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눈에 땅속 황금이 보여-186화 (186/188)

186화

가나 다이아몬드 광산.

처음 와 보는 아프리카. 엄청 더우리라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버틸 만했다. 덥긴 해도 습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광산에 100개의 다이아몬드 붉은 씨앗을 심었다.

큰 다이아몬드를 넣었을 때 더 큰 공중석이 나오고 더 큰 부유력을 내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씨앗을 아끼지 않고 심었다.

아주 귀한 아이템이었으나, 나의 금고 안에 수백 개의 붉은 씨앗이 있었기에 아낄 이유가 없었다.

부유석이 황금이자 보석이었다.

1주일 뒤 경복이가 다이아몬드 원석을 확인하면서 말했다.

“와. 대박. 겁나 크다.”

태경이도 넋 나간 표정으로 원석을 만지고 있었다.

“영국 여왕의 왕관에 들어갈 싸이즈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아깝지만 공중석으로 만들어야지. 이 정도 크기면 엄청난 부유력을 낼 거다.”

“이 정도 사이즈면 산도 들어 올리겠는데?”

3일 만에 주먹만 한 다이아몬드 100개가 만들어졌다. 하나 같이 잘 다듬으면 국왕의 왕관에 들어갈 수준에 걸맞은 수백억짜리 물건.

모두 공중석으로 만들려고 하다가, 미국 오바바에게 선물로 하나 보내고, 러시아 퍼틴에도 하나, 영국 여왕님께도 보냈다.

적당할 때 기름칠을 하는 것은 사회생활의 기본.

3명 모두 조용히 먹었는지 뉴스에 나오지 않았다, 제대로 선물이 들어갔다는 방증. 외교무대에서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있겠지?

가나의 새로운 대통령이 된 프랑스 태생의 잘생긴 대령은 이제 장군이 되어 있었고 고급 양복을 입고 내 앞에 나타났다.

“안녕하십니까? 제너럴 킴.”

그리고 거대한 다이아몬드 이야기를 들은 것인지 조금은 나눠 먹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협박조로 이야기했다.

“적당히 손 봐줘라.”

그놈은 북한 특수부대 애들에게 몇 대 맞고 쫓겨났다. 그리고 얼씬도 하지 않았다.

“몇 개는 남기려고 했는데, 다 밥통에 넣어서 공중석을 만들어야겠다.”

경복이가 놀라며 말했다.

“몽땅?”

나는 경복이와 태경이에게 하나씩 던졌다. 그리고 뒤에서 지켜보고 있는 반즈에게도 큰 다이아몬드 원석을 던졌다.

“더는 안 돼.”

나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다이아몬드를 녹색 밥통에 넣어 공중석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것을 반즈가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한마디 했다. 나의 행동과 표정, 말투에서 뭔가 다급함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왜 다급하지? 조금도 급할 필요가 없는데 계속 쫓기고 있어.”

“흠···. 그렇게 보이나?”

“보통 같으면 이곳에 찾아온 대령에게도 다이아몬드 하나 줘서 보냈을 것인데···. 강하게 가는 것을 보면 뭔가 다급하다.”

나의 표정이 조금은 미세하게 흔들렸다.

“CIA 때려치우고, 샤먼이 되어도 큰돈을 벌 수 있을 것 같다.”

반즈가 조금은 가까이 왔다.

“혼자 알고 있지 말고, 할 말 있으면 나에게 이야기해 봐. 내가 무료로 상담해 줄게.”

나는 입을 열려고 했지만,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러자 반즈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글렌피딕 위스키를 물잔에 따라 나에게 넘겼다.

“마셔.”

“······”

나는 그것을 가볍게 쭉 마시고 눈에 조금 힘이 들어갔다.

“내가 왜 항공모함을 공중으로 띄웠을 것 같나?”

“하늘을 이용하는 세상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이벤트라고 평가하던데···. 아닌가?”

“그런 것이라면 차라리 페라리에 공중석을 달아 바다 위를 돌아다니지 않았을까? 그것이 더 가슴에 와닿는다.”

“그러니까···. 왜 조급한 건데?”

나는 쉽게 입을 열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었다.

