이 밝혀져 있지 않던가.
“그럼 약점은요?”
“없습니다.”
“예?”
“불멸아귀가 아크 리치보다 강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리치는 신성력으로 약화시키고 생명그릇을 부수면 됐지만, 불멸아귀는 약점이 없어요.”
“그럼 어떻게 죽입니까?”
“보통은 죽고 재도전하며 해답을 찾아가야겠지만, 1회차인 범철의 경우는 답이 없습니다. 이것만은 저도 제대로 조언 드리지 못하겠군요.”
“…….”
왠지 황색대륙 때보다 훨씬 악조건 속에서 시작하는 기분이군.
약점이 없다는 청색대륙의 지배자는 대체 어떻게 해야 죽일 수 있을까?
그렇게 내가 여정에 관하여 고심하고 있을 때, 핼쑥해진 카티에가 걸어 올라왔다.
“뱃멀미가 조금은 나아졌어요.”
“좀 더 쉬지 그러냐? 괜히 올라왔다가 또 내 옷에다 토하려고?”
“흥. 어차피 이젠 다 왔는데 뭘.”
“뭐?”
바로 그때.
약속한 것처럼 타이밍 좋게, 망루의 선원이 커다랗게 외쳤다.
“청색대륙이다!”
눈송이가 내리는 한겨울의 바다.
어렴풋이 땅덩어리가 보였다. 먼 거리지만 우거진 산세가 눈에 확 들어올 만큼 장엄하고 울창하다.
때 묻지 않은 자연 같은 느낌인걸.
‘예상보다 훨씬 빨리 도착했군.’
황색대륙과 청색대륙을 오갈 때 보통 30일 이상 걸리며, 암초나 날씨 따위의 변수를 더하면 훨씬 지체된다.
하나 항해일은 고작 20일 걸렸다.
중간에 배가 바뀐 것을 고려하면 최단루트로 왔다고 해도 무방하다.
‘확실히 비싼 뱃삯 몫은 해줬군.’
시간이 단축될수록 유리하다.
대륙의 지배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강해지기에, 일정은 촉박하다. 가장 효율적이고 빠른 준비만이 대륙의 지배자를 살해하는 공략법이다.
“드디어 도착했군요.”
“풍경이 멋진 땅인 것이야.”
“땅에 내리면 물부터 마실래요.”
일행이 청색대륙의 땅을 보며 각자 한 마디씩 감상평을 던지고 있을 때.
“끄아아악!”
풍덩!
갑자기 망루에 서 있던 선원이 바다로 내던져졌다.
그리고 위로부터 느껴지는 열기.
고개를 황급히 쳐들었을 때.
화르륵!
돛대가 불태워지고 있었다.
* * *
가장 먼저 귓가를 스친 것은 카벨 선장의 분노로 가득 찬 고함이었다.
“선실의 승객들을 모두 깨우고, 서둘러 화재를 진압해라! 그리고 선내의 전투원은 저놈 목을 당장 따버려!”
범선에서 돛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감히 말할 필요조차 없다. 중앙 돛이 불타버리면 우리는 선내에서 노를 저어서 움직여야만 한다.
거기다 자칫하면 바다 한가운데에서 표류해버릴 위험성까지 있었다.
‘갑자기 뭐야, 저놈은……?’
나는 카벨 선장의 검 끝이 가리킨 곳에 있는 붉은 생명체를 보았다.
망루에 있던 선원을 바다로 던져 버리고 돛대를 불태워버린 괴물은 난생처음 보는 생명체였다.
키가 몹시 크고 살집이 두터우며, 온몸이 불타듯 화염에 감싸져 있다.
카벨 선장이 날카로운 눈동자로 악을 쓰며 소리쳤다.
“불도깨비가 내 배엔 뭔 일이냐!”
불도깨비?
저 괴물이 도깨비란 말이야?
“크왁!”
몸이 타오르는 도깨비는 범선 제일 큰 중앙 돛을 태우곤 뛰어내렸다.
콰앙!
지나치게 육중한 몸무게 때문에 갑판이 기우뚱 요동치고 갈라졌다.
불도깨비가 사나운 눈길로 갑판 사방을 휘저어 노려봤다.
“마검사! 여기, 마검사가 있다! 그놈을 죽여야 된다! 없애버려야 해!”
마검사?
하나만 파기도 힘든 판국에, 검과 마법을 모두 쓰는 유능한 전투원?
내가 알기로 이 배 위에 그렇게 잘난 사람은…….
‘……나밖에 없잖아.’
우리 배의 총책임자이자 의리 넘치는 카벨 선장이 사나이답게 외쳤다.
“바로 저놈이오. 저 자식만 죽여!”
“…….”
날 가리킨 저 손가락을 베고 싶군.
포악한 불도깨비는 곧장 나를 주시하며 두꺼운 가슴에 화염을 태웠다.
“네놈이 마검사였군!”
갑자기 히사네가 내게 던져줬던 충고가 머릿속에서 번뜩 떠올랐다.
어떤 상황에서도 불도깨비와는 접촉하지 말라고 했던 그녀의 당부.
그러나 청색대륙에 닿기도 전에 재수 없게 불도깨비가 습격할 줄이야.
“네놈은 이 청색대륙에 발을 디뎌서는 안 돼! 당장 불타 없어져라!”
저게 뭐라는 거야?
나는 당황해 검을 뽑으며 외쳤다.
“망할! 뭔 난데없는 개소리야?”
“미래의 재앙! 당장 사라져라!”
불도깨비가 나에게 돌격해왔을 때, 헤르탄이 민첩히 씨앗을 내던졌다.
