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눈에 땅속 황금이 보여-176화 (176/188)

176화

지뢰 폭발 사고.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복부에 지뢰 파편 다수가 박혀 있어 수술할 수도 없는 상황. 군의관은 그 아이를 보고 애써 모르는 척하며 다른 환자를 살피고 있었다.

그 아이의 몸에서 황금빛 점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허리와 어깨 그리고 허벅지 두 곳. 총 4개.

수망침이 미세하게 황금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침에서 심장이 뛰는 것처럼 두근거림이 느껴졌다.

나의 심장 뛰고 있는 것일까? 황금빛이 나는 곳을 찌르라는 말이겠지?

수망침을 보면 1/3 정도만 밝게 빛나고 있었기에 그 부분까지만 조심스럽게 찔렀다.

그것을 보고 태경이가 놀라고 있었다.

“침놓는 것은 어디서 배웠어?”

나는 땀을 흘리며 침을 찔러 넣었다.

“잠깐 집중하자.”

보이는 황금 혈 4곳에 침을 모두 찔러 넣자, 아이의 표정이 점점 평온해졌다. 이제 살짝 인상만 쓰고 있었다.

수혈 팩을 달던 군의관이 그 아이의 상태를 살피고, 짧은 한숨과 함께 다시 한번 모르핀을 넣었다.

나는 군의관에게 다가가 물었다

“아이는 어떻습니까?”

젊은 군의관이 침통한 얼굴로 머리를 저었다.

“죄송합니다. 장군님. 지금 살아 있는 것이 기적입니다. 살리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확률이 전혀 없습니까?”

“곧 죽을 겁니다. 안타깝지만···.”

수망침이 들어갈 황금 혈이 빛났다는 것은 이미 죽을 운명이라는 것이 아닐까? 편안한 죽음으로 마지막을 보내 주라는 의미일 것이다.

나는 마지막이 가까이 온 아이에게 다가가 밝은 얼굴을 꾸미며 말했다.

“몸은 좀 어때?”

아이는 겁먹은 얼굴로 말했다.

“조금 전까지 너무 아팠는데. 지금은 갑자기 아프지 않아요···.”

나는 천으로 아이의 몸을 덮어 자신의 상처를 보지 못하게 했다.

“다행이다. 진통제가 잘 듣는 모양이야.”

아이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우리 가족은 괜찮습니까?”

자기 몸보다 가족을 걱정하는 착한 아이였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했다.

“다들 치료받고 쉬고 있다. 너만 치료받고 나가면 가족을 만날 수 있을 거야.”

아이는 반짝이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다행이다. 저희는 광인을 피해 길림성에서 왔습니다. 북조선에 제 가족이 머물 수 있을까요?”

나는 바로 머리를 끄덕였다.

“그래 병원에서 나가면 가족들이 머물 수 있는 곳을 알아보자.”

아이의 입술이 바짝 말라 있었다.

“목마르니? 물 마실래? 음료수 마실래?”

“그럼···콜라가 먹고 싶습니다.”

“콜라? 콜라 있지.”

태경이가 냉장고 안에서 번개같이 콜라를 가지고 왔다. 그리고 아이에게 넘겼다.

아이는 시원하게 마시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몇 달 전부터 마시고 싶었습니다. 교회 목사님이 주셔서 한번 먹어 봤는데, 계속 생각났어요.”

아이는 콜라를 끝까지 마셨을 때 갑자기 캔을 툭 하고 떨어트렸다. 그리고 바로 숨을 멈추고 죽었다.

나는 하얀 천으로 얼굴까지 덮었다.

웃으면서 죽을 수 있었으니 행복한 마지막이었을까? 깊은 한숨이 나왔다.

이때 허벅지에 쇠 구슬이 박힌 한 여자아이가 보였다. 하지만 이 아이에게는 몸에서는 황금빛 점이 보이지 않았다.

이때 중령급 군의관이 들어와 나에게 거수경례를 하고 차트와 엑스레이를 살폈다.

나는 군의관을 보며 말했다.

“이 아이는 살릴 수 있습니다.”

중령급 군의관은 정색한 얼굴로 머리를 끄덕였다.

“반드시 살려 보겠습니다. 장군님.”

그리고 바로 수술에 들어갔다.

경복이가 나의 어깨를 잡으면서 말했다.

“우리가 할 것은 없는 것 같다. 이제 좀 쉬자.”

