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눈에 땅속 황금이 보여-182화 (182/188)

182화

백악관에서 파티가 열린 것은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광인 사태 종식 파티.

시민들이 핸드폰에 광인 퇴치 앱을 설치하는 순간 광인 사태는 종식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모두가 살아 움직이는 만파식적이 된 것이었다.

미국의 문화가 많이 바뀌었다. 미국 전체가 텍사스 민병대처럼 등에 소총을 휴대하거나 권총을 허리에 보이게 차고 있었다.

원래 총기가 보이게 차는 것이 불법이었으나, 도시에서 광인이 뛰어다녔으니, 무장하고 다니는 것을 막을 길이 없었다.

그래도 총을 소유할 수 있다는 문화 때문에 미국은 비교적 빨리 광인 사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오바바는 나와 백악관 프라이빗 룸에서 와인을 마시고 있었다. 이제는 내가 국가 원수급이라 말할 때나 행동할 때 예의를 다해서 말했다.

“재미있는 것을 선물로 보냈더군요. 에드워드 사령관.”

아마도 공중석 이야기일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보낸 물건에 대해서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 과학자들이 공중석을 보고 더욱더 좌절했다고 했다.

나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최근에 발견한 대단한 물건이지만, 혈맹이니 가장 먼저 선물로 드리는 것입니다.”

골든보이는 황금 씨앗, 수류석, 워프 스톤, 공중석 등, 인간의 기술이 아닌 것으로 보이는 물건을 백악관으로 보내 왔다. 조금도 숨기는 것이 없고, 일이 터질 것 같으면 미리 다 오픈하고 경고했다. 그러니 골든보이를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오바바는 조금 아쉬웠다. 골든보이가 워낙 협조를 잘하니 그냥 한국에 뒀는데, 최근 들어 조용히 작업하여 미국 시민으로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사였고 북한의 지도자로 국가 원수급이 되어 있었다. 작업을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 게다가 은원관계가 확실한 성격이니 괜히 건드려서 관계를 악화시킬 필요는 없었다.

오바바는 정치적인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골든보이에 대해 보고를 들으면 항상 놀라게 됩니다. 젊어지는 사업을 하고 있다고요?”

나는 영 어게인 서비스 내용을 정리해서 이미 미국으로 보냈다.

“관심이 있으시다면,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니 서비스를 무료로 해드릴 수 있습니다.”

오바바는 만족스럽게 웃었다.

“서비스 비용이 매우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던데. 무료로 해줘도 됩니까?”

“미국 대통령이라면 충분히 서비스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다만... 이미 보고서에 경고했던 것처럼 열정적인 사람은 몸을 사리지 않으니, 젊어지는 시간이 끝났을 때 훨씬 크게 늙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엄청난 상실감을 느낄 겁니다.”

“판도라의 상자 같은 것이군요.”

“그렇지요. 대통령님처럼 젊고 건강한 분께 추천하는 서비스가 아닙니다.”

오바바 대통령은 정색한 얼굴로 잠깐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이 서비스에 대해서 밤새도록 생각해 본 적이 있었습니다. 참으로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문제였지요.”

질문은 하지만 이미 대답은 알고 있었다.

“결론은 무엇입니까?”

“서비스를 받겠습니다. 대통령직이 끝나고 확 늙은 모습은 조국을 위해 최선을 다한 훈장 같은 모습일 겁니다.”

역시···. 나는 미세하게 웃었다. 서비스를 받을 줄 알았지. 천억쯤 하는 서비스를 공짜로 받는 것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게다가 기력이 달리는 것을 느끼는 50대에게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젊음’이었다.

“그럼 바로 하시지요.”

서비스를 받고 3시간쯤 흘렀다.

파티를 마무리해야 할 시간. 오바바가 마무리 연설을 하기 시작했는데, 특유의 어법에 강조하고 싶은 단어에 강한 악센트를 넣었다. 젊었을 때 오바바처럼 힘이 넘쳤고 눈에서 광채가 흘렀다.

-오바바 영 어게인 서비스를 받았나

-영 오바바. 영 에너지.

-오바바 스트롱맨.

