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눈에 땅속 황금이 보여-185화 (185/188)

185화

‘지상 최대 매직쇼.’

1,000명이 넘는 기자들이 들썩거리고 있는 항공모함을 찍고 있었다.

쇠사슬이 팽팽해졌고, 아랫부분의 고정 장치는 힘을 받는 것처럼 덜덜 떨고 있었다.

공중석에 쓰여 있는 숫자는 2000.

항공모함은 대략 200m 상공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나는 조선 곽 사장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고정 장치를 풀어보세요.”

곽 사장이 직원들에게 고정 장치를 풀라고 하자, 긴장했는지 우왕좌왕 거리다가, 겨우 아랫부분의 고정 장치가 먼저 풀렸다.

그러자 쇠사슬만 남아 항공모함을 잡고 있다가, 우드득 소리와 함께 끊어지며 쇠사슬이 풀리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왔다.

사람들이 기겁하며 소리쳤다.

“뜬···뜬다!!!”

항공모함이 목줄이 풀어진 야생마처럼 단숨에 떠 올라왔다.

“와! 엄청나다.”

“내 눈이 이상한 것이 아니지?”

“저것이 가능한가?”

“전화해서 팀을 추가해서 보내라고 해!”

“헬기 보내라고 헬기!”

“사장? 좆까라고 해! 여기가 더 급해!”

수천 개의 카메라가 이 기적적인 장면을 찍고 있었다.

나도 처음 보는 광경이라 입이 딱 벌어졌었는데. 태경이가 내 표정을 보더니, 뒤에서 쿡 찔렀다.

“야. 근엄한 표정 지어. 네가 한 거잖아. 카메라가 찍는다.”

나는 금방 정신을 차리며 이미 알고 있었던 것처럼 그윽한 시선을 주고 머리를 끄덕였다. 그래도 눈동자가 떨리고 있었다. 뜰 것이라 예상했지만,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 달랐다.

거대한 항공모함이 떠 있는 것은, 마치 눈앞에 갑자기 산이 만들어진 것과 같았다.

곽 사장이 다가와 떨리는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말했다.

“엄청납니다. 부회장님.”

“직접 준비하셨지 않습니까?”

“정말 이 거대한 항공모함이 뜰 것으로 생각한 사람은 몇 명 없었습니다.”

“하하하. 믿기 쉽지 않지요.”

“말씀하신 대로, 헬기가 준비되었습니다. 기자들과 함께 올라가시지요. 부회장님.”

나는 나에게 유리한 기사를 써 주었던 기자 30명과 영향력 있는 큰 신문사의 기자 몇 명을 뽑아 헬기에 태운 후 공중 항공모함에 내렸다.

공중 항공모함에서 내려다보니 아주 멀리까지 보였다. 거제 대교와 부산 시내까지 한눈에 보였다.

갑자기 바람이 강하게 불어서 몸이 휘청였다. 몇몇 기자들은 매우 놀라며 바닥에 붙었다. 갑판에서 떨어지면 즉사.

나는 웃으면서 기자들에게 말했다.

“마음대로 돌아다니셔도 됩니다. 하지만 추락사고가 나도 책임지지 않으니, 절대 위험한 짓을 하면 안 됩니다.”

이미 각서까지 받아 놓았다.

가장 기사를 잘 써주는 신한국일보의 기자가 다가와 말했다.

“너무 엄청나서 무엇을 먼저 물어야 할지 모르겠군요. 부회장님.”

내가 먼저 기사화할 내용을 이야기했다.

“이 거대한 배가 어떻게 공중에 뜨는지 궁금하겠지요?”

그렇게 말한 나는 10이라 쓰인 공중석을 꺼내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공중석을 신한국일보 기자에게 주었다.

“이것이 공중석입니다. 이것을 저기 자동차에 붙여 보세요.”

항공모함 위에는 자동차 한 대가 서 있었다.

신한국일보 기자는 공중석을 받고 주춤거리다가, 조심스럽게 자동차에 붙었다. 그러자 공중석을 붙인 앞부분이 1m가량 공중으로 들렸고 뒷부분은 바닥에 닿아 있었다.

나는 새로운 공중석을 보여주며 말했다.

“공중석은 무거운 물건도 하늘로 띄울 수 있는 장치이고. 우리는 이것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한 기자가 손을 들고 물었다.

