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화
만주 점령 미션.
이것을 위해 엄청난 미끼를 써 보기로 했다. 바로 원본 만파식적.
상하이 중국 정부에 너무도 필요한 것이었기에 그들은 미끼를 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무려 500만 개의 복사본 만파식적까지 주기로 했다. 양쯔강에 완벽한 방어선을 구축할 수 있는 수량.
상하이 정부에서 12시간 동안 큰 논쟁이 벌어졌다.
당장 상하이를 살리고, 만주를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어렵더라도 만주를 끝까지 쥐고 있을 것인가?
북경 정부였다면 끝까지 만주를 쥐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상하이 정부의 사람들은 만주에 대한 애착이 없었다. 만주 땅에 가본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사실 만주가 문제가 아니다.
당장 상하이가 광인에게 휩쓸려 나가기 직전이었다.
게다가 그렇게 많은 만파식적을 깔아 놓았는데, 상하이 남부에서도 광인들이 하나둘씩 생기고 있었다.
상하이 정부는 이미 궁지에 몰려 있었다.
사람들이 막다른 길에 몰리면 과도하게 행복회로를 돌리는 경우가 있다.
상하이 정부도 마찬가지, 한국군이 만주를 점령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
한국군이 변종 광인을 쉽게 처리할 수 없을 것이라 확신했다. 자신들이 직접 몸으로 겪어본 변종 광인은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방어하기도 이렇게 어려운데, 공격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울까?
토론은 행복회로를 넘어 음모로 넘어갔다.
상하이로 들어온 원본 만파식적을 어떻게 오랫동안 유지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기회를 만들어 원본을 훔치기로 했다.
광인들이 갑자기 몰려들어 만파식적 원본이 사라지는 불행한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이었다.
중국 특공대를 알몸으로 만들고 광인으로 꾸며, 원본 만파식적을 탈취하는 것을 계획했다.
사실 한국은 음모를 예상하였다.
그리고 그 음모를 뛰어넘는 대전략을 세우고 있었다.
최근 복사판 만파식적 능력이 원본의 절반에 가까운 능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곧 시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진정한 게임 체인저 ‘고출력 음파 만파식적’이 연구되어 구체적인 성과가 보이고 있었다. 대형 스피커에서 만파식적의 고출력 음파가 나오는 날이 머지않은 것이었다.
원본 만파식적이 별 쓸모가 없는 세상이 가까이 오고 있으니, 비쌀 때 팔아야 했다.
이렇게 세상이 바뀌고 있는 것을 상하이 정부는 아직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미끼를 덥석 물었다.
중국 상하이 정부 도정방 주석이 넘어와, 한국&중국 군사동맹을 체결하였다. 그리고 한국군이 만파식적 원본을 가지고 상하이 전투에 참여한다는 내용을 크게 보도하였다.
일단 500억 달러(60조)을 입금.
북한과 남한은 30조씩 나눠 가졌다.
한국군 군복을 입고 K2 소총으로 무장한 북한군 2개 사단, 1만 5천 명을 일단 수송선에 태웠다. 남한 정부는 30조 원의 돈을 받았기에 기관총과 대전차 무기를 아끼지 않고 주었다. 보급도 6개월은 버틸 수 있는 양을 준비했다.
북한군 병사들에게 참전할 것인가를 물어보지 않았지만, 모든 병사에게 1만 달러의 격려금을 미리 주었다. 그랬더니 나름으로 사기가 살아났다. 1만 달러는 상상하지도 못한 엄청난 금액이었기 때문이었다.
착한 병사들은 받은 돈 대부분을 집으로 보냈고, 부모님은 자식을 사지로 보낸다며 펑펑 울었다.
나는 독도함을 타고 직접 만파식적을 챙겨 상하이 땅에 도착했다.
중국 기자들의 강요 같은 질문이 짜증 났다. 500억 달러의 돈값을 하기 위해서 목숨을 던질 것이냐는 질문 따위에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인상을 쓰고 있자, 나의 눈치를 보고 있던 중국 군인들이 기자들을 끌고 나갔다.
나는 카메라를 보며 가볍게 말했다.
“결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북한군 2개 사단을, 주민을 모두 대피시킨 대단위 아파트에 주둔시키고, 한국에서 도착한 보급품이 풀어지는 것까지 확인했다.
북한군 애들이 한국에서 보낸 보급품으로 오랜만에 배부르게 먹었다. 상하이에 잘 왔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
3끼 모두 쌀밥에 고기가 나와 만족하였고 아파트의 침대에서 생활하니 내무생활도 편했다. 찬장 안에서 커피와 차를 찾아 마시는 것도 재미.