넝쿨이 도깨비의 타오르는 신체를 휘감았으나 속박하지 못하고 탔다. 헤르탄의 산림 주술은 불도깨비와는 전혀 상성이 맞지 않았던 것이다.
“범철! 어서 피하십시오!”
“당장 죽어라, 마검사!”
불도깨비는 몸에 휘감긴 불꽃만큼이나 두툼한 주먹이 위압적이었다.
나는 반사적으로 자세를 낮추고 달려들어 놈의 가슴에 검을 내그었다.
그런데…….
탱강!
불도깨비의 흉부를 베는 순간, 검신이 깨지면서 녹아내리고 말았다.
‘망할! 철검이 안 통하잖아?’
해적을 퇴치한 공로로 받은 함상전투용 도검이 완전히 쓸모없게 됐다.
불도깨비도 딱히 상처를 입진 않았지만, 내 반격에 상당히 놀란 투였다.
“웬 칼날이 오소리처럼 날렵하구나!”
“불도깨비의 신체에는 어지간한 쇠붙이가 통하질 않소! 불길이 없는 눈동자나 정수리를 노려야 하오!”
카벨 선장이 검을 뽑으며 옆에 섰다.
나는 입술 핥으며 그를 빤히 보았다.
“꽤 낯짝이 두껍습니다?”
“방금은 그저 놈의 시선을 돌리려 했던 거요. 커흠!”
선장이 멋쩍어하며 헛기침했다.
뒤늦게 선실에서 자다가 뛰쳐나온 승객들도 불도깨비를 보곤 놀랐다.
“뭐, 뭐야?”
“청색대륙에서도 보기 어렵다는 불도깨비가 왜 갑판 위에서……?”
다들 놀라긴 마찬가지지만, 불도깨비를 방치했다간 큰일이 벌어진다.
그때 한 소녀가 무기 한 자루조차 쥐지 않고 불도깨비를 막아섰다.
카티에는 놀랍게도 세 치 혀로 도깨비를 멈추게 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내가 메밀묵을 숨겨놓았어요. 겨울에 수확해서 흥취 좋은 것으로.”
“뭣! 어, 어, 어, 어디 말이냐!”
광포하던 불도깨비가 메밀묵이란 한 마디에 갑자기 침을 질질 흘렸다.
‘갑자기 왜 저러지?’
메밀묵을 그렇게나 좋아하나?
하여튼 놈이 크게 방심한 순간.
“지금이에요!”
“푸아악!”
콰가광!
퀸소히니베에게서 뿜어져 나온 낙뢰 브레스가 도깨비한테 적중했다.
“용이다! 용이 있다!”
“…….”
불도깨비는 소규모 번개를 맞고도 죽기는커녕 더욱 성질내며 화냈다.
‘생명력이 뭐가 저렇게 질겨?’
물론 마비는 얼추 걸렸는지 다리에 힘이 풀려서 엉덩방아를 찧긴 했다.
놈이 불타는 양팔을 높이 올렸다.
“용은 세다! 골치가 아프다! 성질이 난다! 그래서 전략을 바꾸겠다!”
불도깨비는 엄청 순진한 건지, 머리가 나쁜 것인지 자기 생각을 죄다 입 밖으로 뱉으며 갑판을 내려쳤다.
그러자 범선 전체가 불꽃에 휘감기며 대형화재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제기랄! 무슨 개짓거리야!”
“선장님! 불도깨비가 배를 침몰시키고 있습니다!”
“멍청아! 나도 눈이 있는데 그걸 모르겠……! 어어억!”
그 순간 카벨 선장은 넘어졌고, 모두들 바다에 빠지지 않기 위해 갑판 위의 아무 물건이나 붙잡고 마구 악을 썼다.
해상전 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급격하게 기울어버리는 선체!
“으아악!”
“바, 바다에 빠지긴 싫어!”
한겨울의 바다다.
저 차디찬 바닷물에 빠졌다간 얼어 뒈지는데 몇 시간도 안 걸릴 거다.
불도깨비는 호탕하게 웃었다.
“불이 못 죽이면 물이 죽여준다!”
불타는 범선이 완전히 기울어 침몰을 목전에 두자 도깨비는 부유했다.
하늘로 유유히 도망치는 불도깨비!
“마검사가 청색대륙에 올 수 없게 해야만 한다! 바다에 빠져 죽어라!”
저 빌어먹을 개자식!
진홍색 로브를 착용하고 싶었지만, 90도로 기울며 불타는 갑판에서 복장을 바꿔 입는 일은 불가능했다.
우선, 놈의 몸을 묶어놓아야 한다.
‘불도깨비라면 한기로 붙잡아둔다.’
불꽃에는 냉기로 맞서는 게 정석!
한기의 숨결이 입속에 머금어지자, 나는 기우는 갑판을 힘껏 기어올랐다.
젖 먹던 힘까지 짜내 뛰어오른다.
“후우욱!”
내가 공중에 떠오른 불도깨비를 향해서 냉기 서린 숨결을 내뱉을 때, 불타는 신체에 냉기가 스며든다.
그러나 놀랍게도…….
“마검사 놈! 칡뿌리보다 질기다!”
불도깨비의 몸이 시퍼렇게 바뀌면서 내가 뿜은 냉기를 흡수해버렸다.
묵직한 팔이 휘둘러진다.
푸른빛의 불꽃이 내게 작렬한다.
‘……차가운 화염?’
다가오는 저게 불꽃은 분명한데, 왜 저렇게 차갑고 한이 서려 보이는지.
그것이 머리에 직격한 순간, 눈앞이 완전히 어둠에 잠식되고 말았다.
……바다로 떨어진다.
풍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