수중주의자 같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다른 사람에게 먹힐 것으로 생각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증거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때 반즈가 갑자기 치고 들어왔다.

“엘도라도 조선의 곽 사장에게 노아의 방주를 만들겠다고 이야기했다던데. 그것이랑 연관된 것인가?”

나는 살짝 인상을 썼다.

“그 이야기를 할 때 주변에 아무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나는데 어떻게 들었지? 내 주변에 도청 장치가 있나?”

반즈는 가볍게 혀를 찼다.

“자네는 우리의 연구 대상이야. 더한 것도 할 수 있어. 그리고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노아의 방주라는 단어나 설명해봐.”

나는 가라앉은 표정으로 한참을 생각하다가 조심스럽게 돌려 말했다.

“나에게 신통력이 있는 것을 알지?”

“백악관에서 공식 예언자로 유일하게 인정받은 사람이다. 네가 개소리를 해도 그것을 귀담아 들을 수밖에 없다.”

나는 침통한 얼굴로 어렵게 말했다.

“홍수가 나는 꿈을 꾸었다. 아주 엄청난 스케일이다.”

반즈가 놀란 얼굴이 되었다. 골든보이가 말하면 그냥 꿈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홍수? 어디에?”

“상상을 할 수 없는 큰 사이즈의 홍수다. 전 세계적으로 벌어질 거야.”

“전 세계적이라고?”

“멀지 않았어.”

“설마 그 날짜가 다가온 것인가?”

“아니 정확한 날짜가 나온 것은 아니야. 하지만 걱정은 하고 있다.”

반즈는 이제야 그동안 내가 해 왔던 행동들이 이해되었다.

“그래서 항공모함을 공중으로 띄웠구나. 돈을 벌 생각이라면 자동차를 선택했을 텐데.”

“그래. 노아의 방주라고 생각하고 시험한 것이야.”

반즈는 살짝 화를 내며 말했다.

“그런데 왜 말 안 했어?”

나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무 위험한 발언이다. 잘못하면 세계의 질서가 무너질 수 있어. 내일 죽는데 오늘 일하겠나? 그리고 아직 확실하지 않다.”

“골든보이의 경고는 100%였다.”

“내 말을 한 번에 믿는 네가 이상한 거야. 대부분 비웃거나 비난하는 것이 평범한 반응이지.”

반즈는 더욱 정색했다.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아.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인가가 중요하다. 확실하게 말해봐. 정말 대재앙이 일어나나?”

“준비해야 한다. 시간 문제라고 생각해.”

반즈는 다급한 얼굴이 되었다.

“바로 백악관에 보고하지.”

나의 예언이 미국으로 들어갔고 참모들 사이에서 격론이 벌어졌다. 하지만 결론은 단 몇 시간 만에 났다.

골든보이의 예언을 100% 믿을 수 없지만 그래도 준비는 하자.

그것도 마치 미래 사회를 준비하는 것 같으면서, 홍수를 대비하는 방법. 우문현답이라 할 수 있었다.

첫 번째로 항공모함 3척을 공중 항공모함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것은 미국의 군사 전략상 반드시 진행해야 할 일이었기에 얼마가 들어가더라도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에 한국에서 만든 공중 항모는 헬기 프로펠러로 이동했는데, 미국의 것은 양옆에 몇 개의 대형 항공기의 엔진을 장착하여 훨씬 빠른 속력으로 이동할 수 있게 했다. 예상 속력은 시속 50km 이상. 놀라운 속력이었다.

그중에 한 척은 늘 워싱턴 근처에 대기하고 있고, 그 안에는 식량과 의약품을 충분히 실어 넣을 수 있도록 했다.

갑자기 찾아온 그 날을 대비하는 것이다.

두번째로 공중도시.

항공모함의 10배의 무게를 띄울 수 있다는 가정하에 3~5천 명이 사는 공중도시를 실험하기로 했다. 엄청난 양의 다이아몬드를 골든보이에게 넘기고, 충분한 공중석을 받는다면 가능할 것으로 보았다.

도시 안에는 실험적인 시설들이 있었다.

-탠덤77 태양열 발전소.

-태양열 패널 겸 창고.

-종합 연구소.