-백악관은 왜 노코멘트 하는가?

오바바가 영 어게인 서비스 받은 것을 비밀로 했지만, 세상이 금방 알았다. 하루가 다르게 젊어지기 때문이었다.

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오바바 대통령이 다시 서비스를 받으려면 나를 지켜야 할 것이었다. 게다가 나의 부탁을 쉽게 거부하지 못할 것이었다.

그렇다고 당장 뭔가 부탁할 것이 있는 것도 아니다.

3일 후, 미국 엘도라도 지사에 찾아온 독일 벤사 자동차 회장과 만났다.

그가 제시한 금액은 4000만 달러(500억) 그렇게 많은 돈은 아니었다.

하지만 벤사 자동차 새것 20% 중고 80%를 섞어서 10만대를 평양으로 보내주겠다고 했다.

“북한 도로 위는 거의 60년대에 머물러 있더군요.”

나는 순순히 머리를 끄덕였다.

“너무도 낙후되어 있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그리고 도움이 필요하지요.”

“도로는 당장 바꿀 수 없어도, 자동차는 바꿀 수 있습니다. 이번에 북한을 연구하면서 나무로 가는 목탄차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박물관에 있을 법한 차지요.”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서로 도울 수 있겠군요.”

“건설 중장비와 도로 컨디션에 맞게 SUV 먼저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승용차 6만 대, SUV 3만 대. 트럭과 중장비 1만 대. 거의 3조 원에 가까운 현물 증정. 게다가 평양과 개성 그리고 의주에 벤사 대규모 A/S 센터를 만들기 로 했다.

사실 만주에서 버려진 중국 자동차가 몇만 대씩 들어오고 있었으나 아직도 크게 부족했다. 그리고 만주에도 자동차가 필요했다.

나는 일단 돈만 받고 벤사 회장에게 침을 놓아줬다. 너무도 만족한 얼굴. 후속 조치는 반드시 지키겠다고 몇 번이나 다짐했다.

사실 현물을 받지 못하는 것을 걱정도 하지 않았다. 한번 침을 맞은 사람은 서비스 시간이 지나면, 다시 맞기 위해서 발버둥을 칠 것이 확실했기 때문이었다.

마약과 비슷. 아니 마약보다 더 중독성이 강하다.

다음에 서비스 약속할 때는 아마도 20만대를 약속할 수 있을 것이었다.

스케줄 때문에 프랑스 앙제로 날아갔다.

프랑스 조선 엘비앙 회장은 홈페이지에 단지 1000만 달러(120억)를 등록했다.

하지만 우리는 바로 영 어게인 서비스를 하기로 했다. 옵션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프랑스 앙제 조선소에 중국에서 발주한 크루즈선 2척이 건조 완료된 상태. 엘비앙 회장이 그것을 나에게 넘기는 제안을 했다.

크루즈선은 한 척에 거의 5000억~1조원 사이의 비싼 것이지만, 발주한 북경 중국회사가 광인 때문에 완전히 사라져 넘겨줘도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었다.

엘비앙 회장은 크게 웃었다.

“잔금의 90%까지 받아서 큰 손해는 없었습니다.”

“다행이군요.”

“광인 사태 이후로 여행 수요가 급감해서 크루즈선을 사려는 회사가 없더군요.”

“관리하는 것도 생각보다 귀찮은 일입니다.”

“어떻게 넘길 생각입니까?”

“양쯔강 이북은 완전히 사라진 상태입니다. 발주한 회사가 없어졌다고 할 수 있지요. 그래서 보낼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문서를 살짝 만져서 엘도라도와 중국으로 크루즈선 탁송 계약을 할 겁니다.”

“흠···. 탁송을 부탁했지만, 받을 곳이 없군요.”

“혹시라도 중국에서 법적인 문제로 삼으면 엘도라도에서 책임지는 구조입니다.”

혹시 나중에 중국 정부가 태클을 걸어도 그것을 무력화할 방법은 수백 가지. 걱정할 것은 없었다.

“좋습니다. 모든 법적 책임은 엘도라도에서 지겠습니다.”