“공중석으로 무엇을 하실 생각입니까?”

“공중석으로 영화에서 보았던 떠다니는 자동차가 나올 겁니다. 또한 항공모함과 같은 크기의 거대한 유조선이나 컨테이너선이 내륙으로 들어갈 수 있어 물류의 혁명이 올 것입니다. 내륙도시들의 물가가 대폭 내려갈 것입니다.”

“오늘 행사는 새로운 산업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이벤트 같은 것인가요?”

나는 잠깐 생각하다가 단어를 신중하게 선택해서 말했다.

“새로운 세상이 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우리는 그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세상은 중의적인 표현.

물류의 혁명으로 사람들이 물자를 싸게 살 수 있는 세상.

혹은 최악의 그 날이 와 공중석을 붙인 배로 탈출해야 하는 세상일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 세상의 종말을 말할 수 없었다.

한 과학 저널 기자가 물었다.

“공중으로 떠오를 수 있는 과학적 이론은 무엇입니까?”

나는 그 기자에게 손에 들고 있던 공중석을 던졌다. 그랬더니 기자가 받았다.

“선물입니다. 기자님. 공과대학 나오셨지요? 직접 확인해 보시고 리포트 작정해 보내주세요.”

곽 사장이 나에게 몇마디 했고 나는 머리를 끄덕였다. 그랬더니 헬기 프로펠러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공중 항공모함 뒤에 달린 프로펠러 5개 중에 중앙의 하나만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아주 천천히 앞으로 이동했다.

5분쯤 되었을 때 100m쯤 움직여 바다로 나올 수 있었다.

기자들이 놀라며 말했다.

“앞으로 간다! 가!”

걸어가는 것이 빠를 정도로 느렸지만, 기자들이 매우 놀라고 있었다. 게다가 헬기 프로펠러가 5개나 날려 있으니 더 빨리질 수 있을 가능성은 충분히 보았다.

이 이벤트는 전 세계를 강타한 뉴스가 되었다. 모든 외신이 긴급으로 항공모함이 공중에 떠 있는 화면과 내가 인터뷰하는 것을 올렸다.

전 세계 모든 신문의 머리기사는 ‘공중 항공모함’.

-항공모함이 공중으로 뜨다

-공중모함 캡틴 골든보이

-공중 항공모함의 기적

-신의 기적이 눈앞에 실현

-항공모함 날아오르다

-공중자동차의 시대가 성큼

-공중 항공모함과 미국의 대전략

······

이제 수만 명의 사람이 거제도로 찾아와 공중에 떠 있는 항공모함을 구경하고 있었다.

정동일 대통령도 찾아왔는데, 공중 항공모함을 보고 정말 매우 놀랐다.

“나의 상상을 아득히 초월하는군. 나를 그만 놀라게 하게. 제명에 죽지 못할 것 같아.”

나는 가볍게 웃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저도 매우 놀랐습니다.”

“어찌 보면, 지구의 질서를 바꾸는 물건이 되겠군.”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나라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정말 대단해. 대한민국에 자네가 있어 미래가 참으로 든든하다.”

나는 공중석이 50개 정도 들어간 상자를 대통령 뒤에 있는 비서관에게 주었다.

“대통령님 개인에게 드리는 선물입니다.”

“이것은···. 생각지도 못했던 선물이야.”

개당 20억에 팔아도 사 갈 곳은 많은 것이었다.

“팔려고 마음먹었다면 바로 파세요. 최대한 많이 생산할 겁니다.”

“돈은 충분해. 머릿속에 스친 생각은 고향에 있는 고깃배에 붙여 볼까 생각 중이야. 폭풍이 치는 날에도 낚시하러 갈 수 있지 않을까?”

“나중에 찾아가겠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공중석을 최대한 많이 생산하는 것.

나는 하루마가 사는 화성관사로 갔다.

그곳에는 미국에서 건너온 반즈와 과학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내가 다이아몬드를 녹색 밥통에 넣고 10분쯤 기다렸다가, 손바닥의 1/3쯤 하는 공중석을 만드는 광경을 보았다.

미국 과학자들끼리 수군거리며 대화를 한참 동안 했지만, 표정은 더 어두워졌다. 점점 과학적 이유를 알 수 없는 물건만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미 공중석 1,000개를 미국 백악관으로 보냈다.

