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5. 하루의 끝(End of a day)
“아니, 왜 또 내 방에 다 모였는데요.”
각자 컨디션 관리하고 쉬자고 말한 게 몇 시간 되지도 않았는데.
입욕제를 풀고 푹 몸을 담그는 게 취미가 돼버린 덕분에 욕조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었다.
그사이 숙소도 한 번 더 옮겨서 이제는 씻다가 언제 끝나냐고 닦달당하지 않아도 돼서 좋다.
그러다 보니 공연 때문에 해외로 나와도 반신욕을 포기할 수가 없다.
느긋하게 몸을 풀고 잠깐 우진 형이랑 이야기하고 온 사이.
언제 모인 건지 내 방문 앞에 쪼르르 모여있는 멤버들 모습에 나도 모르게 한숨이 터져 나왔다.
“아니, 문자라도 하지. 왜 밖에 다 이렇게 서 있어.”
“빨리 문 열어줘.”
투덜거리긴 했지만, 싫은 건 아니다.
그저 그사이 더 뻔뻔해진 찬이가 얄미울 뿐.
“다음번엔 찬이 방에서 모여요.”
툴툴거리면서도 방문을 열었고, 멤버들은 익숙한 듯 각자 편한 대로 자리를 잡았다.
입술을 삐쭉거리는 내 모습에 멋쩍은 듯 준이 형이 입을 열었다.
“그냥 내일 무대 얘기도 좀 하고.”
“형은 언제든지 와도 돼요.”
“쉬어야 하는데 방해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
준이 형이 오는 건 언제든 환영이다.
시간이 수없이 지나도 내 덕심이 흔들리는 일은 없으니까.
온화하고 다정한 준이 형 미소는 몇 년이 흘러도 면역이 안 생기는 게 문제라면 문제일까.
여전히 나는 준이 형이 괜찮을 거라 말하면 전부 괜찮아질 것 같은 기분이 들곤 했다.
“나는?”
“형, 나는요?”
불쑥 얼굴을 들이미는 경환 형과 등에 매달리는 세빈이 덕분에 휘청이며 현실로 돌아온 나는 못 말린다는 듯 웃고 말았다.
여기서 끊지 않으면 영빈 형, 찬이도 말을 보탤 테고, 그러면 한참 동안 시달려야 한다는 걸 경험으로 안다.
사실 공연 전이면 내 방으로 모이는 거야 늘 있던 일이라 새삼스럽지 않다.
자기들 나름대로 어떻게든 긴장을 덜어보려는 무의식중의 행동이라는 것도 알고.
집이었다면 거실에 모여 잠들거나 준이 형 방에 뭉쳐서 잤을 테지만 밖에서는 이렇게 내 방에 모인다.
서로 얼굴을 보고, 평소처럼 태평한 소리를 나누면서 우리는 이번에도 잘 해낼 거라고 그렇게 다짐하는 시간.
몇 년이나 지났건만 우리는 여전히 우리가 다 같이 모여있는 순간이 가장 편하다.
“아이고, 내일 공연만 끝나면 한국이네.”
“가자마자 회사 앞에 감자탕집 가자.”
“아, 말하지 마요. 먹고 싶잖아….”
“그래도 재밌었다.”
“맞아. 역시 공연할 때가 제일 재밌긴 해요.”
이제는 제법 잘생겨진 우리 세빈이가 침대에 걸터앉아 발을 까딱거렸다.
어릴 때는 예쁘기만 했는데 그사이 잘생기기까지 해서 얼마나 기특한지.
“그때 생각난다. 왜, 그 있잖아, 첫 아시아 투어 때.”
“싱가포르?”
“맞아. 그때 환이 쓰러졌잖아.”
“그 얘긴 이제 잊을 때도 되지 않았냐?”
“멀쩡한 척하던 애가 갑자기 픽 쓰러지는데 어떻게 잊냐.”
찬이가 꺼낸 오래전 이야기에 경환 형이 냉큼 답했다.
그게 벌써 몇 년 전이야….
그동안 죽어라 운동에 매달려 기초체력을 끌어올렸다.
운동해도 티가 안 나는 몸으로 내가 얼마나 고생했던가.
그때를 떠올리니 자연스럽게 시스템 관리자와의 대화도 떠올랐다.
그 꼬맹이는 차라리 내 몸을 바꾸는 게 덜 까다롭다고 했다.
더불어 왜 내 몸의 신체적 변화가 적은 지도 간략하게 설명해줬다.
이미 한 번 죽은 몸이나 다름없기에 더 이상의 성장은 기대하기 힘들 거라고.
이 몸으로 사는 내 앞에서 태연하게 죽은 거라고 지칭할 때는 어찌나 화가 나던지.