엘비앙 회장은 남의 돈으로 인심 쓰는 격이었고 나는 만족하고 당장 크루즈선이 필요했다. 나의 머릿속에서 크루즈선은 품격 있는 방주로 쓰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크루즈선을 엘도라도 해운 소속으로 하여 한국으로 보냈다.

다음 날.

패션 디자이너 겸 명품회사 회장인 마리네트 피숑 회장을 만났다. 귀족 같은 느낌의 나이든 여성이었다.

5억 달러(6000억)를 입금했는데, 젊고 아름다워지고 싶다는 욕망이 너무도 엄청나서 아무도 막을 수 없었다.

서비스를 해주지 않으면 내 앞에서 권총으로 자살하겠다는 말까지 하였다.

“굳이 그렇게 극단적으로 말씀하실 필요 없습니다.”

“조건을 맞추기 위해서, 가족들에게 증여할 것은 모두 증여했고 증여세도 모두 완납했습니다.”

“얼마나 강한 열망을 가진지 확인했습니다.”

“회장님 앞에서 옷을 다 벗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오 지자스. 이길 수가 없다.

“젊어지는 기술을 배울 때 스승님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여자분들이 젊음을 되찾았을 때 가장 즐거워하다가, 다시 젊음을 잃고 너무도 크게 절망했다고 합니다.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이미 암에 걸려 죽어가고 있습니다. 앞뒤를 살필 것이 없습니다.”

“아···.”

이미 암에 걸려 있어서 죽음으로 가고 있었다. 그래서 영 게인 서비스와 죽음의 고통을 막아주는 골든라이프 서비스까지 원스톱으로 받기로 했다.

단 5일 만에 40대처럼 젊어지자, 피숑 회장은 나를 보자마자 꽉 안고 키스를 했다.

아. 쫌···.

“만족스럽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회장님은 제 기분이 어떤지 모를 겁니다. 살짝 뛰면 하늘 위로 날아오를 것 같습니다.”

“행복이 짧다는 것을 다시 한번 기억하세요.”

피숑 회장은 2년 동안 너무도 행복했고 그 후로 다시 늙게 변하면서 너무도 불행한 삶을 살다가 고통 없이 죽었다.

다음 손님은 전 세계에서 3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큰 교단을 가지고 있는 한국 목사였다. 85세였으나 나름 정정했고 건강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젊어지고 싶다는 욕심에 10억 달러를 등록했다.

나는 한숨부터 나왔다. 교회 다니는 순박한 사람들의 돈을 모아, 혼자 젊게 사는 것이 말이 되나?

그의 제안을 당장 거부했다. 그랬더니 20억 달러를 제안했다.

거부하기에 너무 큰돈. 재산이 얼마나 있기에 2배를 올릴 수 있지? 일단 만나보기로 했다.

“교인들의 피와 땀이 담겨 있는 돈인데···. 이렇게 써도 됩니까?”

“이 돈을 골든보이님께 보내라는 하늘의 계시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멘트를 치고 나온다고?

“정말입니까?”

“하늘의 계시를 받고 있지 않습니까? 저도 골든보이님을 믿습니다.”

나는 하늘을 잠깐 바라보았다가 쓴웃음을 지었다. 잠깐 믿을 뻔했다.

씨발새끼 말은 잘하네.

그리고 본인이 젊어지기 위해서 교단의 돈 2조5천억을 썼다는 사실을 사방에 알렸다. 신도들의 엄청난 반발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신도들은 뻔뻔하게 젊은 얼굴로 나타난 교주를 보며 하나님의 은총이라면 열광했다.

미친놈들. 할 말이 없었다. 종교는 나의 상식으로 이해할 수가 없었다.

PASS

C콜라 회장이 10억 달러(1조2000억)를 내놓았다. 기본 서비스 비용은 이제 10억 달러부터 시작하는 것이 대세가 되었다.

단지 알파가 무엇인가의 차이였는데, 콜라 회장은 5천만 명이 먹을 수 있는 원액을 보내주겠다고 했다. 놀랍게도 한 번도 콜라를 먹어 보지 못한 북한 주민들이 정말 많았기에 받아드렸다.