나는 경복이에게 황금침을 보여주었다.

“이 침의 이름은 수망침이고, 방금 죽은 아이처럼 최악의 상황이라도 편안한 마지막을 가지고 오는 물건이다.”

잠깐 생각하던 경복이가 입을 열었다.

“죽기 전에 맞는 강력한 모르핀 같은 물건이란 말인가?”

“비유하자면 그렇지. 그것이 가장 적당한 것 같다.”

“그런데···. 왜 그것이 황금 나침반 보물이야?”

나도 그것이 의문이었다.

이때 정동일 대통령에게서 전화가 왔다.

-비상 위원장님 대통령 정동일입니다.

“안녕하세요. 대통령님. 작전은 잘 끝내고 왔습니다.”

-잘 마무리되었다니 다행입니다. 위원장님.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편하게 하세요. 북한의 위원장이 되었어도 골든보이는 골든보이입니다.”

대통령은 낮게 웃으면서 말했다.

-그런가? 그럼 편하게 하지. 속물처럼 보이지만 보물을 찾았는지 물어봐도 되겠나?

“아직 더 써 봐야 정확해지겠지만, 편안한 죽음을 주는 황금침이 나왔습니다.”

-편안한 죽음을 주는 황금침이라고? 한방에서 쓰는 그 침을 말하나?

“그렇습니다. 죽어가는 사람의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서 맞히는 모르핀 같은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모르핀? 흠···. 어쨌든 고생했네.

정동일 대통령은 수류석이나 원소 분리석 같은 보물이 나오리라 생각했는데. 모르핀이라고 하자 조금 실망하고 있었다.

사실 나도 이것이 왜 보물인지 아직 감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도 죽어가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보물일 것이다.

“좀 더 연구해서 어떻게 쓸 것인지 확인하면, 제가 연락드리겠습니다.”

-한번 내려오지. 한국에서 나보다 골든보이 지지율이 더 높아. 대통령 후보로 나오며 남북한 통일 대통령이 될 수 있을 정도야.

“하하하. 북한만으로도 머리가 아픕니다. 남한 대통령 자리는 사양하겠습니다. 그리고 북한에서 일할 똘똘한 사람을 더 올려주세요. 인력이 너무도 필요합니다.”

-서울로 내려와서 데려가.

“알겠습니다. 필요하다면 마음대로 스카우트해도 되겠지요?”

-나만 빼고 마음대로 하게. 나는 이제 지쳤어.

“알겠습니다. 아쉽지만 대통령님은 빼 드리지요.”

의주에서 하루를 보내고, 평양으로 돌아와 각종 중요한 보고를 받으며 빠르게 사인했다.

문서에 사인하고 나면 드는 생각이 있었다. 행정일은 어렵고 힘들다. 게다가 잘하고 있는지도 알 수가 없었다.

내가 못 하면 바로 북한 인민들이 힘들어지게 되었으니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부족하다. 정말 잘해야 했다.

국가 행정 지도자. 이것은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좀 더 프로페셔널 한 사람이 필요하다고 확신했다. 다양한 경험과 연륜 그리고 행정에 대한 감각이 있는. 게다가 국정 전반에 대해서 두루 알고 있으며 남한과 협력을 잘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했다.

그 생각을 했을 때 단번에 떠오르는 인물이 있었다. 대한민국은 그런 인재가 있었고, 감사하게 은퇴하여 놀고 있었다.

국회의원, 행자부 장관, 경기도지사, 서울시장, 경제 부총리, 국무총리를 역임한 김성진 전 총리. 모든 자리에서 자기 일을 완벽하게 해낸 인재였다.

그 김성진 총리가 내 방에 들어와 있었다.

나는 먼저 머리를 숙이고, 그의 두 손을 꼭 잡았다.

“김 총리님. 정말 잘 오셨습니다. 얼마나 손꼽아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김성진 전 총리도 나의 손을 잡았다.

“이렇게 환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크게 감동하였습니다.”

보위부 모든 병력을 특각 앞에 세웠고, 총리를 에스코트했다. 국가 원수급 방문보다 행사에 신경 썼다.

“김 총리님을 모시는 일이니, 당연하였습니다.”

“위원장님이 저 같은 늙은이를 찾는다고 하셔서 참으로 놀랐습니다.”

괴산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스타일.

“총리님만큼 준비된 대통령이 있을까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5년 전 상황이 좋지 않아 아쉽게 낙선하셨지요.”