더불어 키를 조금 키워줄 수야 있지만, 그것보다 다른 쪽으로 보상을 받는 게 더 좋지 않겠냐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실 한 달 동안 포잉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떤 걸 보상으로 요구할지는 이미 정해두었다.
다만, 그런 사정이 있는지는 몰랐기에, 꼬맹이에게 이야기를 듣고 나니 키에 대한 미련을 어느 정도 버릴 수 있었다.
그때 내가 관리자에게 요청한 건 포잉의 의견대로 기초체력이라도 늘려달라는 것이었다.
악으로 버티는 데도 한계가 있다.
가뜩이나 스케줄에 치이면서 더욱 체력적 한계를 느끼고 있어서 앞으로가 걱정되기도 했다.
그것도 죽은 몸이라 안 되냐고 퉁명스럽게 말하는 내게 관리자는 미묘한 얼굴로 어렵지만 해보겠다고 했다.
다만, 한 번에 적용되는 게 아니라 단계적으로 적용될 거라는 말을 덧붙였다.
포잉과 나는 그 꼬맹이가 신 같은 게 아닐까 하고 대화를 나누었었다.
포잉은 관리자와 관련해 무언가 들은 눈치지만 자세한 언급을 피했고.
아무래도 그쪽 세계의 사정 같은 게 있는 모양이라 더 캐묻지 않았다.
어쨌든 그 보상은 착실히 조금씩 적용되었고, 거기에 내 노력이 더해져 이제는 제법 잘 버틸 수 있게 되었다.
“아무리 그래도 우리 화니가 최약체인 건 변함없죠~!”
“그게 내 탓이냐!”
결국 참지 못하고 찬이 등짝을 후려친 나는 아프다고 침대를 구르는 찬이를 발로 찰까 말까 심각하게 고민했다.
침대에서 굴러떨어지면 내일 공연에 지장이 있을까?
무시무시한 내 생각을 눈치채기라도 한 건지 영빈 형은 내 옆에 털썩 앉더니 어깨를 두드려주며 위로했다.
“네가 참아. 쟤는 나이는 안 먹고 체중만 늘었잖아.”
그간의 내 노력을 지켜봐 온 다른 멤버들은 피식거리며 나를 대견하다는 듯 봤다.
“세빈아, 너까지 그렇게 볼 건 없잖아….”
“왜요? 제가 어떻게 봤는데요? 전 우리 형이 좋아서 본 건데.”
“…내가 말을 말아야지.”
내 안의 세빈이는 여전히 처음 만났던 때처럼 조그맣고 아기 같은데, 현실의 세빈이는 어느새 능글맞아졌다.
차마 뭐라고 할 수도 없어서 입만 벙긋거리는 내게 우리 막둥이는 배시시 웃었다.
자기가 저렇게 웃으면 내가 뭐라 못하는 걸 너무 잘 알아서 문제다.
우리 귀여운 막둥이가… 때 탔어….
방긋거리던 우리 세빈이는 기어코 준이 형 무릎을 차지했다.
이제는 묵직한 막내 무게에 준이 형이 앓는 소리를 냈지만, 세빈이는 역시나 못 들은 척했다.
그 모습을 본 경환 형이 슬그머니 영빈 형을 바라봤지만, 시선이 마주친 영빈 형이 고개를 돌려버렸다.
아쉽다는 눈을 한 경환 형에게 어느새 살아난 찬이가 뒤에서 달려들어 또 한바탕 난리가 났다.
그러니까 왜 늘 이걸 내 방에서 하는 거야!
* * *
한바탕 신나게 내 방에서 웃고 떠들던 멤버들은 놀 만큼 놀았는지 하나둘 각자 방으로 흩어졌다.
찬이가 ‘같이 잘래?’하고 옆에 붙어 알짱거렸지만, 미련 없이 등 떠밀어 방 밖으로 보내버렸다.
‘쯧, 저 인간은 도대체 언제 큼?’
‘크겠어?’
‘것도 그렇긴 함.’
어느새 실체화한 포잉은 느긋하게 침대 위에서 늘씬한 몸으로 뒹굴거리고 있었다.
‘계약자야, 이불 정리해라.’
‘네에….’
자유자재로 실체화할 수 있게 된 포잉은 이렇게 둘만 있을 때면 나를 마음껏 부려 먹었다.
‘간식도 가져오고.’
‘꺼내 먹을 수 있잖아!’
‘귀찮음.’
앓느니 죽지, 어휴.
포잉이 시키는 대로 이불도 정리하고 간식도 대령하고.
얌전히 다 해주고 난 후에야 나는 침대에 편하게 늘어져 포잉을 쓰다듬을 수 있었다.