콜라가 뭐라고···. 얼마나 대단하다고 그것도 못 먹어 봤을까? 맥다날드 회장님은 젊어지고 싶지 않으신가? 콜라에는 햄버거인데···.

C콜라 회장은 나이가 많은 할아버지로 100살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영 어게인 서비스와 골든 라이프 서비스를 패키지로 하기로 했다.

1주일 뒤 엄청나게 젊어져 60살이 되었는데 아이처럼 좋아했다.

“감사합니다. 에드워드 회장님. 정말 새로운 삶을 얻었습니다.”

“모든 북한 인민들이 콜라 맛을 볼 수 있게 되어 기분 좋습니다.”

“북한은 C콜라가 들어갈 수 없는 곳이었지요. 미리 마케팅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민들에게 청량감을 주었으니 제가 회장님의 마지막을 책임지겠습니다.”

C콜라 회장은 가볍게 산책하고, 힘들지 않은 여행을 다녔다. 식단도 조절했고, 요가도 했으며, 영 어게인 서비스를 받은 후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교본으로 만들고 싶을 정도로 모범적 삶을 살았다.

서울로 돌아가 한 일본인을 만났다.

등록된 돈은 없었지만, 일본에 있는 한국 문화재 100점을 올렸다. 나의 성격을 정확하게 알고 입찰 한 것이었다. 바로 서비스가 받아들여졌다.

문화재는 서울 박물관에 모두 기증했고 그는 서울 고급 호텔에서 바로 젊어졌다.

“국보급 문화재가 많더군요. 정말 대단했습니다.”

“평생 모은 것입니다. 그것이 이렇게 제 마지막을 책임지는군요.”

“문화재가 더 있습니까?”

“더 있습니다. 아직 남아 있지요.”

“다음 서비스까지 생각해야겠군요.”

“컬렉션으로 소유하실 줄 알았는데, 국가에 그대로 기부하시다니 정말 놀랍고 존경스럽습니다.”

“회자정리, 거자필반. 나갔던 물건들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뿐입니다.”

“저는 회장님의 배포를 따를 수가 없군요.”

1000점에 가까운 문화제를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있으니 다음에는 조건을 올려볼 생각이었다.

다음은 사우디.

영 어게인 서비스로 나의 상상을 뛰어넘는 거액의 돈을 제시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사우디 국왕. 알함드 2세. 무려 200억 달러(25조)를 등록했다.

엄청난 금액이라 즉시 찾아가는 서비스를 했다. 죽을 때까지 계속해서 영 어게인 서비스를 원한다고 했다.

25조라면 당연히 가능하지.

사우디에 도착하여 왕궁으로 이동할 때 한번, 황궁에 있을 때 또 한 번 괴한들의 습격을 받았다. 모두 초기에 차단당해서 큰 문제는 없었다.

90세의 왕

60세의 왕세자.

왕이 더 오래 살기를 바라지 않는 왕세자가 벌인 일. 참으로 슬픈 사건이었다.

왕이 젊어지고 왕세자와 권력을 두고 싸웠다. 그리고 승리하여 왕세자를 사형시켰다.

권력과 젊음은 자식마저 죽일 수 있었다.

다시 진정한 왕이 된 후, 각종 스포츠와 많은 여인을 가까이하다가, 바로 죽기 직전으로 건강이 나빠져서 골든 라이프 서비스를 받아야 했다.

“후회하십니까···. 폐하?”

“그렇다고 돌이킬 수는 없지···.”

왕은 죽음을 앞두고 아무말도 없었다.

전 세계를 돌며 서비스를 했고 평양으로 수백 명이 찾아왔다. 그렇게 서비스를 해주고 210조를 확보했다. 대한민국 1년 예산의 절반 정도를 확보한 것이었다.

영 어게인 서비스는 재정이 아니라 외교로도 사용했다.

‘골든보이를 만나면 젊어질 수 있다.’

오바바 대통령이 젊어진 것이 큰 화제가 되었다. 국가 원수는 무료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아 세계의 여러 나라 정상들이 만나자고 제의를 해 왔다.