사실 북한 2개 사단은 총을 쏘며 싸울 일이 없었다. 나만 좀 고생하면 된다.
상하이 앞바다에 독도함이 떠 있었다. 나는 한국 해병대의 마린온 헬기를 타고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이곳 주변을 돌아보기로 한 것이었다.
상하이는 황포강이 동서로 관통하고 있었는데 북쪽은 광인 천지였고 황포 이남만 겨우 지키고 있었다.
서울과 비교하자면 강북은 광인 손에 넘어갔고 강남만 지키고 있는 것과 같았다.
우리는 마린온을 타고 황포강 북쪽으로 단숨에 넘어갔다. 그리고 엄청난 광경을 보게 되었다.
경복이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와~ 광인들의 숫자가 엄청나다.”
상하이 바다와 황포강이 맞닿는 부분까지 십만 명의 광인들이 날뛰고 있었다.
개미 수십만 마리가 어지럽게 움직이며, 사냥을 하기 위해 먹이를 찾고 있는 것 같았다.
“와 사람처럼 안 보인다.”
“이것을 우리가 막아야 한다고?”
황포강의 거대한 물줄기가 아니었다면 상하이 남쪽도 금방 광인들에게 휩쓸려 갔을 것이었다.
황포강에 있던 수많은 다리가 모두 폭파되어 완전히 무너져 있었다. 광인들이 남하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
그 다리를 어떻게든 건너려는 광인들이 보였고 그것을 총으로 쏘는 군인들이 보였다.
곧 전투기가 날아와 무너진 다리를 다시 한번 폭격하여 완전히 무너트렸다. 광인들이 강물에 휩쓸려 내려갔다.
상황이 너무도 심각하다는 것을 느끼고 우리는 당장 작전을 시작하기로 했다.
“자 ‘양몰이’를 시작해 볼까?”
전에 많이 했던 ‘광인 몰이’.
상하이 내륙으로 깊숙이 들어갔다가 원본 만파식적을 가동했다. 그러자 찢어지는 듯한 고통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크아아아아아아-
아파트와 건물에서 엄청난 인파가 쏟아져 나왔다. 광인들이 만파식적의 음파를 피해 도망치기 시작했다. 넓은 도로를 광인으로 가득 채울 정도였다.
그렇게 수만 명의 광인을 바다 쪽으로 몰기 시작했다.
황포강 하구로 갈수록 광인들은 더 많아졌는데, 충선 해변 광장 가득 채울 정도였다.
광인은 공포에 휩싸여 도망치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빨리 고통에서 해방되고 싶어 하는 얼굴.
눈앞에 바다가 보였다. 그들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십만 명이 넘는 광인이 바다로 뛰어드는 장면이 중국 방송 헬기에 찍혀 전국으로 송출되고 있었다. 중국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려는 것이었다.
“엄청난 수의 광인들을 몰아 바다로 집어넣고 있습니다. 이것이 만파식적 원본의 힘이자 황금대인의 능력입니다.”
중국 사람들이 밝게 웃으며 TV에서 나오는 나의 사진을 바라보았다.
“황금대인. 황금대인.”
그날만 10바퀴쯤 돌았고 수십만 명의 광인을 상하이 앞바다에 밀어 넣었다. 며칠 사이에 광역시 인구 하나를 바다에 밀어 넣은 스코어.
지금까지 황포강 상류에 항상 엄청난 광인들이 움직였으나 며칠은 광인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보름 동안 계속해서 작업이 진행되었다. 점점 상류로 올라갔다가 광인들을 몰고 내려왔다. 그렇게 상하이 북쪽의 광인이 거의 사라졌다.
내가 데리고 온 북한 2사단과 5사단은 그동안 우리의 주둔지를 요새로 만들었다. 본인들의 역할은 원본 만파식적을 지키는 것.
중국 놈들이 각종 방법으로 원본 만파식적에 다가오려 했지만 과감하게 사살했고, 중국 애들에게 매수된 북한군은 만파식적을 훔치려다 러시아 용병에게 발각되어 사살되었고 아파트에 시체가 걸렸다.
‘민족 반역자’라는 글을 목에 매달아 아파트에 걸어 놓았다.
내가 중국에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상하이 정부는 강하게 발뺌.
뭐 예상했던 바였다.
만파식적을 가지고 매일 하던 정화 작업도 더 이상 하지 않았다.
곧 한국에서 해군과 각종 수송선을 불렀고 퇴각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자 어디서 나타났는지 상해 상류에 다시 광인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상하이 정부는 크게 당황하고 있었고 나를 만나려고 했지만, 나는 두문불출.