공중석을 본 과학자들은 크게 흥미를 느꼈다가 한발도 앞으로 나가지 못해 쓴맛을 보고 있었다.

반즈가 나에게 선물 받은 공중석 2개를 보며 말했다.

“엄청난 것을 손에 넣었군.”

나는 정색한 표정으로 말했다.

“복사본 만파식적을 공급한 것처럼 미국에 먼저 공중석을 공급하지.”

반즈는 머리를 끄덕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대통령의 보좌관 중에 골든보이의 보물창고를 털자고 한 놈이 있었다. 그랬더니 골든보이가 모든 기술을 공개했는데, 미국에서 도둑맞은 공중석이 나오면 누가 훔쳐 갔는지 다 알 것 아니냐고 욕을 먹었다.”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지난번에 공중석 1,000개와 불 끄라고 수류석 2개도 주고 오지 않았나 뭘 훔쳐?”’

“사람 욕심이 끝이 없다.”

“미친놈들. 온 김에 공중석 몇 개 더 줄까?”

“이러니 백악관에서 자네에게 손을 대지 못하는 거다. 전략을 참으로 잘 잡았어. 미국인 보다 더 친미주의를 하니 말이야. 너는 애국자다.”

나는 살짝 인상을 썼다.

“친미주의자이지만 감정이 상하면··· 어떻게 바뀔지 몰라.

“골든보이가 ‘기분파’라는 사실은 모두 확실히 알고 있지. 그래서 조심하는 편이야.”

나는 머리를 끄덕였다.

“미국에 선물을 하고 싶다.”

“선물?”

“다이아몬드 2만 개를 가지고 오면 미국 항공모함을 한 척을 공중에 띄워준다고 해. 뉴스를 봤을 테니 믿지 않을 리 없겠지. 그리고 어차피 곧 부탁할 테고.”

“잘 아는군. 이미 백악관이 난리 났어. 공중 항공모함을 전략적으로 어떻게 사용해야 할 것인지 연구하고 있다. 전략실이 분석하느냐 날밤을 새우고 있네.”

“항공모함을 띄워주는 대가로 50만 헥타르의 농장을 확보해 달라고 해줘.”

“50만 헥타르라···. 좀 바쁘게 움직여야겠군.”

TV에서는 공중 항공모함과 자동차를 하늘로 띄우는 화면이 나왔다. 그것을 보고 미래를 예측하는 대담프로그램이 자주 방송되었다.

공중 자동차.

공중을 나는 컨테이너선.

공중 정원과 최고급 공중 맨션 등.

공중 항공모함의 공중석 배치를 담당한 전문가가 기술적인 부분을 말하니 전혀 허황하게 들리지 않고 구체적인 숫자까지 쏟아졌다.

다이아몬드를 확보하라!

어떻게 알았는지 다이아몬드로 공중석을 만든다는 것을 알아냈다. 어딘가에서 정보가 샜겠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중요한 정보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다이아몬드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었다.

1캐럿 이상의 다이아몬드로만 공중석으로 만들 수 있었는데, 일정 크기 이상의 다이아몬드 가격이 미친 듯이 폭등했다.

다이아몬드 상인끼리 다이아몬드 가격을 올렸고, 투기 세력이 붙어 다이아몬드 가격이 거의 열 배로 올랐다. 결혼반지로 두었던 2캐럿 다이아몬드 반지로 소형 아파트를 살 수 있을 정도.

상관없었다. 나는 이미 수십만 개의 다이아몬드 원석을 미리 확보해 놓았기 때문에 걱정할 것이 없었다.

미국으로부터 2만 개의 다이아몬드가 도착했고. 중형 항공모함 한 척이 같이 왔다.

나까지 가내 수공업으로 밤낮으로 공중석을 만들었다. 부속품을 거의 떼지 않을 예정이라 6천 개의 공중석을 붙이는 것으로 계획했다.

경복이가 바닥에 쓰러져 누웠다.

“아 뒤지겠다.”

하루마도 기지개를 켰다.

“기계가 된 느낌입니다.”

녹색 밥통이라고 하다가 이제는 공식적으로 ‘에어 스톤 메이커’라고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작업장에서는 여전히 밥통이라고 불렀다.