서비스해 줄 수 있다. 다만 선물 보따리가 무엇이냐에 따라서 결정될 것.

첫 번째로 만날 지도자가 결정되었는데, 놀랍게도 일본 총리였다. 그는 서비스를 원하지 않았다.

일본 대지진 이후로 4번이나 내각이 바뀌었고, 총리도 바뀌었다. 엄청난 대혼란의 일본. 아직도 동아시아 대지진의 피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앞으로 300년을 지나야 복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일본 국민은 그야말로 굶고 있었다.

지진으로 기간망이 붕괴하여서 농업, 산업이 연쇄적으로 무너졌으며, 해안가에 있던 핵발전소 6기가 폭발하여 엄청난 인명피해가 났다. 하지만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었다.

방법은 엑소더스(exodus). 탈출뿐이었다.

총리는 일본 국민을 만주로 이주시키고 싶다고 했다. 만주에 새로운 일본 도시를 만들 수 있도록 대규모 이주를 허락해 달라고 했다.

흑룡강성이었던 북만주에 사람이 극히 없었기 때문에 이곳으로 일본의 대규모 이주민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1차로 50만명, 2차로 100만 명, 3차로 200만 명을 받기로 했다.

만주는 한국, 북한, 중국, 일본인의 문화가 혼재한 도시가 되었다.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그래도 인간은 적응할 것이고 치열하게 살아갈 것이다. 기회는 충분히 있었다.

일본 총리에게 무료로 영 어게인 서비스를 해주었다. 그리고 남은 삶을 불태울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지금처럼 일하면 영 어게인 서비스가 끝나자마자 죽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영광되게 죽고 싶습니다.”

일본 총리는 영 어게인 서비스가 끝나기도 전에 과로로 사망했다. 마지막 불꽃이 사라졌고 일본은 더 큰 혼란으로 빠져들었다.

나진 선봉 항구에서 일본인 이주민이 보호되는 것을 확인하고, 나진에 있는 오래된 호텔에 쉬고 있었다.

잠을 충분하게 자고 문서를 살피고 있었다. 제안 금액이 적어, 서비스가 거부 되었던 사람들 리스트를 살폈다. 거의 2000명에 가까운 제안서.

이때 눈에 들어온 3곳의 회사가 있었다

로열 아크,

DG 캔드린,

앤트워프 다이아몬드.

모두 다이아몬드 원석 거래& 가공회사였다.

세 곳 모두 5000만 달러쯤 제안했고 바로 광속 탈락했다.

공중석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 다이아몬드가 필요했다. 세 회사를 모두 불렀고, 가지고 있는 원석을 모두 팔면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했다.

달라고 한 것이 아니라 팔라고 했다. 거부할 수 없는 제의. 1캐럿 이상의 다이아몬드 개당 평균 5천만원 정도의 괜찮은 가격이었다.

로열 아크. 1만개. 5,000억 원.

DG 캔드릭 7만 개. 3조 원

엔트워프 다이아몬드 3만 개. 1조 5,000억 원.

비싸게 산 감이 있지만, 앞으로 있을 다이아몬드 값의 폭등을 예상한다면 비싼 금액이 아니다.

지금은 돈을 아낄 때가 아니었다.

다이아몬든 회사는 매출도 올리고 회사 소유주는 영 어게인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었다.

“다이아몬드로 무엇을 할 생각인데 이렇게 많이 확보하십니까?”

“공중석이라고 하늘로 뜨는 물건을 만들 겁니다.”

뭔 개소리가? 하는 표정.

“아···. 예···.”

상대는 나의 말에 억지로 웃었다.

이번 예약된 마지막 서비스할 곳은 캘리포니아 미국 과일&곡물 회사.

오렌지, 포도, 밀, 옥수수가 재고가 넘쳐서 처치 곤란이었는데, 그것이 영 어게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되었다.

나는 서비스를 하고, 3일 동안 창고를 돌며 차원 저장 자석에 모두 보관했다.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 할아버지처럼 생긴 과일&곡물 회장은 금방 젊어져 50대처럼 보였다.

“정말 최고입니다. 에드워드 회장님.”