-초절전 병원 및 의약품 제조 시설.

-바닷물로 민물을 만드는 담수화 시설.

-초절전 식물공장.

-도시 이동 엔진.

그리고 정말 2년 안에 공중석을 4만 개나 때려 넣어 도시를 띄웠고 전 세계에 충격을 주었다.

전 세계의 부자들이 서로 이 도시의 작은 건물을 사기 위해서 몇억 달러를 흔들었다.

그러자 다른 나라들도 공중도시를 만들겠다며 한국으로 찾아와 공중석을 확보하기 위해서 돈을 쏟아부었다.

세 번째 로키산맥에 10곳에 종자 은행을 만들기로 했다. 최근에 너무도 많은 자연 파괴가 이뤄져 사라져가는 자연을 보호한다는 의미였지만 사실 엄청난 크기의 곡식 및 의약품 저장 창고였다.

로키산맥의 높은 곳은 만년설이 있을 정도였기 때문에 저장하기 아주 적당했다. 몇몇 저널리스트가 세계 종말을 대비하는 것인가 물어보았지만 웃음으로 넘길 뿐이었다.

“터미네이터 영화를 너무 많이 본 모양입니다.”

네 번째로 농업 보조금 지급.

엄청난 양의 식량이 필요했기에 보조금 정책을 시행했고 엄청나게 많은 식량이 생산되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나오기 무섭게 어딘가로 사라져 가격이 유지되었다.

골든보이와 미국이 계속해서 식량을 저장했다.

다섯 번째로 골든보이 차원 자석 이용.

미국은 실제로 식량을 저장하는 것에 한계가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주목한 것이 ‘차원 저장 자석’이었는데, 자석은 황금인 만 소유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더 이상 저장할 수 없는 식량과 물자를 나에게 맡겨 차원 저장 자석에 저장했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철, 구리, 텅스텐, 금, 은 등등 30가지 금속 알갱이를 저장하도록 했다. 나중에는 시멘트, 모래, 각종 약품도 저장했다.

미국은 나를 확보하고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에 거침없이 저장시켰고, 저장품의 10%를 내 소유로 인정했다.

골든보이는 거대한 금고 열쇠와 같아서 미국이 끝까지 보호해야 할 대상이었다. 미국이 지켜야 할 자산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

여섯 번째 고산 도시 건설.

콜로라도 덴버가 미국의 해발 1,500m의 가장 높은 도시인데 이곳보다 좀 더 높은 곳에 도시를 만들기로 했다.

하이 덴버라는 곳이었는데, 무슨 냄새를 맡았는지 미국의 많은 사람이 투자했고 더 높은 곳에 건물을 만들었다.

여섯 번째 공중석을 이용한 공중 개인 모빌리티 사업.

골든보이와 가장 먼저 이야기한 사업으로 공중석을 사용한 개인 모빌리티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차세대 자동차 사업으로 무조건 선점해야 할 분야였다.

그래서 골든보이를 사장으로 한국과 미국이 출자한 모빌리티 회사가 만들어졌다. 최저의 공중석으로 최대의 물량을 싸게 만들 수 있는 모빌리티를 만드는 것이 목적.

단 6개월 만에 시제품이 만들어질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에어 프리맨.

공중석 4개와 텐덤77을 이용한 전기차로 지상과 바다 위 20m 상공을 날아다닐 수 있었다.

시험 생산으로 한달에 200대씩 생산했고 절반 이상은 전 세계의 지도자 앞으로 보냈으며 절반은 실험용으로 사용했다.

골든보이와 미국이 움직이는 것을 여러 나라 정부들이 지켜보면서 뭔가 수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겉으로 표방하는 미래 사회 준비와 조금은 핀트가 벗어난 행동을 하는 것이었다.

공중 항공모함 2척을 띄우는 것까지 확인했는데, 최대한 가벼운 컨테이너선을 띄워 사람이 살고 엄청난 중량의 짐이 들어가는 계획을 확인하고 뭔가 다른 것이 있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미국은 코멘트 할 것이 없다는 공식 입장.