하루마와 12시간 맞교대를 하고 있었다.

내가 밥통에 다이아몬드를 30개씩 넣고 돌릴 수 있어 엄청나게 생산 속력이 빨라졌다. 그래서 짧은 시간에 엄청난 양의 공중석을 만들 수 있었다

나는 독점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아니 제발 복제품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전 세계의 모든 대사관에 공중석을 2개씩 보내며 특허 따위는 없으니 복제품을 만들라는 이야기를 했다.

모두 의외라는 이야기를 했고, 큰돈을 벌어보겠다며 국가적으로 공중석 연구를 시작했다.

전 세계의 모든 공과 대학교에 공중석을 10개씩 보냈고 과학자들은 날밤을 새우며 연구에 연구를 계속했지만 쉽게 비밀을 풀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확실한 것은 다이아몬드로 공중석을 만든다는 것. 하나뿐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다이아몬드 광풍이 불었고 다이아몬드가 생산되는 러시아, 캐나다, 호주,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에 투자가 밀물처럼 들려왔다.

돈이 몰리는 곳에 욕심이 커지고 끝내 누군가는 피를 보게 된다.

대한민국의 유일한 다이아몬드 광산 소유 업체인 KS 다이아몬드가 가나의 알 수 없는 세력에 습격당하여 직원이 모두 학살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무려 150명의 직원이 죽었고 한국 직원은 3명이나 죽었다.

대통령은 외교적으로 처리하려고 했다. 아프리카로 투사할 무력이 없기 때문.

이때 미국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가나의 다이아몬드 광산을 찾아 주겠다. 대신 이 다이아몬드로 생산하는 공중석의 절반을 받고 싶다는 내용.

다이아몬드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내가 만드는 공중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

한국도 다이아몬드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했고, 한국 사람이 죽은 것에 대해 제재는 해야 했다.

반즈가 나를 찾아와 서류를 넘겼다.

CIA가 정보를 모아 왔는데, 대통령 조코아이가 광산을 차지하기 위해서 친위대를 게릴라 병사로 바꿔 공격한 것이 드러났다.

나는 살짝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반즈를 바라보았다.

“영화를 보면 미국이 억지로 이런 증거를 조작하던데···.”

반즈는 USB를 앞으로 내밀었다.

“이 새끼는 정말 나쁜 놈이라, 다른 증거도 한 트레일러 정도 가져올 수 있다.”

게다가 조코아이 대통령은 50년째 대통령을 유지하고 있는 독재자로 국민을 도탄에 빠트린 자였다.

또한, 혼자 젊게 살겠다고 나에게 10억 달러에 영 어게인 서비스를 신청한 놈이었다. 나는 당연히 거절했다.

내가 거절했더니 나를 악마로 자식이라고 절대 홀리면 안 된다고 방송에서 이야기한 놈이기도 했다. 뒤질 때가 된 것 같았다.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지구상의 가장 큰 괴물인 미국이 큰 욕심을 내며 가나로 향하고 있었다. 유럽에 있었던 미해군 루스벨트 항모가 이동하고 있는 것이었다.

한국군 특전사가 출전 준비를 했으나 나만 가기로 했다. 미군이 가는데 굳이 피를 흘릴 이유가 없었다.

반즈가 E메일로 각종 사진을 보냈다. KS 다이아몬드 광산 사장과 아내 그리고 딸이 인질로 잡혀 있는 사진.

나는 이 사진을 보며 번쩍 좋은 생각이 들었다.

“잘하면 좋은 그림이 나오겠군.”

아직 한국과 북한 간에 어색한 느낌이 강하게 남아 있었다. 제도적으로 한나라가 되었지만, 아직 불편한 감정이 있었다.

시간이 해결해 줄 일이었지만 조금은 당기고 싶었다. 그래서 이성출 사령관에게 북한의 최고의 특수 부대 1개 중대 100명을 차출하라 명령했다.

한국 국민을 구하는 북한군. 통일이 되었음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들과 함께 전용기를 타고 세네갈 공항에 내렸고. 쾌속선을 타고 루스벨트 호에 승선했다.

항공모함에는 함대 제독과 불독같이 생긴 육군 스트라이커 부대 대장인 미카엘.