실체화 전에도 포잉을 쓰다듬을 수는 있었지만, 이상하게 실체화한 포잉을 쓰다듬는 게 더 좋다.
포잉 말로는 차이가 없을 거라는 데 기분상의 문제랄까.
손에 감기는, 여전히 부들부들하고 아름다운 포잉의 털.
기분 좋은 온도의 몸.
여전히 새침하지만 귀여운 내 요정님.
포잉을 품에 안은 나는 쫑긋한 포잉의 귀를 만지작거리며 키스 형과 잠깐 전화했던 걸 떠올렸다.
- 신나게 놀고 와.
키스 형은 별다른 말 없이 그저 몸은 괜찮은지 물었고, 다 쏟아내고 오라고 했다.
나지막하게 울리는 키스 형 목소리 사이 사이에 여전히 시끄러운 가영 형과 그런 형을 억누르는 세비 형 목소리가 들렸다.
어쩌면 이 형님들은 이렇게 한결같은지.
키스 형과 통화가 끝난 후에는 진우 형과 하겸 형의 메시지에 답을 했다.
걱정이 태산 같은 진우 형을 다독이고, 올 때 선물 사 오라는 천연덕스러운 하겸 형한테 얄미운 이모티콘 하나 보내주고.
보통 마의 7년이라고들 한다.
계약이 끝나고 재계약을 앞두게 되는 시기라 그만큼 말들이 많으니까.
우리는 그 전부터 꾸준히 멤버들끼리 재계약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혹시 다른 활동이 하고 싶은지, 재계약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
준이 형은 멤버 한 명, 한 명 따로 불러 이야기를 하기도 했고, 모두 모여있을 때도 물었다.
하지만 우리 마음은 변함없었다.
가장 사건 사고가 잦았던 데뷔 초반을 훌륭하게 보살펴준 ON 엔터는 그 후에도 여전히 우리를 우선시해 주었다.
그사이 후배 그룹도 생겼고 종범 형이 그 그룹의 전담 매니저로 배치되었다.
사실 종범 형이 후배 그룹으로 간다고 했을 때, 우리는 썩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우리 형을 뺏긴 기분이 들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무턱대고 투정 부리기에는 우리도 머리가 조금씩 컸기에 애써 웃는 얼굴로 보내주었다.
소현 팀장님과 우진 형은 여전히 우리 전담이었고, 후배 그룹은 정윤 실장님이 신경 쓰고 있었다.
후배 그룹이 생기고 연습생도 생겼다고 찬이가 의젓한 척하는 건 좀 웃기긴 했다.
뭐, 그래봤자 얼마 못 가긴 했지만.
그사이 7년을 채우기도 전에 플라이하이는 해체했고, DCL은 결국 자기들이 회사를 차릴 거라 했다.
새벽 형들이나 골든 아워, 멜트는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그저 에드가 그때보다 지금은 더 자주 귀찮게 하는 게 문제라면 문제일까.
휴이는 여전한 레노랑 자인 때문에 탈모가 생긴 것 같다고 전화로 하소연한 게 얼마 전이기도 했다.
내년 생일에 가발 사준다고 했다가 쌍욕만 먹었지만, 그 정도쯤이야.
크고 작은 변화를 겪으며 우리는 처음 하겸 형과 가영 형이 초반에 해줬던 말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더불어 경험해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데뷔 초, 우리에게는 늘 여유가 부족했다.
몰아치듯 쏟아지는 사건 사고에 대처하면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쳐야 했다.
우리 자리를 굳건히 만들기 바빴고, 팬덤이 커지는 만큼 많은 말이 쏟아져나오는 것도 감수해야 했다.
긴 시간이었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순식간이라고 해야 할까.
각자 하고 싶었던 영역의 일에 도전하면서 ‘언래블’을 처음처럼 유지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아마 멤버들 모두가 같은 마음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준이 형과 경환 형은 여전히 곡을 썼고, 사운드웨이브에 곡을 올리거나 외부 의뢰를 받기도 했다.
영빈 형은 뮤지컬 공연에 참여했고, 찬이는 예능에서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찬이가 예능보다 더 신경 쓰는 건 세빈이와 함께 하는 안무였다.
툭하면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의 춤 스타일을 좋아하는 터라 안무짤 때면 둘이 붙어서 쑥덕거렸다.
난 여전히 노래했고, 가끔 연기를 했다.
아직도 한없이 부족한 연기실력 때문에 여러 작품을 욕심내기보다는 몰두해서 빠질 수 있는 작품 하나를 고르는 편이었다.
‘포잉, 있잖아.’
‘?’
대답조차 귀찮았는지 포잉은 고개만 살짝 돌려 나와 눈을 마주했다.
아무리 귀찮아도 대화할 때면 시선을 맞춰주는 포잉만의 다정함이 좋아서 나도 모르게 또 웃는다.