사실. 정말 미국이 확인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단지 골든보이의 ‘경고’를 믿고 있을 뿐.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오바바의 대통령 임기가 거의 끝이 다가오고 있었다.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고 있었다.

정동일 대통령에 이은 통일 한국의 대통령은 북한의 내각 총리였던 김성진.

준비된 대통령.

남북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지도자.

최악의 상황에서도 빛나는 지도자.

행정을 하기에 최악이었던 북한에서도 최고의 행정 능력을 보여주었던 김성진 내각 총리가 통일 한국의 2대 대통령이 되었다.

이제 나에게 3대 통일 한국 대통령에 나오라는 농담 섞인 권유가 나올 때였다.

태경이와 경복이가 찾아와 웃으면 말했다.

“난 국방부 장관”

“난 여성부 장관”

내가 인상을 쓰며 말했다.

“남자가 왜 여성부 장관이냐?”

태경이가 뻔뻔하게 말했다.

“여성부 장관은, 나같이 여자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사람이 적임이다.”

“미친놈들아 꿈 깨라.”

그날 밤. 나는 꿈을 꾸었다.

거대한 하얀곰.

하얗고 거대한 북극곰이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북극인가?

뒤로 새끼들이 따라오고 있었지만, 북극곰 어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전속력으로 뛰고 있었다.

멀리 백색 폭풍이 북극곰의 뒤를 빠르게 따라오고 있었다. 그리고 폭풍이 한순간에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

북극의 만년 빙하가 깨져 위로 올라왔는데, 그 사이로 북극 땅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얼음이 아닌 정말 거대한 육지가 하늘 높게 솟아오르고 있었다.

북극에 거대한 산. 구름에 가려 정상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귀가 떨어져 나갈 것 같은 고통. 예지몽이 확실하다.

누구에게 말하지? 북극이라고 하면 너무 멀어서 특별하게 감이 오지 않을 것 같았고 경고할 곳도 없다.

‘북극에 지진?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이렇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나에게 지진 예보를 부탁한 일본에 이 사실을 알려주었다. 북극에서 퍼진 지진파도가 충분히 일본에 미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보통은 크게 신경 쓰지 않겠지만 일본은 크게 신경 썼고 일본 국민은 더욱더 신경 섰다. 대지진을 온몸으로 느꼈던 사람들. 골든보이의 경고는 그들에게 절대적이었다.

일본이 북극 지진 발 해일을 대비하는 정보소스의 원천이 골든보이라는 것을 알고 각국은 북극에 정보력을 집중했다.

몇 개의 나라는 북극으로 잠수함과 과학선까지 보낼 정도였다.

내가 꿈을 꾼 지 1주일 만에 정말 북극에 대지진이 일어났다.

북극 지각 대격변.

북극에서 시작해 시베리아 알래스카로 이어지는 엄청난 대지진이었다.

원래 북극은 바다 위에 얼음덩어리가 떠 있는 것이고, 남극은 실제 육지가 있는 대륙이지만 이제 완전히 상식이 바뀌었다.

북극 물속에 있던 땅이 솟아올라 엄청난 산을 만들었고 그 산은 알래스카와 시베리아와 연결할 정도로 거대했다.

엄청난 쓰나미가 일어났으나, 워낙 인적이 없는 곳이었기에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캐나다 서부 해안과 러시아 북부, 동부 해안에 제법 큰 피해를 줬다.

나는 평양 집무실에서 TV 화면으로 심각하게 북극 대지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북극산의 정상은 구름에 가려져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았다.

전 세계의 기자들과 탐험가들이 북극으로 모여 들었다.

시작 되었다···. 뭔가 시작된 것이 확실했다.

이때 오랫동안 기다렸던 무거운 아이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드디어 시작되었다.”

나는 놀라며 뒤를 돌았는데 아이유가 심각한 얼굴로 소파에 앉아 같이 뉴스를 보고 있었다.

나는 반가운 얼굴로 일어났다.

“아···. 황금신님.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수중주의자가 움직이고 있다.”

나는 어렵게 입을 열어 질문했다.

“그가 어디 있는지 확인하셨습니까?”

아이유는 더욱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조금 전에 일어난 일을 보고 북극에 있다는 것만 짐작할 뿐이다.”