김성진 총리는 해탈한 듯 웃었다.

“대통령 자리는 하늘이 내려주는 것이지요. 천명이 없으면 할 수 없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제 다 받아드렸습니다.”

나는 그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는 하늘이 오늘 같은 날을 준비하고자, 김 총리님을 야인으로 두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군요.”

“북한의 책임 총리 자리를 드리지요. 외교와 국방을 제외한 모든 일을 진행하시면 됩니다.”

김성진 전 총리는 놀라며 나를 보았다.

“정말···. 책임 총리 자리를 준다는 말씀입니까?”

“제가 위원장이 되었지만 무엇을 알겠습니까? 그러니 총리님이 도와주세요. 지금까지 쌓은 지식과 내공을 북한에 쏟아주십시오. 임기는 3년이고. 성과가 좋으면 계속 연장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김성진은 젊었을 적 육상을 해서 190의 키와 딱 벌어진 어깨, 카리스마가 흘러넘치는 목소리. 모든 면에서 북한을 다스릴 사람으로 너무도 적당했다. 게다가 남쪽에 엄청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어 그의 손짓 한 번이면 북한으로 넘어올 인재들이 많았다.

“북한의 실질적 대통령이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하늘의 천명입니다. 총리님.”

“당황스럽군요. 마음이 무겁습니다.”

“제가 삼고초려 해야 합니까? 원하신다면 할 수 있습니다.”

김성진 총리는 손을 흔들어 웃었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평양으로 올라올 때 의전이 흘러넘쳐서 이런 상황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김성진 전 총리의 눈을 똑바로 보고 말했다.

“모든 권한을 드리겠습니다. 생각했던 모든 것을 해 보십시오.”

그날 전 국무총리 김성진이 북한 내각 책임 총리 자리에 오른 것은 TOP 뉴스가 되었다.

김성진 총리의 가장 큰 장점을 말하자면 체력이다. 무슨 일을 하든 서류로 보는 법이 없고 직접 눈으로 보고 일을 처리하는 편. 그리고 카리스마로 조직을 장악한다. 게다가 내가 계좌에 3,000억을 넣었기 때문에 돈으로 밀어붙일 수도 있었다.

총리 전용 헬기로 북한과 남한을 오가며 각종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적임자였다.

모든 일은 총리에게 넘어갔고, 나는 일에서 해방되었다.

만세~

김성진 내각 총리 만세~

나는 일단 평양병원으로 향했다.

죽어가는 병자를 평양병원에 모아 두도록 지시했는데, 50명에 가까운 수가 병원에 입원하고 있었다.

옛날 태경이가 평양 시장에서 퍽치기당했을 때 치료하던 곳이었는데, 그때와 비교하여 많이 달라져 있었다. 한국에서 의료 물품과 장비가 올라와서 평양병원의 수준이 조금은 올라와 있었다.

병원장의 안내를 받아 12병동으로 갔다.

병원장이 나를 극도로 무서워하고 있었다. 보고 몇 마디를 하고 딸꾹질까지 했었다.

이 새끼 왜 그래?

이유는 공지섭이 끌려 나갈 때, 평양 대공연장에 갇혀 있었던 평양파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죽을 뻔했다는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말할 때 덜덜덜 떨었다. 러시아 용병이 주변에서 노려보니 더 무서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를 기억하지 못했기에 별생각 없이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

첫 번째로 확인한 환자는 백혈병으로 완전히 뼈만 남아 있었다.

나의 눈에 5개의 황금 혈자리가 보였고 나는 아무것도 질문하지 않고 옷을 벗긴 후 바로 침을 놓았다.

그러자 백혈병 환자는 금방 호흡이 편안해지고 표정이 밝아졌다. 그리고 겨우 한마디 했다.

“안 아파요. 안 아픕니다. 장군님.”

나는 부드러운 얼굴이 되었다.

“병이 나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편안한 죽음이 찾아올 겁니다. 축하하면서 안타깝네요.”

백혈병 환자는 나의 손을 잡으며 눈물을 흘렸다.

“안 아픈 것만으로, 이미 천국에 와 있습니다. 장군님.”

뭔가 말을 더하려는 백혈병 환자의 손을 꽉 잡아주고 다음 침대로 넘어갔다.

다음 사람은 20대의 젊은 사내. 아무리 살펴도 황금 혈자리는 보이지 않았다.

나는 병원장을 보며 말했다.