‘말을 해라, 계약자 놈아.’
‘우리 예전이랑 많이 달라?’
과거의 일들을 하나둘 떠올리다 보니 문득 걱정됐다.
처음의 마음가짐, 수없이 되새겼던 다짐들이 바랜 건 아닌지.
나도 모르게 나태해진 건 아닌지.
그런 내 마음을 눈치채기라도 한 건지 포잉은 꼬리를 휘둘러 내 팔을 찰싹하고 때렸다.
‘그때나 지금이나 너희는 병아리임. 날지도 못하는 게 열심히 날개 파닥거리는 병아리.’
‘그게 뭐야.’
뜻 모를 대답에 입술을 삐죽거리자 한숨을 푹 내쉰 포잉.
‘똑같다는 말임. 조금 더 크긴 했지만, 어림없음.’
‘다행이네.’
가끔은 형들과 여행을 가기도 했고, 가끔은 포잉과 단둘이 바닷가를 거닐기도 했다.
또 어느 날은 누나를 찾아가 백수 동생처럼 방구석을 굴러다니기도 했고.
하지만 그 외에 시간은 언제나 우리가 만든 언래블을 위해 썼다.
노래가 힘들어서, 또 사람들의 시선이 무서워져 멤버들끼리 밤새 울기도 했다.
버겁다고 느껴질 때면 우리는 서로의 어깨에 기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처음 준이 형이 우리를 앉혀놓고 얘기했던 그 말처럼, 혼자 속앓이하는 대신 서로의 품을 빌렸다.
어느 것 하나 놓을 수 없는 너무 소중한 우리가 만들어온 시간.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에는 무슨 깡으로 그렇게 데뷔하겠다고 했던 건지 헛웃음이 나온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그 말이 딱이네.
우리가 받아온 상은 회사에 차곡차곡 잘 전시되어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언래블을 모두 나타낼 수 없었다.
우리는 가수니까.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언제나 노래와 무대로 보여주는 것뿐.
물결치듯 마음을 뒤흔들던 온갖 생각이 파도에 녹아내린 물거품처럼 천천히 사그라들었다.
항상 그래왔듯 우리 애들을 믿고, 내가 해왔던 것들을 믿기로 했다.
‘이제 자라, 계약자야.’
‘응, 포잉도 잘자.’
포잉의 작은 앞발이 내 팔에 닿았고, 나는 천천히 포잉의 등을 쓰다듬었다.
다행히 평소처럼 아늑하고 편안한 밤이었다.
* * *
“얘들아, 준비됐지?”
소현 팀장님이 마지막으로 몸을 풀고 있는 우리 곁으로 다가와 물었다.
“그럼요! 끝났죠.”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전한 게 최우선이야, 알지?”
“네!”
“조금이라도 이상한 거 있으면 꼭 형한테 말해야 한다.”
우진 형은 혹시라도 멤버들이 무리할까 봐 걱정 가득한 눈으로 우리를 훑어봤다.
한눈에 객석이 다 담기지도 않을 만큼 커다란 공연장.
언젠가 이상한 꿈에서 보았던 그곳에서 드디어 우리가 공연하는 날이 왔다.
웸블리라니.
언제나 차분하게 우리를 이끌어주던 영빈 형의 얼굴에도 숨길 수 없는 긴장이 묻어나왔다.
“내 새끼들이 이렇게 잘 컸네.”
우리보다 더 긴장한 건지 소현 팀장님의 눈가가 벌써부터 촉촉했다.
“아이참, 팀장님 왜 울려고 그래요!”
“우리 잘하고 올게요!”
예전에는 팀장님이 우리를 달래주셨는데 이제는 우리가 팀장님을 달래고 있었다.
어쩐지 웃음이 흘러나와 늘 우리 걱정뿐인 팀장님과 우진 형을 꼭 끌어안았다.
스탠바이하라는 스태프의 외침과 이 큰 공연장을 흔들 것 같은 솜뭉치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내 몸을 흔든다.
희주 누나와 가희 누나가 마지막으로 우리를 쭉 훑어보았고, 우리는 약속이나 한 듯 준이 형을 바라봤다.
벅찬 듯 멤버들 한 명, 한 명 바라보던 준이 형의 다정한 눈매가 부드럽게 휘었다.
“오늘은 막내가 할까? 잘할 수 있지?”
“네!”
세빈이가 씩씩하게 답하고는, 먼저 손을 내밀며 우리를 향해 활짝 웃었다.
“We‘re?”
그 위로 멤버들의 손이 하나씩 더해진다.
팀장님과 우진 형, 서포트 팀분들까지 모두.
“We‘re Unravel!”
[내 아이돌의 꽃길을 위해,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