중국의 해군이 이쪽으로 다가오는 한국 해군과 수송선의 앞길을 막았다.
그리고 상하이 정부 이인자인 총리가 다급하게 나를 찾아와 말했다.
“동맹으로써 함께 싸우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벌써 돌아간다니요?”
나는 다급한 표정의 총리에게 말했다.
“집안의 불을 끄기 위해 찾아온 의인의 짐을 털려고 하다니, 정말 같은 인간으로서 창피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총리는 양손을 흔들며 말했다.
“오해입니다. 사령관. 우리는 그런 일이 없습니다.”
“조약서에 잉크도 마르지 않았는데, 이런 식으로 나오면 한국은 중국의 무엇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총리는 덥석 나의 손을 잡고 간절히 말했다.
“도적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원하는 사과 방법을 말씀해 보세요.”
나는 총리를 노려보았다.
“사과는 하는 쪽에서 방법을 결정하는 겁니다.”
“과격파 도적놈들을···. 제 손으로 죽여 버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이따위 시도가 있다면 제 목을 드리지요. 그리고 사과는 돈으로 하게 해주세요. 그것이 황금대인에게 맞을 것 같습니다.”
중국은 나의 맘을 달래기 위해서 만파식적 5백만 개를 받기도 전에 250억 달러(35조)를 다시 입금했다.
북한군이 싸웠으니 평양 계좌로 입금되었다.
생각보다 많은 돈이 입금되었으니 돈값을 해야지.
다시 상하이 정화 작업이 보름 동안 시작되었다. 상하이로 쪽으로 몰려오던 광인들의 압력은 많이 해결되었다.
상하이를 지켜 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고 잘하면 상하이 이북까지 밀고 올라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특별히 상하이 남쪽 지역을 돌며 정화 작업을 했는데, 예상외로 남쪽에도 광인이 많이 숨어 있었다. 대충 5,000명에 가까운 광인이 튀어나왔다.
상하이 정부는 그렇게 많은 만파식적을 설치했는데, 남쪽에 그렇게 많은 광인이 숨어 있었다는 것에 다시 한번 놀라고 있었다.
나는 주석에게 선언하듯 말했다.
“만파식적은 상하이에 두고 가겠습니다.”
눈을 번쩍 떴던 주석 도정방이 머리를 끄덕였다.
“고맙습니다. 김 위원장님.”
나는 강하게 말했다.
“저는 통일 한국군을 이끌고 만주로 들어갑니다. 우리의 약속을 잊지 않았겠지요?”
한동안 말을 하지 못하던 주석이 입을 열었다.
“중국 인민들의 반발이 있을까 걱정되는군요.”
나는 정색한 얼굴이 되었다.
“이런 말씀 드리기 그렇지만···. 동북 3성에 반발한 인민 자체가 없습니다. 중고도 정찰기로 상황을 살피고 있는데, 정상적인 사람은 없고 거의 광인이 되어 있습니다. 중국은 이미 그곳에 대한 실효 지배권을 잃었습니다. 주석 님.”
도정방 주석은 침통한 표정이다.
“······알고 있습니다.”
“양쯔강 이북의 대륙을 찾을 수 있게 도와드리겠습니다.”
주석도 만주는커녕 북경을 되찾는 것도 힘들다고 느끼고 있었다.
다음날 한국의 모든 메스컴은 모든 화력을 동원하여, 통일한국군이 만주 쪽으로 들어가는 것을 크게 광고했다. 전 세계에 만주의 지배권이 어디에 있는지 알리는 것이 중요했다.
중국도 한국의 만주의 특별관리권을 인정했다. 영토를 넘겼다고 말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확실하게 하려고, 그냥 조약서명을 공개하여 중국이 한국의 지배권을 인정했다는 것을 오픈했다.
하지만 중국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이럴 때는 노코멘트가 가장 현명.
최근에 만주로 떠나는 통일 한국군 부대에 원본 만파식적 20~30% 성능을 가지는 만파식적을 대량으로 부대에 배치했다. 부대 안에 있는 만파식적만 해도 5,000개. 병력을 지키기에 충분한 성능을 발휘했다.
두만강, 압록강에 만파식적으로 라인을 만들었지만, 원거리에서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변종 광인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했다.
북경 쪽에서는 물론이고 요녕성, 흑룡강성, 길림성의 광인들이 북한 쪽 국경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북한 1군단은 한국 군복과 K2 소총으로 무장하고, 러시아 국경을 따라 흑룡강성 정화 작업을 진행했다. 북한에 있는 최신 장비는 모조리 집어넣었다.