“황금신께서도 알지 못하니···. 참으로 난감하군요.”

“하지만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확실히 알고 있다.”

“그놈이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북극 빙하라도 녹이고 있습니까?”

아이유는 그녀답지 않게 응접실에 있는 양주를 따라 천천히 마시다가 갑자기 나를 바라보았다.

“폴 시프트. 그놈은 그것을 하고 있다.”

폴 시프트? 나는 단어를 들었지만 조금도 이해하지 못했다.

“폴 시프트? 그게 무엇입니까?”

“폴 시프트. ‘지자기 역전 현상’으로 부른다. 지구의 자전축 위치가 움직이는 것이라 할 수 있지.”

지자기 역전 현상? 지구의 자전축 위치 변경? 무슨 소리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해하기 어렵군요. 머리가 좋지 못한 제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세요.”

“수중주의자가 전기 기둥을 맨틀까지 뚫어 지구의 기울기를 대략 19도 정도 더 동쪽으로 틀려고 하고 있다. 그것이 폴 시프트다.”

“19도요? 많이 틀지는 않네요.”

“그 정도 축이 틀어지면 지구의 모든 지각이 부딪쳐 지진이 일어나고, 모든 바다에서 해일과 폭풍이 일어난다. 그리고 지구 표면이 다 물속에 잠길 것이야. 그것이 수중주의자가 원하는 것이다.”

나는 경악하는 얼굴이 되었다.

“그것이 그렇게 위험한 것이었습니까?”

아이유는 참았던 숨을 내쉬었다.

“방금 있었던 북극 지진이 바로 폴 시프트의 시작을 알리는 엔진 시동이라 생각하면 된다.”

나는 오랫동안 이런 날이 올 것을 예상했지만 실제로 닥치자 말할 수 없이 두려운 기분이 들었다.

“드디어 시작되었군요.”

“이제 때가 가까이 왔다.”

“좀. 두렵습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발버둥 쳐라. 뭐라도 손에 잡힐 것이야.”

나는 이를 악물었다.

“괴산 사람답지 않게 약한 소리를 했군요. 죄송합니다. 어떻게든 해 보겠습니다.”

아이유는 나의 얼굴을 보더니 한 글자 한 글자를 강조해 말했다.

“이제 인류의 ‘왕’이 되어라.”

그 순간 전화벨이 울리고 눈앞에 있던 아이유가 사라졌다. 그리고 이성출 사령관이 들어왔다.

“백악관에서 전화입니다.”

나는 낮게 깔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예. 대통령님. 에드워드입니다.”

오바바 대통령의 목소리가 들렸다.

-북극에서 지진이 날 것이라는 예지몽 보고는 들었습니다. 내가 미국 대통령으로 걱정하는 것은 이 지진이 어떤 의미를 지니느냐입니다.

나는 침통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아이유 님의 표현을 그대로 썼다.

“제가 말한 그때가 온 것 같습니다. 종말에 시동을 걸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바바는 대통령의 긴 한숨 소리가 났다.

“큰일이군···.”

“그래도··· 최선을 다해야지요.”

“이 중요한 시기에 에드워드 님을 도와줄 수가 없군요.”

차기 대통령은 토람프로 골든보이를 사기꾼으로 몰았다.

골든보이가 전 세계적 대홍수라는 사기를 쳤고 멍청한 오바바가 그 협박에 넘어가 멍청한 짓을 하고 있다고 했다. 사람은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

토람프는 생긴 것과 달리 똑똑했다. 이럴 때는 미래를 대비하는 것보다 그 이야기의 근원지를 무너트리면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We are in safe hands’ 우리는 안전하다.

‘God does not abandon us’ 신은 우리를 포기하지 않는다.

토람프는 이 이야기를 끝도 없이 이야기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먹혔다.

하지만 며칠 전 북극에서 엄청난 지각 변동이 일어난 것이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북극의 대지진으로 인한 큰 피해가 없었다.

전 세계는 혼란에 빠지고 있었다. 누구를 믿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나는 오바바의 도움으로 UN 총회에 첫 번째 연설자로 나갈 수 있었다.

목소리를 가다듬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여러분은 골든보이를 믿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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