“이 사람은 살 수 있습니다. 왜 이곳에 있습니까?”

병원장은 식은땀을 흘리며 머리를 끄덕였다. 내 앞에서 의사의 권위와 지식을 내세운다는 것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저 살기 위해 머리를 조아렸다.

“맞습니다. 위원장님 반드시 살려 보겠습니다.”

나는 젊은이를 보며 말했다.

“너는 무조건 살 수 있다. 죽지 않아. 그런 줄 알고 항암치료 받아.”

젊은 사내는 놀란 얼굴로 물었다.

“제가 살 수 있습니까?”

“무조건.”

젊은 사내는 울면서 말했다.

“감사합니다. 장군님.”

다시 한번 황금 혈자리가 있는지 살피고 말했다. 혈자리가 없으니 살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무조건 산다고 생각하고 치료받아.”

다음 병동에는 폐암 환자가 있었는데 묻지도 않고 바로 옷을 벗기고 황금 혈자리에 침을 놓았다. 워낙 좋지 않은 사람으로 인공호흡기를 차고 있었다.

침을 꼽은 지 겨우 10분쯤 흘렀는데, 눈동자에 힘이 돌아왔다. 그리고 손을 움직여 자신의 인공호흡기를 뽑았다. 그리고 겨우 한마디 했다.

“숨 쉰다는 것이 이렇게 좋은 것인 줄 몰랐습니다.”

“좀 편안하십니까?’

환자는 눈물을 펑펑 흘리기 시작했다.

“감사합니다···. 장군님.”

“죽을 날짜는 변하지 않습니다. 마음 편하게 마지막을 준비하세요.”

태경이는 나를 잡고 놀라며 말했다.

“완전 화타다. 그냥 아무렇게나 찌르는 것은 아니잖아.”

“이 침을 들고 있으면 내가 찔러야 할 금빛 혈자리가 보인다.”

태경이의 시선이 수망침을 향했다.

“진짜? 나도 한번 들어보자.”

태경이가 수망침을 들고 위암 3기 환자에게 갔으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것도 황금인 만 볼 수 있는 것인가?

편안한 죽음을 가지고 오는 황금혈이 보였다.

나는 가슴과 허리 그리고 등에 보이는 황금 혈자리를 찔렀다. 그랬더니 위암 환자가 금방 활짝 웃었다.

“어? 위가 움직이는 것이 느껴집니다. 뭘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는 머리를 끄덕였다.

“좀 편안해지셨나요? 죽음은 미룰 수 없지만, 그때까지 고통은 느끼지 않을 겁니다.”

위암 환자는 갑자기 눈물을 펑펑 쏟았다.

“장군님은 하늘이 내려준 천사입니다.”

이제 병원에 누워 있는 다른 환자 모두 기대하는 얼굴이 되었다.

“죽음이 오는 것 똑같습니다. 다만 그 과정이 편안할 겁니다.”

나는 이틀 동안 48명에게 침을 놓았고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고통에서 해방되어 편안해졌다.

평양병원 의사들이 자리에서 일어난 병자들을 대상으로 실험했는데, 각종 호르몬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성장 호르몬, 도파민, 엔도르핀 등등의 각종 진통 쾌락 계열 물질이 나왔고 지금까지 한 번도 확인이 되지 않은 미상의 호르몬도 나왔다. 게다가 적혈구가 많아져 온몸에 산소가 잘 공급되었고 에너지를 많이 낼 수 있었다.

평양 인민병원 의사가 도저히 참지 못하고 물었다.

“장군님.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 것입니까?”

설명은 불가능하다. 먼 산을 바라볼 수밖에.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생명이 짧게는 몇 주 길게는 한 달 정도 늘었다. 그리고 그사이에 고통이 거의 사라졌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벼락을 맞은 것처럼 심장마비나 호흡 곤란으로 죽었다.

경복이와 나는 황금빛 수망침을 보며 말했다.

“이것으로 뭐를 하지? 계속 봉사하라는 말인가?”

태경이가 수망침을 들고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전 세계에 하나뿐인, 부자 호스피스 병원”

“부자 호스피스 병원? 그게 뭔데?”

“세계적인 부자가 병에 걸려서 고통스럽게 죽어가. 그런데 여기에 오면 고통이 사라지고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부자가 얼마나 낼 것 같아.”

나는 눈을 크게 떴다.

“오 대박.”

태경이가 어깨에 힘을 주며 말했다.