북한에 있는 중장비의 50%, 탱크 50대와 장갑차 100대가 함께했다. 모두 자동차로 움직여 기계화 사단이 되었다.
북한 2군단은 한국 군복만 수령하고, 한국의 공격헬기를 지원받았다. 장비가 매우 부족한 편이었으나 버려진 중국 자동차를 확보하며 길림성 정화 작업을 진행했다.
나중에는 버려진 탱크와 장갑차를 노획하여 200여 대나 운영했다. 한국군 군복에, 북한 개인 화기로 무장을 하고 중국제 탱크를 운영하는 아주 특별한 편제의 군단이 만들어졌다.
한국 1군단은 육군 최정예 군단으로 요녕성을 정화하며 북경으로 향했다.
모든 군단은 군용 자동차마다 잘 복제된 만파식적을 설치하여 정화 작업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일단 각 성의 가장 큰 도시 위주로 정화 작업을 시작했다.
대도시의 구역마다 만파식적을 배치하며 올라갔다. 그렇게 남쪽에서 북쪽으로 광인들을 도시 밖으로 몰아냈다. 만파식적 폭격이라 부르는 물량 공세. 거의 100m마다 만파식적을 하나씩 설치하였다. 만파식적이 많으니 아낄 필요가 없었다.
만주를 점령하면, 엄청난 난민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예상보다 살아남아 있는 중국 사람이 없었다.
게다가 살아남은 중국 사람에게 만파식적을 불어보면 절반은 고통스러워하며 죽었다.
그래서 준비한 식량과 기름은 남아돌 정도로 충분했다. 중국 은행에 들어가 돈을 모두 챙겼고, 각종 창고에 있는 물자도 쓸만한 것은 모두 징발했다. 그래서 보급은 조금도 문제가 없었다.
한국에서도 끝도 없이 보급이 올라왔다. 한국은 미국의 영향을 받아 보급을 중시했다.
요녕성에 있는 핵기지도 점령했지만 들어가지도 않고 봉인했다. 그리고 남중국 핵 전문가를 불러와 처리하라고 시켰다.
한국이 핵기술이 없는 것이 아니다. 만들려고 마음먹으면 3달 안에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핵을 소유하고 국제적 지지를 받을 명분이 없다.
게다가 반년 전에 미국으로 북한의 모든 핵을 반출했는데, 또 챙기는 짓은 멍청한 행동이었다.
‘마지막 물방울이 넘쳐 폭포가 된다.’
아무리 복잡한 문제도 갑자기 해결될 때가 있다는 말이다.
아버지 사업 부채로 집안이 박살 났는데, 엄마가 로또 복권 100억에 맞아 한 번에 해결하기도 한다.
안티 좀비 웨이브 앱. 한국, 인도, 미국이 연구하여 만든 광인 퇴치 프로그램.
핸드폰에 이 앱을 깔고 실행하면 고주파 사운드가 나오는데, 광인은 이 앱을 가동한 사람 근처로 다가오지 않았다.
연구원이 이 앱을 틀고 광인들이 있는 곳으로 들어갔는데, 광인이 거꾸로 연구원을 피했다.
이 앱이 모든 사람의 핸드폰에 깔리고 광인으로부터 안전해졌다.
한국과 인도, 미국은 이 앱의 원리에 대해서 상세하게 공개하였고, 다른 나라에서도 원리를 이용, 발전한 앱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중국에서 더 이상 만파식적 원본을 달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중국은 당황하고 있었다. 100조에 가까운 돈을 주고 만파식적을 사 왔으나 한순간에 옛날 구식 무기로 변한 것이었다.
다급한 사건이 또 일어났다.
한국군은 요녕성을 장악하고 북경을 향하고 있었다. 북경을 장악하면 2,000억 달러를 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한국군은 마음만 먹는다면 북경이 아니라 내몽골과 산둥성까지 점령해 나갈 수 있어 보였다.
이때 상하이 정부에서 연락이 왔다. 북경은 본인들의 손으로 되찾고 싶다고 연락한 것이었다.
“2,000억 달러를 주기 싫어서 그렇습니까?”
“돈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닙니다.”
상하이 정부는 스스로의 힘으로 북경을 되찾아 중국의 정통 정부로 인정받고 싶은 것이었다.
서울에서 정동일 한국 대통령과 상하이 정부의 수장인 도정방 주석이 회담을 했고, 공식적으로 동북 3성을 한국 땅으로 인정했다.
사실 이미 한국군에 점령된 동북 3성의 소유권을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다만 북경을 넘어 오지 말라는 선언.
한국도 깔끔하게 소유권을 인정받으니 뒷일에 대해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동북 3성의 생존자가 집계되었다.