그리고 가나의 새로운 대통령으로 만들 엠베르 대령이 있었다. 프랑스에 망명한 사내였는데 친미 지도자로 만들 사람이었다. 생긴 것은 잘생긴 배우 같은 모습이었지만, 돈과 여자가 얽힌 스캔들이 예상되었다.

미군 항공모함이 다가오자 가나 대통령은 미군을 침략군으로 규정하고 계속해서 규탄하며 이웃 나라의 도움을 구했지만, 미국과 싸우고 싶은 나라는 없었다.

대령은 웃으면서 말했다.

“이미 항구의 방어를 맡은 8사단이 우리와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불독 미카엘 준장이 말했다.

“수도 사단은 어떤가요? 대통령 친위대 말입니다.”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비행기가 폭탄 몇 개만 떨어트려도 항복할 분위기입니다.”

내가 바로 끼어들었다.

“한국인 인질을 어디 있습니까? 인질이 가장 중요합니다.”

“수도 아크라 어딘가에 있다고 하는데 아직 확인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딱 보아도 대령은 한국 인질에 대해 관심이 전혀 없어 보였다.

가나 대통령은 미국과 결사 항전을 외치면서도 외교채널로 다이아몬드의 50%를 넘기겠다고 애걸했다.

미국의 거대 자본이 아프리카로 몰려오고 있었는데, 거부하는 국가들이 제법 있었다. 이 작전은 그들에 대한 일종의 경고였다.

다이아몬드를 미국과 나눠라.

가나의 수도 아크라는 해변에 있어 미국 항공모함의 폭격과 스트라이커 부대의 공격을 피할 길이 없었다.

가나의 영해에 들어왔다.

이때 반즈의 헬기가 항공모함에 착륙했다.

나는 CIA 반즈에게 따로 천만 달러를 보내 최대한 빨리 인질의 위치를 찾으라고 했고 그는 그 돈을 대규모로 살포하여 인질을 잡은 부대의 대장을 그대로 매수해 버렸다.

이러면 이미 인질을 구한 셈인가?

“어? 이러면 그림이 안 나오는데?”

반즈가 윙크를 하며 말했다.

“그림이야 만들면 되지. 특수 부대가 뛰는 장면, 총 쏘는 장면, 적군들이 도망치는 장면, 폭발하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쯤에 자네가 인질을 구출하는 장면을 넣으면 영화가 완성되지. 한국 국민도 만족할 거다.”

“좋은 시나리오군. 천만 달러가 아깝지 않아.”

“나같이 능력 있는 영화감독만 피를 보지 않고 해피엔딩을 찍을 수 있다.”

“계속 투자해야겠군.”

나는 비트코인으로 3백만 불이 들어 있는 USB를 반즈에게 넘겼다.

새벽 2시 미해군 전투기가 가나의 대통령궁을 폭격하면서 전투가 시작되었다.

북한 특수전단도 가나 해변에 상륙하였다. 야간 투시경까지 완벽한 무장을 하고 있어서 보기에 듬직하다.

선두에 선 내가 해변으로 걸어갔을 때 흑인 대령 하나가 웃으면서 다가왔다.

“어서 오세요. 골든보이님. 기다렸습니다. CIA 반즈님과 이야기한 한즈 대령입니다.”

“인질은 어디 있습니까?”

“아주 건강하게 잘 있습니다. 바로 앞에 있는 리조트 건물 안에 있습니다.”

“아주 좋습니다. 인수·인계받지요.”

“20분 뒤에 들어오세요. 그동안 철수하겠습니다.”

나는 제법 큰 여행 가방을 넘겨주었다. 200만 불이 들어 있는 가방이다.

“다친 곳은 정말 없겠지요?”

“에어컨이 있는 방에, 의사가 1주일에 2번이나 찾아왔습니다.”

30분 후 사방에서 총소리가 들리고 인질을 구출했다는 고함이 들려왔다.

[속보] 가나 한국인 인질 구출 성공.

오늘 새벽 북부 소속의 특수부대가 한국 인질을 구했다는 뉴스가 전국에 방송되었다.

골든보이가 완벽하게 무장한 북한 특수 부대를 이끌고 리조트로 들어가 사격하는 사진이 몇 차례나 나왔고 인질들이 골든보이를 만나 펑펑 우는 장면으로 마무리되었다.

해피엔딩

나는 KS 다이아몬드 광산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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