“장소도 준비되어 있다. 김정은 최신식 특각으로 불러서 편하게 쉴 수 있도록 하자. 장소까지 완벽하고 교육된 종업원까지 있다.”

나는 진심으로 감동했다.

“이 새끼 천재인데?”

경복이가 조금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믿을까?”

태경이가 웃으면서 말했다.

“골든보이 말을 안 믿는 사람도 있냐? 그리고 방금 한 것 또 할 수 있다면 서울에서 확실히 보여주면 되잖아.”

나는 다급하게 머리를 끄덕였다.

“그렇지. 한국 의사들에게 최악의 환자를 뽑으라고 해서 한 100명쯤 해결하는 거야.”

내가 평양병원에서 실행한 호스피스 의료 행위를 북한 뉴스에서 보여줬는데, 한국 사람들은 골든보이가 스스로 신격화한다고 걱정하는 목소리를 냈다.

골든보이 채널 게시판에 개뻥치지 말라는 글이 올라왔다.

그래? 그렇다면 직접 눈앞에서 보여주지.

지난번 정동일 대통령의 청와대 초대를 받아드려, 서울 방문을 바로 추진했다.

북한이 살 수 있는 길은 오로지 한국뿐. 다른 나라는 광인 때문에 본인 앞가림 하기도 바쁘다.

우리는 청와대에서 5년 안에 북한군을 100만에서 30만으로 줄이고 휴전선 전체를 비무장 지대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은 제대하는 북한 군인들이 일할 수 있도록 2차, 3차 개성공단을 확대하기로 했다. 그리고 남포공단을 새롭게 조성하여 평양의 인력을 가져다 쓰기로 했다.

또한 남한으로 10만명의 기술 교육생을 보내기로 했다. 동남아시아나 중국 사람을 받지 못하는 지금 너무도 필요한 인력이었다.

북한에서 받는 월급의 20배쯤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북한에서는 너도나도 기술 교육생 신청을 했다. 게다가 과거같이 북한정부에서 돈을 뜯어 가지도 않았다.

남북 하늘길도 열고 바닷길도 열어 대한민국 국적의 비행기와 배가 마음대로 항해할 수 있도록 조약을 맺었다.

각종 민간 투자도 이뤄졌는데, 남한 사람인 골든보이가 북한의 수장이 되면서 좀 더 믿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정치적인 사건으로 사업이 뒤집히는 걱정은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북한에 여러곳의 경공업 단지가 생겨났다.

통일 프로세스는 좀 더 구체적이 되었다.

올해 전화, 편지 통신의 자유가 완성되고.

3년 안에 남한 사람은 비자 없이 북한으로 입국할 수 있었다. 물론 북한 사람이 남한으로 가는 것은 비자가 필요하다.

5년 안에 군대와 외교가 일원화되고. 재정과 회계가 하나로 합해지는 작업을 시작하기로 계획했다.

10년 안에 교육이 일원화되고. 휴전선이 완벽하게 없어지며.

12년 안에 남북 통일 의회가 만들어져, 통일된 헌법과 법률에 따라 살 수 있도록 했고.

15년 안에 남북 통합 대통령을 뽑아서 완전한 통일이 이뤄지는 남북 협정이 맺어졌다.

정동일 대통령이 둘만 있을 때 물었다.

“북한에 불만 세력이 없을까?”

“아마 있을 겁니다. 사람이 권력을 잃거나, 가지고 있던 사상을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불만을 말해도 되지만 그렇다고 반란을 일으키면 제가 피를 보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정동일 대통령은 퇴임 전에 실질적인 통일 조약을 맺은 대통령으로 영원히 역사에 남을 수 있었고 나는 받아 올 수 있는 정부미와 비축유를 받아올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푼돈.

우리나라 병원에서 치료를 포기한 병자를 모았다. 골든보이가 북한에서 보여준 호스피스 치료가 나름 이슈가 되었다.

그래서 서로 신청했고 병원장의 추천으로 100명의 시한부 환자가 서울 의료원에 모였다.

속을 수도 있지만 이미 모든 것을 포기한 환자들이었다. 뭐든지 믿고 싶었다.

모두 폐암, 간암, 췌장암, 대장암, 백혈병, 이유를 알 수 없는 말기 환자들이 모여 있다.

나는 수망침을 뽑아 들었고 거침없이 침을 꼽기 시작했다.

“골든보이를 믿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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