요녕성 5천만 중에 90만 명 생존
길림성 3천만 중에 80만 명 생존.
흑룡강성 2천만 중에 130만 명 생존.
처참할 정도로 인구가 줄어 있었다.
동북 3성에 살아 있는 사람을 모두 모았으나 3백만도 되지 않았다. 1억 명이 죽고 부산시민 정도가 살아남은 것이었다. 잘 복사된 만파식적을 얻어 살아남은 사람들이 대부분.
통일 한국군은 동북 3성의 전기, 통신, 도로를 확보하며 작은 도시까지 정화 작업을 시작했다. 이제 한국의 땅이기 때문이었다.
상하이 정부는 겨우 한숨을 돌리고 반격을 시작했다.
남중국군이 양쯔강을 넘어 천천히 북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진격 속도가 느렸다. 정화하여 국민이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고 했지만, 사실 남중국군의 장교들이 은행과 부잣집을 약탈하는데 정신이 팔렸기 때문이었다.
이래서는 언제 북경에 갈지 알 수가 없었다.
도정방 주석은 한숨을 쉬며, 해병대와 남중국 1군단을 산둥반도 근처에 상륙시켰고 북경으로 진격을 명령했다.
하지만 이놈들도 약탈하느냐 정신이 없었다. 살아있는 사람이 거의 없는 도시를 약탈하기 위해서 25% 병사가 사라진 대대도 있었다.
어떤 중대는 중대장이 중대원을 선동하여 한몫 잡자며 내륙으로 중대원 전체와 사라진 일도 있었다.
대대장이 백화점을 약탈하다가 광인이 된 사건도 있었다.
북경 진격군은 어렵게 북경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래도 전 세계적으로 광인 사냥, 퇴치 앱 등이 나오는 덕에 북경 진격군은 계속 진격할 수 있었다.
북경 입성.
만파식적을 사방에 뿌려 북경을 정화하려 노력했지만, 너무도 광인이 많아서 정화하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군대의 보급이 되어야 했지만, 보급이 쉽지 않았다.
한국군은 보급을 확보하며 올라왔지만, 중국군은 빈약한 보급 계획으로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까르푸 같은 대형마트를 점령하여 보급하라는 막장 명령도 내려왔다.
10만명의 군인이 소모하는 보급품은 엄청나다. 그래서 끝내 북경 진격군은 버티지 못하고 퇴각했다.
중국의 국력이 극도로 쇠약해졌음을 나타낸 사건이었다.
중국의 인구를 보통 10억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양쯔강 이북의 사람들이 죽어 5억으로 줄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게다가 시체가 썩으며 전염병이 돌기 시작했고, 농사를 짓고 수확할 사람이 없어 벌써 식량 부족 현상을 걱정하고 있었다.
사람이 너무도 많이 죽어, 다시 국력을 회복하는 데 200년은 걸릴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었다.
게다가 북부의 엄청난 공업지역이 다시 경쟁력을 회복하는데 최소 200년은 걸릴 것이라는 IMF 전망도 있었다.
그렇기에 중국이 한국에 동북 3성을 되돌려 달라고 하려면 최소 100년은 걸릴 것이고 그때쯤이면 한국인 또는 한국인으로 교육된 사람들이 그곳에 자리를 잡았을 것이었다.
만주를 통일 한국의 영토로 만드는 시간은 충분했다.
가자 북으로! 떠나자 만주로!
‘먼저 가서 찜한 사람이 임자.’
동북 3성의 부동산과 땅이 대부분 비어있어 급하게 주인을 찾았다. 집이나 부동산은 버려지면 금방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었다. 무조건 사람이 살아야 했다.
선양은 20%
길림은 10%
흑룡강은 5%
정부가 정한 부동산 가격의 일정 부분만 내면 바로 소유할 수 있었다. 다만 와서 살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30평대 아파트를 300만원이면 살 수 있었다.
한국 사람도 많이 넘어왔지만, 북한 사람들이 엄청나게 넘어왔다. 아무리 광인이 많아도 북한보다 나았다. 돈이 없으면 정부에서 대출도 해줬다.
북한의 시골에 있다가, 중국의 도시에 자기 집을 얻으면 바로 애착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3성에 있던 각종 회사를 아주 싼 가격에 불하하여 한국의 자본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한국, 중국, 북한 사람들을 직원으로 써서 다시 경제 활동을 시작했다.
휴전선에 있던 병력과 두만강 압록강에 있던 병력도 러시아와 중국 국경에 재배치했다.
통일 한국의 영토가 고조선 이후로 가장 넓어졌다.
유나이티드 코리아.
한국의 새로운 영어 이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