“만족스럽다니 정말 다행이군요.”

“이렇게 다시 골프장에 나올 것이라 상상도 못 했습니다.”

“골프 이상을 생각하면 몸에 무리가 갈 수 있습니다.”

“교육은 철저하게 받았으니 무리하지 않겠습니다.”

기분 좋은 회장님이 캘리포니아의 비싼 골프장을 3일 동안 임대하여 골프 대회를 열었다. 골프를 못 치는 사람은 근처의 해변에서 수영하며 놀았다.

비교적 안전한 미국이었고 반탄 반지까지 차고 있으니 그렇게까지 경호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쉴 때는 모두 쉬어 줘야 했다.

나는 잘 치지도 못하는 골프를 치고 있었다. 기본이 트리플 보기. 골프처럼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또 있을까? 그래도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고 있었다.

“와 정말 멋있다.”

끝없이 펼쳐진 해변과 태평양.

태경이가 머리를 끄덕였다.

“역시 미국은 뷰도 스케일이 달라.”

골프 게임은 잘 치지 못하더라도 골프장을 걸으며 캘리포니아의 풍광을 즐길 수 있었다.

이때 멀리 캘리포니아 해변에 있는 대규모 조선시설이 보였다.

그리고 그곳에 노아의 방주로 쓸만한 배 한 척이 보였다.

바로 미 항공모함. 알링턴 호.

75년도에 만들어져 지금까지 전 세계를 누볐기 때문에 이제 은퇴하여 해체를 준비하고 있었다.

나는 바로 전화기를 들어 오바바 대통령께 전화했다. 그리고 항공모함을 살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했다.

“항공모함을?”

“값은 충분히 지급하지요.”

오바바 대통령은 조금 당황했다가, 머리를 끄덕였다. 고철로 처리하려고 했는데 1조원이나 주고 팔 수 있는 것이었다.

미국은 이제 한국을 특별하게 생각했음으로 디젤을 연료로 쓰는 항공모함을 넘기는 것에 큰 문제는 없었다.

게다가 일본이 지진으로 박살 나면서 한국의 역할이 커졌으니 항공모함 한 척 정도는 가지고 있어도 되었다.

해체 직전에서 구한 항공모함은 태평양을 건너 엘도라도 조선의 거대한 도크에 넣었다.

그리고 나의 요구사항을 정리한 리스트를 엘도라도 조선 곽성태 사장에게 보여주었다.

리스트를 확인한 곽 사장은 당황하며 말했다.

“회장님께서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흠···. 설명하기 그러니 그냥 제 말대로 진행 주세요.”

무게가 많이 나가는 디젤 엔진을 빼고 대형 모터로 바꾸는 계획. 모터와 연결된 것은 바다에서 쓰는 스크류가 아니라 헬리콥터가 쓰는 프로펠러.

항공모함에 웬 프로펠러?

모터를 돌리는 전기의 생산은 탠덤77 태양광 셀을 항공모함 전체에 덮어 전기를 생산하는 것으로 했다.

펄벅 사장님을 불렀는데 웃으면서 말했다.

“생산되는 연료 전지를 여기에다 다 붙이신다고요? 가능합니다. 천사님이 하신다면 무조건 해야지요. 최근 수율도 많이 올라와서 할 수 있습니다.”

펄벅은 나의 말이라면 무조건 따랐다.

레이더도 떼어 내고

대잠부품도 떼어 내고.

닷도 떼어 내고.

비행기 사출장치도 떼어 내고.

미사일 방어 장치도 떼어 내고.

자동 탄약 이동 장치는 그냥 두었다. 물건을 배 구석구석으로 보낼 때 쓸 수 있는 것이었다.

엘도라도 조선 곽 사장이 물었다.

도대체 무엇을 만들려고 하십니까?

나는 손에 쥔 공중석을 보며 말했다.

“하늘을 나는 노아의 방주요.”

“아무래도 제가 제대로 듣지 못한 것 같습니다.”

나는 아무말 없이 항공모함을 보고 있었다.

머릿속에서 눈 앞에 있는 항공모함이 떠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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